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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최면술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dltkdals0527
작품등록일 :
2019.01.26 16:27
최근연재일 :
2019.02.14 15:4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643
추천수 :
1
글자수 :
85,279

작성
19.02.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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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1. 이상자들의 교회

DUMMY

<15화>

뜨겁다.

몸이 타는 것 같다.

불꽃이 등을 태우는 기분.

자고 있는 시온이 눈을 부릅뜨며 일어났다.


“뜨거워!”


온 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은 시온.

등이 너무 뜨거워, 몸을 오른쪽으로 돌려 누웠다.


작고 부드러운 손길.

고라니 같은 작은 손이 시온의 얼굴을 더듬고 있다.

시온은 영문을 모른 채, 손길의 주인을 바라본다.


작은 여자 아이.

하얀 피부에 예쁜 인형처럼 조목조목 한 이목구비.

그러나 아이는 눈을 감은 상태로 시온의 얼굴을 더듬고 있었다.


“얘야, 뭐하······.”


시온이 아이에게 아주 상냥하게 질문하려 했다. 아이가 자신의 눈을 꾹 누르기 전까지 말이다.


“악!”


눈을 부여잡는다.

시온의 눈에는 작은 눈물이 맺혔다.


“언니! 삼촌 일어났어.”


아이가 뒤를 보며 소리쳤다.


‘언니?’


시온은 여자아이가 눈을 찔러 정신이 확 깼다.

뒤늦게 바라본 장소.

아늑한 공간. 따뜻한 공기.

아이보리 벽지와 나무책장.

자신이 누워있는 침대는 마치 병원에서 쓰는 것 같다.


병원?

병원이라기엔 너무 가정집 같은 곳이다.


“여긴 어디지?”


시온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사이.

또 다른 여자 아이가 나타났다.


철컥.

문을 열어 당당하게 들어오는 아이.

아이는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꼬마랑 자매인 듯 했다. 꼬마처럼 흰 피부와 예쁜 이목구비를 갖고 있었다. 아이의 키는 문고리보다 조금 더 컸다.


“사랑아! 전기장판을 8단계로 해 놓으면 어떡해!”


여자 아이가 시온의 옆에 쪼그려 앉아있는 꼬마에게 말했다.


“아! 정말? 미안해요.”


눈을 감고 있는 꼬마가 시온에게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


“땀을 흘리길래, 뜨거울까 봐······.”


시무룩한 표정이 아이의 하얀 볼을 빵빵하게 만들었다.

언니가 동생의 손을 잡고, 스위치로 갔다 댔다.


“자, 여기. 이쪽으로 돌리는 게 뜨거운 거고, 이쪽이 안 뜨거운 거야.”


스위치의 레버를 돌려가며, 설명해주었다.

언니도 크지 않은 손이지만, 더 조그만 동생의 손을 잡았다.

동생은 더듬는 손을 갑자기 번쩍 들며 말했다.


“나 이제 알겠어!”


아이는 방실방실 웃었다.

나름 높이 들어 올린 손은 아이의 단발머리 언저리에 있었다.

시온이 활짝 웃었다.

아이의 행동은 사랑스러웠다.


시온이 아이를 보며 귀엽다는 듯이 웃는 것을 언니가 눈치 챘다.

언니는 시온에게 다가와 손가락을 뻗으며 말했다.


“여기 괜찮아요?”


언니가 시온의 오른손가락 끝을 꾹 눌렀다.


“아악!”


붕대로 감겨있는 오른손을 여자 아이가 누르자, 시온이 고통스러워하며 비명을 질렀다. 시온은 모르지만, 이미 그의 오른손은 손톱이 모두 나간 상태였다.

시온은 자신의 오른손에 감겨진 붕대에 반대쪽 손을 갖다 댔다. 자신의 왼손이 닿아도 짜릿한 고통이 있었다. 전기가 찌릿찌릿 오는 것 같았다.


여자 아이는 일부로 그런 듯, 뒤로 도망쳤다.


“아저씨! 이 아저씨 일어났어!”


문 밖으로 뛰쳐나가는 심술궂은 아이는 어딘가로 소리쳤다.


자신의 팔이 붕대로 감아져있다.

오른팔을 두리번거리지만, 왜 손이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삼촌, 괜찮아요?”


눈을 감은 아이가 말했다. 아이는 더듬거리는 손으로 시온을 위로하고자 했다.


“괜찮아. 하나도 안 아파.”


시온은 괜히 허세를 부렸다.

아이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시무룩한 입술을 하고 있었다.

왠지 모를 가책이 느껴졌다.

