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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69,457
추천수 :
1,765
글자수 :
293,083

작성
19.11.04 14:44
조회
868
추천
27
글자
10쪽

무엇이건 찾는다

DUMMY

어느 날 친구들은 무작위 투표를 했다.


이수와 지우, 비우와 부록에 조서치까지 꼈다.


초능력에 대한 투표였다.


“이 중 가장 쓸모 있어 보이는 초능력을 가진 사람은? 하나, 둘, 셋!”


1위는 뜻밖에 조서치였다.


무려 다섯 명 중 세 명이 서치를 찍었다.


서치 자신은 이수를, 그리고 남은 한 표는 부록이었다.


부록을 찍은 건 지우였다.


“던지는 것만으로 큰돈을 벌었잖아”


합리적인 이유다.


친구들은 1위가 이수가 아닌 것에 놀랐다.


이수의 능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물건을 자르고 늘릴 수도 있고, 공간을 이동할 수도 있다.


해보진 않았지만, 이론상 물건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서치가 1위를 할 만했다.


‘서칭(searching)’이라는 능력은 그야말로 일상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주위에도 엄청난 이득을 가져다주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비우 형 왜 이렇게 늦지”


“어디쯤 왔을까?”


약속에 늦는 비우 때문에 감자튀김만 먹던 친구들.


“두 블록 밖에 있으니까, 3분이면 올 거야”


서치가 잠깐 눈을 감았다가 뜨더니 해답을 내놓았다.


또 생각해보면 잠재력과 숙련도를 검사받은 것도 결국 서치 덕이었다.


관리 아저씨가 흔쾌히 측정해주긴 했지만, 서치가 아니었다면 거기까지 갈 생각도 하지 못했을 거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돌아가는 길에 이수가 서치를 붙잡았다.


“너네 뭐해?”


“아, 나 서치랑 좀 얘기할 게 있어서”


부탁할 게 있었다.


“서치야, 너 어느 정도 범위까지 찾을 수 있어?”


“무슨 소리야?”


“멀리 있는 사람도 찾을 수 있어?”


“응, 근데 멀리 있으면 아주 정확히는 못 찾아”


그리고 이수는 스마트폰을 열어 사진 하나를 보여줬다.


“이 사람 좀 찾을 수 있을까?”


그건 바로 소식이 끊겨 버린 최수투였다.


“응, 그래 뭐”


서치가 바로 눈을 감고 집중했다.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나 사람은 불과 5초 만에 발견하는 서치다.


초능력 측정기를 찾는 데에도 그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10초, 20초가 지나도 눈을 뜨지 않았다.


30초가 지나서야 한숨을 내쉬며 눈을 떴다.


추운 날씨인데도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못 찾았어.”


“아···. 그래?”


아쉬운 결과였다.


“그런데 내가 무언가를 못 찾은 적은 거의 없어. 두 가지 경우를 빼고”


“어떤 경우?”


“하나는 그 존재가 지구에 없을 때야”


“지구에 없을 때?”


“응, 그러니까 달에 있거나, 화성 탐사선을 탔을 때 등등”


한 번은 달 여행을 떠난 친구를 찾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또 다른 경우는?”


“그건 전에도 이야기했었지. 납 등의 금속으로 방해받고 있을 때”


서치가 계속 얘기했다.


“요즘은 또 초능력자가 많으니까, 초능력자들이 방해하고 있어도 못 찾을 거야”


예를 들어 홍수철 같은 인물은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었다. 요즘의 교도소는 기본적으로 엄중하게 보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안해, 이수야”


서치가 손을 흔들며 플라잉 보드에 올랐다.


“잠깐···. 서치야!”


순간적으로 찾을 사람 하나가 더 생각났다.

.

.

.

.

.

이상한 동네였다.


건물들의 배경으로 엄청난 절벽이 우뚝 솟아 있었다.


“이 여자는···. 멀지 않은 곳에 있네. 동대문 쪽이야.”


이수가 다시 부탁한 건 이소리를 찾는 일이었다.


연락처까지 주고받았지만 이후 좀처럼 만나지 못한 소리였다.


전화를 걸 때마다 바쁘다며 끊거나, 아니면 컨디션이 안 좋다고 끊었다.


