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군자행 님의 서재입니다.

저번 생이 기억나버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군자행
작품등록일 :
2021.05.12 21:11
최근연재일 :
2022.03.20 00:50
연재수 :
149 회
조회수 :
1,083,078
추천수 :
16,739
글자수 :
714,085

작성
21.10.16 00:07
조회
3,184
추천
56
글자
11쪽

헛고생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네

DUMMY

왕국의 먼 남쪽 바다에서 왕국 역사 상 가장 큰 대규모 해전이 일어났지만 왕국의 동부에 자리한 벨로시아령은 헤리오스가 제시한 경제활성화 정책을 진행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영지의 북동쪽에 길게 걸쳐있는 ‘고대의 숲’, ‘엘프의 숲’, ‘죽음의 숲’이라고 불리던 대규모 산림지대를 향해 기사단과 영지군이 순번을 정해 번갈아가며 토벌을 진행했고, 영지에 생긴 소규모 상인들은 괴물들과 야수들의 시체를 확보하기 위해 영지의 북쪽과 동쪽에서 서쪽과 남쪽으로 왔다갔다 하며 영지 안에 있는 마을 간 대로를 이용했고, 각 마을에서는 상인들의 이동에 맞춰 숙박업을 바탕으로 생필품을 판매하는 등 상업이 조금 씩 활성화 되기 시작했다.


또한 헤리오스는 날이 따뜻해지자 건축에 기술을 가지고 있는 영지민들을 모아 근처 마을부터 온돌을 이용한 집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벽난로를 만들어 지은 집이 가장 우수한 난방시설을 갖춘 고급 주택으로 알고 이런 주택을 지었지만 이제는 바닥 자체를 따뜻하게 하고 흙벽을 쌓아 단열 효과를 높인 집을 지어 거주에 무척 우수한 온돌집을 지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벨로시아 령에는 매우 적절하면서 획기적인 신기술이었던 것이다.


이런 온돌집을 가장 먼저 받은 사람들은 마을의 촌장이나 부호가 아니라 고아들과 병사나 기사를 남편으로 두었다가 홀로 된 여인들에게 먼저 지어주었고, 마을에서 형편이 괜찮은 사람들은 건축업자들에게 돈을 주고 집을 새로 짓게 했다.


이 역시 건설업을 통해 영지의 경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정책이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산맥이 형성되어 있는 영지의 서쪽에서 채굴을 하는 채석장이 활성화되었고, 북쪽에서는 벌목이 이루어지며 영지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또한 대로를 정비하고 가꾸어 대로의 사용에 대한 통행료를 마을에서 징수하게 하였고, 그 통행료의 3할을 마을의 수입에 대한 세금으로 영주성에 납부하게 하였다.

그러자 통행료의 7할을 마을의 수입으로 가져가게 되자 각 마을에서는 상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마을의 특산물을 만들기 시작하여 양봉이나 술, 약초같은 것을 내어놓았고, 이는 유통업자들의 발생을 초래했다. 물론 보부상 같은 매우 원시적인 단계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규모가 커지고 다루는 품목도 많아질 것이다.


이런 물류의 증가로 인해 말의 필요성이 매우 높아졌고, 유목을 하다 이제는 영지의 동쪽 경계 밖에서 목축과 농업으로 생업을 바꾼 챠 쿰 라하의 부족은 영주성을 통해 말과 양등을 팔고 철과 농기구 무기류를 받아 새로 유입되는 도태된 오크들, 이제는 부족민이 된 그들을 무장시키고 농사에 투입했다.


군도(群島)로 이루어진 네이아크 백작령을 뒤집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고되고 어려운 일이었다. 물길을 잘 아는 백작의 수군은 섬 뒤에 숨어있다가 기습을 하는 전법을 주로 사용하였고, 육지에서 출발한 연합군은 상대적으로 강한 육군을 이용해 눈에 보이는 섬에 상륙하여 초토화 작전을 실행하였다.

