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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행 님의 서재입니다.

저번 생이 기억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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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행
작품등록일 :
2021.05.12 21:11
최근연재일 :
2022.03.20 00:50
연재수 :
1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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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3,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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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14,085

작성
21.08.16 21:5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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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82
글자
10쪽

정보가 필요해요

DUMMY

루송마을에 모인 병력이 왕궁을 향하는 것을 왕이 모를 리가 없었다.


“괘씸한 것들! 성의 모든 병력을 동원하여 저 두 놈을 잡아들여야 겠구나!”


분노하는 왕에게 얼른 나서 말리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사왕자 옥타비수스였다.


“아버지... 아니 왕이시여! 지금은 왕실의 힘을 깎아서는 안됩니다.”

“음...!”

“저도 조금 있으면 나이가 30이 됩니다. 마냥 어린 아이처럼 생각 없이 살지 않습니다. 지금 정세를 보면 두 형님은 서부와 중부의 세력을 업고 귀족들의 세력을 줄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왕실의 병력과 싸우게 된다면 왕실의 힘도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니 일단 여기서 피하면 두 형님이 왕궁에 온 이유가 사라지게 되고 다시 두 분은 흩어질 것입니다. 그 때까지만 몸을 피하면 됩니다.”


들어보니 과연 사왕자의 말이 맞았다.


“하지만 두 녀석의 행동은 몹시 괘씸하구나.”

“왕실의 더 강해져 귀족들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되었을 때 왕께서는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습니다.”


부들부들 떨리는 주먹을 그냥 두지 못하고 결국 앞에 있는 화병에 내질렀다.


-퍼석!


왕의 분노에 화병이 깨지고 왕의 주먹에서 붉은 피가 방울방울 떨어진다.


“좋다. 옥타비수스의 말대로 지금은 물러나야 할 때다. 이대로 벨로시아로 간다.”


왕의 말이 떨어지자 근위병들이 모여 왕과 왕실의 사람들을 호위하기 시작했으나, 일부 근위병들은 호위대상 없이 그냥 왕의 앞에 모습을 보였다.


“어째서 너희는 호위하는 이가 없는 것이냐?”

“일왕비께서는 가시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일왕비님과 함께 있는 삼왕자님도 가시기를 거부하셨습니다.”

“저희는 이왕비님을 모시고 가기로 되어있었습니다만 이왕비님과 함께 가시는 것을 거부하셨습니다.”


근위병의 말에 사왕자가 화를 냈다.


“그런다고 호위대상을 모시지 않고 그냥 왔단 말이냐?”


하지만 근위병들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후작가의 기사들이 나타나 왕비님을 지키고 있으니 저희는 필요없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후작가의 기사들이 검을 뽑아 저희를 내쫓아 피를 보지 않기 위해 물러난 것입니다.”


그 말에 왕은 이를 갈며 분노했다.


“왕실의 분열을 오히려 조장하다니...! 후에 가만 두지 않겠다.”


일왕자와 이왕자의 친모와 일왕자의 친동생을 제외한 인원은 근위병들에게 둘러싸여 준비된 마차로 이동했다.


“이 인원으로는 왕실 직할령 어디에서도 형님들과 마주치면 잡혀 형님들의 뜻대로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벨로시아로 움직여 형님들이 쫓아올 수 없게 해야 합니다.”

“다스리는 땅에서 벗어나라는 이야기냐? 내가 왕국의 왕이기도 하지만 직할령의 영주이기도 하다. 그런데 내 땅에서 벗어나 남의 땅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아닙니다. 명분은 삼공주인 라이비아를 만나러 가는 것으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영지의 후계와 결혼에 대한 논의와 함께 보살펴 주어 감사를 표한다는 명목이면 충분할 것입니다.”

“...알겠다.”


어느 새 사왕자 옥타비수스가 앞장 서 마차에 탄 왕실의 인원을 이끌고 움직이고 있었다.


“너에게 이런 생각과 지략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니 많이 아쉽구나.”


왕의 푸념섞인 말에 옥타비수스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하아... 이제라도 알았으니...”


