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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벗 - Be, But...

흑막 영애의 호위기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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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벗
작품등록일 :
2024.04.05 17:49
최근연재일 :
2024.05.13 23:58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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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9
추천수 :
159
글자수 :
180,708

작성
24.04.1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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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Chapter 1 – 마녀의 사이드킥으로서 (2)

DUMMY

『더 퀸』의 후반부에, 주인공 천년공주는 자기 숙적을 이해하기 위해 공작령 출신 관료들을 상대로 탐문을 수행한다.

그로써 얻게 된 정보는 평범 그 자체.

밀레나 르제슈이제 공작영애의 어린 시절이 특이한 면이라곤 한 군데도 없는 아주 모범적인 모습이었다는 내용이었다.


유은석은 그 서술을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마녀로서 신체의 연령을 초월한 지능을 지닌 밀레나이기에.

열 살 무렵부터 주변 사람들을 철저히 속여왔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본 것이다.

그는 이세계의 호문쿨루스에 빙의한 이후로도 그런 자신의 판단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그랬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거지. 자기보다 작은 동물을 때려죽이는 행위는 이곳 세계관에서도 끔찍한 행동이야. 지구처럼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라는 식의 우려까진 아니더라도, 선한 사람들이 할 만한 짓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 그런데 원작 서술엔 그 중요한 단서가 완전히 숨겨져 있었다······.’


원인은 둘 중 하나이리라.

작가이자 등장인물인 밀레나가 자신의 과거 행적을 일부러 왜곡했거나, 딸의 악행을 보고받은 공작이 가문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입단속을 수행했거나.

유은석은 그중 후자 쪽의 확률이 훨씬 높으리라고 봤다.


‘자기 관련된 진실을 왜곡할 거였다면 엔딩까지 바꿨겠지. 주인공한테 대패하고 나서 변사체로 발견되는 최후야말로 남들한테 보여주기 제일 싫은 진실일 테니까. 그러니까 작중 서술들은 전부 사실이라고 보는 게 맞다. 저 15세 소녀는 주변을 속였을 뿐 독자를 속이진 않았어. 10년 뒤의 미래에 해당할 팬사인회장의 작가가 내게 진실만 말했던 것처럼.’


소녀의 외모는-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더 퀸』의 작가를 자처했던 그 여성과 대단히 닮아 있다.

볼살이 조금 더 통통하고 눈이 조금 더 크다는 점에서 연령대가 달라 보일 뿐.

그리고 그 연령대가 유은석에게는 익숙하기 그지없는 시기였다.


알스트롬 왕국의 15세는 한국에선 고1에 해당하는 나이.

초임 교사로서 여고생들을 이해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던 유은석은, 그 나이대 여자아이들의 태도적인 특징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런 미묘한 소녀스러움들이 소설 속 최대 빌런인 밀레나에게서도 잘 들여다보였던 것.

그렇기에 유은석은 개를 때려죽였다는 그녀의 악행 고백에서 묘한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주 조금이지만, 목소리가 떨렸다. 말하는 내용은 터프했던 반면에 표현의 방법은 소심했다는 거지. 앞뒤가 안 맞아. 자기 행동에 당당했다면 목소리까지 강경하게 냈어야 정상이고, 심적으로 불안한 지점이 있었다면 개 어쩌고 떠들지 말고 대충 코피 났다는 식으로 둘러댔어야 정상이니까.’


그런 의구심으로 밀레나의 얼굴을 관찰하던 와중.

한순간 그녀의 시선이 유은석에게로 향했다.

마녀라고 하면 떠올릴 법한 차가운 고양이눈이 아니라, 고1 소녀들에게서 흔히 보곤 했던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가.


그 관심을 공작 역시도 느꼈던 것이리라.

딸의 잔혹한 살해 고백에 당황해 길게 침음하고 있던 그는, 마침 잘됐다는 듯 황급히 자신의 기사를 소개했다.


