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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연재수 :
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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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59
추천수 :
1,765
글자수 :
293,083

작성
19.11.07 15:00
조회
844
추천
26
글자
11쪽

다테 도미토

DUMMY

만날 사람.


누군가와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간을 정하고 장소를 정하고.


그리고 그 시간에 그곳으로 가면 된다.


이수와 친구들의 만남의 경우 구체적이지도 않다.


“내일 낮 햄버거 가게”


시간도 말하지 않고 햄버거 가게가 어디인지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다들 비슷한 시간에 ‘그’ 햄버거 가게로 모인다.


초능력협회 염동혁 사무총장은 그렇지 않았다.


초능력협회로, 오늘 8시까지 와달라고 부탁했다.


오늘 한 부탁도 아니었다.


며칠 전 통화에서부터 미리 말했다.


조만간 만나줘야 할 사람 하나가 있다며 말이다.


협회로 가자 안내 여직원이 정문까지 나와 있었다.


몇 번 만난 여직원이다. 30초 앞을 내다보는 예지 능력자다.


이름이 아마 ‘서치어’였던 걸로 기억한다.


“왜 여기까지 나와 계세요?”


자신이 올 걸 알았느냐고는 물을 필요도 없었다. 이 사람은 예지자다.


“모셔오라고 말씀하셔서요. 사무총장님께서요”


접수원이 자신을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데스크 옆을 오른쪽으로 돌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사무총장님은 어디 계시죠?”


지하층은 입구에서부터 ‘security’ 표시가 돼 있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 같았다.


“회장님, 그리고 손님과 함께 계세요”


초능력협회 회장. 이름만 들었을 뿐 본 적은 없다.


초능력협회의 간판은 염동혁 사무총장이었으니까 말이다.


대외 활동이나 뉴스에도 주로 그의 얼굴이 나온다.


문을 열자 긴 복도가 이어졌다.


끝이 어디인지도 모를 만큼 길고 긴 복도였다.


“굉장히 긴 통로네요”


이수가 말했다.


그러자 서치어라는 이름의 여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협회에서 하는 일이 그만큼 많다는 소리죠”


거의 100m 정도를 걷자 정면에 검은색 문 하나가 나타났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방 같았다.


아무도 없는 층의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방. 왠지 이수는 선택받은 느낌이 들었다.


안구 서칭이 끝나자 문이 열렸다.


안에는 보안 요원이 있었다. 친구 부록보다도 두 배는 커 보이는 체구였다.


“모셔온 손님이야.”


서치어의 말에 요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책상 위의 버튼을 누르자 뒤쪽 벽이 열렸다.


“이 친구는 팔이 6개까지 생겨요”


저런 덩치에 팔이 여섯 개라니, 싸움은 걸지도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벽을 통과하자 다시 짧은 복도가 나왔다.


복도 끝에 다시 검은 문이 있었다.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열렸다.


“왔구나, 이수”


사무총장이 이수의 손을 잡았다.


그리곤 책상 뒤쪽에 서 있는 남자를 소개했다.


“회장님, 이쪽이 그때 말씀드린 학생입니다”


그러자 남자가 뒤를 돌았다. TV에서 본 적 있는 협회 회장이었다.


“오, 그래요. 반가워요. 초능력협회 회장 이건호라고 해요”


“아···. 안녕하세요. 조이수라고 합니다”


악수하는 손이 무척 아팠다. 손 싸움을 하자는 것 같진 않았다. 그냥 힘이 셀 뿐이었다.


대충 봐도 김부록만큼이나 덩치가 컸다. 정치인이라기보단 운동선수에 가까웠다.


“아, 미안해요. 손이 좀 아팠을 거야”


이건호 회장이 허리를 살짝 숙였다. 그리곤 무언가를 던지는 포즈를 취했다.


“젊었을 적에 내가 포환던지기를 해서 말이야”


그제야 아귀 힘이 강한 이유를 알았다.


“회장님은 초능력자는 아니셔”


사무총장이 한마디 보탰다.


쭈뼛거리는 이수를 사무총장이 자리로 안내했다. 소파에 앉으려는데 회장이 만류했다.


“뭐 여기 있을 필요 있겠나. 바로 들여보내지”


그러자 염동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수가 짐작했듯 오늘 만날 인물은 회장이 아니었다.


“대충 들었겠지만 나를 보라고 부른 건 아니에요. 더 귀하신 분이 안에 계시니까”


옆방에 있는 사람을 두고 하는 소리였다.


책장 옆으로 검은색 문이 있었다. 어째 들어가면 안 되는 방의 문은 모두 검은색인 거 같았다.


“누가 있으시죠?”


이수가 조심스레 물었다.