8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는 빠르게 달려 동쪽으로 향했다. 비록 그랑크 자작령을 가로질러야 했지만 호위하는 근위병과 왕실의 권위라면 어떻게든 지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왕실의 인물들이 타고 있는 큰 마차와 시녀와 시종들이 타고 있는 작은 마차 4대, 그 주위를 무려 30명이나 되는 근위병이 말을 타고 호위를 하고 달렸다. 그리고 이 행렬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사왕자 옥타비수스는 어느 마을에 묵을지 언제 쉬어 갈지를 모두 결정하여 왕에게 보고하였고, 근위병들에게도 통보하며 책임자로서 역할을 다 했다.


* * *


왕성으로 들어선 일왕자와 이왕자는 성을 나가버린 왕과 왕실의 사람들의 흔적을 보며 아쉬워하고 있었다.


“설마 성 밖으로 나가버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아버지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오랜만에 성으로 왔으니 어머니를 찾아뵈야 겠습니다.”

“그래야 겠군.”


두 사람은 그들의 생모를 만나러 갔으나 뒤로는 왕의 행방을 추적하고 사람을 보내 왕의 행렬을 찾아내어 왕을 사로 잡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날도 추워지는데... 쯧...”


이왕자는 성을 나와 자신의 근거지로 향했다. 중부의 귀족들도 서부와의 대립이 심해지며 지원이 슬슬 약해지고 있었고, 병사들도 싸움이 길어지면서 충성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상황은 일왕자 진영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후계자를 빨리 정하지 않은 아버지가 문제지... 휴...”


일왕자 역시 따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심정은 이왕자와 다르지 않았다.


“이제 겨울이 오고 봄이 되면 파종을 해야 하니 한동안 전투를 벌이는 것은 힘들겠군.”


서부의 귀족들도 일왕자의 싸움이 커지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원하는 것이 눈에 띠게 허술해지고 있다. 가지고 있는 전력으로 동생을 이겨야 하지만 서로 비등한 상황이라 어렵다.


“후계자를 빨리 발표하는 것이 왕실을 위해 좋을 것입니다. 언제까지 아버지가 왕관을 눌러쓰고 내려놓지 않을 생각입니까?”


동쪽을 바라보며 일왕자가 중얼거렸다.


* * *


여성으로 이루어진 원거리 공격부대. 이것이 헤리오스가 바라는 것이었지만 21세기의 지구처럼 화약무기가 있어 여자가 손 쉽게 무기를 다룰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전투에 참여하는 여자들의 정신자세도 매우 수동적이어서 원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뛰어! 아직 멀었다!”


헤리오스가 직접 여자들을 훈련시키고 있지만 의욕도 없고, 의지도 없다. 그저 영지의 후계자가 시키니 어쩔 수없이 뛰는 것처럼 보였다.


“그만!”


기사들도 병사들도 훈련시키면 어느정도 성과를 내던 헤리오스도 여자들을 상대로 가르치려니 속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남자들을 원거리 부대로 활용하기에는 그 인원이 부족했다.

다른 영지에서 보낸 빈민들 중 건장한 성인 남자는 거의 없었고, 또한 벨로시아 영지 역시 오랜 전쟁으로 남자가 많이 모자랐다. 또한 현재 편재에서 진행하는 훈련으로 활을 추가로 배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다.


“공자님. 아무래도 여자 병사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키사의 의견에 헤리오스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제가 해보겠습니다.”

“응?”

“아무래도 같은 여자니 제가 하는 것이 좀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빤히 키사의 얼굴을 보던 헤리오스는 고개를 숙이고 쳐진 어깨를 보이며, 연병장에서 사라졌고, 키사가 단상에 올라섰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여기 온 멍청한 년들아. 너희는 이제 죽을 일만 남았어. 알아?”


키사의 말에 지쳐서 땅만 쳐다보던 여자들의 시선이 모두 키사에게 향했다.


“여기 지원한 이상 너희들은 전쟁터에서 적군에서 잡혀 치욕스럽고 고통스럽게 당하다가 죽거나 훈련에 적응하지 못해 쓰러져 죽는 일 밖에 없어.”


여자 병사들의 얼굴에 당황함과 분노가 번지기 시작했다.


“일단 뛰어. 나도 여자야. 하지만 나보다 못 뛰는 년들은 꾀부리는 것으로 알고 얼굴에 칼자국을 내주겠어. 뛰어!”


갑옷을 입은 채로 뛰는 키사를 보고 여성으로 이루어진 병사들은 마지못해 뛰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키사가 병사들을 훈련시키는 모습을 보며 헤리오스는 답답함을 느꼈다.


