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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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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83

작성
19.10.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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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피의 물요일, 크리스마스

DUMMY

19살 남자아이들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이수 역시 비슷했다.


크리스마스라고 별로 할 일이 없기는 말이다.


“영화 보러 가자!”


김부록과 정지우가 아침부터 연락을 해왔지만, 썩 내키지 않는 이수였다.


“이런 날 남자끼리 뭐하는 짓이냐. 집에 있을래”


친구들이 졸라대 아침부터 VR 야구나 한 게임을 했지만, 한 팀엔 컴퓨터가 들어가야 하니 딱히 재미있지도 않았다.


그 한 팀에 들어간 건 다름 아닌 AI 벡셀이었다. 온라인으로 벡셀과 연결하면 함께 플레이할 수 있었다.


설정을 제대로 해놓지 않으면 모든 공을 쳐 내는 벡셀이었기에, 벡셀의 실력을 초중급으로 설정해놓았다.


김부록은 자기 팀에 자기 캐릭터를 만들어 놓았다. 170km/h짜리 너클볼이라는 말도 안 되는 구질도 있었다.


“불공평해”


8회에 2대 11로 뒤지고 있자 정지우가 뱉은 말이다. 치는 공은 많았지만, 수비에 족족 잡히고, 코너워크 잘 된 공을 던졌지만 초중급 벡셀의 실력 또한 그 이상이었다.


게임엔 당연히 내기가 따르는 법. 지우와 이수는 부록에게 맥주를 사기로 했다.


디데이는 2051년 새해.


야구장에서 몰래 마신 것도 뒤가 너무나 켕겼던 이수와 지우였다.


수투가 있었다면 좋은 승부가 됐을 텐데.


이럴 때 더욱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수투였다.


크리스마스에 보통 청소년들은 무얼 하고 보낼까.


어떤 친구들은 여자아이들과 카페를 빌려서 밤을 새우고 놀기로 했다.


이수도 제안을 받았지만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은 주최자의 목소리에 사양했다.


말만 안 했지 분명 술 마시고 떠들고 시끄럽게 노는 자리임이 분명했다.


이성, 그리고 음주·가무.


아직은 어색한 게 정상적인 이수 또래들의 생각이었다.


딱히 할 일도 없던 이수의 목적지는 헬스장이었다.


헬스장에 가서 운동도 하고, 또 요가 동작을 활용해 명상도 할 계획이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전날은 눈이 왔다.


뉴스에 따르면 이게 바로 진정한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면 당연히 크리스마스 당일이 대상이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세간의 인식은 그렇지 않았다.


이브 날 눈이 와야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여긴다.


이수는 눈에 대해 별로 생각이 없었다.


그냥 만지면 차가운 물체, 따뜻해지면 물이 되는 존재 정도로 생각했다.


헬스장을 가려다 갑자기 눈이 쌓였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그리고 달려간 곳은 바로 아빠의 플라잉 카였다.


이수 아빠의 자동차는 ‘명목만’ 플라잉 카였다.


아버지는 하늘을 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기차로 맨날 떠서 가는데 뭘. 그냥 땅으로 가는 게 좋아”


플라잉카 시대가 도래한 지도 시간이 꽤 됐지만, 이수 아빠처럼 바퀴로 굴러가는 걸 선호하는 사람이 많았다.


아날로그란 이름은 언제 들어도 향긋한 내음이 나기 마련이니까. 사람들은 언제나 아날로그에 취하고 아날로그에 환호하는 거 같았다.


예상대로 이수 아빠의 차는 눈으로 하얗게 뒤덮여 있었다.


전기세를 아낀답시고 아마 온열 기능도 켜놓지 않으신 거 같았다.


이수가 여기에 달려온 건 연습을 위해서다.


차에 쌓인 눈을 녹이는 것, 이수의 능력을 연습해보기 아주 좋은 대상이었다.


이수가 여태껏 테스트해본 대상은 모두 크기가 범위가 작았다.


주먹만 한 돌멩이, 주먹만 한 과일, 손가락 한마디만 한 음식 캡슐 정도였다.


이수도 의문이 들었다.


과연 자동차 전체의 눈을, 한번에, 녹일 수 있을지 말이다.


일단 자동차의 크기를 느끼는 이수였다.


자동차 전체를 눈으로 정확히 보고, 그 위에 쌓인 눈이 한 번에 기체가 돼 날아간다고 생각했다.