“크흠. 이쪽은 이 땅에 헌신했던 마테야드 자작의 사생아다. 비록 홀로 수련했으나 대단히 뛰어난 솜씨를 지니고 있지. 그리하여 네 호위로 임명하면 어떨지 고민 중인데······ 파벨.”

“예. 파벨 마테야드라고 합니다, 밀레나 양.”


소설 속 세계관의 예법에 따라 건넨 인사에 밀레나가 입술을 길게 늘이며 웃는다.

다만 그것이 호의의 미소는 아니었던 모양.

그녀는 우아하게 사선으로 돌아서서는 파벨에게 불쾌해 마땅할 이야기를 건넸다.


“반가워요, 파벨 경. 그런데 어쩌나. 몰락한 자작가의 사생아 따위가 공작영애의 호위를 맡는다면 주위의 시선이 곱지 않을 듯해 영 걱정이 되는군요.”

“그 무슨 무례한 언사더냐, 밀레나!”

“송구하지만 전하. 공작가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저런 남루한 자에게 제 안전을 맡기셔선 안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쪼록 현실을 직시해주시지요.”


그 날 선 대사가 유은석을 다시금 당황시켰다.

『더 퀸』에서 심중을 공유하는 빌런 콤비였던 두 사람이기에 당연히 첫 만남부터 의기투합했을 거라고 믿었던 탓.

팬사인회장에서 들었던 의문점 하나가 연상되는 지점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호문쿨루스의 주인이 될 생각으로 유적에 간 것은 아니었다는 식으로 말했었지······? 어쩌면 이 시점의 밀레나는 공작이 고대 유적을 작동시켰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걸지도. 그 경우라면 마녀와 호문쿨루스라는 끔찍하게 막강한 괴물 연합이 아직 시동도 안 걸린 상태라는 건데.’


원작의 근본적 갈등 구조가 정립되지 않은 시기라는 의미.

그 지점에서 생각이 깊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공작이 먼저 진실을 말해줬을 리는 없다. 개를 때려죽였다는 소리나 해대는 딸한테 호위기사가 살신병기라는 얘기를 해줄 사람은 절대 아니니까. 그러면 가능성은······ 상대가 진정한 복종의 대상임을 알아본 파벨이 먼저 자기 정체를 소개했거나, 아니면 마녀의 힘으로 공작을 세뇌한 뒤에 고대 유적 이야기를 듣게 됐거나, 둘 중 하나. 어느 쪽이건 밀레나에게 내 정체를 감춘다는 선택지가 있다고 봐야 돼.’


절대적이었던 주종관계를 뒤틀어버릴 유일무이한 기점.

유은석은 그 경우의 수에 대해 신중히 고려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눈살을 찌푸렸다.


‘어렵네. 호문쿨루스라는 강력한 지원군을 감춘다면 밀레나의 전격적인 세계 지배 계략을 지연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녀가 파벨을 철저히 신뢰했던 건 그가 복종의 호문쿨루스였던 까닭이야. 내 정체를 숨길 경우 그랬던 상호 신뢰의 관계가 무너져버린다. 당장 호위기사가 못 되는 나비효과는 차치하더라도, 지구로 돌아갈 확률 자체가 낮아진다는 거지.’


이세계에 떨어진 빙의자 유은석의 최종 미션은, 밀레나라는 소녀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

그리고 그녀는 죽음 이후에조차 과거를 어떻게 바꿔야 자신이 행복해질지 확신하지 못했던 빌런이다.

단순히 마녀 군세의 진격을 늦추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

교사로서 참교육에 필요한 라포(신뢰관계)를 쌓지 못하는 한 밀레나는 높은 확률로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 터였다.


‘하지만······ 절대 양립 불가능한 교수목표는 아니야. 내 정체를 숨기면서도 밀레나에게 신뢰를 살 수 있는 방법······ 상담이라면 가능하다. 그게 뭐 내 장기까지는 아니지만, 생활부장 선생님한테 들은 얘기라면 많으니까.’


교사의 업무는 크게 사무와 교과지도와 생활지도로 나뉜다.

그중 생활지도 쪽은 평생 익혀도 성에 안 찰 인생과제.

