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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행 님의 서재입니다.

저번 생이 기억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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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행
작품등록일 :
2021.05.12 21:11
최근연재일 :
2022.03.20 00:50
연재수 :
149 회
조회수 :
1,083,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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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39
글자수 :
714,085

작성
21.08.27 19:59
조회
4,473
추천
91
글자
10쪽

인사드립니다

DUMMY

자신의 땅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서부와 중부의 손길을 피해 동부로 가는 계획을 세운 국왕 일행은 마차를 버리고 수레와 마차를 구해 그랑크 자작령을 향해 이동했다.

그랑크 자작령은 국왕령에서 동부로 갈 수 있는 길이 있는 유일한 영지로 동부가 한창 부유할 때에는 그랑크 자작령을 지나는 상단의 마차가 끊이질 않았었다고 하지만 현재 동부의 가장 큰 영지인 벨로시아가 기울어지고 난 후부터는 그랑크 자작령도 수업이 크게 줄어 영지의 살림이 한 동안 어려웠다고 한다.


“왕이시여. 현재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그랑크 자작은 이왕자를 지지하는 세력중 하나이고, 이 곳에 왕께서 지나간다는 사실을 안다면 분명히 우리를 잡아 이왕자에게 왕의 신체를 구속하여 넘길 것입니다. 그러니 위장을 하여 자작령을 지나야 합니다.”


마부석에서 말을 끌던 남자가 왕에게 고개를 숙이고 말한다.


“방법이 있느냐?” “우리에게는 가진 돈이 많이 있으니 영세한 상단으로 꾸며 동부로 생필품을 파는 장사를 하러 가는 것으로 속이면 될 것 같습니다.”

“하아...”


왕성 안에서 지시를 하던 왕이 이런 것을 제대로 할 리가 없지만 그래도 현재 일왕자와 이왕자의 기세가 너무 강하고, 섬에서 네이아크 백작의 세력이 몰래 들어와 자신을 잡으려고 하니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하도록 하자.”


왕의 허락이 떨어지자 마부와 시녀로 위장한 왕의 수족이 숲 속의 길을 따라 마을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남자 하인으로 위장해 있던 수족은 조용히 왕에게 허리를 숙이고 품 속에서 단검을 꺼내 들고 습격이나 위험에 대비하여 보초를 선다.


“이제 어찌되는 겁니까?”


겁을 먹고 자신을 바라보는 왕비들. 그러고보니 자신의 곁에 마지막까지 남은 세력은 결국 동부였다. 4왕비는 라이비아의 생모이자 후크 백작의 딸이고, 5왕비는 팔미크 백작의 딸이다. 가장 천대하고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외면하던 동부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곁에 남아있고, 힘을 실어주던 서부와 중부는 자신을 오히려 집어 삼키려 한다.


“내가 무능했구나...”


하늘을 보고 탄식을 하지만 누구도 그를 위로하거나 아니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누구도 말 없이 마차 안에서 시간을 보내니 어느 덧 해가 저물기 시작했고, 일행은 이제는 익숙한 듯 마차안에서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그 때 멀리서 들려오는 또다른 마차 소리.

왕은 함께 마차에 타고 있던 반려와 자식들의 옷을 모두 갈아입히고 마차를 갈아탄 후 달빛을 받으며 다시 길을 떠나기 시작했다. 왕실의 마차는 숲 속에서 불에 타고 땅 속에 묻혀버려 누구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밤 새워 말이 끄는 덜컹거리는 짐마차에서 처음 겪는 엉덩이의 통증과 멀미를 참으며 도착한 그랑크 자작령의 경계에 서 있는 기사와 병사들.

뜨는 해와 함께 열리는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검문하는 기사와 병사들이 왕의 일행을 검문할 차례가 되자 마부였던 수족이 나서서 기사와 병사들에게 친근하게 인사하고 물건을 설명하며 기사의 손에 슬쩍 주머니를 쥐어준다.


“통과!”


큰 소리로 통과를 외치자 병사들은 기사의 얼굴을 슬쩍보고 기사는 병사들에게 미소로 대답을 해주었다.


“통과!”


병사들도 기사들의 말을 다시 복명하며 짐마차를 통과시켰고, 왕의 일행은 계속해서 동쪽으로 이동했다.


* * *


그랑크 자작령의 주인인 그랑크 자작은 자신의 집무실을 왔다갔다 하며 조급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리자 그랑크 자작이 바로 소리쳤다.


“들어와!”


방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기사단장.


“아직 소식이 없나?”

