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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최면술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dltkdals0527
작품등록일 :
2019.01.26 16:27
최근연재일 :
2019.02.14 15:4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646
추천수 :
1
글자수 :
85,279

작성
19.02.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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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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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Prologue> - 12화

DUMMY

물을 남자에게 주었다. 입에 담배를 물며, 페트병의 뚜껑을 열었다.

졸졸.

남자는 시온의 얼굴에 물을 부었다.


“컥. 컥.”


시온은 입과 코에서 물을 토해냈다.


“일어났냐?”


남자는 시온과 눈이 마주치자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아무리 봐도 말이지. 내가 이해가 안 가. 대체 무슨 방법을 썼길래 얘가 기억을 잃냐?”


남자의 손에 들린 핸드폰에는 영상이 틀어져 있었다.

지하 주차장에 두 남자가 마주하여 대화하고 있다.

곧이어 한 남자가 한 손에 뭔가를 꺼내들었다.


시온이었다.

영상을 바라보던 시온은 기억이 났다.


갑자기 자신에게 찾아온 박영학 대리. 그는 지하주차장에서 따지듯이 말했었다. 결국 붉은 종을 사용했던 시온이다. 그것을 몰래 촬영했던 것이다.


“그걸······. 어떻게······.”


시온은 말을 잇지 못 하였다.


“어떻게 냐고? 글쎄 그건 네가 알 바 아니고. 중요한 건 네가 어떻게 했냐는 거야.”


남자는 사늘한 눈빛으로 말을 하였다.

호주머니 속에서 붉은 종을 꺼넸다.


“이거 말이야. 이거. 대체 이걸로 어떻게 하면 사람이 기억을 잃냐고.”


붉은 종을 본 순간.


시온에겐 희망이 보였다.

‘저 종만 있으면······.’

시온은 궁리했다. 자신이 살아나갈 방법을. 원래의 시온이었다면, 두려움에 살려달라고 빌빌 거리기만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종의 능력으로 두려움이 사라진 시온의 머리는 활발히 돌아갔다.


“대답을 하는 게 서로 좋을 텐데 말이지.”


남자가 말했다.


“정말 붉은 종인가? 아니면 네가 무슨 술수를 쓴 거냐?”


남자가 이어 물었다.

시온은 침묵하였다. 정확히는 남자 손에 들린 붉은 종을 이용하여 도망칠 궁리를 생각할 뿐이다.


“붉은 종이야. 붉은 종. 분명히 뭔가 있을 거야. 안 그러면 내가 기억을 잃을 리가 없지!”


박영학이 다가와서 남자에게 말했다.

여기서도 다른 사람에게 이간질 하는 것은 똑같았다.


시온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시온의 머릿속을 아무리 뒤져도 방도가 생각나질 않았다. 붉은 종의 능력 덕분에 시온의 생각은 매우 빠르고 정교했다.


그러나 불가능을 가능케 만들 방법은 없었다. 자신에게 처해진 상황은 비참했다.

‘붉은 종을 흔들어서. 나랑 눈이 마주쳐야 하는데······.’

저 종을 내 손에 쥘 방법이 없었다. 잠깐 풀어달라고 비는 것? 말도 안 된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


시온이 생각에 잠기자 남자가 일어났다.


“얘야. 가방 갖고 와.”


“네, 형님!”


돌아오는 소리는 쩌렁쩌렁했다.


남자가 검정 가죽 장갑을 벗으며 말했다.


“동생 중에 말이야. 민기라는 애가 있는데, 걔가 자기 차를 도박하다 날렸다고 말하더라. 처음엔 그런가보다 했지.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거야. 얘가 어디서 무슨 도박을 했는지 말을 안 하더라고.”


생각에 집중하는 시온이었지만, 무의식이 들은 저 말이 머릿속을 가득 매웠다.

‘설마 저 사람이······.’


