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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최면술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dltkdals0527
작품등록일 :
2019.01.26 16:27
최근연재일 :
2019.02.14 15:4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657
추천수 :
1
글자수 :
85,279

작성
19.01.28 08:13
조회
176
추천
0
글자
7쪽

<Prologue> - 3화

DUMMY

아직 다 마르지 않은 젖은 머리와 가벼운 후드티의 모습. 조그만 얼굴과 귀여운 눈매를 가진 그녀는 시온의 고등학교 친구이자. 시온이 한 때 짝사랑했던 여자이다.

짝사랑으로만 끝났다.


“밥은 먹었어?”


지은이 물었다.


“아니. 너는?”


“나도 아직. 왜 그래 그런 무서운 표정을 하고. 무슨 일 있어?”


지은의 말에 시온은 선뜻 대답을 하지 못 했다. 시온은 망설임을 내려두고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의 눈은 예뻤다. 시온의 볼을 빨갛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댕댕.


종이 울렸다.

오른 손에 쥔 붉은 종을 밑에서 조심스레 흔들자, 머리를 만지던 지은의 팔이 몸으로 떨어졌다.

망설이던 시온이 입을 열었다.


“지은아, 나한테······.”


갑자기 머리를 움켜쥐며 쪼그려 앉은 시온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이상한 상상을 했던 자신이 미워졌다.

무언가 떠올린 듯 시온은 다시 일어나서 지은에게 말했다.


“너 돈 모으던 거 있지. 주택청약이랑, 적금 있지 그거 나줘.”


시온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은은 서랍 안에 통장들을 시온에게 내밀었다.


지은이 열심히 돈을 모으는 것은 시온은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것을 준다는 것은 웬만한 한계가 없다는 것이 증명된 거나 다름없다.

시온은 지은의 통장들을 다시 내려놓았다.


그러나 시온은 갈등했다.

짝사랑했던 여성이고, 시온은 혈기왕성한 나이의 남성이기 때문이다.

작은 결심을 한 시온이 고개를 떨군 채 지은에게 나지막이 말한다.


“안아줘.”


부끄러워하면서도 양팔을 벌렸다.

지은은 시온에게 다가가 안아주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품. 지은과 살짝 닿은 살결은 너무 부드럽고 따뜻했다. 축축한 머리카락이 느껴졌다. 샴푸 향기가 퍼져 나갔다.

주변이 빛났다.


‘사람은 정말 따뜻하구나.’


절대 떨어지기 싫었다. 이대로 평생을 살아도 좋을 것만 같았다.

포옹에 너무 빠지기 전에 시온은 말했다.


“이제 됐어.”


시온은 지은을 가볍게 밀며, 자신을 만난 기억을 잊게 한 뒤 지은의 집에서 나왔다.

‘그래. 잘했다. 잘 한 거야.’

지은의 집에 나온 시온은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떨쳐냈다.

그러나 지은과의 포옹. 따뜻한 감촉은 한동안 잊히지 않았다.



* * *



그날 밤. 적절한 확인은 끝이 났다. 해야 할 것은 명확하다.

돈.


“지금부터 이 붉은 종으로 돈을 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붉은 종은 이제 시온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 되었다.


시온은 대형 카페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 카페는 주차장이 있어 차가 있는 사람들이 오기에 아주 편리하다.

밤이 되면 이곳에 외제차를 타고 오는 젊은이들이 많다.

시온은 야근을 마치고 집에 올 때마다 비슷한 나이의 남자가 외제차를 타고 여자와 카페 오는 모습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상대적 박탈감일까.


그런 젊은이들은 척보면 알 수 있었다.

적당히 통통한 몸에 험상궂어 보이는 표정. 대부분 비슷한 외향을 보였다.

시온이 이들을 떠올린 이유는 간단하다.

최소한의 양심.

불로소득을 하려는 입장에서 웃기지만 말이다. 적어도 젊고 외제차를 끄는 친구들의 돈은 괜찮을 것 같았다.


카페 유리너머로 파란 스포츠카가 들어온다.

부르릉.

스포츠카 특유의 엔진 소리와 함께 붉은 빛을 뽐내며 입장한다.


“캬. 페라리. 멋지구만.”


스포츠카의 모습은 카페 안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적절했다.

차에서 두 사람이 내렸다.

화려해 보이는 얼굴과 모습, 차에 내리면서도 핸드폰을 바라보는 여성과 통통한 몸에 세미 정장을 입은 남성이었다.

아마 문신도 있지 않을까.


딸랑.

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남녀가 들어왔다.


시온은 기다렸다.

점잖이 앉아 라떼를 홀짝이며 손으로는 핸드폰을 만졌지만, 눈은 남녀를 주시했다.

남녀가 주문을 한 음료가 나오고 적절한 수다가 얼마나 이어졌을까.