“네. 왕실의 마차는 들어왔다는 소식도 없고, 왕이나 왕자, 왕비같이 귀해 보이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들이 갈 곳은 동부밖에 없어. 그리고 가는 길은 우리 영지를 통하는 길 말고는 갈 수가 없단 말이다.”

“우리 영지에 오지 않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기사단장의 말에 그랑크 자작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무슨 소리지?”

“이왕자님의 세력권에서 네이아크 백작의 병사들이 발견되어 추적 중이라고 합니다.”


그 말에 그랑크 자작의 험악한 표정이 고릴라처럼 일그러졌다.


“섬에 사는 그 비린내 덩어리들이 감히...!”


그랑크 자작은 다시 비둘기를 날리기 위해 펜과 종이를 찾아 기사단장의 소식을 슬로안 후작령으로 보낼 서신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섬에 사는 놈들이 간이 부었어. 평생 물고기만 먹고 살아봐라...”


네이아크 백작의 병사에 관한 일은 일왕자에게도 전해졌다. 그리고 그 소식을 전한 것은 이왕자였다.


“서부뿐 아니라 섬에 사는 네이아크까지 끌어들여 나의 세력에 침투를 시키는 것은 너무 비겁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편지에 적혀있군.”


일왕자의 말에 뒤에 서 있던 남자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왕께서 아직까지 행적이 묘연한 것은 아무래도...”

“잡아라! 그리고 찾아라!”

“알겠습니다.”


일왕자 뒤에 있던 남자가 조용히 물러나며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왕자의 병력이 해안가로 향했고, 이왕자의 병력 역시 해안가로 향했지만 그들이 본 것은 모두 합쳐 스무척 가까이 되는 선박이 먼 바다로 나가는 모습이었다.


묘하게 진행되는 사건들로 인해 왕국의 정세는 점점 더 어지러워졌다.


동부와 중부는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하게 되었고, 그러는 가운데 남쪽의 군도를 영토로 가지고 있는 네이아크 백작의 병력이 어디로 상륙하게 될지 견제하기 시작하면서 그 대립이 무력의 충돌로 이어지지 않았다.

암살자들의 습격과 변경 마을의 약탈, 그리고 서로간의 물자에 대한 봉쇄조치로 인해 영지민들의 생활이 더욱 고단해져만 갔다.


* * *


“유모!”


뒤에서 몰래 유모를 놀래키려고 어깨를 툭 치자 식은 땀까지 흘리며 놀라 주저앉은 유모를 보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손을 내밀어 일으켜준다.


“아이! 유모는 항상 놀라면 이렇게 주저앉더라.”

“공자님. 이제 저도 늙었답니다. 이렇게 놀리시면 전 심장이 그냥 멈춰버릴지도 몰라요.”

“에이! 무슨소리야! 유모는 아직도 무지무지 젊다고! 그러고보니 영지군대장이 은근히 보는 눈이 그런 것 같던데... 유모는 관심 없어?”


헤리오스의 짖굿은 말에 유모는 얼굴을 붉히고 잔소리를 했지만 그에 상관하지 않고, 유모의 몸을 훑어보던 헤리오스.


“정말 이제 다 크셨네요. 이 늙은 여자의 몸을 그리 자세히 훔쳐보시고...”


유모의 말에 헤리오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늙기는... 아직 저기 설산까지도 금방 달려갔다 올 정도로 건강하면서...”

“설마요.”


같이 차를 마시기로 하고 응접실로 향하면서 헤리오스가 다시 말을 붙인다.


“그러고 보니 유모는 글을 알고 있지?”

“어머! 무슨 말씀을? 저희같은 여자가 글을 알면 큰 일나는 것 아시면서...”


하지만 헤리오스는 기억 속에 그가 처음 글을 읽어 알아 맞추었을 때 유모는 살포시 웃음을 짓고 있던 것을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 확인 했었다. 그 당시 헤리오스는 ‘글도 모르는 유모가 어떻게 기뻐하는거지? 나는 맞았다는 티도 안냈는데...’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갔다.


“유모. 오해하지 말고 들어.”

“어머? 정말 저한테 관심이 있으신거에요?”

“그러니까 오해하지 말고 들어.”

“아닌가보네? 그래도 살짝 기대했었는데...”


입을 삐죽 내미는 것이 아직까지 미모를 간직하고 있는 유모의 얼굴을 귀엽게 보이게 했다.


“유모는 어디 소속이야? 어디를 위해 정보를 만지는 거야?”


