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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 님의 서재입니다.

뻐꾸기알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추리

우재
작품등록일 :
2018.09.03 08:59
최근연재일 :
2018.10.06 21:19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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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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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글자수 :
198,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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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2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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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7 정체 - 1

DUMMY

#7. 정체


“화거. 언제 되돌아오셨습니까? 가만 얼굴은 왜 그러슈? 어라. 다리도 저네. 뭔 사고라도 났습니까?”

시계를 판 잡동사니 판매상 강운봉은 너무 이른 아침이라 점포 문을 열며 반가운 기색이 아니었다.

“아직 안 죽어. 그리고 얼굴 좀 펴라.”

“어. 시계 어쨌수?”

“팔아먹었다.”

“아. 그 시계 구하기 힘든 건데...”

“잘 써 먹긴 했다.”

“누구신지...”

같이 온 김성철을 쳐다보고 궁금한 눈치였다.

“한국인 사업 파트너.”

“오호 한국인.. 안냥하세요. 미시미시~~”

“미시미시는 뭐야?”

“한국말 아닌가?”

녀석이 개구쟁이처럼 웃었다.

“그나저나 아침부터 무슨 일입니까?”

“한시간내로 확실한 신분증 두 개 만들어 줘.”

새벽 총격전으로 금주시의 공안은 아마도 비상사태일 것이다.

검문은 평소보다 몇배 더 강화될 것이고 이효범 자신의 사진은 몇백장이 돌아다닐 것이다.

한시라도 빨리 신분증이 필요했다. 여기 금주시를 빨리 벗어날 생각이었다.

“사고 쳤습니까?”

녀석이 신이 난다는 표정이다.

“왜 신고하게?”

“그럴리가요. 흥미진진하잖아요.”

“돼? 안돼?”

“사진부터 찍죠. 따끈따끈한 두 개 곧 대령하죠.”

캐논 DSLR 카메라를 캐비넷에서 꺼낸 후 두 사람을 차례대로 세운 후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은 강운봉은 점포 뒤편의 차양이 내린 작업대로 가 앉아 작업을 시작했다.

“한국 여권도 돼?”

“음... 그건 진짜는 며칠 걸립니다. 가격도 비싸고요. 뭐 가짜도 있긴 하지만 공항에서 걸립니다. 베이징에서 진짜 여권을 가져와야 하니까 최소 삼일은 걸립니다.”

“얼만데?”

“적어도 이만위엔은 주셔야 합니다.”

“비싸네.”

“남는 것도 없어요. 베이징 빈민가에 사는 한국인 거지들에게 하나당 오천위엔에 사서 건너오다보면 만위엔이 넘어가죠. 하나당 한 삼천위엔정도 남아요. 위험부담 있잖아요. 그리고 화거 알아두셔야 할 게 한국여권이 전자여권으로 바뀌서 가짜 쓰면 금방 들통납니다. 하려면 진짜로 작업해야 해요. 언제 쓰실 겁니까?”

이효범은 모든 세포가 내려앉는 듯 피곤이 몰려왔다.

발은 욱씬거리고 자상이 있는 팔은 쑤셨다. 눈 또한 자꾸 감겼다.

아픔도 아픔이지만 진통제 한알 먹고 푹 자고 싶었다. 그는 두 팔을 탁자위에 올리고 고개를 숙여 자신의 두 발을 바라봤다.

상처때문인지 퉁퉁 부은 발이 나이키운동화 속에서 언제든지 터질 준비를 하고 있다. 아...

자신도 모르게 그는 눈을 감고 졸기 시작했다.

바지속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이효범은 화들짝 잠에서 깼다. 의식은 잠의 끈을 아직 놓지 못해 몽롱했다.

습관처럼 핸드폰을 꺼내 눈을 감은 채 폴더를 열고 귀에 가져다 댔다.

“누구요?”

“박우철 영사입니다.”

순식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고개를 들고 자세를 바로 잡았다.

입안이 메말라 물 한잔 마시고 싶었다. 메마른 혀로 입술을 훑으며 입을 열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까?”

간을 보겠다는 말이었다.

“중요 데이터가 들어있는 USB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데이터죠?”

“그들만의 데이터죠.”

“이사장. 왜 이럽니까?”

“존경하는 영사님께서 패를 먼저 보이시죠.”

“흠...”

“저 이효범 이제 막 가는 수도 있습니다. 중국 얘들한테 넘길까요?”