화려한 여자가 자리를 일어났다.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뽐내며 화장실로 간 것이다.

남자는 거만한 자세로 앉아 핸드폰을 했다.

기회인가?

아직이다.

시온은 최선이라 판단하지 않았다.


“하아.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


통통한 건달 같은 남자만을 주시하고 있으니, 시온은 잠깐의 한탄이 나왔다.

한탄하며 등받이에 등을 기댈 때였다.

여자는 화장실에서 돌아오며, 이번엔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온은 순간을 놓칠 셀라, 자연스레 남자의 뒤를 따라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에서까지 핸드폰에서 눈을 때지 못하는 남성.

그런 남성의 뒤에 시온이 섰다.


“저기요.”


험상궂은 얼굴로 시온을 바라보았다.


댕댕댕.


종을 과하게 흔든 시온은 남성에게 조금 겁먹은 듯 했다.

붉은 종소리와 동시에 남성의 팔은 툭 떨어졌고, 눈에 힘은 빠졌다.


시온은 화장실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였고, 문을 잠갔다.

남성에게 질문에 대답을 하도록 명령한 후, 돈의 출처를 물었다. 길태 형의 밑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것이다.

시온은 최소한의 양심으로부터 홀가분해졌다.



잠시 후.

시온은 화장실에서 먼저 나와 자리에 앉았다.

남성도 이후에 나왔다.

남성은 기다리던 여성을 무시하며 차에 탑승했다.


부우웅.

스포츠카가 다시 출발하자, 덩그러니 남아있는 여성은 욕을 하며 다른 오빠에게 전화를 하였다.


캄캄한 밤이 적적하였다.

시온은 유유히 나오며 집으로 돌아갔다.



* * *



일요일 오후.

밝은 햇살과 적당한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하늘이 맑았다.


“날씨 좋다.”


시온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공원에 나갔다.

공원입구에 서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닌, 어제 본 남성이었다.

툭.


남성은 시온과 눈이 마주치자,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놓고는 돌아갔다.

시온은 남성이 간 것을 확인하고 가방을 챙겼다.

집으로 돌아온 시온은 가방을 열어 돈을 확인했다.



50,000원 짜리의 현금들이 뭉텅이로 있었다. 몇 천 만원? 적어도 1억은 족히 되어 보였다.

1억.

시온에겐 만질 수조차 없었던 금액이다.

띠리링.

시온에게 메시지가 왔다.


-10시


달랑 시간을 알려주는 메시지였다.

이름도 모르는 여성.

어제 아침에 공원에서 본 여성이다.

문자는 처음 온 것이 아니다.



어제 아침.

시온은 여성에게 종을 치며 명령했다. 모든 생활을 똑같이 하되, 매일 밤 10시에 이 번호로 문자를 보내라고.

이는 시온의 명령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어제 밤 10시에도 왔고, 시온은 그 문자로 확신을 얻었다. 명령은 최소 12시간 이상 진행된다. 지속시간을 확인한 시온이 카페로 간 것이었다.


방금 문자와 남성과의 만남으로 바뀌었다.


“명령의 진행은 최소 하루 이상”


시온은 어제 화장실에서 남성에게 어떻게든 차를 중고로 팔아 공원으로 나오라고 했고, 공원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면 모든 것을 잊고 돌아가라고 명령한 것이다.

물론 뒷일이 두려운 시온은 모든 돈을 도박에 투자했다 날린 것으로 기억하도록 명령하였다.

시온의 손에 들린 돈, 1억.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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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p2. 나태 19.02.14 92 0 10쪽
19 Ep2. 나태 19.02.13 57 0 10쪽
18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2 67 0 10쪽
17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1 79 0 12쪽
16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0 88 0 12쪽
15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09 109 0 11쪽
14 <Prologue> - 14화 19.02.08 105 0 13쪽
13 <Prologue> - 13화 19.02.07 111 0 12쪽
12 <Prologue> - 12화 19.02.06 124 0 10쪽
11 <Prologue> - 11화 19.02.05 116 0 8쪽
10 <Prologue> - 10화 19.02.04 112 0 9쪽
9 <Prologue> - 9화 19.02.03 126 0 9쪽
8 <Prologue> - 8화 19.02.02 131 0 8쪽
7 <Prologue> - 7화 19.02.01 137 0 11쪽
6 <Prologue> - 6화 19.01.31 152 0 7쪽
5 <Prologue> - 5화 19.01.30 160 0 7쪽
4 <Prologue> - 4화 19.01.29 178 0 8쪽
» <Prologue> - 3화 19.01.28 177 0 7쪽
2 <Prologue> - 2화 19.01.27 205 0 8쪽
1 <Prologue> - 1화 +1 19.01.26 33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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