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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연재수 :
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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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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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5
글자수 :
293,083

작성
19.10.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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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11쪽

뛰는 능력자 위에 나는 능력자

DUMMY

유명세란 무척 피곤한 거였다.


동네에서도, 길에서도 사람들이 알아봤다.


그래도 동네 정도는 괜찮았다.


“이수 좋은 일 했다며? TV에서 봤어.”


“고맙습니다”


이러고 넘어가면 되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가장 피곤한 건 의외의 곳에서였다.


바로 학교다.


명신교 얘기가 아니다.


3월부터 다니게 될 서울 초능력 대학교다.


이수 일행은 입학 전부터 학교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교수들에겐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이라고 평가받았으나 선배들의 태도는 그렇지 않았다.


‘요주의 풋내기’ 정도였다.


홍수철이 붙잡힌 후 2월까지 이수와 정지우, 이비우는 학교 행사에만 세 차례 다녀갔다.


특히 가장 힘들었던 자리는 ‘서울초능력대학 학교의 밤’이라는 행사였다.


동문을 모아놓고 파티를 벌이는 자리였다.


학교 이력이 길진 않기에 졸업생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주요 대상은 현재 재학생들과 교수진, 그리고 입학 예정자였다.


재미있는 건 입학 예정자가 그 세 사람뿐이었다는 거다.


생각해보면 입학도 하지 않은 예비 신입생이 2월 초 열리는 행사에 온다는 거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악수 좀 하지, 이름이 조이수 맞지?”


면접 때 봤던 교수였다. 아니 학과장이었다. 명찰에 ‘분석학과’ 박이동 교수라고 적혀 있었다. 텔레포트 능력자다.


“아, 안녕하세요, 교수님!”


“그래, 활약상은 아주 잘 봤네. 자네 아니었으면 피해자가 더욱 늘어났을 거라고”


1,500여 명이 죽었던 첫 번째 사건과는 달리, 이번엔 8명에 불과했다. 사건 후 같은 피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최이굴 교수도 만났다.


최 교수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수에 대해 ‘미래를 바꿀 인재’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 쪽엔 이수들이 먼저 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붙임성 좋은 지우가 앞으로 나갔다.


지우와 비우는 인사를 하며 이수를 앞으로 내밀었다.


“교수님, 미래를 바꿀 인재가 인사드린답니다”


그러자 최 교수가 양손을 내밀어 이수의 어깨를 두드렸다.


“어, 그래요. 조이수 학생. 고생 많았어요. 이쪽은 느리게 하는 능력자 지우, 여기는 홀로그램 이비우 맞지?”


겸연쩍기도 했지만, 벌써 교수가 알아봐 뿌듯함도 있었다.


그런데 뿌듯함은 그 정도였다.


“저기, 인사 좀 해요!”


맥주를 마시고 있는 이수들의 뒤에서 누가 말을 걸었다.


고개를 돌려 보니 덩치 큰 남자와 작은 남자, 그리고 사나운 눈매의 여자 하나가 있었다.


또래로 보였지만 이제 스무 살이라기엔 뭔가 자연스러움이 녹아났다.


“TV에서 봤어요. 홍수철을 무찌른 신입생, 아니, 예비 신입생들”


작은 남자 쪽이 말을 걸었다. 셋 중 가장 작은 이비우보다도 아래에 있었다.


“네, 감사···. 합니다”


이굴 교수나 학과장은 구면이라 괜찮았지만, 이처럼 초대면인 사람과는 아직 어색한 일행들이었다. 한 살 많은 비우 정도가 손을 맞잡으며 인사했다.


“예비 신입생이라고 하면 안 되지, 미래가 기대되는 인재라고 해야지”


덩치 큰 쪽의 말이었다. 비아냥이 가득 느껴졌다.


“그런데 누구신지···?”


이수가 조심스레 물었다. 통성명도 하지 않았다.


“우리 소개, 잊지 못하게 해줄까”


그러자 갑자기 이수들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주위가 암흑으로 변한 건지, 눈이 보이지 않는 건지 분간되지 않았다.


“난 2학년 오닥후. 주위 시야를 마비시켜버리는 능력자지. ‘다크’라고 외우면 편할 거야”


작은 쪽의 말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입도 벌릴 수 없었다.


“나도 2학년. 서정지다. 능력이 뭔지는 알겠지?”


보이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못하니 마치 돌멩이가 된 기분이었다.


“세상에 능력자는 많아. 너희 정도의 능력자는 더욱 많고”


선배들이라 그런지 존댓말은 한 번밖에 없었다.


잠시 후 다행히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몸도 움직였다.


