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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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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83

작성
19.10.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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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자르고 부수고 파괴한다

DUMMY

사실 많은 문제보다 가장 급한 건 조이수 자신의 문제였다.


이수는 최근 초능력자가 됐다.


원자와 분자의 구조를 바꾸는 초능력자.


하지만 아직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수는 짝꿍 지우와 함께 초능력 대학 시험을 보기로 이야기했다.


당장 첫 면접이 1월 첫 번째 주.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간이었다.


일찍 초능력을 얻은 지우이기에, 초능력 대학에 대한 준비도 이수보다 많이 했다.


그런 지우가 강조한 아주 중요한 요소가 하나 있었으니.


“다른 무엇보다, 초능력을 정확하고 제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해. 범위라던가 규모, 강도 등은 상관없어. 대신 자신이 말한 대로 이뤄질 수 있게 해야 해”


예를 들어 물체의 시간을 느리게 하는 지우의 경우, 날아오는 빠르게 날아오는 축구공 주위로 한 바퀴를 돌겠다던가, 떨어지는 물방울을 플라스틱 상자에 담겠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매일매일 이수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건 역시 초능력이었다.


하루는 옆집 민수 형과 함께 공터로 나갔다. 민수 형은 날아다니는 능력을 갖춘 초능력자다.


“원자와 분자의 구조를 바꾸는 능력이라. 그거 정말 엄청난 거 같다. 축하한다, 이수야”


“고마워요, 그런데 아직 잘 사용하지 못해요”


이수의 실험 대상은 공원의 돌멩이, 잡초 등이었다. 다른 거로 실험하기엔 그의 말대로 자신이 없었다.


지우에 따르면 초능력 시험을 볼 때, 적어도 30초 이내에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이수는 세 번 중 한 번 정도만 성공하고 있었다.


“돌멩이를 벽돌처럼 네모나게 만들어봐”


민수 형의 주문에 돌멩이에 집중했다. 처음엔 변화가 나타나는 듯했으나 한쪽 면만 네모나게 변했다.


“모양을 아주 확실하게 생각하고 능력을 해야 해”


형의 말을 듣고 아주 확실한 정육면체를 생각했다. 그리고 능력을 발휘하니 그의 말처럼 돌멩이가 벽돌로 바뀌었다.


민수 형이 말하는 초능력의 비결은 ‘간절함’이었다. 아주 확실하고도 간절하게 바라야 이루어진다고 말이다.


“형이 날아다니는 능력자잖아. 이 능력 어떻게 제대로 사용하게 됐는지 알아?”


“설마···.”


순간 이수의 머릿속에 나타난 건 영화 ‘스파이더맨’의 한 장면이었다. 주인공 토니 파커는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이수의 표정을 읽은 민수 형이 말했다.


“아마, 네 생각이 맞을 거야.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렸어”


목숨이 걸린 문제니 간절하지 않고선 살아날 수 없는 순간이다.


“저도 비슷하게 한 번 도전해볼까요?”


하지만 비슷한 간절함이 뭐가 있을지 찾는 것도 문제였다.


민수 형의 조언은 계속됐다.


“이 말도 들었겠지만, 정확하게 생각해야 해. 나 같은 경우도 처음엔 그냥 솟아오르는 데 집중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까지 솟아오를지, 또 추진력은 어느 정도일지도 다 생각하고 능력을 발휘하는 거야”


집에서의 연습 대상은 AI 벡셀과 음식 캡슐이었다. 벡셀은 관중의 위치였다.


음식 캡슐은 손가락 한 마디의 크기. 작은 물체다 보니 다른 것보다 모양을 바꾸기가 수월했다.


네모난 큐브를 별 모양으로, 다시 원래 모양으로 바꾸는 놀이를 계속하다가 문득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다.


원자와 분자의 구조를 바꾼다, 즉 ‘이동시킨다’는 건 훨씬 다양한 종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백셀, 원자와 분자의 구조를 바꾸는 초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그러자 초고속 엔진을 가진 컴퓨터답게 순식간에 여러 가지 답을 내놨다.


1. 물체의 모양을 바꾼다.

2. 물체를 자르거나 합친다.

3. 물체의 크기를 바꾼다.

4. 물체를 이동시킨다.

5. 물체를 파괴한다.

6. 물체를 녹인다(기화, 액화).


백셀이 내놓은 대답은 생각보다 많았다.


자료를 읽어보면 볼수록 자신의 능력에 두려움이 생겼다.


초능력협회 사무총장의 말대로, 저 능력을 자유로이 쓰게 된다면 말 그대로 ‘위험인물’이라고 부르기 충분한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래 봤자 현재는 음식 캡슐 모양 바꾸기 정도가 한계인 수준이지만 말이다.


