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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최면술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dltkdals0527
작품등록일 :
2019.01.26 16:27
최근연재일 :
2019.02.14 15:4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642
추천수 :
1
글자수 :
85,279

작성
19.02.03 23:18
조회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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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9쪽

<Prologue> - 9화

DUMMY

몇 시간 후, 표정이 좋지 않은 과장님이 들어왔다.

팍!

과장님은 자신의 책상을 내리쳤다.

시온과 박영학 대리 모두 과장의 눈치를 살폈다.


“과장님 무슨 일 있으세요?”


박영학 대리가 운을 뗐다.


“하······.”


과장님은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시온은 눈치를 살필 뿐이었다.

과장님이 힘겨워하며 입을 열었다.


“인도 패브릭 수출건. 그거 본사로 넘긴다.”


“예? 인도건은 저희가 독점계약 따낸 거 아닙니까?”


박영학 대리가 놀라며 말했다.


‘정확히는 내가 명령했지.’


“시끄러! 하······.”


과장님 또한 어쩔 수 없어 보였다.

욕심 많은 과장이 포기할 정도라면 상부의 명령일 것이다. 과장님과 대리는 큰 사기라도 당한 것처럼 고통스러워했다.


“그게 어떤 프로젝트인데······.”


시온의 능력 이후로 성사된 건수는 많지만 인도에 비하면 작은 액수다.

인도는 으뜸이자, 영업3팀의 실적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실적을 뺏기는 건가.’

이는 시온에게도 마찬가지로 곤란했다.

시온은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향했다.



15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시온은 아차 했다.

회사 내에는 직급이 존재한다. 고위 임원진을 만나기엔 시온은 말단 사원이었다. 사원이 업무 이외에 임원진을 만나러 가는 것은 애당초 말이 안 됐다.


시온의 행동은 너무 즉흥적이었다.

붉은 종 때문일까. 과한 자신감이 시온에게 있었다.


시온은 다시 엘리베이터를 탄다.

과한 욕심이었나, 계획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원래의 시온이었다면, 불안해하거나 심지어 포기할지 몰랐다.


그러나 달랐다.

시온의 마음은 가장 냉정하고, 침착하며, 이성적이었다.

시온은 생각에 잠겼다.


누군가 시온에 머릿속에 쑤셔 넣은 것처럼 한 가지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다.

시온은 어제 자신에게 종을 사용했다. 두려움은 실제로 없어졌다.

호주머니에서 붉은 종을 꺼내며 바라보는 시온.


“밑져야 본전이지.”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시온은 빠르게 화장실로 달려갔다. 사람은 없다. 붉은 종을 오른 손에 꺼내어 거울을 바라봤다.


침을 삼켰다.


막상 하려니 긴장이 되는지 조금은 망설여졌다.


이도 잠시.

다짐을 한 시온은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종을 흔들었다.

종소리가 시온의 귀를 뚫고 들어갔다.


댕댕.

시온의 시야에 어둠이 한 곳으로 모여 모든 것을 가렸다.


공중을 떠다니는 기분.

빛나는 별들과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우주였다.

검은 실루엣.

사람의 형상이 보였다.

이번은 조금 달랐다. 여럿 보였다.


“아직 일러.”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시온의 귀에는 닿지 않았다.


“대신 너의 생각을 열어주마.”


말이 들리자 동시에 시온의 등쌀은 빨려 들어가 사라졌다.




화장실 거울 안.

시온의 두뇌는 최상의 상태였다.

맑게 깨어있는 기분.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이 선명했다.

시온이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심장이 뛰는 소리.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 배수관의 물이 흐르는 소리.

마치 이전까지는 잠을 자다가 이제야 깨어난 기분이다.

시온은 머리를 넘기며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다.


이제.

자신이 회장과 단 둘이 만날 기회를 찾아야 한다.

단어가 주어짐과 동시에 시온의 정신은 마치 먹이를 잡는 맹수처럼 달려들었다.

생각이 폭포수처럼 넘쳤다.


‘만날 기회. 최상의 방법. 믿을 수 있는 방법. 그것은 경험이다. 회장과 만났던 경험은 총 6번. 입사식. 세 번의 출근. 종무식. 시무식. 이 중 경호원의 눈을 피해야 한다. 경호원의 경계가 가장 약할 때. 타인이 보지 않는 장소. 회장과 만나도 이상해보이지 않는 상황. 가능한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도구, 기회, 행동.’


그 모든 생각이 허투루 지나가지 않았다. 시온의 눈앞에는 마치 수많은 장면이 영화처럼 재현되었다.


손목시계의 초침소리가 들린다.

틱.

틱.


소리가 세 번 울리기도 전.

시온의 생각은 정리되었다.

거울에 비치는 시온은 자신감과 현명함이 물씬 느껴졌다.


“회장과 단 둘이 만나는 방법.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방법.”

시온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 * *



그날 밤.

시온이 가는 곳은 집이 아니었다.

시온의 차가 멈춘 곳에 세은이 있었다.

세은과의 만남 이후, 매일같이 연락을 주고받았다. 간혹 연락을 하던 지은은 잊혀졌다. 세은과의 연락은 그의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검정원피스와 청재킷. 수줍게 기다리는 세은이었다.


“누나, 예쁘게 입고 왔네요.”


“그래? 고마워.”


잠깐 세은을 지긋이 바라봤다.

시온은 진심으로 세은의 미모에 넋이 나갔었다.


“일하고 바로 왔어? 고생했어.”


“괜찮아요. 누나는 올 때 힘들지 않았어요?”


