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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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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83

작성
19.10.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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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입단 테스트

DUMMY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날. 조이수와 정지우는 김부록의 입단 테스트를 위해 잠실을 찾았다.


부록은 현재 초능력 대학 진학과 프로 입단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던지기 특화된 능력자라 창던지기, 포환던지기, 핸드볼 등과 더불어 프로야구에서 주목하는 인재다.


잠실야구장은 2030년 지어진 비교적 신식 돔구장이었다. 입구에 예전 사진이 있었는데, 모든 시설이 깔끔하고 세련된 지금에 비하면 정말 낡아 보였다.


“그래도 아빠는 예전 구장이 더 좋았다고 하시더라고”


이수의 짝꿍 지우의 말이었다. 이수와 지우는 연말인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초능력 대학 면접에 들어간다.


서문 쪽으로 들어가려는데 경비 AI가 둘을 가로막았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명신학교 9학년 조이수, 정지우. 친구 김부록의 입단 테스트를 응원하러 왔어요”


둘은 혹시나 부록이 경비 측에 방문 정보를 넘기지 않은 게 아닌가 걱정했다.


“조이수, 정지우. 확인됐습니다. 들어가셔서 원하는 좌석에 앉으시면 됩니다”


다행히 부록이 미리 다 조치를 해놓은 듯싶었다. 곰 같은 친구지만 가끔 보면 이렇게 꼼꼼한 구석이 있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니 야구장에서만 느껴지는 시원한 공기가 정면으로 다가왔다.


이수는 야구장, 축구장 등 잔디와 함께 탁 트인 공간을 가진 경기장이 너무도 좋았다.


딱히 경기가 재미없더라도, 그냥 콜라 한잔 마시며 넓은 곳을 바라보는 그 자체로 행복했다.


이제 성인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마시던 게 콜라에서 맥주로 변하겠지만 말이다.


“너 그거 가져왔어?”


이수는 나오기 전 지우에게 햄버거 세트를 사 오라고 시켰다.


지우 집 앞엔 프렌치프라이로 유명한 햄버거 맛집이 있었다.


“당연하지”


지우가 가방에서 주섬주섬 종이봉투 두 개를 꺼냈다. 더블 패티 치즈버거와 새우로 만든 새우 버거, 그리고 프렌치프라이와 음료였다.


그런데 음료 뚜껑에 비치는 건 검은색이 아니었다.


“너, 설마?”


뚜껑을 열자 보이는 건 하얀 색 거품이 가득한 노란 액체, 바로 맥주였다.


“며칠 만 있으면 우리도 성인이잖아. 괜찮을 거야”


만 19세가 성인 기준이긴 하지만, 음주를 할 수 있는 건 그 이듬해.


엄한 기준을 따지면 아직 둘 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우가 내민 맥주를 보고 이수가 생각에 잠겼다.


“캬~!!”


먼저 한 모금 들이킨 지우가 시원하게 소리를 질렀다.


반면 지우는 아직도 맥주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왜 안 마셔?”


“나, 사실···. 처음 먹는 거야”


“와, 조이수. 대박!!”


아무리 학생 신분이라 해도 보통은 아빠를 따라, 혹은 삼촌을 따라 한두 모금씩은 홀짝거리기 마련.


지우의 눈엔 그런 이수가 신기하기만 했다.


“한 모금 들이켜 봐. 걱정하는 그 맛이 아닐 거야”


빨대에 입을 대려는 이수를 지우가 말렸다.


“빨대로 말고. 뚜껑 벗기고 그대로 입 대고 마셔봐”


지우의 말대로 컵에 입을 대고 조심스레 한 모금을 넘겼다.


“오······. 오···?”


“맛 어때?”


“괜찮은데···?”


“괜찮기는. 엄청나게 맛있는 거라고!”


지우가 컵을 높이 들어 이수의 잔에 부딪혔다.


“자, 건배 한 번 하자. 김부록의 합격을 위하여!”


“위하여!”


금세 맥주 맛에 익숙해진 이수는 한달음에 거의 반 컵을 다 비워버렸다.


“얘 술 엄청나게 잘 마시네. 말술 되겠다”


이수는 버거 포장을 뜯고 새우 버거를 한 입 베었다. 더블 패티 버거는 지우의 몫이었다.


“부록이 언제 하는 걸까?”


이수의 물음에 지우가 마운드를 가리켰다.


“저기 모래 고르고 있는 거 같네. 금방 하지 않을까?”


가만 보니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나무판자 같은 거로 마운드를 문질러 대고 있었다. 미끄러지는 걸 방지해 마운드를 고르고 있는 거였다.


“야, 그런데 조이수 너, 옷이 그게 뭐야”


이수의 차림새는 검은 패딩 점퍼에 검은색 청바지. 반면 지우는 헬지 트윈스의 유니폼을 갖춰 입고 있었다.


“너 아이탑은 어디다 처박아 둔 거야?”


