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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최면술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dltkdals0527
작품등록일 :
2019.01.26 16:27
최근연재일 :
2019.02.14 15:4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644
추천수 :
1
글자수 :
85,279

작성
19.02.02 09:50
조회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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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Prologue> - 8화

DUMMY

그날 오후.

탁탁.

정리한 서류를 가방에 챙긴 시온이 일어났다.


“과장님 캄보디아건 미팅하고 오겠습니다.”


“어, 그래. 그래. 잘 마무리하고, 연락 줘.”


“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시온이 싱그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 팀 실적 1위 공신이 가시는데. 하하.”


순위는 확실하지 않지만, 인도건과 러시아건이 상당한 액수의 계약이었다. 때문에 회사 내에서도 영업3팀이 실적 1위를 할 것이란 소문이 맴돌았다. 과장의 얼굴에는 짜증으로 인한 주름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웃음이 만개하였다.




B3층.

시온이 지하 주차장에 내려가 차를 타러 걸어갔다.

차들이 정갈히 주차되어 있다.

주차장은 조용했다.


“이시온!”


박영학 대리가 소리쳤다.


“네, 대리님.”


시온은 뒤를 돌아 웃으며 대답했다.


“너 말해. 어떻게 한 거야!”


“네? 무슨 말씀을 하는 겁니까?”


“네가 과장이랑 미팅 갔다 온 뒤로 태도가 다르잖아! 계약을 따내는 것도 말이 안 돼. 고졸 주제에.”


“그게 그렇게 이상한가요?”


“말 갖지도 않은 소리를! 너 같은 X끼가 뭘 한다고 나대고 다녀!”


시온은 잠깐 고민하였다. 이내 대리를 불렀다.


“대리님”


댕댕.

종소리가 울렸다.


시온은 붉은 종을 사용하여, 시온에 대한 의심과 기억을 지워버렸다.


“대리님 올라가십쇼.”


“어? 어.”


시온은 자연스레 차를 타고 주차장을 나왔다.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박대리가 혼잣말을 할 때, 누군가 그에게 다가갔다.




부우웅.

시온의 차가 주차장을 올라갔다.

앞 차가 경비원이랑 실랑이가 붙은 듯 출발하지 않고 있다.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죄송하지만, 사원증을 보여주셔야...”


“몇 번을 말해. 이 건물이 아빠 거라고!”


살벌한 분위기였으나, 싸울 것 같진 않아 보이기에 시온은 차 안에서 구경만 했다.


“악! 열으라고!”


앞 차에 탄 사람은 회장의 아들인가? 엄청난 다혈질로 보였다.

소리 지르는 수준이 흡사 동물과 비슷하지 않은가.

헐레벌떡 뛰어오는 또 다른 경비원.


“아이고. 도련님 죄송합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친구라서 아무 것도 모릅니다. 야, 인마! 빨리 열어드려!”


“하. X발 진짜. 별 X같은 게 다 말거네.”


부우웅.

출구가 열리자 스포츠카는 나갔다. 회장 아들의 욕은 살벌했다. 지켜보던 시온은 움찔했다.


시온의 차가 게이트 앞에 섰다.


“안녕하십니까.”


시온이 사원증을 단말기에 찍었다.


“예, 안녕하세요.”


“근데 저분이 제일그룹 회장 아들이에요?”


시온은 나지막이 물었다.


“예. 어린 것이 어찌나 싹퉁바가지가 없는지.”


“수고가 많으시네요.”


경비원의 스트레스가 물씬 느껴졌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예, 가세요.”




시온이 주차장을 지나 회사를 나가려할 때이다.

회사의 입구로 들어가는 한 사람을 보았다.


“아차.”


시온은 불길한 예상을 안은 채, 급히 차를 세워두고 달려갔다.


회사 입구.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뚱뚱한 아줌마.

이모였다.


“저 사람이 여길 어떻게······.”


시온은 예상하고 있었을지 몰랐다.

단지 두려움에 모른 척하고 있었다.

유리문을 열고 로비로 들어가려했다. 시온은 손잡이를 잡고 열지 않고 있다.

망설였다.

투명한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것은 경비원과 실랑이하는 이모.


또.

비치는 것은 겁에 질린 자신이었다.

학습된 두려움.

그것은 코끼리를 사육시키는 데 쓰이기도 하며, 사자를 강아지처럼 기르는 곳에 쓰이기도 했다.

사람인 시온은 이성이 있지만, 몸은 달랐다.

몸이 저 사람을 두려워했다.

이모부와 다시 마주쳤을 때의 기억.

아무 반항도 하지 못 한 시온이었다.


“지금 내가 간다고 뭐가 될까?”


시온은 시선을 바닥에 떨궜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다시금 시선을 올리자 시온의 눈에 보인 것이 있다.

눈.

자신의 눈이다.


유리문의 희미하게 비친 자신의 눈을 바라볼 때, 시온은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확신은 없었다.

시온이 붉은 종을 호주머니에서 꺼냈다.

시온은 자신의 눈을 바라봤다.

종을 흔들었다.


댕댕.

밝은 종소리가 울렸다.


찰나의 순간.

시온의 시야는 암흑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캄캄한 어둠만이 가득한 곳.

어둠 속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자신의 앞에 마주 서 있는 사람의 형상.