초능력협회 회장이 ‘높으신 분’이라 말할 정도면 적어도 국회의원 급일 거라 생각했다.


“보면 알게 돼”


사무총장이 방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조이수 학생 들어갑니다”


사무총장과 회장은 이수만 방에 넣고는 문을 닫았다.


방에는 한 사내가 등을 보인 채 서 있었다.


남자는 벽면을 가득 채운 그림을 보고 있었다.


“생각보다도 더 어려 보이네. 역시 젊음이 최고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카메라라도 본 눈치였다.


“멀리 복도에서부터 알아봤지”


역시 카메라가 있는 거 같았다.


“혹시 이 그림 알아요?”


몸을 옆쪽으로 돌리며 남자가 물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금테에 잘 발라 넘긴 포마드 머리. 옆모습만 갖고는 누군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림은 어두운 하늘에 태양이 떠 있는 마을을 그린 거 같았다.


오른쪽 위에 태양이 떠 있고, 좌측엔 교회 첨탑의 그림자가 있었다.


“아뇨, 모르겠어요”


본적은 있었지만 생각나지 않았다. 남자의 이름처럼 말이다.


“후기 인상주의의 대표적 작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지. 별이 빛나는 밤이란 작품이야. 내가 정말 좋아하는 그림이지”


말을 들으니 알 것 같았다. 미술 시간에 선생님이 언급한 적 있다.


“그림은 교양을 채우는 아주 좋은 먹거리거든”


남자가 고개를 돌려 이수를 바라봤다. 분명 익숙한 얼굴이었다.


남자가 눈을 추어올리며 갸웃거렸다.


“모르겠어요. 내가 누군지?”


낯이 익었다.


TV에서 본 거 같았다.


“서···. 설마”


그러자 남자가 미소 지었다.


“그래, 맞아. 대통령 옆에서 항상 따라다니는 사람”


그는 대통령 비서실장 다테 도미토였다.

.

.

.

.

.

다테 도미토는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곁에서 모시는 존재로, 장관급, 아니 그 이상으로 대우받는다.


대부분의 공식 석상에 따라다니며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까지 도맡아 한다.


‘루안 위의 분신’이라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비서실장은 이수도 가까이서 본 적이 있다.


작년 11월 명신교를 방문했기 때문이다.


대통령들의 방문은 이수에게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일을 계기로 친구 최수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정체를 알자 심장이 큰 소리로 움직였다.


“아, 긴장하지 마. 일단 앉으라고”


도미토가 의자를 가리켰다.


“듣고 보니까, 작년 어스원코리아 방문 때 날 본 적이 있었을 거 같은데. 맞아요?”


가까이서 보니 이미지만큼 차가워 보이진 않았다. 비서실장이라 하면 외교적 자리도 무척 빈번한 위치다.


“네···. 저희 학교에 오셨어요. 손 뜨거운 학생이랑”


그러자 비서실장이 입을 크게 벌리며 손가락을 내밀었다.


“아, 아! 그 학생! 파이어맨!”


잘 안다는 눈치였다.


“친구였어요?”


다 알면서 하는 말 같았다.


“네···. 가장 친한 친구였죠”


비서실장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친구가 갑자기 사라졌고?”


놀리는 것도 같았다.


“맞아요. 잘 아시네요”


그때 비서실장이 팔을 들어 벽 쪽을 가리켰다.


조금 전까지 보고 있던 고흐의 작품이다.


“저렇게 생겼어.”


“....?”


다테 도미토가 말을 이었다.


“파이어맨이 지금 있는 곳이 말이야”


이수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그에겐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 같았다.


탁자에 놓인 차를 아주 천천히 음미했다.


“아, 차라도 달라고 할 걸 그랬어. 사무총장!”


그러자 염동혁이 들어왔다.


“차 이거 굉장히 맛있는데. 같은 거로 하나 이 소년에게”


“알겠습니다”


혹시나 했던 게 ‘역시나’였다.


역시 수투의 실종엔 대통령이 관련됐던 것이다.


“이야기 들었어요···.”


고민 끝에 뱉은 말이었다.


“어떤 이야기?”


도미토의 표정은 자유자재로 변했다. 마치 뮤지컬 배우를 보는 거 같았다.


“대통령이 수투에게 한 말이요”


수투의 손이 뜨거워져 대통령을 놀라게 하자, 뒤에 있는 국무부장 존 버크만이 그를 벽으로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후 대통령은 의도치 않게 자신을 공격한 수투에게 이렇게 말했다.


‘죽여 버리겠어.’


도미토도 물론 그 상황을 알고 있었다.


역시 별일 아닌 거 같았다.


“대통령님이 악감정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성질이 좀 있으신 분이지”


그들에겐 별일 아니어도 이수에겐 큰일이었다.


“그래서, 제거한 건가요?”