“그래서 이상하다 했는데, 어라. 또 다른 동생이 도박으로 차를 잃었다네. 하. 처음엔 이 X끼들이 나를 X으로 보나 했지. 그래서 조금 예뻐해 줬어. 얘네들이 무슨 영상을 갖고 오네. 자기들이 이 남자를 만나서 돈을 갖다 바쳤다고. 그런데 기억이 안 난다고 말이지.”


덩치 큰 남자가 검정 서류가방을 들고 왔다.

서류가방을 여니 그 곳에는 무슨 용도로 사용되는 지 가늠조차 안 가는 쇠뭉치들이 있었다.


‘길태······. 저 사람이 길태였구나.’


남자가 쇠뭉치를 뒤적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뒤를 캤는데, 어쩌다 이 남자랑 마주쳤어.”


남자의 턱은 박영학 대리를 가리켰다.


“시험을 했지. 내 눈으로 봐야 믿거든. 그런데. 직접 봤는데 이해가 안 돼. 이해가.”


남자는 가방에서 한 도구를 집으며 덜렁거리게 흔들었다.

천연덕스럽게 물었다.


“아. 눈? 이? 뭐가 좋냐?”


살벌한 쇠뭉치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이 시온의 눈에 보였다.

이때 한 가지 생각이 시온에게 떠올랐다.


‘저거다. 이 방법밖에 없어.’


혹시 하는 마음이었지만, 시온에겐 작은 희망조차 간절했다. 희망은 시온의 눈빛을 바꾸었다. 몸이 깨질 것 같은 추위는 이미 시온에게 잊혀졌다.


“뭐. 말 할 생각이 들면 말하고.”


남자가 말했다.


시온은 지레 겁먹은 듯 울먹이며 말했다.


“말씀드릴게요. 목숨만 살려주세요.”


쇠뭉치를 들고 시온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시온의 말에 남자는 행동을 멈췄다. 이내 소름 돋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말해봐.”


말해보라는 남자의 말과 달리 남자는 쇠뭉치를 벌려 시온의 손톱을 잡았다.


“붉은 종을. 악!”


속사포같이 시온이 입을 여는 동시에, 남자는 시온의 엄지손가락 손톱을 뜯었다.


시온의 손가락 끝에서는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


손가락이 타들어가는 고통.

몸이 찢어지는 고통이었다.


“계속 말해.”


남자의 미소는 크지 않았지만, 그의 눈빛은 미쳐있었다.


손가락에 용암을 부은 듯이 타들어가는 감각이었다.


시온이 이를 악물며, 말을 이어했다.


“붉은 종을 흔들면서. 아악!”


남자는 시온의 눈을 바라보며 시온의 말에 집중하는 시늉을 했다. 그러나 시온이 본격적으로 말하기 이전에 검지손톱을 뜯었다.


떨어진 손톱은 피로 얼룩져 처참히 바닥에 버려졌다.

시온은 손가락이 톱으로 잘린 것 같이 아팠다.


온몸이 역동 쳤다.

괴로워하는 시온의 모습을 남자는 기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남자의 징그러운 미소가 이어질 때, 박영학 대리는 뒷걸음질 쳤다.

박영학 대리의 얼굴은 창백해져있었다.


박영학 대리의 발자국 소리가 남자의 귀에 들렸다.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형씨도 해볼래?”


그가 들고 있는 쇠뭉치에선 핏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네? 아니······. 아니요.”


박영학은 그의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였다.

박영학의 거절에 남자는 서늘하게 다시 시온을 바라봤다.


시온의 고통은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러나 시온의 눈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이를 악문 시온의 표정에 남자는 웃었다.


“하하하. 그 눈. 내가 미워? 미운거지?”


시온의 중지손톱을 뽑았다.


“악!”


시온의 손가락에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이미 남자의 검은 신발 바닥을 적실 정도였다.


고통이 시온의 몸을 쑤셔댈 때, 시온의 시야는 점점 흐려져 갔다.

남자가 나머지 두 손가락의 손톱도 다 떼어 냈다.

만신창이가 된 시온의 오른손은 피로 물들어 너덜너덜해졌다.


남자가 허리를 피며 말했다.