해서 베테랑 교사들도 어려워하는 영역인데, 유은석의 경우엔 학교 사정상 초임 때부터 고1 담임을 맡게 되고 말았다.

그것이 이후 틈날 때마다 생활지도부장을 찾아가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법에 대해서 묻곤 했던 이유였다.


그렇게 듣게 된 과거의 지도 사례 중 유사한 것이 있었다.

동물 학대로 신고당해 경찰서에 불려간 주제에, 자기 행동에 대해서 끝끝내 어떤 변명도 하지 않으려 했다는 아이가.

유은석은 그 이야기를 회상하며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제가 감히 한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밀레나 양?”

“어머나. 과연 출신성분에 걸맞게 나서야 할 곳과 나서지 말아야 할 곳을 구분하지 못하시는군요.”

“밀레나!”

“괜찮습니다, 공작 전하. 위대한 공작가의 적법한 후계자이신 영애께서 자작가의 사생아를 하찮게 여기시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니까요. 다만 저는 영애께 조금 다른 이야기를 여쭤보려 합니다. 말을 안 듣는 개에 대한 이야기를요.”

“갑자기 그 얘기를······?”


공작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지만, 공작영애 쪽은 재밌다는 듯 웃으며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어디 질문해보시지요, 파벨 경.”

“감사합니다. 그 옷깃에 묻은 피가 말을 안 듣는 개의 것이라고 말씀하셨죠? 저는 그 개가 과연 어떤 말을 듣지 않았기에 영애께서 분노하신 것일지 생각해봤습니다.”

“그야 물론 제가 내린 명령이지요. 숙녀의 명령을 무시하는 짐승을 처단하는 일은, 그야말로 귀족의 덕목이 아니겠어요?”

“예, 바로 그 ‘명령’ 말씀입니다. 그것은 너무도 명확한 듯하지만 동시에 대단히 모호한 표현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부정확한 정보의 틈새를 상상이라는 아교로 이어 붙이곤 하죠. 없는 드래곤을 있다고 믿어버리는 경우도 생길 정도로요.”

“세 사람이 모이면 없는 드래곤도 만들어낸다······ 로혼의 고사로군요. 제법 교양은 있는 분이신 듯하네요.”

“하지만 놀랍게도 영애께선 혼자서 드래곤을 만들어내셨습니다. ‘개를 때려죽였다’라는 한마디로요. 그렇지 않습니까?”


밀레나는 여전히 모호한 미소로 일관하는 중.

반면 공작 쪽의 반응은 격했다.

왕국의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그 현명함으로 존경받았던 인물답게, 오래지 않아 자기 기사의 말뜻을 읽어냈기에.


“설마······? 이보게, 집사장!”

“예, 전하! 찾으셨습니까?”

“오늘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성내에서 미친개에 물려 다친 자가 있었던가?”

“아, 영애께서 말씀을 올리셨군요. 그렇습니다, 전하. 사냥터지기의 사냥개 중 하나가 목줄을 끊고 뛰쳐나와 시종의 팔을 무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근처에 계시던-”

“됐어요, 집사장. 그만하고 가보세요.”

“엇······ 그, 저는-”

“가보시라고 했습니다. 썩 나가세요.”


공작이 부른 집사장에게 하급자가 축객령을 내리는 것은 예법에 어긋나는 일.

그렇듯 제멋대로 구는 밀레나의 얼굴을 바라보며, 유은석은 자신이 느낀 위화감이 정답이었음을 절감하는 중이었다.


‘위악(僞惡)······ 스스로를 일부러 악녀로 포장하고 있다. 사람을 문 개를 굳이 말 안 듣는 개라고 표현하고, 미친개를 저지한 일을 굳이 때려죽였다고 표현하고, 이렇게 예법에 안 맞는 행동으로 자기한테 유리한 증언마저 끊어버리는 식으로.’


말이란 언제나 아 다르고 어 다르게 들리는 법이다.

인간이 상상을 통해 자기 머릿속에서 가상의 사실관계를 창조해버리는 동물인 탓에.

