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l**********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최면술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dltkdals0527
작품등록일 :
2019.01.26 16:27
최근연재일 :
2019.02.14 15:4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647
추천수 :
1
글자수 :
85,279

작성
19.02.01 08:14
조회
136
추천
0
글자
11쪽

<Prologue> - 7화

DUMMY

곱창의 냄새와 연기가 가득했다.

시온의 어색한 미소와 여자의 처진 표정이 곱창과 함께 한 상위에 올려있었다.


“곱창 좋아해요?”


시온이 물었다.


“좋아하니까 왔겠지.”


어딘가 뾰로통해 보이는 여자. 달래고 싶은 시온이지만 그는 숫했다.


“술이나 마셔요.”


여자가 시온에게 소주를 권했다.


“아, 저는 술을 못 마셔요.”


“하. 참 정말 이 정도면 컨셉 아니야? 아니면 신이라도 믿어요?”


여자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제가 술이 몸에 안 받는 것 같아서요.”


“정말. 순둥이도 이런 순둥이가 없네.”


방실방실 웃는 시온의 표정을 보니, 여자도 어이가 없어서인지 취기인지 웃음이 나왔다.


“말이나 놓죠. 몇 살이에요?”


취기 오른 여자가 물었다.


“저는 23살입니다.”


“하하하.”


여자가 다시 웃었다.


“23살이었어? 진짜 순둥이 맞네. 난 비밀로.”


“뭐예요. 알려줘요.”


살며시 웃는 시온이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


“땍. 여자한테 나이 묻는 거 아니야.”


“누나라 부르면 돼요?”


“야.”


“네, 누나.”


장난기 어린 대화의 소소한 웃음이 가득했다.


“참, 우리 이름도 모르네. 이름이 뭐야?”


“이시온이요. 누나는요?”


“누나 이름은 박세은이야.”


“세은아.”


“야!”




잠시 후, 둘은 시온의 차를 타고 이동한다.


“집이 어디예요? 바래다줄게요.”


“이야. 이거 진짜 네 차야? 너 진짜 부잣집 아들이니?”


“아뇨. 부잣집 아들 아니에요. 차는 주웠어요. 주소나 말해줘요.”


어느새 농담이 오가는 그들의 분위기는 편안했다.

시온과 세은은 대화만으로 가벼운 행복을 느꼈다.

세은누나의 집으로 이동하였다.


무슨 말을 그렇게 했는지, 벌써 도착해 버렸다.


“여기야.”


“누나, 조심히 가고. 또 연락해요.”


시온은 숫했다.

답답함을 느낀 세은은 투정부리듯 말했다.


“술... 아 아니. 커피라도 마시고 갈래?”


“아니요. 저 커피도 안 마셔요.”


“고자새X.”


세은이 나지막이 말했다.


“네?”


“아냐. 데려다 줘서 고마워.”


차 문을 닫고 내리는 세은. 차는 출발했고, 세은은 시원하게 가버리는 차를 바라보았다.


“진짜 가냐.”


세은의 마음을 모르는 숫한 시온은 친구가 생겨 마냥 행복했다.

시온은 사라지지 않은 행복감을 한껏 안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 * *



집에 도착했다.

철컥.

문에 열쇠를 집어넣는데, 문이 열려있다.

시온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끼익.

조심스레 문을 열며 안을 드려다 보자 한 사람이 집에 있었다.

이모부였다.

뚱뚱한 모습에 얼마 없는 머리숱.

심술궂은 얼굴이 그의 탐욕을 보였다.


“이모부?”


시온이 이모부를 불렀다.

또 시온에게 보인 것은 다름 아닌 헝클어진 집안이다. 방 한 칸짜리 집을 쥐 잡듯 뒤져댔다.


“이모부가 여길 어떻게······.”


시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모부가 달려왔다.


“어어. 너 이 X끼 돈 생긴 거 맞네. 맞아.”


시온의 고급정장을 바라보았다.

이모부의 얼굴은 토마토처럼 붉어졌다.

화난 표정으로 침을 튀기며 말했다.


“너 그 돈 어디서 났어? 어? 됐고. 돈 내놔.”


그의 눈은 이미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갑자기 긴장이라도 한 듯 시온의 몸도 굳어져 있었다.

시온이 호주머니 속에서 붉은 종을 꺼내려던 순간.


팍!

이모부는 시온의 뺨을 내리쳤다. 두꺼운 소시지 같은 팔로 시온의 뺨을 내리치니, 뺨이 붉어졌다.


“너 이새X. 길러준 은혜도 모르고. 찌꺼기 같은 거 길러줬더니. 도망을 쳐?”

퉤.


이모부는 넘어진 시온의 머리에 침을 뱉으며 말했다.