생각의 모든 공간에, 그리고 신경의 모든 자리에 오직 차 위에 있는 눈밖에 없다고 여겼다.


집중력, 집중력.


가장 중요한 건 집중력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생각보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 느낀 그때.


차의 검은색 차체가 보였다.


아주 깔끔하고 광택마저 나는 매끈한 차체.


성공이었다.


“성공!!!”


이수가 소리를 지르자 반대편 골목에서 경적 소리가 들렸다. 시끄럽다는 것 같았다.


그만큼이나 기쁜 일이었다. 이수에게는.


문제가 하나 있다면, 녹는 과정을 보지 못했다는 부분이다.


눈이 녹아서 기체가 된다면, 최소한 열이라도 날 텐데.


차에선 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습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분자와 원자의 이동.


입자를 단순히 이동시키는 능력이라면, 열이 발생하지 않는 것도 어쩌면 말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게 순간적인 작업이라면, 녹는 것 또한 순간적으로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시간이 걸렸고, 또 완벽히 의도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성공했다.


‘위험 딱지’라는 주홍글씨가 필요한 이유를 약간은 공감하는 이수였다.

.

.

.

.

.

헬스를 하고, 요가까지 마무리하고 다시 거리로 나섰다.


발길은 정처 없이 북으로, 또 북으로 향했다.


집에서 위쪽으로 가면 서울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서울역이 나온다.


이수의 아버지가 출퇴근하는 바로 그곳이다.


서울역 광장은 그야말로 빨간색 천지였다.


많은 사람의 복장이 산타클로스로 일원화돼 있었다.


산타 복장을 한 꼬마부터, 정말 산타클로스처럼 수염까지 장식한 할아버지까지.


역시 크리스마스의 메인은 산타클로스가 아닐까 싶었다.


강아지에 아이탑을 달아 놓은 사람도 있었다.


역시 그런 강아지들은 대부분 순록처럼 변해 있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만 나는 건 아니었다.


한쪽에선 500명은 돼 보이는 사람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티초능력협회 크리스마스 집회>


가장 강경한 단체 중 하나인 안티초능력협회의 집회였다.


무대 위엔 이수도 많이 본 얼굴이 서 있었다.


바로 안티초능력협회의 회장 염봉호였다.


염봉호에 대해서는 이수도 잘 모르지만, 딱 하나 확실한 게 있었다.


초능력협회 회장 염동혁의 형이라는 것 말이다.


서로 대척하고 있는 협회의 두 수장이 형제라는 사실.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세간엔 이런 소문도 있었다.


둘이 중요한 이권 단체의 수장을 차지해, 여론을 자기들 마음대로 조종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 둘 사이의 관계는 좋지 않았다.


이수가 알기로 안티초능력협회의 염봉호는 집에서 내놓은 자식이었다.


“예수가 태어난 크리스마스에 이렇게 자리해주신 회원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런 때에야말로 초능력 척결에 대한 우리의 바람이 예수의 은총을 입고 더 거세게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타도, 초능력!!”


“루안 위는 물러가라!!”


“염동혁 하야하라!!”


역시나 동생에 대한 목소리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염봉호였다.


안티초능력협회의 집회는 거칠기로 유명하다.


지금은 이렇게 무대를 보며 구호를 외치는 수준이지만, 잠시 후엔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 단체의 진면모는 이수도 겪은 바 있었다.


바로 수투가 초능력 주사를 맞으러 가던 날, 달려오는 한 무리의 집회자들에 짓밟힐 뻔했기 때문이다.


협회 회원들의 대부분은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초능력으로 인한 아픈 기억 말이다.


초능력 주사로 부작용이 일어난 사람들.


초능력 주사 자체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


초능력자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 등 말이다.


그중 가장 많은 사람은, 특정한 날, 특정한 사람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이다.


바로 2048년 7월 15일 ‘피의 물요일’ 사태 말이다.


피의 물요일은, 물을 부리는 능력자 ‘홍수철’에 의해 1,500명에 달하는 사람이 죽은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수요일에 일어난 사건이라, 수요일의 ‘수’자를 ‘물’로 바꿔 그때의 비극을 그대로 담은 이름이었다.


능력을 발휘해 수자원공사에서 일하고 있었으나, 그간 겪고 있던 조울증이 발동해 자살을 하려 한 사건이었다.


물이 아주 많은 장마철에, 물의 초능력자가 말이다.