그러니 강조하고 싶은 지점만 힘주어 말하고 그 외의 부분을 뭉뚱그리면, 한마디 거짓말도 없이 사람을 속일 수 있다.

그게 바로 현대의 기자들이 ‘기레기’라는 멸칭을 듣게 된 주요한 이유였다.


밀레나가 보여준 위화감의 원천 역시 그런 미필적 사기.

사악한 말을 떨리는 목소리로 내뱉는 그녀를 보며, 유은석은 그녀가 스스로를 악인으로 포장 중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실리보다는 심리적인 지점이겠지. 어쩌면 생활부장 선생님한테 들었던 거랑 완전히 똑같은 케이스일지도.’


한 중학생이 길을 걷다 동물 학대로 신고당한 사건이었다.

혼자 조사받는 동안에는 어떤 변명도 없이 죄송합니다 소리만 했다고.

그러나 생활부장이 달려가 증언을 확인해보니 미심쩍은 구석이 적지 않았고, 그래서 학생을 어르고 달랬다고 한다.

그로써 그 아이가 어린 꼬마에게 달려드는 유기견을 떼어내려다가 실수로 죽이고 만 것임을 알게 된 전개였다.


학생이 조사 과정에서 그런 사실관계를 숨겼던 이유는 다름 아닌 죄책감.

스스로를 변호하기 위해서 변명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쯤이야 잘 알 나이였지만, ‘죽일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너무 세게 차버렸다’라는 자책을 떨쳐내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고개를 푹 숙인 채 죄송합니다 소리만 하게 됐다는 이야기였다.


아이들은 의외로 영악하지만 때론 그 이상으로 순수하다.

어른들조차 놀랄 만한 악행을 저지를지언정, 그 기저심리를 분석해보면 의도 자체는 순박한 경우가 많다는 것.

유은석은 그 관점에서 밀레나의 행동을 재해석했다.

복종의 호위기사가 아닌 참교육의 교사로서.


“영애께서 내린 명령이라 함은, 물지 말라는 것이었겠지요. 개는 그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직접 둔기를 들어 때리셨다- 그것이 해당 사건의 전말일 것입니다. 처음부터 그리 말씀하셨다면 어떤 오해도 생기지 않았겠죠. 그럼에도 변명을 하지 않으셨던 이유는······ 아마 죄책감이 아니었을지.”

“죄책감이라고요? 우습군요. 그대의 말대로 사람을 물어뜯은 개라고 하면, 찔러 죽이건 때려죽이건 죄는 아니지 않나요?”

“제가 말씀드린 죄책감이란 과거의 것만은 아닙니다. 때로 인간은 미래의 상황을 가정해 죄의식을 품기도 하죠. 장차 저지르게 될 잘못이 과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위악이란 말하자면 정신적인 영역의 자학.

자기 행동의 정당한 지점까지 감춰서 더 많은 미움을 사는 행위로,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절대 하지 않는 일이다.

오직 과거나 미래의 자신을 증오하는 이들만이 그런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 생활부장의 설명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밀레나 르제슈이제 공작영애는······ 이미 공작을 세뇌할 준비를 거의 마쳤을 거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읜 그녀가 한 명 남은 가족마저 꼭두각시로 만들려 하고 있다는 거지. 15세 소녀에 불과한 밀레나가 그 끔찍한 미래에 조금도 영향받지 않았을 리는 없어. 그런 내적 갈등이라면 스스로를 악인으로 몰아간 이상한 행동도 설명이 가능하다.’


추측만으로 남의 속마음을 판단하는 일은 사회생활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자세일 수 있다.

소위 ‘궁예질’이라 불리는 넘겨짚기가 될 확률이 높기에.

그렇지만 교사에게는 역으로 필수불가결한 덕목.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자기 행동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 그렇기에 가장 가까이서 일상을 지켜본 교사가 그 내면을 짚어줘야 할 때가 많았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종종 학생의 신뢰를 끌어낸다.

‘나도 몰랐던 나를 알아주는 진짜 어른’이라는 느낌으로.