알 수 없지만, 마치 처음이 아닌 것 같은 만남이다.


“두렵지 않다.”


어디선가 들려온 소리는 시온의 온 몸에 맴돌았다.

동시에 시온의 시야에는 빛이 밝았다.


“방금 뭐지?”


자신의 손을 봤다.

부르르 떨던 손이 진정됐다.

유리문에 비치는 자신은 전혀 겁먹고 있지 않는다.

시온은 유리문을 열고 들어갔다.


“비켜! 내가 그 새X 키웠다고!”


“사모님, 방금 연락이 왔는데 이시온 사원은 자리를 비웠답니다.”


“거짓말 치지마! 그 새X 또 숨었구나. 쥐 새X같은 놈.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어. 비켜!”


“안 됩니다.”


이모의 모습은 시온의 눈살을 더 찌푸리게 만들었다.

경비원 두 명 모두 이모의 난동에 간신히 화를 참고 있는 모습이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이시온입니다.”


시온이 그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경비원은 따끔한 눈으로 시온을 바라보았다.


“어. 너 잘 왔다. 너 그 돈 어디서 놨어? 아니다. 됐고. 돈 내놔!”


이모는 로비가 울릴 정도로 쩌렁쩌렁하게 소리를 질렀다.


“이모. 나가서 얘기하시죠.”


시온이 밖으로 안내했다.


그런 시온의 모습에 이모는 손을 들어 시온의 뺨을 갈기려 했다.


팍!

시온이 이모의 팔을 잡아챘다.


“허. 참. 이거 안 놔?”


이모는 잠깐 당황했지만, 이내 목소리를 더 키워 말했다.


“어. 그래. 네가 나를 안 보더니 간덩이가 부었구나? 어디 눈을 부라려!”


이모의 말투는 매우 천박했다.

그러나 시온은 미동도 없는 눈빛으로 이모의 눈을 응시했다.

시온의 눈빛은 차가웠다.

그의 모습은 이모가 알던 시온과 전혀 달랐다.

위압감.


낯선 시온의 모습에 이모는 움찔했다.


“뭐. 뭐. 그렇게 보면 어쩔 건데.”


“밖에서 얘기하시죠.”


시온은 뒤를 돌아 밖으로 나갔다.


“허! 참.”


이모도 함께 나갔다.




“어디 무슨 말을 지껄이나 보자고.”


시온은 주위에 지켜보는 이가 없는 지 확인하였다.

댕댕.


시온은 종을 울렸다.


“지금 이 순간부터, 저에 대한 모든 기억은 사라진 채 살아가는 겁니다. 참, 5년 전 당신 남편이 사기 당했던 거 기억나나? 그거 친구가 아니라 다른 여자한테 돈 갖다 바치다 그렇게 된 거야. 이 사실이 매일매일 머릿속을 맴돌 거야.”


댕댕.

종이 다시 울리자, 이모는 눈앞에 있는 시온을 등지고 돌아갔다.


“내가 이 자식을 만나기만 해봐라. 아주 그냥.”


화가 잔뜩 난 상태로 돌아갔다.


“별 거 아니네.”

시온이 허탈하게 웃었다.

그는 후련한 마음으로 갈 수 있었다.



* * *



다음 날 아침.

활기찬 마음으로 출근하는 시온.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렸다.

시선의 중심에는 임원진이 있었다.

이재현 회장을 중심으로 뒤따라오는 경호원과 임원진들.

줄 지어 걸어오는 무리는 당당함이 섞인 위압감이 느껴졌다.


‘이재현 회장.’

얇은 안경테와 상반되는 찐한 눈매. 동대문 원단장사에서 시작해 제일그룹을 여기까지 끌어올린 신화를 쓴 장본인이다.


시온의 밝은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 듯 창백해졌다.

회장의 걷는 거리 앞에 서는 자는 누구도 없었다.

근엄한 자태를 뿜는 회장과 임원진들은 전용 엘리베이터로 올라갔다.

잠깐 동안 침묵이 가득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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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1화 수정했습니다. 19.02.04 55 0 -
20 Ep2. 나태 19.02.14 91 0 10쪽
19 Ep2. 나태 19.02.13 56 0 10쪽
18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2 67 0 10쪽
17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1 79 0 12쪽
16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0 87 0 12쪽
15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09 109 0 11쪽
14 <Prologue> - 14화 19.02.08 104 0 13쪽
13 <Prologue> - 13화 19.02.07 111 0 12쪽
12 <Prologue> - 12화 19.02.06 123 0 10쪽
11 <Prologue> - 11화 19.02.05 115 0 8쪽
10 <Prologue> - 10화 19.02.04 112 0 9쪽
9 <Prologue> - 9화 19.02.03 126 0 9쪽
» <Prologue> - 8화 19.02.02 131 0 8쪽
7 <Prologue> - 7화 19.02.01 136 0 11쪽
6 <Prologue> - 6화 19.01.31 151 0 7쪽
5 <Prologue> - 5화 19.01.30 160 0 7쪽
4 <Prologue> - 4화 19.01.29 177 0 8쪽
3 <Prologue> - 3화 19.01.28 176 0 7쪽
2 <Prologue> - 2화 19.01.27 204 0 8쪽
1 <Prologue> - 1화 +1 19.01.26 32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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