이수는 최근 아이탑과 초능력에 대한 보고서를 읽은 후 차고 다니지 않고 있었다.


“나 요즘 아이탑 안 해”


그래서 이수는 터치스크린 형태의 구형 스마트폰을 연동해 검색과 전화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수가 검색한 보고서의 내용을 지우에게 보냈다.


“와···. 그 액정···. 정말 오랜만에 본다”


아이탑으로 에어스크린을 띄우던 지우가 신기하다는 듯 혀를 챘다.


“그런 기계는 어디서 난 거야?”


“집 뒤져 보니까 있었어.”


물어보니 아버지가 5년쯤 전에 쓰던 스마트폰이라고 했다.


“이거 봐. 통계 보면 분명 부작용 확률도 올라가고 있지? 아이탑 사용률은 올라가고 있고”


이수가 걱정스럽다는 듯 친구의 아이탑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러니까 너도 이런 거 하지 말고. 다른 거 사용해. 갤탑이라던가”


갤탑은 아이탑의 라이벌 회사에서 만든 비슷한 기기였다.


“갤탑이라고 다를 거 있겠냐. 야, 저기 김부록 나온다”


외야 쪽 문이 열리며 익숙한 얼굴이 달려 나왔다. 다부진 덩치에 짧은 머리. 둘의 친한 친구 김부록이었다.


“가자, 김부록!!”


“화이팅, 김부록!!”


부록은 친구들을 알아본 듯 달려가며 관중석을 향해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마운드 쪽엔 여남은 사람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흰색 바탕에 세로 방향 스트라이프. 헬지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내가 더 긴장된다”


“나도”


어느새 맥주와 햄버거를 다 먹은 소년들의 말이었다. 일찌감치 맥주를 비운 이수는 아쉽다는 듯 맥주잔을 몇 번이나 바라봤다.


“이따 하나 더 사 먹을까?”


“그래”


한창 수다를 떠는 와중 김부록이 첫 번째 투구를 던졌다. 시원하게 쭉 뻗어 날아갔지만 엄청나게 빠른 정도는 아니었다.


“저거는 일반 투구야. 능력은 아직 쓰지 않나 봐”


전광판에 찍힌 숫자는 145km였다.


일반적인 고학년 투수의 직구 구속과 비슷했다.


부록은 계속해서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공을 던졌다. 직구, 커브, 체인지업을 번갈아 던졌다.


명신학교는 야구부가 없는 팀이다. 그래서 부록은 체육 선생님과 오로지 던지기, 던지기만 계속했다.


만일 프로 구단에 합격한다면 수비부터 타격, 주루까지 기초부터 다시 닦아야 했다.


컨디션이 별로인 듯 부록은 연신 수건으로 얼굴을 훔쳤다. 10개를 연달아 던진 부록은, 20구까지 계속 직구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8km를 찍었다.


“쟤 컨디션 별로인 거 같네”


뒤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부록을 가르친 체육선생, 박조단 선생이 보였다.


“조단쌤!!”


“꼬맹이들 부록 응원하러 왔구나”


체육 선생이 이수의 프렌치프라이 봉투에 손을 넣었다.


“저거 잔에 노란 거···.”


초능력자답게 눈도 예리한 선생님이었다.


“쌤, 못 본 거로 해 주세요”


지우가 손을 싹싹 빌자 매서운 꿀밤이 날아왔다. 다행히 초능력이 깃들여 있지 않은 왼손 꿀밤이었다.


박조단 선생은 학교에 유일한 ‘멀티 초능력자’였다. 달리기 능력에 ‘강한 오른팔 힘’까지 갖추고 있다.


그런 능력이 있기에 아침마다 저녁마다 부록과 운동장 끝에서 끝까지 캐치볼을 할 수 있었던 거다.


“선생님도 근데 야구 헸었어요?”


짝꿍 지우가 물었다. 이건 이수도 궁금한 부분이었다.


“응, 대학교 때까지 투수했었어. 초능력 갖기 전이었지”


“우와 최고 속도 얼마였어요?”


조단 선생은 대답 없이 둘의 뒤통수를 잡고 앞쪽으로 돌렸다.


“이제 초능력 투구 할 모양이다”


잠시 심호흡을 고른 부록이 미트를 향해 강하게 팔을 휘둘렀다. 팔도 손도 보이지 않는 엄청난 속도.


전광판엔 210km가 찍혀 있었다.


“직구야”


친구들이 알기로 부록의 최고 구속은 220km 정도였다.


조단 선생은 해설자가 된 듯 뒤에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데 프로야구 최고 구속은 170km지”


선생의 말대로 프로야구엔 최고 구속 170km라는 제약 조건이 걸려 있었다. 한 팀의 초능력자도 세 명 이하로 제한된다.


“제구가 관건이겠네요”


지우의 말대로 170km라는 구속을 제대로 지키며 정확한 제구를 하는 게 중요했다.