유은석은 그런 식으로 마녀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는 동시에 그녀의 말 못 할 죄책감을 공유함으로써 공작에 대한 세뇌까지 막아낼 셈이었다.


화살처럼 쏘아지는 밀레나의 날카로운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맞받은 것은 그래서.

학생에게서 진정한 교사로 인정받고자 한다면 부드럽고 유약하기만 해선 안 되는 법이다.

때로는 충돌마저도 감수할 듯 강인한 이미지가 필수.

그런 확신으로 꼿꼿이 선 채 마주 보는 기사 앞에서, 이내 밀레나 쪽이 먼저 고개를 돌리며 콧방귀를 뀌어 보였다.


“흥. 말재주가 제법이시군요.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기사 수행이 아니라 수사학(修辭學)에 매진한 분으로 오해하겠어요.”

“기사로서도 영애를 지키기에 부족함은 없을 것입니다.”

“자신감은 마음에 드네요. 좋아요. 세간에서 비웃음을 살 것이 분명하지만, 그대를 내 호위로 받아들이도록 하겠어요.”

“영광입니다, 밀레나 양.”

“흐음. 용건이 끝나셨다면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전하. 저도 피가 튄 옷을 입은 채로 활보하는 것을 즐기지는 않는지라.”


일방적으로 통보한 밀레나가 집무실을 나선 뒤, 공작은 커다란 손으로 미간을 짓누르며 물었다.


“파벨. 너는······ 나보다도 인간의 마음을 잘 아는 듯하구나.”

“그런 제 영혼이 바로 전하의 일부 아니겠습니까?”

“하하, 이젠 아부까지? 일단은 잘했다. 잘 설득했어.”


씁쓸하게 읊조리는 공작을 외면한 채, 유은석은 생각했다.

어쩌면 『더 퀸』마저도 마녀의 위악이었던 걸까-하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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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Chapter 4 – 인간의 자격 (5.) +1 24.05.13 26 2 19쪽
24 Chapter 4 – 인간의 자격 (4) 24.05.12 31 5 16쪽
23 Chapter 4 – 인간의 자격 (3) +1 24.05.10 39 5 16쪽
22 Chapter 4 – 인간의 자격 (2) +2 24.05.09 48 5 17쪽
21 Chapter 4 – 인간의 자격 (1) +2 24.05.08 52 4 16쪽
20 Chapter 3 – 목격자와 증인 (6.) +1 24.05.06 52 5 16쪽
19 Chapter 3 – 목격자와 증인 (5) 24.05.04 53 5 16쪽
18 Chapter 3 – 목격자와 증인 (4) 24.05.04 58 6 16쪽
17 Chapter 3 – 목격자와 증인 (3) 24.05.02 63 7 14쪽
16 Chapter 3 – 목격자와 증인 (2) +3 24.05.01 79 7 18쪽
15 Chapter 3 – 목격자와 증인 (1) 24.04.30 84 6 16쪽
14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7.) +2 24.04.27 101 7 15쪽
13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6) +1 24.04.26 101 5 15쪽
12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5) +1 24.04.24 105 7 16쪽
11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4) +1 24.04.23 106 7 15쪽
10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3) +1 24.04.22 115 7 16쪽
9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2) +4 24.04.20 128 9 16쪽
8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1) 24.04.18 149 3 16쪽
7 Chapter 1 – 마녀의 사이드킥으로서 (6.) +2 24.04.17 160 4 15쪽
6 Chapter 1 – 마녀의 사이드킥으로서 (5) +1 24.04.15 171 6 16쪽
5 Chapter 1 – 마녀의 사이드킥으로서 (4) 24.04.14 198 5 15쪽
4 Chapter 1 – 마녀의 사이드킥으로서 (3) +1 24.04.13 244 10 15쪽
» Chapter 1 – 마녀의 사이드킥으로서 (2) +2 24.04.11 295 10 16쪽
2 Chapter 1 – 마녀의 사이드킥으로서 (1) +4 24.04.09 400 9 15쪽
1 Prologue +1 24.04.08 501 1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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