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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연재수 :
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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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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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3,083

작성
19.10.11 15:00
조회
2,313
추천
55
글자
12쪽

찾았다, 초능력!

DUMMY

이수가 이소리를 뚫어지라 보고 있던 그 순간, 에어 텔레비전 뒤쪽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야, 야···. 저거 뭐야?!”


이수는 아빠의 말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벽 쪽을 보았다.


벽, 정확히는 벽에 걸려 있던 액자 귀퉁이에 이상한 일이 생겼다.


“어머, 저거 뭐야? 당신도 봤어요?”


“그래, 나도 바뀌는 걸 봤어.”


이수 부모님이 가리킨 곳은 에어 텔레비전 뒤쪽에 있던 액자의 귀퉁이.


액자의 귀퉁이가 말도 안 되게 뒤틀려 있었다.


금속으로 된 액자 모서리가 안쪽으로 들어오고, 안쪽에 있던 그림이 밖으로 나간 것이다.


“방금···. 갑자기 저게 움직이더니 저렇게 됐어.”


이수 아빠에 따르면 액자는 방금, 이수가 에어 스크린 속의 이소리를 뚫어지라 보고 있을 때 일어났다.


“설마···.”


이수 어머니는 아들을 바라봤다.


“저거 네가 한 거 아니야? 너 초능력 생긴 거 아니야?”


이수 엄마의 표정엔 놀라움과 기쁨이 반반씩 섞여 있었다.


그간 아들 이수가 초능력을 발견 못 해 끙끙 앓았기 때문이다.


“모···. 모르겠어요”


분명 액자 귀퉁이의 위치는 이수가 보고 있던 에어 스크린의 바로 뒤였다.


그리고 경로로 볼 때, 이소리가 있던 위치와 동일 선상에 있었다.


“이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야. 내가 볼 때 이수 너, 초능력 생긴 거 맞는 거 같아”


이수 아빠의 말에 이수도 확신이 생겼다.


대부분 현상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2050년에, 저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


누군가 외부에서 초능력을 가하지 않는 이상, 집 안에서 저런 일이 생길 확률은 없었다.


“벡셀, 액자 모퉁이 쪽의 조금 전 영상을 다시 보여줘”


이수의 말에 벡셀이 에어 모니터를 띄웠다. 모니터엔 가정용 카메라에 찍힌 거실 영상이 있었다.


“확대, 그리고 다시 확대”


3분 전 영상엔 분명 액자 모서리가 그대로 있었다.


그런데 이수가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그 순간, 확실히 액자 귀퉁이가 뒤바뀌었다.


“그래, 이수야. 초능력 맞는 거 같다”


엄마도 아빠의 말에 동의했다.


이수 부모는 손을 맞잡으며 아들이 초능력을 발견한 걸 기뻐했다.


하지만 이수 본인은 애매함만 가득했다.


의도한 변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초능력이 나타나면, 그건 초능력을 통제하지 못하는 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다행인 건, 처음부터 초능력을 제대로 쓰는 사람은 없다는 거다.


그날 이수는 밤을 꼬박 새우고 말았다.


초능력을 다시 한 번 사용해보기 위해 말이다.


그러나 이수 맘대로 되는 게 없었다.


다음 날, 학교에서 친구들과 그 상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물체를 뒤바꾸는 능력일까?”


김부록의 이야기였다. 김부록의 주장은 x 위치에 있던 물체를 y 위치의 것과 바꾸는 능력이다.


“일정의 ‘텔레포트(teleport)’와 비슷한 거지”


그런데 영상 속 상황은 텔레포트라기엔 이상했다.


갑자기 ‘휙’ 하고 바뀌는 게 아니라 천천히 교차하며 이동했기 때문이다.


마치 커피 위에 우유를 넣고 저을 때 섞이는 것처럼, 매우 부드럽게 위치가 바뀌었다.


“아니면 물체의 모양을 바꾸는 능력 아닐까?”


짝꿍 정지우의 말이 조금 더 이치에 맞았다.


모양을 바꾸는 능력이 발현됐고, 의도치 않게 물체가 뒤바뀌었다고 말이다.


“그래, 텔레포트보단 그게 좀 더 멋있는 거 같아”


김부록이 자신의 바람을 담아 말했다.


그래도 안심이 되는 건, 능력의 정체가 무엇이건 간에 ‘발현됐다’는 부분이다.


기념될 만한 뜻깊은 날. 12월 12일 수요일.


이수는 다이어리를 열어 또박또박 기록했다.


‘초능력이 생긴 날’이라고 말이다.