번화가인 강남에서 생긴 사건이라 피해자는 더욱 컸다.


많은 피해자가 2~30대의 젊은이들이었다. 10대 피해자도 100명을 넘었다.


웃긴 건 사건의 주범 홍수철은 죽지 않고 멀쩡했다는 거다.


일 강수량 100mm가 넘는 폭우에, 홍수철의 능력이 더해져 가뜩이나 낮은 강남 지역이 물바다로 변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당시 수위가 건물 2층의 절반까지 차올랐다.


사람들의 발목 높이에서 오르락내리락하던 물이, 홍수철의 폭주로 30분 만에 그 정도에 이르렀다.


특히 그날 큰 이벤트가 있었기에 피해가 컸다.


아이탑 강남 지점의 오픈을 맞아 많은 연예인과 팬들이 자리를 메운 것이다.


아이탑 본사는 사망한 사람들에게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았다.


홍수철의 폭주와 자신들은 아무 관계가 없다는 태도였다.


엄격히 따지면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붙잡힌 홍수철은 아이탑 최신 버전을 목에 걸고 있었다.


물에 휩쓸려 자살하겠다는 사람이 ‘아쿠아맨’ 차림을 하고 있던 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그런 집회 현장에 이수가 다가가고 있는 이유는 하나였다.


혹시나 그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바로 병원에서 스쳐 간 병원 동기, ‘이소리’ 말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 본 이소리는 시위대의 맨 앞에 서 있었다.


그만큼 적극적이고 강경한 시위자란 뜻이었다.


“잠시만요, 잠시만요. 실례합니다”


인파 속에 스쳐 지나가는 얼굴은 하나같이 어둡고 우울했다.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세기말의 마지막 날 같은 표정들이었다.


190cm도 넘어 보이는 한 시위자를 지나가는데, 그가 이수를 향해 피켓을 내밀었다.


<살인마 홍수철을 사형하라>


히틀러의 뒤를 잇는 희대의 살인마였지만 여전히 홍수철은 교도소 어딘가에서 잘살고 있었다.


오히려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많아, 상전과도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때 피켓 옆으로 익숙한 얼굴이 비쳤다.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


거의 남자 왼쪽 뒤 10m 정도의 위치에 보이는 노란 단발.


170cm에 가까운 큰 키,


운동복 스타일의 딱 달라붙는 옷.


이수가 찾던 그녀, 이소리였다.


“이, 이소리! 소리님!”


하지만 아무리 외쳐도 반응이 없었다.


이수의 소리는 수백 시위대의 함성에 묻혀 사라졌다.


“루안 위는 물러가라!!”


“염동혁, 개새끼!!”


점차 시위는 욕설도 섞여가며 거칠어졌다.


시위대가 거칠어지고 있다는 건 이수가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인파의 간격이 점점 좁아지고, 그 흐름에 따라 이수도 물에 떠내려가듯 휩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쾅!! 쾅!!’


멀리 대로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경찰이었다. 정확히는 전경.


시위 때마다 부상자가 속출했기에 경찰은 안티초능력협회라면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었다.


그래서 시위대를 먼저 공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초능력자와 비초능력자의 화합을 주장하면서도, 정부는 이상하게 초능력자에 좀 더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


안티초능력협회의 주장에 손을 들어줄 수 있는 이유였다.


포 소리에 이어 들리는 건 지축을 울리는 굉음이었다.


강화 플라스틱으로 온몸을 도배한 기동타격대 무리였다.


“일단 두들겨 패버려!!”


“죽지만 않게 패!!”


능력자가 즐비한 기동타격대는 잠깐 사이에 이수에게 소리가 들릴 정도까지 다가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22 사현의령
    작성일
    19.11.10 13:57
    No. 1

    나중에 초능력 자유자제로 다룰수있으면

    지구를 원자상태로 분해하는것도 가능하단거잖어?

    그리고 세상의 시간도 멈출수있지 않을까?
    모든 원자의 운동을 자신만 빼고 멈춘다면 말이야

    공간이동도 가능할것 같고

    날씨도 조종 가능하고
    원소관련능력은 다 쓸수있다 봐야하고
    사긴데...ㄷㄷ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do****
    작성일
    19.11.13 11:04
    No. 2

    가능한 이야기 같네요...? 근데 보시면 알겠지만 일단 아직은 소규모 범위만 움직이는 수준이에요 ㅋ 나중엔 모르겟네요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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