“내 동생들이 얼마나 아팠겠어. 어찌나 살려달라고 하던지. 그런데 너는 살려달란 말도 안하네?”


남자가 다시 가방을 뒤적거렸다.

시온이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붉은 종을 계속 흔들면서 마음속으로 명령을 하면······.”


검정 가방을 뒤지던 남자의 손이 멈췄다.


남자는 시온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보다, 우선 자신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잠잠히 고민하던 남자는 박영학을 불렀다.


“그거 줘봐요.”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남자의 손에는 이미 피로 흥건했다.

남자의 피를 보며 잔뜩 겁먹은 박영학은 붉은 종을 내주었다. 붉은 종을 건네는 손은 공포와 망설임으로 잔뜩 떨렸다.


박영학도 붉은 종에 욕심이 있었다.

그러나 손에 피를 무친 사내가 달라고 하니, 주지 않을 수는 없었다. 붉은 종을 건네는 그의 손길은 마치 뜨거운 불구덩이에 스스로 손을 집어넣는 것 같았다.


그의 팔이 완전히 펴지지 않을 때, 남자가 먼저 손을 뻗었다.


다가오는 남자의 손은 살인마처럼 피로 물들어 있었다.


박영학은 망설임이 확신이 되었다.


순간 박영학은 남자의 손을 피했다.

이내 붉은 종을 치켜들었다.


정적이 흐르고,


남자의 눈길은 살벌함으로 물들어갔다.


박영학은 종을 흔들며, 남자를 뚫어져라 봤다.


‘나에게 굴복해! 나에게 굴복해!’


박영학의 눈은 절벽 앞에 놓인 사람처럼 간절했다.


붉은 종을 무참히 흔들었지만, 종에선 플라스틱 장난감과 같은 소리가 났다.

틱. 틱. 틱.


남자도 박영학의 행동과 붉은 종의 능력이 궁금했는지, 잠자코 보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은 말하고 있었다.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말이다.


박영학도 그의 눈빛의 뜻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결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변화가 있는 것은 더욱 쪼여오는 자신의 심장이다. 온몸을 밧줄로 쪼이는 듯하였다. 박영학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 하였다.


틱틱틱.

아무리 흔들어도 붉은 종에선 플라스틱 장난감 소리만 날뿐이었다. 박영학의 눈은 꿈뻑이지도 않으며 소리치고 있었다.

‘나에게 굴복해! 나에게 굴복해! 제발!’


잠깐의 시간이 하루처럼 길었다.


남자는 코웃음 치며, 움직이려 했다.


그가 발을 땠다.


박영학은 목숨의 위협을 받자, 시온을 바라보며 외쳤다.


“이거 왜 안 돼! 왜 안 돼냐고!”


이때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붉은 종을 흔드는 박영학이 시온을 바라볼 때.

틱틱 거리던 붉은 종이 마치 참아오던 폭발을 터트리듯이 소리쳤다.


댕! 댕!


그 소리는 너무 밝았고, 귀를 뚫고 지나갔다.

갑자기 소리가 나는 붉은 종.

남자는 박영학에 시선을 따라 시온에게 향했다.


두 남자 모두가 시온에게 시선이 향하였다.

붉은 종의 소리가 미친 듯이 울려 퍼질 때.


시온이 그들과 눈을 마주했다.

그 순간.


검정 옷에 붉은 얼룩이 묻어 있던 남자의 미친 눈에는 힘이 빠졌다. 빨간 색으로 물들어진 그의 손이 몸으로 떨어졌다. 동시에 목숨에 위협을 받던 박영학의 갈급한 눈에서 힘이 풀렸다. 종을 들고 있던 그의 손이 떨어졌다. 붉은 종도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악!”


시온은 소리쳤다. 이것은 참아왔던 분노가 터지는 포효와 기쁨의 탄성이 섞인 소리였다.

시온과 눈이 마주친 그들이 정신을 잃었다.


“살았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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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2 67 0 10쪽
17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1 79 0 12쪽
16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0 87 0 12쪽
15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09 10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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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Prologue> - 13화 19.02.07 1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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