“편하게 왔지. 그것보다 오늘 무슨 일 있었구나?”


세은은 능글맞지만 예리하게 질문했다.


“아뇨.”


“에이. 얼굴에 다 쓰여 있는데.”


시온은 표정을 숨기지 못 했다.


“그게 보여요?”


시온이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


“여기 쓰여 있다.”


세은이 시온의 볼을 콕 찍으며 말했다. 세은의 행동은 유치했지만, 시온은 마냥 좋을 뿐이다.


“사실 오늘 회사에서······.”


세은은 시온의 푸념을 들어주었다. 회사 내에서 프로젝트를 뺏긴 것과 자신이 계획하던 것이 무너진 것. 무슨 계획인지 굳이 말하지 않았다. 세은도 그런 시온을 배려해 물어보지 않았다.



빛나는 조명과 아름다운 서울 밤의 야경.

높은 빌딩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다.


곱창을 먹으려 했던 시온이었다.

그러나 너무 예쁜 원피스를 입고 온 세은이 누나를 보고서도 곱창집을 갈 수 없었다.

시온이 알고 있는 가장 좋은 레스토랑으로 왔다.


“우와! 여기 너무 예쁘다.”


세은이 예쁜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누나가 좋아하니까 저도 좋네요.”


시온은 진심으로 좋았다.

시온의 웃는 모습은 귀여운 고양이 같았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세은이 물었다.


“에이. 아니에요. 제가 아는 가장 좋은 곳이 여기 밖에 없네요. 더 좋은 곳 가고 싶은데.”


“하하. 뭐야. 여기 너무 좋은걸.”


자신을 걱정해주는 세은이 누나의 모습.

시온은 어떤 기억이 떠올랐다.


붉은 종이 없던 시절.

대기업에 취직 했다고 지은이와 이곳에 왔었다. 마냥 좋아하며 사진을 찍던 지은이었다.

지은이와 달리, 시온의 생각을 먼저 해주는 세은 누나였다.

시온은 행복했다.

작고 두툼한 스테이크와 레드 와인. 그리고 포도 쥬스.


“하하. 포도 쥬스라니 귀엽다. 시온이.”


“이게 더 맛있어요.”


시온은 쉽게 얼굴이 빨개졌다.


“너는 여자친구 없어?”


“네. 없어요. 누나는요?”


세은은 고개를 기울이며, 예쁜 눈으로 시온에게 대답했다.


“나도 없어.”


세은과 눈이 마주친 시온은 얼굴이 붉어지며, 시선을 피했다.

오고가는 대화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함께 있는 시간이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차에 탑승한다.


“누나, 집 갈 거죠?”


시온은 당연한 듯 물었다.


“커피 마시러 갈래?”


“저는 커피 안 마셔요.”


“그러면 에이드라도 마시면 안 돼?”


세은의 질문은 상냥했다.


“좋아요.”


둘은 결국 카페에 들려 음료도 다 마셨다.



* * *



밤하늘.

푸른 나무와 전등 빛이 공원의 길을 장식하였다.

시온은 이번엔 같이 걷자고 말하는 세은이 누나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공원의 거리가 두 사람의 배경이 될 때,

두 사람의 거리 또한 아름다웠다.


“누나 오늘 너무 좋았어요. 누나랑 있으면 마냥 기분이 좋네요.”


“나도. 너랑 있어서 좋았어.”


세은이 발길을 멈췄다.

시온은 그런 세은을 바라봤다.


“매일 연락하고 이렇게 만나면 좋은데, 우리 만나볼래?”


세은이 조심스럽게 시온에게 말했다.

시온은 이 말의 뜻을 이해 못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그러나 시온의 마음속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누나. 미안해요.”


서로의 눈치를 보며 침묵이 흘렀다.


“하하. 너 진짜 귀엽다. 완전 속았지? 뻥이야, 뻥.”


세은이 조금 과하게 웃으며 말했다.


“누나,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는데, 그게 누나한테 피해를 줄까봐. 누나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봐 걱정돼요.”


세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일이 끝나고, 그때 우리 만나요. 그때 나랑 만나요.”


“일이 언제 끝나는데?”


세은이 조그맣게 물었다.


“3개월 뒤, 3개월이면 돼요!”


“글쎄, 생각해볼게 나도.”


세은과 시온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늦가을에 바람이 선선하게 불었다.

어느새 시온의 마음속에는 세은으로 가득 차 있었다.



* * *



시온은 그 뒤로 클럽을 수도 없이 찾아다녔다.

3개월간 쉴 새 없이 돌아다녔다.

홍대. 이태원. 강남. 단 한명의 단서를 찾기 위함이었다.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날이면,

시온은 겁도 없이 건달들에게 갔다. 붉은 종을 활용해 돈을 버는 것은 너무 쉬웠다. 시온의 돈은 차곡차곡 다시 쌓여갔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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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1화 수정했습니다. 19.02.04 55 0 -
20 Ep2. 나태 19.02.14 91 0 10쪽
19 Ep2. 나태 19.02.13 56 0 10쪽
18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2 67 0 10쪽
17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1 79 0 12쪽
16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0 87 0 12쪽
15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09 108 0 11쪽
14 <Prologue> - 14화 19.02.08 104 0 13쪽
13 <Prologue> - 13화 19.02.07 111 0 12쪽
12 <Prologue> - 12화 19.02.06 123 0 10쪽
11 <Prologue> - 11화 19.02.05 115 0 8쪽
10 <Prologue> - 10화 19.02.04 112 0 9쪽
» <Prologue> - 9화 19.02.03 12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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