“오프더레코드입니다. 2001년도에 대북협력사업중의 하나로 솔벤쳐메디칼이라는 회사가 북한의 열악한 의료사정을 감안하여 의약품을 무상지원한다는 명목하에 북한내 의료연구기관과 의료협력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의약품 지원 사업이었기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솔벤처메디칼은 다음해 슈퍼항생제 개발로 꽤 좋은 수익을 얻었습니다. 코스닥에도 상장하고 잘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대북사업은 몇차례 의약품 지원이 있은 후 흐지부지 중단됐죠. 그러다가 2007년에 미국 CIA에서 우리 쪽에 정보협조요청이 들어왔는 데 그 대상이 솔벤쳐메디칼이었습니다. 2005년 런던의 와인경매장에서 빈티지 샤또 라투르 10병이 고가에 팔렸고 판매상을 거쳐 그 와인이 북한으로 들어갔고 그 대금을 지불한 계좌는 홍콩의 시티은행 계좌였다고 합니다. 아. 김정일이 유명한 와인애호가인 건 알죠? 하여튼 그 계좌로 수십차례 북한과 관련된 고가수입품 결재에 사용된 것이 확인됐답니다. 그 계좌는 남태평양의 페이퍼컴퍼니였고 거래내역을 조사하던 중 솔벤쳐메디컬의 이름이 나오게 된 겁니다. 정기적으로 큰 금액이 그쪽에서 흘러들어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솔벤쳐메디컬을 주시하기 시작했죠. 그 회사의 창업 멤버중 한 사람이 신경철씨였고 육군 간부출신으로 중령으로 군에서 예편한 후 대기업무역상사의 해외영업 몇 년 하다가 갑자기 회사를 차린 것입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해외 출장이 잦았고 대부분 러시아와 중국쪽이었습니다. 우린 그를 주목했고 여러장소에서 북한쪽 인사와 접촉하지 않았나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는 찾지 못했습니다. 솔벤쳐메디컬은 슈퍼항생제를 히트시킨 후 후속작이 없어서 사업이 지지부진했죠. 그래서인지 신경철씨가 지속적으로 주식을 팔기 시작해서 2011년에 주식을 대부분 매도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신경철씨는 솔벤쳐메디컬을 떠난 건 아니고 다른 사업을 벌였죠. 미국의 유명인 경호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보안업체 한국지사를 차렸습니다. 많은 돈을 벌었건만 신경철씨가 자금압박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보였죠. 뒤지고 보니 신경철씨가 도박중독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마카오와 라스베가스에 도박빚이 상당한 것으로 밝혀졌고 그 압박을 심하게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 주변사람들에게 곧 큰 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하면서 돈을 빌렸다고 합니다. 최근 일어난 무산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에 신경철씨의 보안업체 일부 직원이 관련된 것을 파악했습니다.”

“리선기는 무슨 관계죠?”

“대북지원사업의 북한쪽 파트너가 리선기씨였습니다. 솔벤쳐메디컬의 대주주이기도 하고요.”

“리혜옥은요?”

“나중에 확인된 바로는 슈퍼항생제의 개발자가 바로 리혜옥씨라고 합니다. 알려진 바로는 북한의 엘리트 과학자로 미생물과 생화학쪽에서는 동구권의학계쪽에서 꽤 알려진 인사라고 합니다. 하지만 2007년 이후 행방이 묘연했죠. 남편의 숙청으로 정치범수용소에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럼 리혜옥이 개발한 슈퍼항생제를 리선기와 신경철이 사업화해서 이득을 취했다는 말이군요.”

“그렇죠. 현재 신경철씨는 횡령및 사기혐의로 지명수배중입니다. 중국에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확실한 위치는 알 수 없습니다.”

“리혜옥이 탈북했습니다. 지금 리혜옥과 신경철 두사람이 같이 있습니다. 리혜옥의 탈북을 지원한 사람이 리선기입니다.

“정말입니까? 신경철이 신의주에서 하려는 일이 그것이었군요. 갑자기 리혜옥이 나타나다니 이유가 궁금하군요.”

“베다 바이러스를 들은 적이 있습니까?”

“금시초문입니다.”

“리선기가 제게 그 바이러스의 연구 데이터를 건넸습니다.”

“바이러스라... 그렇다면 리혜옥 박사가 바이러스 연구를 했다는 이야기인데...”

뭔가 생각하는 눈치였다.

“자금이 부족한 신경철에게 일본의 제약사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일본제약회사가요?”

“몇년전부터 신경철씨에게 자금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왜죠?”

“확인된 바로는 솔벤쳐메디컬이 개발한 슈퍼항생제의 기술을 높게 사서 다음 신약의 기술 라이센스를 선점하려는 목적이라고 하더군요.”

“영사님.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네. 참 데이터를 언제 주실겁니까?”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이효범은 전화를 먼저 끊었다.

박우철 영사에게 정보를 얻긴 했지만 머리가 더 복잡해졌다.

소용돌이 속에 혼자 놓인 아이처럼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했다.

보이지 않은 끈이 자신의 뒷덜미를 잡고 있는 느낌까지 들었다.

숨겨진 얼굴들은 뭘까?

“화거. 잘 됐습니다.”

강운봉이 뿌듯한 표정으로 두 개의 중국 신분증을 내밀었다.

“총은 못 구해?”

“그건 막장이라는 소린데...”

“구해 못 구해?”

“BB탄 총을 구해드리지.”

녀석이 어울리지않게 눈을 찡긋거렸다.

김성철이 옆에서 침을 흘리며 자고 있다. 그가 침을 닦으며 잠꼬대를 시작했다.

“경애하는 장군님의 무력통일관으로 튼튼히 무장하고 무력으로 우리 대에 기어이 조국을 통일해야 한다. 승냥이는 숨통이 끊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승냥이로 남아있게 마련이다. 놈들에게는 오직 하나. 힘으로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고 전 조선을 집어 삼킬 야망 밖에 없다. 백두의 혈통으로...”

이 인간을 어쩌지....

이효범이 큭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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