이수가 생각하기엔 역시 ‘이소리’가 이유였던 것 같았다.


순간적으로 그녀에 집중했고, 그래서 초능력이 발현됐다고 말이다.


또 요가도 도움이 된 거 같았다.


며칠 요가를 하며 심신이 이완됐고, 이제 조금이나마 복식 호흡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업이 끝난 후 오늘도 어김없이 요가 학원으로 향했다.


선생님에게 이야기하니 축하한다며 찬장에서 티백 하나를 꺼냈다.


“이거 내가 아끼는 히비스커스 티백이야. 특별히 축하하는 의미로 한 잔 타줄게”


히비스커스 차라, 이수는 처음 듣는 차였다.


그런데 의외로 이수의 입맛에 딱 맞았다.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가운데, 은은히 풍기는 향이 기분을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이거 마시고 나면 요가가 좀 더 잘 될 거야”


그리고 다시 시작된 요가. 요가는 여전히 어려웠다.


당연한 게 이제 시작한 지 2주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


특히 생전 유연성 운동이라곤 해보지 않은 이수의 경우 더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선생이 오늘 준비한 건 ‘발레 요가’였다.


방 한가운데에 발레 연습 때 쓰이는 흰색 지지대가 있었다.


“자, 봉을 잡고 발을 십일 자로 똑바로 벌리고요. 팔을 하늘 위로 곧게 올려서 그대로 내리세요. 봉을 터치하세요”


도구를 사용한다는 게 좀 더 재미있긴 했지만, 어차피 힘들긴 매한가지였다. 삼십 분을 집중하고 나니 이수의 몸은 다시 땀으로 범벅됐다.


“아직 쉬는 시간 아니에요. 바로 매트 요가로 들어갈 거예요. 모두 매트에 정좌해주세요”


그리고 다시 앉아 이수가 가장 어려워하는 허리 숙이기 동작을 시도했다.


“이수 학생은 잘 안 되면 최대한 굽히려고 노력해 보세요. 대신 허리는 곧게 세우고 해야 해요”


온몸을 부들부들 떨어대며 몸을 최대한 숙였지만, 역시 유연성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게 아닌 거 같았다.


그래도 포기하기는 싫어 계속 허리를 앞으로 뻗어 가며 숙였다. 팔꿈치를 바닥에 닿으려 노력했다.


그때.


또다시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이번 장면은 이수도 목격했다.


이수가 보고 있던 땅콩 볼(요가 도구의 일종, 땅콩 모양으로 생겼다.)이 순식간에 절반 정도 크기로 작아진 것이다.


이수만 본 게 아니었다.


이수 앞쪽에 있던 포니테일의 여자 원생도 땅콩 볼의 변화를 목격했다.


“꺅! 저거 뭐야!”


그 원생의 비명에 원장과 다른 원생들도 땅콩 볼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 이거 뭐지···? 이런 작은 도구가 언제 있었지?”


원장의 말에 원생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저거, 갑자기 작아졌어요. 제가 봤어요!!”


그때 이수가 조용히 원장에게 다가갔다.


“선생님···. 저도 봤어요”


이수와 눈이 마주친 원장이 고개를 한쪽으로 갸우뚱 움직였다.


“이수, 너 설마. 초능력?”


원장의 말에 이수는 고개를 가로 짓는 동시에 끄덕였다.


‘확실하진 않지만, 초능력이긴 한 것 같다’는 뜻이었다.


이수는 수업을 마친 후 원장실로 들어갔다.


“이수야, 정확히 어떻게 된 상황이야?”


“영상을 선생님도 보셔야 할 거 같아요”


학원의 AI를 불러 해당 영상을 다시 뒤졌다.


원장도 그 장면을 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수가 바라보고 있던 땅콩 볼이 확실히 작아진 것이다.


그러자 원장은 미소를 지으며 한숨을 깊게 뱉었다.


잠시 고민을 하던 원장이 이수의 손을 잡았다.


“이수야, 저게 만약 땅콩 볼이 아니라 사람이었으면 어땠을까?”


그 점은 이수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아마 사람이 작아졌으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사람한테 그러면 절대 안 될 거 같아요”


“그래. 정말 위험한 일이지”


이수는 일단 원장과 상담 후 잠시 요가원을 쉬기로 했다. 혹시 초능력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 누군가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이니 말이다.


계속해서 초능력의 정체를 궁금해하다 도움될 만한 걸 찾았다.


‘초능력측정연구소’라는 곳이 있었다.


초능력이 무엇인지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는 곳이라고 적혀 있었다.