이런 전투가 계속되자 양측의 힘은 소모되기만 할 뿐 제대로 보충되기는 어려웠고, 그 사이 동부의 벨로시아는 특별한 관심을 받지 않고 넓은 영지를 개발하며 발전해나갔다.


넓어진 영지를 보며 헤리오스는 밭을 괭이로 열심히 갈고 있는 농부를 보며, 효율을 올릴 방법을 생각했다.

바로 소를 이용한 농업이었다. 하지만 소는 구하기 힘든 가축. 하여 영주는 카밀레아를 벨로시아 영지의 영주직속 상단주라는 직책과 함께 기사의 작위를 내리고 서부와 중부로 보내 소를 구해오도록 지시를 내려 카밀레아는 장기출장(?)을 떠나게 되었다.

또한 정책의 성공에 힘입어 영주성으로 들어오는 대단위의 세금과 각종 업무로 인해 라이비아 공주는 이제 정식으로 수석행정관이 된 기념인지 삼일 째 자신의 방으로 가지도 못하고 집무실 책상에서 엎드려 쪽잠을 자며 일을 하고 있었고, 그런 라이비아의 생활은 당분간 계속 될 것 같았다.


“큰일이네... 카밀레아 양의 부하들도 필요하고 라이비아 공주의 업무를 덜어줄 비서나 보좌관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인재를 어떻게 구하지?”


고민하며 성의 복도를 걷고 있던 헤리오스의 눈에 복도를 가득 채울만큼 덩치가 커진 늑대와 그 늑대들에게 둘러쌓인 클라라가 아름다운 금발의 여인의 손을 잡고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아! 오빠!”


도도도도돗!


복도를 달려와 헤리오스의 품에 폴짝 뛰어 안기는 클라라. 그런 클라라를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몸을 일으켜 여인을 향해 허리를 숙여 예를 표했다.


“불편한 점은 없으신지요. 사왕비님.”

“아니에요. 신경써주셔서 잘 지내고 있답니다.”


두 사람의 인사가 끝나자마자 클라라가 헤리오스의 옷깃을 당기며 동그래진 눈을 깜빡이며 호들갑을 떨며 말을 한다.


“오빠! 저 아줌마...”


그런 클라라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는 사왕비에게 눈으로 사과를 하였다.


“클라라. 왕비님이라고 불러야 해.”

“왕비님?”

“라이비아 공주님의 어머님이셔.”

“그럼 공주님보다 더 높은거야?”

“...그럼.”


무언가 곰곰이 생각을 하던 클라라.


“공주님은 좋겠다. 엄마가 있어서...”

“...아...그래도...”


그런 클라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높이를 맞추어 쪼그려 앉은 사왕비가 입을 열었다.


“우리 이름도 똑같으니 우리 사이도 특별하지 않니?”

“응! 신기해! 나랑 아줌마랑 이름이 똑같아.”


난감해진 헤리오스.


“아니...! 그래도 왕비님께 그런 말투를... 그러니까...”


조그마한 클라라를 귀엽다고 쓰다듬고 있는 왕비를 보고 불경하다고 말을 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내버려두기도 좀 그런 상황.

매우 귀여운 클라라와 이래서 왕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쁜 여인. 두 사람 주변에서 은색의 폭신폭신한 털로 감싸고 꼬리를 흔들며 재롱을 부리는 개같은 대형 늑대 세 마리.


참 보기는 좋은 모습이지만 복도를 점거하고 있는 그들로 인해 헤리오스는 지나갈 수도 없고, 그런다고 비켜달라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


“그런데 공자.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며 걷고 계셨나요? 사실 클라라가 공자를 몇 번이라 불러도 듣지 못하고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고 있었답니다.”

“아? 그랬나요? 죄송합니다.”


실수를 사과한 헤리오스는 쓰게 웃으며 그냥 넘기려고 했다.


“사실 저도 라이비아의 집무실에 들렸다가 그냥 오는 길이랍니다. 라이비가 너무 바빠 잠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으나 거절 당했지요. 후후후.”