‘쫓겨냈으면서, 도망이라니.’

넘어진 시온은 눈물을 흘리며 치를 떨었다.


단순한 아픔?

아니다.

이것은 학습된 두려움.

시온은 이모네에서 자랐다. 시온의 부모님은 소식이 없었다.


마치 노예와 같았다.

각 종 집안일은 물론, 분풀이 당하는 것도 일상이었다.

이모부의 욕

그것은 어린 시절 몰매 맞던 시온의 두려움을 불러왔다.


이모부는 넘어진 시온의 멱을 잡으며 주머니 속들을 뒤졌다.

멱살이 잡힌 시온은 시선을 돌렸다.

이모부의 손에 발견 것은 붉은 종.


휙.

뒤로 던져버렸다.


시온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찾은 이모부는 내용물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 새X, 이 새X. 이거 봐라. 얼마나 좋냐. 많이 갖고 있네!”


툭툭.

지갑으로 시온의 머리를 치며 말했다.


“야. 너 솔직히 말해봐. 돈 더 있지? 어디 있냐?”


시온은 입을 열지 못 했다.

눈앞에 있는 이모부가 무섭지 않았다.

어엿한 성인이다.

저런 늙은 뚱땡이에 겁먹을 정도로 겁쟁이는 아니다.


그러나 시온을 진짜 두렵게 한 것은 기억이다.

머리가 아닌, 몸에 새겨진 기억.

시온의 온 몸은 덜덜 떨뿐, 아무것도 하지 못 했다.


“하하하.”


그런 이시온의 모습을 보며 이모부는 웃었다.


“그래. 이게 네 주제지. 대기업이라도 들어가니까 좀 달라진 것 같디? 이런 돈이 있으면 바쳤어야지 혼자 꿀꺽해?”


이모부는 금색 반지가 껴있는 뚱뚱한 손으로 시온을 때리기 시작했다.


퍽! 퍽!


시온은 그저 움츠려들뿐이었다. 그의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일 수 없었다. 온 몸의 근육들이 이모부를 두려워하였다.


이모부의 몇 없는 머리숱 사이로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런 이모부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다. 그것은 아직 뒤지지 않은 거실의 찬장이었다. 그는 시온이 오기 전, 옷장과 서랍들을 뒤졌지만 돈 될 만한 것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시온의 주머니에서 나온 지갑. 지갑에는 두툼한 지폐들이 가득했다.


지폐들은 이모부에게 확신을 주었다.


“분명히 더 있어······. 돈 냄새가 나.”


싱크대 위에 찬장들은 당연히 열어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모부의 눈에 들어온 순간 확신이 든 것이다.


이모부는 뚱뚱한 몸을 뒤뚱뒤뚱 걸어가며 찬장을 열었다.

그곳을 열자.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노란 오만원의 지폐들이 한 무더기로 있는 것이다. 마치 금은보화를 보듯 빛이 났다.


“하하하. 이게 다 뭐야. 돈이야. 역시 돈이었어.”


그의 욕심이 얼굴에 천박하게 묻어났다.


시온도 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종은 이모부가 바닥에 던져버렸다. 일어나서 주울 수 있는 거리. 그러나 시온의 몸은 꿈쩍하지 않았다. 반항조차 하지 못 하는 것이다.


“하하하. 돈이야. 돈! 음. 향긋한 냄새. 다 내 거라고!”


이모부는 돈의 향기를 맡으며, 지폐더미를 긁어모았다.

그는 방안에 들어가더니, 검은 등산 가방을 갖고 왔다.


당연하다는 듯이 돈을 전부 담기 시작했다.

적어도 4억 이상이 되는 현금다발이다.

어느새 돈을 흔적도 보이지 않게 가방에 담은 그가 시온을 바라봤다.

가방을 매며 말했다.


“X끼 꼬라지 봐라. 너 인마 내가 다 길러줬잖아. 당연히 이건 내 거지. 하하하.”


이모부가 시온의 뺨을 톡톡 쳤다.

이내 그는 현관문을 열고 갔다.

그는 마치 좀도둑처럼 주위를 힐긋힐긋 경계하며 뛰어갔다.



* * *



잠시 후. 너부러진 방. 시온은 혼자 앉아있다.

비참했다.


“X발······.”


아무것도 하지 못 한 자신이 짜증났다. 돈이야 다시 모으면 됐다. 그러나 그를 화나게 하는 것은 모욕감. 겁먹은 새끼 강아지마냥 떨고만 있었다.


“강아지는 짖기라도 하지······. 나는 뭐냐. 하아.”



* * *




자옥한 안개.

누군가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안개가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댕댕댕.