그런데 눈앞이 다시 캄캄해졌다.


보이지 않는 게 아니라 앞을 드리막은 많은 사람 때문이었다.


작은 선배가 셋, 큰 선배가 셋, 여자 선배도 셋이었다.


“난 멀티 민이라고 불러줘. 보시다시피 이게 내 능력이야.”


멀티 민이라는 여선배는 분신 술사였다.


“오닥후! 뭐하는 거야, 애들 데리고!”


멀리서 고함이 들렸다. 학과장 박이동 교수였다.


교수의 일갈이 있자 선배들의 초능력이 모두 사라졌다.


오닥후가 이수 쪽으로 다가왔다. 아무래도 셋 중 리더로 보였다.


“잘 지내보자”


아무래도 힘든 학교생활이 될 것 같았다.


아수라장 같던 사건이 끝났지만, 여전히 이수의 머릿속엔 ‘피의 물요일 two’가 남아 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도 잊지 못하지만, 이수에게 강렬히 남아 있는 건 바로 초능력 특전단이었다.


딱 달라붙는 특전단 특유의 플라잉 수트, 다부진 체격. 위험 속으로 주저 없이 달려드는 용기. 그리고 엄청난 능력까지.


초능력 특전단은 초능력자들이 바라보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수 기억에만 남은 게 아니었다.


정지우는 그 날 이후 거의 일주일을 특전단 제복만 입고 다녔다. 물론 아이탑을 통해 말이다.


“옷 좀 갈아입지, 그래”


보다 못한 김부록이 한마디 했다. 그런 김부록은 언젠가부터 자기 팀인 서울 트윅스의 옷만 입고 다닌다.


“못 갈아입어. 난 특전단이 될 거야”


벌써 장래 희망을 정한 지우였다.


“특전단 정말 멋있었지. 특히 하얀 헬멧 리더 아저씨가 짱이었어”


비우도 감탄을 연발했다.


“우리한테 잘한다며 엄지손가락도 내밀었어.”


이후 어떤 이벤트라도 있을까 싶었지만, 특전단과의 만남은 없었다. 이야기라도 하고 싶었지만, 기회는 오지 않았다.


특전단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초능력 특수부대다. 경찰에 초능력자로 구성된 기동타격대가 있지만, 특전단은 군을 대표한다.


하지만 특전단의 능력은 기동타격대와 비할 바가 아니다.


애초에 ‘전쟁’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세계가 하나가 된 지 3년이 됐지만, 사실 아직도 각 지역은 다른 나라로 보는 경향이 컸다. 전라도, 강원도만 해도 그렇게 차이가 나는데 바다 건너 사는 사람들의 문화는 같을 수 없었다.


생각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니 말이다.


특전단은 지역마다 존재했다. 구성은 보통 50명 전후로 이루어진다. 능력자가 가득한 어스원아메리카의 경우 그런 특전단이 10개 가까이 있다.


특전단은 아무나 가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전쟁에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능력 수치가 특정 기준을 넘어야 한다.


초능력엔 수치화할 수 있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숙련도와 잠재력이다. 각 수치는 100이 최고다.


숙련도는 1부터 시작한다. 말이 1이지 능력을 제대로 다루지도 못하는 수준이다. 자기도 모르게 능력이 발휘되고, 멈추기도 어려운 단계를 뜻한다.


대통령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던 이수 친구 최수투를 그 정도라 보면 된다.


100이란 수치는 어디까지나 한계일 뿐이다. 숙련도 100, 잠재력 100이라고 하면 ‘측정 불가’, ‘무한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특전단 가입 기준은 잠재력은 딱히 없다. 단지 숙련도가 50 이상이어야 한다.


“숙련도, 잠재력. 왠지 우리랑 거리가 먼 단어 같아”


이수의 말이었다. 능력을 수치화한다니,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그냥 재기도 힘들대. 특수한 기계가 있어야 한다던데”


지우가 덧붙였다. 특전단 ‘빠돌이’가 돼버린 지우도 관련해 많은 정보를 검색했다.


“초능력 연구소에나 있고, 협회에 있고, 군대에 있고 그 정도래”


그것 또한 아무나 검사받고 싶다고 받는 게 아니었다.


그때 비우가 눈에 확 뜨일만한 이야기를 했다.


“서울 초능력 대학교에도 하나 있대”


“진짜?!”


나머지 세 친구의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이수의 활약은 물론 이소리도 보았다.


연락을 기다리다 기다리다 먼저 전화한 이수였다.


이소리와의 통화는 쉽지 않았다. 당연히 그날 이후 만나지도 못했다.