아이를 위로하고자 하였다.


“삼촌 걱정해줘서 고마워. 사랑이는 착하구나.”


그러나 시온의 손가락은 살짝만 굽히려 해도 찌릿찌릿했다.


철컥.

문이 열렸다.

문틈 사이로 보이는 것은 여자 아이가 아니었다.

검정으로 가득하며, 문이 작고 초라하게 보일 정도로 큰 남자였다.

남자의 뒤에 여자아이가 쫄랑쫄랑 쫓아왔다.

남자가 성큼 시온에게 다가왔다.

가까이서 보니 그의 덩치는 더 컸다. 넓은 어깨. 중년 남성의 흔적이 보이나, 웬만한 청년보다 멋졌다.


“몸은 좀 괜찮나?”


“네······.”


시온이 대답을 다 하기도 전에 남자는 질문했다.


“이름은? 나이는? 그 장소엔 왜 갔었지? 무슨 고문을 당했었나?”


남자는 덤덤하고 빠르게 질문하며, 시온의 몸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남자의 질문에 시온은 답하지 못 했다.

이름부터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름······.’


“제 이름이 뭔지 모르겠어요.”


시온이 말했다.

남자는 시온의 상처를 확인하다가 멈칫하였다.

시온과 눈이 마주쳤다.

‘차가운 눈.’


“오늘이 몇 년도이지?”


남자가 새삼스레 시온에게 물었다.


“오늘······. 모르겠어요.”


시온은 골똘히 생각하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백지 같은 그의 생각은 두려움조차 없어보였다.

침대 옆에 앉아서 시온을 더듬고 있는 여자 아이에게 남자는 시선이 향했다.


“사랑아, 이 책 삼촌한테 읽어달라고 할까?”


꼬마의 옆에는 그림책이 놓여있었다.

아기자기한 그림책.

남자는 꼬마의 책을 시온에게 건넸다.


“네!”


꼬마는 상큼하게 대답했다.


- 헨젤과 그레텔


시온은 어리둥절했다.

확실한 것은 여자아이가 아주 설레는 표정으로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지못해 시온이 그림책을 펼쳤다.


“옛날에 아주 깊은 숲 속. 헨젤과 그레텔이 살았어요.”


시온이 목소리를 가꾸어 읽었다.


“숲이 뭐지?”


갑자기 남자가 말을 가로챘다.


“숲은 나무들이 가득한 곳이에요.”


시온이 대답했다.

왜인지 그의 말에는 대답을 해야 할 것만 같은 카리스마가 담겨 있었다.

남자가 중얼거리며 말했다.


“자서전적 기억 자서전적 기억: 자신의 삶에 관한 개인적인 기억.

만 없군.”


남자가 시온의 망가진 손을 바라보았다.


“외상으로 인한 해리성 기억상실 해리성 기억 상실: 자서전적 정보만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특정한 사건에 대한 부분적, 선택적 기억상실증으로 나타나지만, 자기정체감과 생애 전체에 대한 전반적 기억상실증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


시온은 기억상실이라는 남자의 말이 들렸다.


“기억상실······.”


자신이 누구인지, 나이가 몇인지, 모든 것이 기억이 안 났다.

시온은 고개를 숙였다.

그의 눈동자는 길을 잃은 어린 양 같았다.

남자가 시온의 눈빛을 보았다.


“일단 지켜보자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치료되기도 하니까.”


그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네. 근데 여기는 병원인가요?”


시온의 질문은 당연했다.

가정집 같은 외관

이질적인 병원침대.

검정 옷을 입은 남자는 의사 같았다.

그러나 시온에게 질문하는 모습은 형사 같기도 했다.


“아니.”


남자의 대답은 시온의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 하였다.


“그럼······.”


“네가 그곳에서 무엇을 했는지 알기 이전까지는 이곳에 있어야 할 거야.”


남자가 시온의 말을 자르고 말했다.

‘그곳?’


철컥.

남자는 이내 방을 나갔다. 시온의 질문에는 답해주지 않았다.

소나기에 온몸이 흠뻑 젖은 기분이었다. 갑자기 엄청난 사람을 만났다.

어리둥절했다.

그의 존재감이 뚜렷했다.

그러나 슬픈 눈이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삼촌을 잘 돌보라는 말만 남기며 사라졌다.


“삼촌! 책 읽어주세요!”


옆에 있는 꼬마가 짧은 발음으로 말했다.


“그래.”


시온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시온이 책을 펼치려고 하자, 꼬마의 언니가 확 책을 뺏었다.