헤리오스의 말에 유모의 웃는 얼굴이 그대로 굳었다.


“아까 제니하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어. 숨소리하고 발소리를 죽이는 법은 암살자가 아니면 정보부일거라고 생각을 해. 그런데 유모는 머리도 좋고, 글도 알고, 심지어 예법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유모는 말이 없었다.


“자. 이제 말해봐. 유모는 어디 소속이야?”


헤리오스의 물음에 당황하는 기색도 보이지 않고 그저 헤리오스의 얼굴만 빤히 바라보고 있는 유모 나르샤.


그 모습에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려주는 헤리오스.


“하아... 공자님. 마시기로 한 차는 주실거죠?”

“물론이지.”

“음... 그럼 영주님도 같이 마셨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유모의 요청에 헤리오스는 지나가는 하녀를 불러 발쟈크 공작에게 차를 함께 마시기를 부탁했고, 이윽고 응접실에서 기다리는데 하녀가 영주가 참석한다는 말을 전해왔다.


“곧 오시겠네.”

“호호호. 제가 공자님에게 차를 얻어마시게 될 줄을 몰랐어요. 맨날 밖으로 나가서 놀다가 다쳐서 들어오시고...”

“언제적 이야기를...”


유모는 아까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헤리오스 역시 발쟈크 공작이 있어야 할 대답이라 생각하고 혹시나 모를 암살에 대비하기 위해 차에 독을 타는지, 암기를 사용하는지를 유심히 지켜보며 유모의 말에 호응도 하고 반박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얼마 후 발쟈크 공작이 나타나자 헤리오스와 유모 나르샤는 자리에서 일어나 공작을 맞이했고, 공작이 자리에 앉자 헤리오스가 자리에 앉고 나르샤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그대로 바닥에 엎드려 공작에게 인사했다.


“현 가주께 인사드립니다. 초대가주 때부터 숨어지내는 현 올빼미의 수장 나르샤 벨로시아가 정식으로 올빼미의 수장으로써 공작님에 절을 합니다.”


작가의말

눈에 염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모니터를 오래 보지 못합니다.

간간히 노트북으로 조금씩 쳐서 이제야 한 편 겨우 올렸네요.

눈이 회복되면 다시 열심히 올리겠습니다만... ㅠㅠ 

당분간은 띄엄띄엄 불규칙적으로 올릴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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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어떤 새끼가 동부는 밥이라고 했어 +4 21.11.01 2,106 45 11쪽
114 결국 우리가 약해서 편법을 쓴다는 이야기로군 +6 21.10.31 2,185 49 11쪽
113 당연히 허세지 +3 21.10.30 2,245 51 12쪽
112 그냥 여자가 아니야 +6 21.10.27 2,476 50 9쪽
111 이건 아주 많이 과한 겁니다 +3 21.10.25 2,579 51 10쪽
110 나 잘한 걸까 +6 21.10.24 2,594 48 8쪽
109 차라리 바람둥이가 나아 +4 21.10.24 2,553 46 11쪽
108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그렇게 고민해야 하는 거야 +4 21.10.23 2,601 46 11쪽
107 영주가 만들어 주어야 하는 거지 +4 21.10.23 2,573 49 10쪽
106 잘하자 +3 21.10.22 2,616 50 9쪽
105 고생하면 고생한 만큼 굴리면 되니까 +3 21.10.20 2,742 56 11쪽
104 소문보다 백배! 천배는 더 더럽단 말이다! +3 21.10.19 2,784 53 10쪽
103 제가 숲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3 21.10.18 2,940 58 11쪽
102 여기 살아있는 놈들이 있다 +4 21.10.17 2,927 52 12쪽
101 방랑기사라... 좋구나 +5 21.10.16 3,053 55 10쪽
100 헛고생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네 +6 21.10.16 3,184 56 11쪽
99 우리는 시간을 벌 수 있다 +4 21.10.14 3,245 63 12쪽
98 안해봤겠어요 +4 21.10.13 3,376 58 12쪽
97 현명한 여인과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4 21.10.12 3,456 63 13쪽
96 어떤 의미인지 물어도 되겠나 +5 21.10.10 3,423 63 12쪽
95 왕께서 우리 성으로 오셨습니다 +4 21.10.07 3,615 63 9쪽
94 왜 못하지 +7 21.09.25 3,785 76 9쪽
» 인사드립니다 +8 21.08.27 4,474 9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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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왕이 되려면 말이다 +5 21.08.20 4,500 82 10쪽
90 정보가 필요해요 +5 21.08.16 4,680 8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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