최고 구속이 170km이기 때문에 초능력 투수들은 커브, 슬라이더, 직구를 모두 170km 언저리로 던진다. 일반 타자는 손도 못 대는 수준이었다.


이어서 170km짜리 직구, 커브, 체인지업이 차례대로 들어갔다. 역시 학생들의 눈엔 제대로 구분되지 않았다.


“부록이가 아직 170km에 속도를 못 맞추고 있네”


선생의 말에 전광판을 보니 속도가 170km를 조금씩 웃돌고 있다. 프로야구에선 170km 이상의 공이 날아올 경우 부정행위로 간주하고 ‘보크’ 선언을 하고 있었다.


170km/h 넘는 공이 하나 날아올 경우 '볼' 판정을, 두 번 나올 경우 보크가 된다.


제구도 구속 조절도 아직 제대로 못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부록에 대한 주위의 기대는 엄청났다. 던지기에 특화된 초능력자, 모든 스포츠팀이 탐낼 그런 인재였기 때문이다.


“합격은 당연히 할 건데, 얼마를 제안할지가 문제지”


부록 또한 조단 선생과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계약금이 100만 달러를 넘으면 계약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고개를 찬찬히 흔드는 학생들을 향해 선생이 한 마디 더 보탰다.


“부록은 1억 달러짜리 선수가 될 거야”

.

.

.

.

.

테스트가 끝난 후 패스트푸드 점에 부록과 두 친구, 그리고 조단 선생이 앉았다.


새우버거를 먹은 이수는 더블 패티를, 지우는 새우 버거를 골랐다.


공 던지느라 지친 부록은 그 두 개를 한 번에 시켰다. 조단 선생의 선택은 맥주 한 잔이었다.


“이거 본 기억 있니?”


선생이 이수 앞에 맥주잔을 흔들자 지우와 이수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부록이 어땠어?”


선생의 질문에 김부록이 어깨를 추어올렸다.


“컨디션 별로였어요”


그 의견엔 선생도 동감이었다.


“그래, 내가 보기에도 그러더라”


그러자 지우가 풀 죽은 친구를 위해 응원 한마디를 던졌다.


“야, 걱정 하지 마. 너 나중에 1억 달러 넘게 벌 거야”


조단 쌤의 의견을 자신의 것처럼 떠벌인 지우였다.


“고맙네요, 동지들. 이거 내가 쏜다”


친구들이 기다리던 답이었다.


2050년 12월.


이 순간은 이수와 지우, 부록에게 꽤 중요한 순간이었다.


부록에겐 프로 구단이냐 대학이냐가 좌우되고, 지우와 이수도 초능력 대학 합격 여부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와 별개로 이수에겐 또 다른 고민도 있었다.


아직도 행방이 모호한 친구 최수투.


그리고 시위 영상으로 만난 병원 동기 이소리.


루안 위, 다테 도미토의 정체.


사무총장의 경고와 아이탑 등등.


어째 한 주가 갈수록 새로운 고민이 생기는 신세였지만, 그럼에도 이수는 최근 TV에서 본 한 교수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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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민과 걱정이 많다는 건, 청년들만이 가질 수 있는 큰 혜택입니다. 고민을 즐기세요. 걱정을 깨트리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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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볼트와 와프 +2 19.11.12 602 18 10쪽
34 터프 세이브 +4 19.11.11 648 23 11쪽
33 신인투수 김부록 +2 19.11.09 785 19 11쪽
32 침입자 +4 19.11.08 803 31 10쪽
31 다테 도미토 +6 19.11.07 844 26 11쪽
30 입학식 19.11.06 836 24 11쪽
29 구세주 +4 19.11.05 853 26 11쪽
28 무엇이건 찾는다 +2 19.11.04 868 27 10쪽
27 초능력 측정 19.11.02 925 25 12쪽
26 레이더 능력자, 조서치 +2 19.11.01 957 26 10쪽
25 뛰는 능력자 위에 나는 능력자 19.10.31 1,025 30 11쪽
24 시민영웅 조이수 +2 19.10.30 1,059 30 11쪽
23 초능력 특전단 19.10.29 1,037 27 11쪽
22 살인마의 미스테리 19.10.28 1,123 3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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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피해자와 가해자 +2 19.10.24 1,198 30 11쪽
19 초능력자도 어쩔 수 없는 +4 19.10.23 1,311 35 11쪽
18 해결사 염동혁 19.10.22 1,360 34 11쪽
17 서울초능력대학교 +2 19.10.21 1,451 37 13쪽
16 사무총장의 선물 +6 19.10.18 1,503 41 11쪽
15 피의 물요일, 크리스마스 +2 19.10.17 1,614 39 11쪽
14 자르고 부수고 파괴한다 +2 19.10.16 1,738 4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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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대통령의 비밀 +2 19.10.14 2,199 5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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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소리 +4 19.10.08 2,268 5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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