거의 며칠을 시도해서야 연락이 닿았다.


“소리야, 안녕?”


정말 어색하기 그지없는 인사였다. 이수에게 이성이란 멀고도 험난한 존재였다. 특히 이소리같은 미인은 더욱 그랬다.


“이수, 안녕. 엄청난 일 있었다면서?”


왠지 기운 없어 보이는 그녀였다.


“응, 죽다 살아났어···. 소리는 잘 지냈어?”


대화를 잇는 기술도 없었다.


“그냥저냥···. 그냥 지내고 있어.”


그래도 이수는 그런 힘없는 모습이나마 영상으로 보는 게 반가웠다.


그리고 흐르는 적막.


10초 정도밖에 되지 않은 거 같은데 10년은 된 거 같았다.


“저 소리야, 혹시 주말에 시간 되면···.”


그러자 그의 말을 소리가 끊었다.


“미안한데 이수야, 내가 바빠서 말이야. 나중에 통화할게”


그리고 통화는 일방적으로 끊겼다.


이 난감한 상황을 AI 벡셀이 모두 지켜보았다.


뒤통수가 시큼해 돌아보니 있었다.


로봇이지만 가끔은 사람 같은 벡셀이었다.


‘모른 척해줘’라고 하기는 뭐 했으나 방법이 있었다.


“벡셀”


“네, 이수님”


“방금 통화한 장면 지워줘”


“네, 통화 기록 삭제”


말은 잘 듣는 로봇이었다.


초능력협회 염동혁에게도 연락이 왔다.


“이수 군, 활약 아주 잘 봤어. 덕분에 흉악범을 잡았네”


“고맙습니다. 사무총장님”


그런데 통화를 하며 어딘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염동혁이 사건을 마치 남의 일처럼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초능력협회는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홍수철이 공격을 퍼부었고 빨간 바리케이드로 이를 막았다.


생각해보면 홍수철의 공격은 다분히 협회 쪽을 향했다.


하지만 홍수철 같은 능력자도 뚫지 못할 만큼 협회의 힘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총장님?”


“총장 아니고, 사무총장이라고 불러”


“사무총장님, 그날은 어떻게 된 거예요?”


그러자 사무총장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 그때? 우리 직원 중 바리케이드 능력자가 있어. 그리고 능력 증폭 능력자도 있고. 둘이 합해서 간신히 막았었지”


그의 대답은 이수의 질문 즉시 튀어나왔다. 마치 예상이라도 한 것 같았다.


아무리 봐도 상황은 이상했다.


초능력협회엔 이수가 대충 짐작해도 최소 백 명 이상이 있었다.


그런데 협회 쪽에선 어떤 공격도 없었다.


협회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홍수철을 제압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나중에 더 자세한 이야기 할 날이 있을 거 같네. 그럼 나는 바빠서 이만”


염동혁도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소리와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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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침입자 +4 19.11.08 803 31 10쪽
31 다테 도미토 +6 19.11.07 845 26 11쪽
30 입학식 19.11.06 836 24 11쪽
29 구세주 +4 19.11.05 853 26 11쪽
28 무엇이건 찾는다 +2 19.11.04 869 27 10쪽
27 초능력 측정 19.11.02 926 25 12쪽
26 레이더 능력자, 조서치 +2 19.11.01 958 26 10쪽
» 뛰는 능력자 위에 나는 능력자 19.10.31 1,026 30 11쪽
24 시민영웅 조이수 +2 19.10.30 1,059 30 11쪽
23 초능력 특전단 19.10.29 1,038 27 11쪽
22 살인마의 미스테리 19.10.28 1,123 32 11쪽
21 염봉호의 공격 19.10.25 1,132 29 11쪽
20 피해자와 가해자 +2 19.10.24 1,198 30 11쪽
19 초능력자도 어쩔 수 없는 +4 19.10.23 1,312 35 11쪽
18 해결사 염동혁 19.10.22 1,361 34 11쪽
17 서울초능력대학교 +2 19.10.21 1,451 37 13쪽
16 사무총장의 선물 +6 19.10.18 1,504 41 11쪽
15 피의 물요일, 크리스마스 +2 19.10.17 1,615 39 11쪽
14 자르고 부수고 파괴한다 +2 19.10.16 1,739 47 11쪽
13 입단 테스트 19.10.15 1,978 4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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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찾았다, 초능력! +8 19.10.11 2,314 55 12쪽
10 초능력을 찾아라 +2 19.10.10 2,217 52 11쪽
9 이소리 +4 19.10.08 2,268 55 11쪽
8 주사 맞는 날 +5 19.10.07 2,317 4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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