그러자 도미토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제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 정도로 사람을 제거할 거면, 이미 수십만은 목숨을 잃었어야 해. 이번 정부에서. 격렬하게 반대 시위를 하는 사람부터 말이지”


그러자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여자친구 이소리였다.


“대통령님과 우리는 그 친구를 ‘인재’로 생각했어. 그래서 좋은 곳으로 모셨지. 그림만 봐도 아주 좋을 것 같지 않아?”


수투의 행방을 얘기하는 비서실장이었다.


“그곳에서 재능을 갈고닦고 있지. 물론 지금은 만나기도 찾기도 힘들지만, 곧 보게 될 거야”


그래도 다행이었다. 친구가 살아 있다는 걸 알아서 말이다.


그리고 걱정이 들었다.


혹시 자기도 그런 신세가 되는 건 아닐까 하고.


“조이수 학생은 그보다 더 뛰어난 인재예요. 잠재력이 69라는 건 정말 대단한 수치야. 그 정도면 갈고 닦아서 100까지도 만들 수 있어. 한 번 더 맞으면 200까지 갈 수도 있고”


지난달 받았던 초능력 측정 결과까지 알고 있었다. 비서실장의 눈은 모든 걸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저도···. 잡아가실 건가요?”


비서실장이 손을 턱으로 가져갔다. 무언가 생각하고 있었다.


“아냐. 그렇지 않아요. 잡아간다고 표현하는 건 너무 살벌하잖아”


심장 박동이 조금은 느려진 거 같았다.


“조이수 학생은 지금 이대로가 좋을 것 같아요. 아주 잘하고 있고, 아주 잘 자라고 있어요”


구체적 용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우린 대통령님과 함께 미래를 이끌어갈 능력자들을 키우고 있어요. 능력을 연마하게 돕고, 잠재력을 어떻게 하면 더 끌어낼 수 있을까 말이지. 파이어맨이 그 대표적 예고, 원자를 분해하고 합칠 수 있는 자네도 좋은 예야”


“염동혁 사무총장이 친절하게 대해주고 있지? 그게 다 우리가 비공식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처음부터 뭔가 이상하긴 했다. 굉장히 친절했고 그를 학교에까지 입학시켜줬다.


“국가가 자신을 바라본다는 거, 굉장히 기분 좋지 않아? 인정받는 기분이고 말이지”


다테 도미토가 책상을 조용히 내리쳤다.

.

.

.

.

.

“이 말 하려고 보자고 한 거야. 잘하고 있다고. 지켜보고 있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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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악동의 선물 19.11.14 512 16 9쪽
36 염가 형제 19.11.13 554 14 10쪽
35 볼트와 와프 +2 19.11.12 602 18 10쪽
34 터프 세이브 +4 19.11.11 648 23 11쪽
33 신인투수 김부록 +2 19.11.09 785 19 11쪽
32 침입자 +4 19.11.08 803 31 10쪽
» 다테 도미토 +6 19.11.07 845 26 11쪽
30 입학식 19.11.06 836 24 11쪽
29 구세주 +4 19.11.05 853 26 11쪽
28 무엇이건 찾는다 +2 19.11.04 869 27 10쪽
27 초능력 측정 19.11.02 926 25 12쪽
26 레이더 능력자, 조서치 +2 19.11.01 958 26 10쪽
25 뛰는 능력자 위에 나는 능력자 19.10.31 1,025 30 11쪽
24 시민영웅 조이수 +2 19.10.30 1,059 30 11쪽
23 초능력 특전단 19.10.29 1,038 27 11쪽
22 살인마의 미스테리 19.10.28 1,123 32 11쪽
21 염봉호의 공격 19.10.25 1,132 29 11쪽
20 피해자와 가해자 +2 19.10.24 1,198 30 11쪽
19 초능력자도 어쩔 수 없는 +4 19.10.23 1,312 35 11쪽
18 해결사 염동혁 19.10.22 1,361 34 11쪽
17 서울초능력대학교 +2 19.10.21 1,451 37 13쪽
16 사무총장의 선물 +6 19.10.18 1,504 41 11쪽
15 피의 물요일, 크리스마스 +2 19.10.17 1,615 39 11쪽
14 자르고 부수고 파괴한다 +2 19.10.16 1,739 47 11쪽
13 입단 테스트 19.10.15 1,978 43 11쪽
12 대통령의 비밀 +2 19.10.14 2,199 54 11쪽
11 찾았다, 초능력! +8 19.10.11 2,314 55 12쪽
10 초능력을 찾아라 +2 19.10.10 2,217 52 11쪽
9 이소리 +4 19.10.08 2,268 55 11쪽
8 주사 맞는 날 +5 19.10.07 2,317 4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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