이수는 반복되는 거절엔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원래 서치는 인물의 아주 구체적 위치까지는 가르쳐주지 않는 편이다.


가르쳐주고 보니 화장실이라거나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수의 표정엔 거절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또 찾는 존재가 여자기 때문도 이유였다.


서치가 사람을 찾는 건, 마치 인공위성이 하는 것과 비슷했다.


눈을 감고 집중하면 마치 자신이 한 마리 벌레가 된 듯 이곳저곳을 날아다닐 수 있다.


하늘이건 땅이건 상관없고, 벽이 막혀 있으면 통과했다.


“이 여자가 있는 곳은 집인 거 같아”


주소까지 얻은 이수가 닿은 이곳은 창신동이라는 동네였다.


골목 초입에 ‘절벽 동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홀로그램이 떠 있었다.


동네 언덕은 어째 올라도 올라도 끝이 나지 않았다.


많이 가파른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쉬지 않고 이어졌다.


검색해보니 이곳은 채석장이 있던 곳이었다.


저 헐벗은 절벽이 모두 채석의 흔적이었다.


또 절벽엔 아픈 사연이 스며들어 있었다.


바로 일본 강점기의 아픔이었다.


일본 순사의 몽둥이와 채찍에 얻어맞으며 죽어 간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이수는 땅에서 절벽 위로 날아오르는 플라잉 버스가 깊은 감명을 받았다.


바퀴식 자동차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절벽 위와 밑은 상당히 분위기가 달라 보였다.


위쪽은 높은 신식 아파트가 늘어서 있었으나, 이수가 지금 오르는 곳은 옛날 분위기가 가득했다.


아무리 잘 쳐줘 봐야 2020년경 정도의 분위기였다. 2020년은 31년 전이다.


이소리를 찾은 서치가 한 가지 당부의 말을 했다.


놀라지 말라고 말이다.


“뭘 놀라지 마?”


이수의 질문에 한참이나 뜸을 들였다.


“이 여자···. 그래, 이 여자가 맞는데. 좀 달라”


“다르다니?”


“가서 보면 알 거야”


가르쳐 준 주소는 요즘은 보기 힘든 빨간 벽돌집이었다.


구불구불 엉킨 골목을 돌고 꺾어 다다른 곳이다.


서치가 말해준 곳은 50년은 돼 보이는 벽돌집의 지하였다.


입구로 다가서는데 청소용 AI와 마주쳤다.


AI의 보급으로 많은 곳에 사람이 설 자리가 사라졌다.


그 중 대표적인 게 청소용 AI로 대표되는 공공 분야였다.


주민 센터를 가도 직원 한 사람을 만날까 말까였다.


조심스레 다가오는 청소 AI를 피해 살짝 옆으로 비켰다.


AI일 뿐이지만 왠지 모르게 측은함이 드는 존재였다.


‘똑똑’


금방이라도 뜯어져 나갈 거 같은 나무문을 두드렸다.


카메라도 없고, 밖을 내다보는 구멍도 없었다.


문을 두드리자 잠시 후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구세요?”


문을 열고 모자에 마스크를 쓴 여자가 나왔다.


이소리였다.


“앗!”


이수를 알아본 이소리가 문을 닫고 사라졌다.


“소리야?!”


닫힌 문은 열릴 줄을 몰랐다.


소리가 이수를 피한다는 게 확실해졌다. 소리는 이수를 만나고 싶지 않은 거 같았다.


“대체 왜”


이수는 혼잣말까지 중얼거리며 한참을 밖에 서 있었다.


서 있는 그의 어깨 위로 하얀 눈송이가 떨어졌다.


그때 인기척이 느껴져 고개를 들었다.


문 옆 창문에서 소리가 지켜보고 있던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모자까지 깊게 눌러 쓴 그녀.


눈엔 그렁그렁 눈물마저 맺혀 있는 거 같았다.


“나 너 볼 수 없어”


소리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보기 싫은 게 아니라 볼 수 없는 소리였다.


왜냐고 묻고 싶었지만 물을 수 없었다.


창문을 사이에 두고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서 있었다.