일단은 하나씩 도전해보기로 했다.


가장 쉬워 보이는 건 물체를 자르는 것이었다.


자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음식 캡슐의 절반이 칼로 자른 듯 ‘똑’ 하고 떨어지는 모습을 상상하면 되는 거였다. 이 작업은 두 번 만에 성공했다.


크기를 바꾸는 건 이미 몇 차례 해본 작업이었다. 염동혁 총장 앞에서도 성공했다.


크기 바꾸기는 아마 원자의 구조 때문에 가능한 거 같았다. 원자와 분자 사이엔 일정한 공간이 있다. 그 공간을 좀 더 촘촘하게 하거나 확장하면 크기 변경이 가능하다.


음식 캡슐 대상으로는 이제 꽤 수월하게 성공했다. 크기 바꾸기, 모양 바꾸기 등은 손가락 마디 정도의 크기로는 어렵지 않았다.


나머지 세 개가 문제였다. 이동시키고 녹이고 파괴하는 작업 말이다.


녹이고 파괴하는 건 이해는 갔다. 녹인다는 것, 증발시키는 것은 원자의 구조를 바꾸는 기본적 작업이기 때문이니 말이다.


단지 기체로 됐을 때 유동성이 엄청나게 확장되는 정도가 다른 것이다.


녹이는 작업을 시도했다. 음식 캡슐이 액체로 변하도록 해봤다.


근데 제대로 되지 않았다. 거의 열 번을 시도해서야 즙이 약간 나오는 정도였다.


파괴하는 것도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파괴해라!’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한 만큼 멋있는 모양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그냥 음식 캡슐이 서서히 가루가 되며 바닥에 쌓인 거다.


제대로 파괴하려면 폭발력을 줘야 하고, 또 녹이는 작업 또한 연구가 필요한 것 같았다.


가장 이해되지 않는 건 물체의 이동이었다.


원자 구조 바꾸는 것과 이동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 질문을 역시 척척박사 벡셀에게 해보았다.


벡셀이 내놓은 답은 이해하기 쉬웠다.


A 위치에 있는 원자를 B 위치로 이동시키면 되는 작업이었다.


원자 구조를 바꾸는 것도 기본적으로 공간상의 이동이 필요한 법, 따라서 어떤 물체가 100만 개의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가정할 때, 그 100만 개를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면 된다.


벡셀이 내놓은 원리는 하나 더 있었다.


물체라는 건 공기 중에 있으므로, 주위의 공기에 변화를 줘 이동할 수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뒤에 건 포기하기로 했다.


바람에 의한 이동을 뜻하는 건데, 음식 캡슐 하나 움직이는 건 입으로 강하게 불어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날 밤 사무총장에게 연락이 왔다.


이렇게 가끔 연락을 하고 확인하며 내 상태를 점검할 계획이었다. ‘위험’ 딱지를 달지 않는 것에 대한 안전장치였다.


“그래, 이수 학생. 능력은 이제 좀 자연스레 쓰고 있나요?”


사무총장의 요구에 이수가 방금 찍은 영상을 보여줬다. 아이탑을 사용하지 않다 보니 영상 하나 찍고 보내는 것도 꽤 귀찮았다.


“물건을 둘로 쪼개는 것도 가능하고, 녹이기까지 하네. 가루로도 만들고”


총장의 얼굴엔 웃음기가 없었다. 걱정되는 눈치였다.


“공사장에서 일하면 잘할 것 같지 않나요?”


이수가 농담을 던졌지만, 총장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원리대로라면 물체를 이동시키거나 폭발시키는 것도 가능하겠네요”


벡셀의 분석과 같은 내용이었다.


“아무튼, 능력을 잘 찾아가고 있는 건 축하해요. 대신 정기적으로 협회에 와서 직접 능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수는 통화를 끊고 생각이 많아졌다.


자신이 그렇게 위험한 인물인가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염동혁 총장의 걱정은 정확한 것이었다.


만일 자신이 능력이 더 강해졌는데, 갑자기 정신병에 걸리거나 우울증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또 악당과 어울려 다니며 세상을 파괴하는 데 능력을 쓰면 어떻게 될 것인가.


잠이 안 오는 이수는 거실로 나가 텔레비전을 켰다.


항상 그렇듯 먼저 나오는 얼굴은 대통령 루안 위였다.


가장 많은 프로는 뉴스였고, 뉴스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루안 위였기 때문이다.


뉴스에선 루안 위와 세계 초능력 협회 관계자의 회동 내용이 나왔다.