연구소의 위치는 요가원에서 멀지 않은 곳. 이수는 그 길로 연구소로 향했다.


연구소는 신촌에 있었다. 말이 연구소지 외관은 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무슨 일이십니까”


AI가 다가와 용건을 물었다.


“어···. 초능력을 찾고 싶어서요”


AI의 뒤를 따라가니 백발이 성성한 박사 하나를 만났다. 수염도 머리도 새하얀 색인 게, 대충 봐도 내공이 깊어 보이는 연구원이었다.


“연구소장 오종영이라고 합니다. 그래, 초능력을 찾고 싶다고요?”


역시 연구원 정도가 아니라 소장이었다.


“네, 주사를 맞은 지 2주가 됐는데 아직도 찾지 못했어요”


그리고 소장을 따라 밖으로 나가보니 이수 또래로 보이는 여남은 명의 사람이 보였다. 아마 다 비슷한 이유로 방문한 것 같았다.


“자, 이곳에 안구 정보를 찍은 다음에, 차례를 기다리세요”


2050년의 모든 신상 정보는 안구 스캔을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 바로 눈을 갖다 대는 식으로도 가능했고, 시설이 잘돼 있는 곳엔 그냥 그곳을 지나가는 것만으로 스캔이 이뤄진다.


한 시간을 기다리자 이수의 차례가 돌아왔다.


이수가 들어간 곳은 앞이 유리로 막힌 하얀 방이었다. 방에는 의자 하나밖에 없었다.


“간단한 신상을 말씀해주세요”


유리 벽 건너편엔 연구원으로 보이는 남성과 아까 그 소장이 서 있었다.


“명신학교 9학년 조이수. 용산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초능력에 대해 아는 만큼 설명해주세요”


이수가 자세한 이야기를 하자 소장과 연구원은 한참 동안 무언가 떠들었다.


그리고 소장의 말이 이어졌다.


“내가 볼 땐, 학생 말대로 물체의 구성을 바꾸는 능력인 거 같아요”


말이 끝나자 천정에서 축구공 하나가 떨어졌다.


“많은 초능력에 필요한 비슷한 조건이 있어요. 긴장을 풀고, 해당 물체에 집중하고, 정확한 염원을 담는 거예요”


긴장 풀기와 집중, 역시 요가에서 강조하는 것과 일맥상통했다.


“특히 정확한 의지를 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소장은 축구공을 가리켰다.


축구공을 대상으로 능력을 발휘하라는 뜻이었다.


이수는 팔과 다리를 돌리며 간단한 요가 동작으로 몸을 풀었다.


이어 선 채로 요가의 릴렉스 동작인 ‘사바사나’에 들어갔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힘을 차례대로 풀어주며 숨을 고르는 방법이다.


사바사나를 하자 온몸에 힘이 쫙 빠진 채 이완됐다. 서고 있는 것도 의식하지 않는 수준이었다.


액자 모퉁이, 땅콩 볼의 변화를 생각하면 이수의 능력은 눈으로 발현된다.


이수는 눈을 똑바로 뜬 채 축구공을 응시했다.


그리고 의지를 확실하고 분명하게 담았다.


축구공의 한 검은 문양이, 옆에 있는 흰 문양과 바뀌라고 말이다.


사바사나와 긴장 이완, 그리고 복식 호흡과 집중, 의지가 합쳐진 완벽한 순간.


그러자 이수도 연구원도, 소장도 놀랄만한 일이 일어났다.


이수가 바라는 대로, 축구공의 한 검은 문양이 옆에 있는 흰 문양과 바뀌었기 때문이다.


“오오···. 정말 대단해요!!”


능력을 확실히 테스트하기 위해 소장은 몇 가지 조건을 덧붙였다.


“축구공 문양을 빨간색으로 바꿔 보세요”


소장의 말에 다시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엔 좀처럼 되지 않았다.


“그러면 축구공을 절반은 검은색, 절반은 흰색이 되게 해보세요. 검은 문양이 한쪽 절반으로 모조리 이동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다시 심호흡을 가다듬고 축구공에 집중했다.


그러자 이수의 바람대로, 축구공이 절반만 까맣게 변했다.


한참의 테스트가 끝난 후 결과표를 소장과 함께 분석했다.


소장 결론 내린 초능력의 정체는 다음과 같았다.

.

.

.

.

.

“조이수 학생의 초능력은 원자, 혹은 분자의 구성을 움직이고 바꾸는 능력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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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서울초능력대학교 +2 19.10.21 1,451 3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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