종소리! 붉은 종의 소리가 들렸다.

종소리와 함께 나를 덮치던 안개가 사그라졌다.


“에에. 이시온은 엄마 없대요. 아빠도 없대요.”


어린 아이가 놀리는 소리가 들린다.

놀림 받으며 훌쩍이는 아이.

어린 시온이다.


다시 어두워졌다.


“시온아, 일어나. 이동수업이야.”


“어? 어. 고마워.”


“너는 어쩜 맨날 잠만 자니?”


교복을 입은 지은이다.

귀여운 건 여전하구나. 유일하게 계속 상냥한 말투로 시온에게 말을 걸어주었다.


“밤에 잠 안자고 뭐해?”


“알바해.”


중학생 때부터였다. 살려면 아르바이트를 했어야 했다. 돈이 궁했다.

살고 싶었다.

외로웠다. 추웠고, 굶는 날도 잦았다.




시온이 눈물을 닦으며 이부자리에서 일어난다.


“꿈이네.”


그러나 시온에게 다시 한 번 다짐을 주는 기억이다. 잊지 못 할 기억.


“그러기 위해선 일해야지.”


시온은 출근 준비를 한다.

붉은 종의 능력을 갖게 되었다.

어린 시절 자신의 절실한 소원. 춥고 배고프던 시절에 바라던 따뜻한 가정. 돌아갈 장소. 배를 달래줄 밥.

자신과 같은 사람이 있다면 도와주고 싶었다.


결코 모른 척 할 수 없다.

시온은 붉은 종을 활용하여 방대한 돈을 모을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계획이다. 평범을 간절히 바란 시온이었다. 신에게 울부짖던 시온이었다.


그렇기에 외면할 수 없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돕고 싶은 걸까.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을 다른 사람을 통해 도우려 하는 걸까.

시온의 목적만큼은 분명했다.

시온은 슬픔과 희망이 어우러지는 얼굴이었다.



* * *



제일무역.

멀끔한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시온의 어깨는 당당히 펴있었다.


“시온씨,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총무부서에 최경리 사원이다. 근래에 시온의 위상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먼저 인사해주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영업부서의 실적이 치솟고 있는 이유가 시온이란 것이 소문났기 때문이다. 소문은 부풀려지며 확장됐다.


회사 사람들과 인사하는 것은 뿌듯했다.

물론 몇 명에게 붉은 종을 사용해서 시온에 대한 소문을 뿌리도록 명령했다.

그래도 좋다.

이름이 알려져야 했다.


부서로 가는 길 더 이상 허리를 수그리거나, 눈을 아래로 두지 않아도 된다.

눈이 마주치면 가벼운 눈인사를 나누었다.

보기만 해도 기운 넘치는 걸음 거리.


“과장님, 대리님, 안녕하십니까.”


“왔어.”


“...”


과장님의 대답은 성의 없어 보이지만, 엄청난 것을 시온은 안다.

대리님이 과장님한테 인사해도 ‘어’ 이 외에 다른 말을 듣기는 쉽지 않다.

대리는 시온에게 더 이상 시비를 걸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사를 받아주지도 않는다.


시온은 짓궃은 걸까. 대리에게 가까이 다가가 다시 한 번 인사를 한다.


“대리님, 좋은 아침입니다.”


“어? 어.”


대리가 얼굴을 들이미는 시온에게 당황하여 대답해버렸다.

시온은 이것으로 족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지막 최면술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화 수정했습니다. 19.02.04 55 0 -
20 Ep2. 나태 19.02.14 91 0 10쪽
19 Ep2. 나태 19.02.13 56 0 10쪽
18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2 67 0 10쪽
17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1 79 0 12쪽
16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0 87 0 12쪽
15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09 109 0 11쪽
14 <Prologue> - 14화 19.02.08 104 0 13쪽
13 <Prologue> - 13화 19.02.07 111 0 12쪽
12 <Prologue> - 12화 19.02.06 124 0 10쪽
11 <Prologue> - 11화 19.02.05 115 0 8쪽
10 <Prologue> - 10화 19.02.04 112 0 9쪽
9 <Prologue> - 9화 19.02.03 126 0 9쪽
8 <Prologue> - 8화 19.02.02 131 0 8쪽
» <Prologue> - 7화 19.02.01 137 0 11쪽
6 <Prologue> - 6화 19.01.31 152 0 7쪽
5 <Prologue> - 5화 19.01.30 160 0 7쪽
4 <Prologue> - 4화 19.01.29 177 0 8쪽
3 <Prologue> - 3화 19.01.28 176 0 7쪽
2 <Prologue> - 2화 19.01.27 204 0 8쪽
1 <Prologue> - 1화 +1 19.01.26 328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