사왕비의 작은 투덜거림에 헤리오스의 고개가 더 숙여졌다.

그러다가 ‘그래도 왕비니까 인맥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헤리오스.


“혹시 쓸만한 사람을 추천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네?”

“사실 라이비아 공주님과 몇몇 가신들의 업무량이 많아져 저 역시 걱정을 하던 참이었습니다.”

“아하! 공자가 우리 라이를 걱정하고 있었다고요?”


왕비의 눈이 초생달을 그린다.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어머? 이제는 부끄럼까지?”


그런 헤리오스의 얼굴을 보고 클라라가 소리쳤다.


“오빠! 얼굴이 빨게졌어!”


잠시간의 놀림이 있었지만 사왕비는 벨로시아를 제외한 동부의 영지를 돌아보라고 권유했다. 상대적으로 서부와 중부에 소외되고, 왕실에 의해 의도적으로 배척을 받았으며, 벨로시아와 달리 큰 싸움이나 난리 없이 지내온 동부의 영지에는 자신의 이름을 떨치고 싶어하고 더 많은 권세와 돈을 얻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의견을 주었고, 그런 왕비의 말에 헤리오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이야기를 라이비아 공주에게 하자 당장 벨로시아의 남쪽에 있는 두 백작령을 다녀올 것을 권했다.


“공주님도 후크 백작령에서 외할아버지를 뵙는 것이...”


헤리오스의 말에 버럭 소리를 지르는 라이비아 공주.


“제가 만약 책임감이 없었다면 후크 백작령이 아니라 영지 서쪽에 있는 가장 높은 산 위로 올라가 절벽에서 뛰어 내렸을 거예요. 저의 일을 방해하지 말고 지금 당장 가서 쓸만한 사람을 구해서 오도록 하세요. 제가 과로로 죽기 전에.”


정색을 하고 말하는 라이비아 공주의 기에 눌려 공손히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나온 헤리오스는 공작에게 사람을 구해야 함을 말하고, 왕실의 인원을 옮길 곳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공작 역시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방법을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공작을 만나고 난 후 공작부인을 만나고 이제 막 걷기 시작하는 동생을 안아주며 시간을 보낸 헤리오스는 남쪽에 있는 영지를 돌아다니면서 인재를 구해보겠다고 하였고, 그런 헤리오스에게 공작부인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어깨를 다독여 주며 말했다.


“그저 몸 건강히만 다녀오도록 하렴.”


새삼 벨로시아 영지의 넓은 땅과 하는 일에 비해 인재는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는 헤리오스.


“데리고 갈 사람이 없네...”


키사와 제이크는 지금도 영지의 북쪽과 서쪽에서 괴물들을 토벌하고 있었고, 기사단 역시 훈련을 하고 훈련을 하지 않는 인원은 비번도 없이 영지 곳곳으로 파견되어 고블린 같은 소형 괴물들을 토벌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카밀레아는 중부와 서부를 오가며 소와 개, 새로운 과일과 곡식의 품종을 구하러 다니고 있고, 라이비아는 헤리오스의 주장에 따라 영지의 인구 대장을 작성하며, 세금의 집행에 대한 업무를 진행 중이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제일 한가하구나...”


결국 먼길을 노숙하고 여기저기를 헤집어야 하는 관계로 함께 가겠다고 떼를 쓰는 클라라도 성에 남기고 홀로 길을 떠났다.

말을 타고 대로를 따라 남쪽으로 가자 정리된 길 옆으로 펼쳐진 밭과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조그만 아이들이 일하는 사람 주위에서 달려다니면서 깔깔대는 것이 보였다.


“그래... 헛고생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네...”


무언가 뿌듯함을 느끼며 남쪽으로 말에게 몸을 맡기고 한참을 가자 날이 저물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행이도 저 멀리 불빛이 보였고, 그 곳을 향해 말을 몰아가니 작은 마을이 나왔다.


“오늘은 저 마을에서 쉬어갈까?”


마을 집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은 정말 평화롭고 아늑해보였다.