초능력자들의 권익을 더욱 증진하고, 더불어 혹시 생길 수 있는 위험 요소에 대해 서로가 서로에 대한 감시자 노릇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안 위의 말대로 초능력자에 대해 가장 신경 써야 할 건 다른 초능력자들이었다.


초능력자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른 초능력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 방송이다 보니 국내 관련 내용도 다뤄졌다.


루안 위가 염동혁 사무총장과 악수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


대통령은 염동혁에게 안티초능력 협회와의 회동을 제안했다.


함께 자리를 마련해 현재의 이 강경한 반대 물결을 진정시키려는 의도였다.


“초능력자와 비초능력자가 하나가 돼 평화로운 지구, 평화로운 어스원코리아를 만들어야 합니다”


루안 위의 주위엔 항상 그렇듯 국무부장 존 버크만과 비서실장 다테 도미토가 함께 했다.


괴력의 사나이 존 버크만, 그리고 투시 능력을 갖춘 비서실장.


염동혁 사무총장에 따르면 다테 도미토는 위험인물 출신이다.


‘위험’ 딱지를 달고 있었지만, 비서실장 임명과 함께 그 딱지가 제거됐다.


위험 딱지를 단 능력자는 세계 초능력 기구에 의해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된다.


일거수일투족까진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 소재 정도는 항상 체크된다. 즉,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소리다.


하지만 진정한 위험인물은 따로 있었다.


대통령 루안 위 얘기다.


역시 사무총장에 따르면 루안 위는 초능력자다. 그리고 위험 딱지를 갖고 있었다.


루안 위를 생각하면 절친 최수투가 생각난다.


현재 어스원아메리카에 살고 있다고 각종 자료는 보고하지만, 실제 이수는 수투를 만난 적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


몇 주 전 메시지가 날아오긴 했다. 수투와 수투 가족이 함께 나란히 있는 영상이었다.


별 내용이 아니었다.


‘우린 잘 지내고, 여기서 행복하게 있다. 나중에 건강하게 보자.’


2050년의 기술은, 특정 인물이 영상 정도야 아주 쉽게 만들 수 있었다.


지금껏 받아본 두 개의 영상에서 수투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볼 때, 저런 표정은 숙제하지 못 했을 때 수투가 짓던 표정이었다.


그렇게 볼 때, 영상 속의 인물은 수투가 맞는 것 같았다.


단지 상황과 태도와 멘트가 어색할 뿐이었다.


내심 이수는 루안 위를 의심하고 있었다.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라진 수투, 그리고 대통령의 협박.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다니.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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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볼트와 와프 +2 19.11.12 602 18 10쪽
34 터프 세이브 +4 19.11.11 648 23 11쪽
33 신인투수 김부록 +2 19.11.09 785 19 11쪽
32 침입자 +4 19.11.08 803 31 10쪽
31 다테 도미토 +6 19.11.07 844 26 11쪽
30 입학식 19.11.06 836 24 11쪽
29 구세주 +4 19.11.05 853 26 11쪽
28 무엇이건 찾는다 +2 19.11.04 868 2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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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레이더 능력자, 조서치 +2 19.11.01 957 26 10쪽
25 뛰는 능력자 위에 나는 능력자 19.10.31 1,025 30 11쪽
24 시민영웅 조이수 +2 19.10.30 1,059 30 11쪽
23 초능력 특전단 19.10.29 1,037 27 11쪽
22 살인마의 미스테리 19.10.28 1,123 32 11쪽
21 염봉호의 공격 19.10.25 1,132 29 11쪽
20 피해자와 가해자 +2 19.10.24 1,198 30 11쪽
19 초능력자도 어쩔 수 없는 +4 19.10.23 1,311 35 11쪽
18 해결사 염동혁 19.10.22 1,361 34 11쪽
17 서울초능력대학교 +2 19.10.21 1,451 37 13쪽
16 사무총장의 선물 +6 19.10.18 1,503 41 11쪽
15 피의 물요일, 크리스마스 +2 19.10.17 1,614 39 11쪽
» 자르고 부수고 파괴한다 +2 19.10.16 1,739 47 11쪽
13 입단 테스트 19.10.15 1,978 43 11쪽
12 대통령의 비밀 +2 19.10.14 2,199 54 11쪽
11 찾았다, 초능력! +8 19.10.11 2,314 55 12쪽
10 초능력을 찾아라 +2 19.10.10 2,217 52 11쪽
9 이소리 +4 19.10.08 2,268 55 11쪽
8 주사 맞는 날 +5 19.10.07 2,317 4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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