‘이렇게 영지를 개발하고 군비를 늘리고 있지만 분명히 부족하다. 뭘까?’


영지가 현재 어떤 것이 부족한지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카밀레아가 헤리오스를 찾았다.


“공자. 여기 있었네요.”

“아. 어쩐일로...?”

“왕실 직할령에서 소식이 들어왔어요. 그것도 비둘기 다리에 소식을 담아 보낼 정도로 급하고 중요한 일이에요.”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과격한 모습으로 말씀을 하시는지...?”


헤리오스는 조용히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는 카밀레아의 손가락을 조심스레 펴며 말했다.


“일왕자와 이왕자가 왕성을 점령했고, 왕이 피신을 했다고 해요.”

“네?”


자신의 멱살을 풀던 손이 카밀레아의 어깨를 잡았다.


“그 소식 언제적 소식이죠? 아니 왕성은 지금 어떻게 되었어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 지금 왕성에 정기적으로 우리 상단의 선물을 받는 시녀장의 정보가 아니었으면 전혀 몰랐을 일었는데...”


카밀레아의 말에 헤리오스는 뒤통수를 후려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정보...!”

“네?”

“그래요. 우리 영지는 지금 왕국의 여기저기의 사정을 모르고 있어요. 정보가 필요해요.”


헤리오스의 말에 카밀레아도 심각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 사이가 매우 좋은 건가요? 아니면 매우 나쁜 건가요?”


라이비아 공주가 모처럼 밖으로 나와 헤리오스의 멱살을 아직까지 잡고 있는 카밀레아와 마찬가지로 어깨를 움켜지고 있는 그의 손을 보며 물었고, 두 사람은 그제야 깨달고 손을 놓았다.


“갑자기 생각이 난 것이...”


설명하려는 헤리오스의 말을 자르고 카밀레아가 말했다.


“공주님도 아시잖아요. 연애 고자...”

“흐응... 아직도 가능성이 없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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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나는 기사다 +4 21.11.03 2,167 47 11쪽
116 하면 된다. 안되면 되게 하라. +4 21.11.03 2,119 42 12쪽
115 어떤 새끼가 동부는 밥이라고 했어 +4 21.11.01 2,107 45 11쪽
114 결국 우리가 약해서 편법을 쓴다는 이야기로군 +6 21.10.31 2,186 49 11쪽
113 당연히 허세지 +3 21.10.30 2,246 51 12쪽
112 그냥 여자가 아니야 +6 21.10.27 2,478 50 9쪽
111 이건 아주 많이 과한 겁니다 +3 21.10.25 2,580 51 10쪽
110 나 잘한 걸까 +6 21.10.24 2,595 48 8쪽
109 차라리 바람둥이가 나아 +4 21.10.24 2,554 46 11쪽
108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그렇게 고민해야 하는 거야 +4 21.10.23 2,602 46 11쪽
107 영주가 만들어 주어야 하는 거지 +4 21.10.23 2,574 49 10쪽
106 잘하자 +3 21.10.22 2,617 50 9쪽
105 고생하면 고생한 만큼 굴리면 되니까 +3 21.10.20 2,743 56 11쪽
104 소문보다 백배! 천배는 더 더럽단 말이다! +3 21.10.19 2,785 53 10쪽
103 제가 숲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3 21.10.18 2,941 58 11쪽
102 여기 살아있는 놈들이 있다 +4 21.10.17 2,928 52 12쪽
101 방랑기사라... 좋구나 +5 21.10.16 3,054 55 10쪽
100 헛고생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네 +6 21.10.16 3,186 56 11쪽
99 우리는 시간을 벌 수 있다 +4 21.10.14 3,246 63 12쪽
98 안해봤겠어요 +4 21.10.13 3,377 58 12쪽
97 현명한 여인과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4 21.10.12 3,457 63 13쪽
96 어떤 의미인지 물어도 되겠나 +5 21.10.10 3,424 63 12쪽
95 왕께서 우리 성으로 오셨습니다 +4 21.10.07 3,616 63 9쪽
94 왜 못하지 +7 21.09.25 3,786 76 9쪽
93 인사드립니다 +8 21.08.27 4,475 91 10쪽
92 첩자들이 하는 거 아냐 +5 21.08.21 4,429 92 11쪽
91 왕이 되려면 말이다 +5 21.08.20 4,502 82 10쪽
» 정보가 필요해요 +5 21.08.16 4,682 8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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