작가의말

재미있게 봐주시는 독자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비트위나님 후원금과 응원의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10 al*****
    작성일
    21.10.16 06:51
    No. 1

    불안 불안한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비트위나
    작성일
    21.10.16 18:43
    No. 2

    뷰끄….. 이래서 원래 댓글 잘 안다는데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성냥깨비
    작성일
    21.10.18 23:48
    No. 3

    잘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세비허
    작성일
    21.12.06 12:44
    No. 4

    잘 보고 갑니다 건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3 아이리쉬밤
    작성일
    21.12.20 18:22
    No. 5

    잘 보고 있습니다.
    작가는 글로서 작품이라는 건물을 짓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건물에 댓글로 오타나 어색한 문구를 알리는 일은 청소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끔 쓰는 오타체크에 불편한 마음 가지시지 말라고 오타댓글 쓰는 댓글러로서 저의 생각을 알려드립니다.
    독자로서 만족하고 있고 오타댓글 남기는 일은 잡일 도와드리겠다는 마음입니다.
    종이책 만들때엔 작가가 써준 글에 몇차례 작업을 거쳐서 완성본을 만들었습니다. 종이책아니어도 혼자 다 완벽히 해내라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변진섭
    작성일
    22.03.10 10:42
    No. 6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저번 생이 기억나버렸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9 어찌되던 상관없다 +5 21.11.07 2,216 47 11쪽
118 아래층 방이라고 했잖아 +3 21.11.06 2,039 48 12쪽
117 나는 기사다 +4 21.11.03 2,166 47 11쪽
116 하면 된다. 안되면 되게 하라. +4 21.11.03 2,118 42 12쪽
115 어떤 새끼가 동부는 밥이라고 했어 +4 21.11.01 2,106 45 11쪽
114 결국 우리가 약해서 편법을 쓴다는 이야기로군 +6 21.10.31 2,185 49 11쪽
113 당연히 허세지 +3 21.10.30 2,245 51 12쪽
112 그냥 여자가 아니야 +6 21.10.27 2,476 50 9쪽
111 이건 아주 많이 과한 겁니다 +3 21.10.25 2,579 51 10쪽
110 나 잘한 걸까 +6 21.10.24 2,594 48 8쪽
109 차라리 바람둥이가 나아 +4 21.10.24 2,553 46 11쪽
108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그렇게 고민해야 하는 거야 +4 21.10.23 2,601 46 11쪽
107 영주가 만들어 주어야 하는 거지 +4 21.10.23 2,573 49 10쪽
106 잘하자 +3 21.10.22 2,616 50 9쪽
105 고생하면 고생한 만큼 굴리면 되니까 +3 21.10.20 2,742 56 11쪽
104 소문보다 백배! 천배는 더 더럽단 말이다! +3 21.10.19 2,784 53 10쪽
103 제가 숲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3 21.10.18 2,940 58 11쪽
102 여기 살아있는 놈들이 있다 +4 21.10.17 2,927 52 12쪽
101 방랑기사라... 좋구나 +5 21.10.16 3,053 55 10쪽
» 헛고생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네 +6 21.10.16 3,185 56 11쪽
99 우리는 시간을 벌 수 있다 +4 21.10.14 3,245 63 12쪽
98 안해봤겠어요 +4 21.10.13 3,376 58 12쪽
97 현명한 여인과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4 21.10.12 3,456 63 13쪽
96 어떤 의미인지 물어도 되겠나 +5 21.10.10 3,423 63 12쪽
95 왕께서 우리 성으로 오셨습니다 +4 21.10.07 3,615 63 9쪽
94 왜 못하지 +7 21.09.25 3,785 76 9쪽
93 인사드립니다 +8 21.08.27 4,474 91 10쪽
92 첩자들이 하는 거 아냐 +5 21.08.21 4,428 92 11쪽
91 왕이 되려면 말이다 +5 21.08.20 4,500 82 10쪽
90 정보가 필요해요 +5 21.08.16 4,680 8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