거침없었다. 버릇도 없었다.

언니의 손짓은 시온의 짜증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순간 울컥한 시온.


‘저 자식······.’


숨을 내쉬며, 자신을 달랬다.


‘아직 어리니까.’


“사랑아, 언니가 읽어줄게. 못생긴 아저씨랑 놀지마.”


언니가 사랑이에게 말했다.

언니의 말에는 가시가 돋아나 있었다.


“그래. 예쁜 언니가 읽어주겠대.”


그는 시원하게 언니의 말에 맞장구쳐줬다.

시온이 능청스럽게 언니를 보며 웃었다.


‘보았느냐. 이게 어른이다.’


시온과 언니.

둘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묘한 대립이 시작되었다.


“싫어! 삼촌이 읽어줘.”


사랑이가 앙탈을 부리며 말했다.

시온은 코웃음 쳤다.

처음 본 꼬마지만, 그녀가 나를 선택했다.

들썩이는 눈썹을 주체하지 못 하며, 시온이 말했다.


“사랑아. 언니가 책을 가져가서, 삼촌이 읽어주고 싶어도 못 읽어주겠네.”


시온은 짓궂었다.

여자 아이의 얼굴은 화가 잔뜩 난 얼굴이었다. 배신당한 표정으로 시온을 째려봤다.

시온은 아무것도 모른 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울었다.


팍!

그녀는 시온에게 그림책을 던지며 나갔다.

막상 아이가 삐져서 나가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일은 추후에 시온에게 화를 불렀다.


“사랑아. 삼촌이 책 읽어줄까?”


“네!”


사랑이는 해맑게 손을 들며 말했다.



시온의 방에서 나온 여자 아이.

먼저 나갔던 아저씨는 통화를 하고 있었다.

아이는 기둥 뒤로 빼꼼 숨었다.

이내 통화를 엿들었다.


“이름은 이시온. 직업은 제일기업 계약직이고, 부모는 없다고?”


“예. 근데 조금 이상합니다.”


아이의 귀에는 수화기 너머, 남자 목소리까지 들렸다.


“뭐가 이상하지?”


“아빠 쪽은 기록조차 없었고요. 엄마는 죽은 것으로 나오는 데. 죽은 엄마에게 언니가 있더군요. 그래서 연락을 해봤는데, 이시온이라는 애를 모른다고 합니다.”


“모른다고? 모르는 척 하는 건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 고생했다.”


아이는 아저씨의 대화내용을 엿듣고 미심쩍게 웃었다.



* * *



그날 저녁.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범석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상치로······.”


“한류스타 노아가 아시아 투어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노아는 유례없는 인기로······.”


“크리스마스이브. 제일기업의 종무식에 테러를 버린 용의자들이 붙잡혔습니다. 놀랍게도 그들은 제일기업의 회장 아들로 이루어진 재벌 2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장난감 총을 개조하였고, 쇠구슬을 탄알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망자는 없으며, 경호원들만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재현 회장은 이 사태에 대하여,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시온은 침대에 일어나지 못 하며, 텔레비전 채널들을 돌려보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간신히 리모컨을 누를 수 있었다. 침대 옆에 새근새근 잠이든 두 아이.


소망이와 사랑이.


아직 아기 같은 사랑이는 작지만 말도 할 수 있었다. 사랑이의 언니 소망이에게는 미운털이 박혔다. 지나다니면서 괜히 시온을 때렸다.


창문너머의 적적한 하늘이 저녁을 알렸다.

놀다 지친 아이들은 침대 밑에서 잠들었다.


시온은 아이들이 잘 자는지 바라보았다. 장난감을 어질러 놓고, 그 옆에 곤히 잠들었다.


사랑이는 정말 귀여웠다. 그러나 5살짜리 아이와 놀아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더구나 소망이가 틈만 생기면 시온을 툭툭 쳤다.


시온이 다시 텔레비전으로 시선을 돌려 리모컨의 버튼을 누르려 할 때,

누군가 왔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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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p2. 나태 19.02.14 91 0 10쪽
19 Ep2. 나태 19.02.13 56 0 10쪽
18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2 67 0 10쪽
17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1 79 0 12쪽
16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0 87 0 12쪽
»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09 109 0 11쪽
14 <Prologue> - 14화 19.02.08 104 0 13쪽
13 <Prologue> - 13화 19.02.07 111 0 12쪽
12 <Prologue> - 12화 19.02.06 123 0 10쪽
11 <Prologue> - 11화 19.02.05 115 0 8쪽
10 <Prologue> - 10화 19.02.04 112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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