이수의 어깨와 신발 위엔 어느새 하얗게 눈이 쌓였다.


“이거···.”


이수가 주머니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밀었다.


소리가 준 도장이었다.


그녀가 직접 만들었다는 예쁜 나무 도장.


도장은 굳게 닫힌 마법의 문을 여는 열쇠 같았다.


그렇게 소리가 문 쪽으로 다가왔다.


‘덜컹’


“누추하니까 이해해줘”


그러나 안은 그렇게 누추하지 않았다.


부엌과 붙어 있는 거실엔 전자제품이라곤 에어스크린, 냉장고 정도였다.


남은 공간은 그녀가 도장이나 조각품 등을 만들 때 쓰는 탁자와 작업 도구로 가득했다.


“콜라 좋아하지···?”


소리가 냉장고를 열어 콜라를 꺼냈다.


“고, 고마워”


얼어붙은 몸이었지만 그래도 콜라는 맛있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침묵.


여자를 대하는 게 너무나 어색한 이수였다.


특히나 좋아하는 여자에겐 더욱 그랬다.


“잘···. 지냈어?”


침묵을 끊은 것도 소리였다.


“응? 어···. 잘 지냈어.”


어깨에 쌓인 눈이 방안의 따뜻한 기운에 어느새 물로 변했다.


소리가 수건을 건넸다.


“TV로 활약 잘 봤어.”


유명인이 된 이수였다.


“상도 받았더라고. 인터뷰 같은 것도 많이 했겠다.”


“응···. 그랬지”


하지만 유명세가 마냥 좋지만은 않던 이수였다.


특히 동네에선 어째 연예인 대접까지 받고 있었다.


“그냥 어쩌다가, 친구들 따라가 보니 그렇게 됐어.”


소리가 한숨을 뱉었다.


마스크를 찢어버릴 것만큼 센 숨이었다.


소리는 실내에서도 마스크와 모자를 벗지 않았다.


많은 사연이 담긴 것 같았다.


“부러워”


“응···?”


“부럽다고. 조이수”


“뭐가···?”


“멋진 초능력을 가져서. 초능력으로 사람도 구하고, 악당도 무찌르고”


할 말이 없었다.


소리는 초능력 부작용자였기 때문이다.


혈혈단신 힘겹게 돈을 벌어 그 돈을 초능력 주사에 퍼부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왜, 이래야 하는 거지. 난···?”


그녀의 가녀린 어깨가 위아래로 흔들렸다.


이수는 여자란 존재 앞에서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특히 여자가 울고 있을 때는 더더욱 그랬다.


“울지마···.”


고민 끝에 뱉은 말이었다.


그런데 뜻밖에 효과가 있는 거 같았다.


“그래, 운다고 뭐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자리에서 일어난 소리가 모자를 벗었다.


풍성한 그녀의 머리가 쏟아져 나왔다.


아이탑으로 여러 머리를 해서 몰랐다. 노란색인지, 갈색인지 말이다.


모자 속에 나온 소리의 머리는 새카만 검은 색이었다.


마스크는 벗지 않았다.


“나, 변했어”


“변하다니···?”


소리가 마스크 끈을 만지작거렸다.


“말 그대로, 변했다고”


이수는 무슨 답을 해야 좋을지 생각나지 않았다.


“변한 나···. 이런 나를 좋아해 줄 수 있어?”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응. 그럴 수 있어.”


고민 없이 바로 튀어나온 대답이다.


그러자 소리가 마스크를 벗었다.

.

.

.

.

.

“있는 돈을 다시 모으고 모아서 초능력 주사를 맞았어. 부작용자도 가끔 다시 능력이 생기기도 한다고 해서 말이야”


소리의 얼굴이 이상했다.


“하지만 이렇게 돼 버렸지”


얼굴이 털로 가득 덮여 있었다.


마치 짐승처럼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7 가레이잭
    작성일
    19.11.08 16:04
    No. 1

    와 집까지? 현대였으면 진짜 범죄인데... 2050년이라 저런 것도 괜찮은 건가?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do****
    작성일
    19.11.10 12:56
    No. 2

    당연히 범죄 쪽인데... 친구를 위해 도와줬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 댓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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