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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최면술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dltkdals0527
작품등록일 :
2019.01.26 16:27
최근연재일 :
2019.02.14 15:4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648
추천수 :
1
글자수 :
85,279

작성
19.01.27 16:19
조회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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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Prologue> - 2화

DUMMY

차례차례 혼이 나간 눈빛.

시온이 다가가도 작은 경계조차 하지 않는 모습에 시온은 작은 회심을 갖게 되었다.

시온이 학생들과 같은 무리로 보일정도로 가까이 서있다. 학생들은 아무런 반응 없이 그저 맥없는 인형마냥 있었다.


종소리를 멈춘 시온은 한 가지 확신을 얻었다.

붉은 종에는 신비한 능력이 있었다.


“그것보다 이제 어떡하지?”


애들이 마치 기절한 듯 서있는 것을 볼 때 왠지 모를 가책 또한 느껴졌기 때문이다.


“얘들아 괜찮니?”


시온의 말에 돌아오는 것은 침묵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상황이다. 시온은 아침의 상황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뭐라고 말했더라?’


“운전 좀 하세요.”


중얼거리듯 나온 시온의 말에 쪼그려 앉아있던 학생들도 일어나 일제히 어디론가 향하려 하였다. 살아 움직이는 인형과 같이 그들에겐 의지가 없어 보였다.


“얘들아 멈춰!”


시온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학생들은 길목에 덩그러니 멈췄다.


“이제 그만해!”


시온은 이제 됐으니 학생들이 정신 좀 차렸으면 하길 바랐다. 그러나 시온의 외침에도 학생들의 눈에는 힘이 없었다.

불현 듯 아침의 상황이 떠올랐다.


‘종소리!’


주머니에 넣어 놓은 붉은 종을 다시 꺼내들었다. 손바닥보다 작은 붉은 종은 마치 장난감 같았다.


댕댕댕.


귀 안을 가득 채우는 밝은 소리. 소리는 결코 장난감 같지 않았다. 강하며 부드러운 소리였다.


종소리와 동시에 학생들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어리둥절 하는 학생들의 모습과 대화.

시온은 학생들과 눈이 마주치기 전에 죄를 지은 것 마냥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오자마자 문부터 잠그는 시온.

그래도 요즘 학생들은 무섭다고 하더라. 몸조심해야지. 시온은 현관에서 신발도 벗지 않고 붉은 종을 꺼내 들었다.


“진짜인가? 무슨 말도 안 되는······.”


황당함과 놀라움. 시온의 커진 눈과 입에는 당황한 것이 그대로 묻어나 있었다. 그의 얼굴은 진심으로 놀라며 호기심이 가득한 어린 아이와 같았다.

믿기지 않는다.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에 부정조차 할 수 없었다.

일단 진정하고자 신발부터 벗었다.


“내가 너무 흥분했을 수 있어.”


하아.


크게 숨을 내쉬었다.

시온은 평소와 같이 간단히 밥을 먹었다. 깔끔히 샤워를 마치고 이부자리에 누웠다. 푸근한 이불이 시온을 맞이할 때, 시온의 눈이 번쩍 뜨였다.


“말도 안 돼!”


시온은 벌떡 일어나며 방방 방을 뛰었다.


“말이 안 되잖아.”


시온은 붉은 종을 바라보며 말했다.


“특수 장치라도 돼있나? 최신 기술?”


종을 돌려가며 바라보지만, 평범한 종 일 뿐이었다.

한 손으로는 붉은 종에서 눈을 못 때면서도 다른 한손으로 의자를 당겼다.

의자에 앉으며, 손에 든 종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종소리를 들으면서 눈이 마주치면, 그······ 힘이 빠져버리고.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아. 명령을 하면 움직였고. 다시 종소리를 들으면 깨어난다.”


종소리를 두 번 들으면 깨어나는 건가?

아니다.


처음 학생들에게 갈 때 종은 계속 흔들었다.

명령을 들은 다음 종을 쳐야 깨어나는 건가? 명령은 전부 듣게 되나?

시온의 머릿속은 의문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시온은 머리를 박박 긁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내일 실험해보자. 출근은 해야 하니까.

시온은 자연스레 시간을 보고 이불을 목까지 덮었다.

잠에 취하려다 아차 싶었다.

퇴사!


“이것만 있으면 돈 버는 거야 식은 죽 먹기지.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역시 난 천재야.”


돈이 떠오르자마자 시온은 각양각색의 돈 벌 궁리가 생각났다.

결코 누워있을 수 없다.

벌떡 일어나서 부랴부랴 겉옷을 챙겨 입었다.


시온은 일단 집을 나섰다.



밤 시간에도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시온은 작은 과자 한 봉지를 들고 계산대 앞에 섰다.

야간알바에 피곤해 보이는 남학생은 힘없는 팔로 바코드를 찍는다.

띡.


“1500원이요.”


“저기요.”


시온은 쭈글 거리는 목소리로 소심히 얼굴을 내밀며 말했다.

피곤에 찌든 알바생을 불러 바닥만을 쳐다보던 눈을 마주쳤다.

시온은 오른손에 쥐고 있던 붉은 종을 흔들었다.


댕댕.


알바생의 힘없는 눈에는 혼까지 빠져버린 듯 되었고, 알바생의 팔은 축 처지게 되었다.


“저는 과자 값 냈습니다.”


시온은 자신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종을 흔들었다.


댕댕.


“저기요. 계산 해주세요.”


“계산 이미 되셨습니다.”


알바생의 말에는 귀찮음과 짜증이 오묘하게 섞여 있었다.


“계산 아직 안했어요.”


카드를 내밀며 시온은 말했다.


“계산 이미 되셨다니까요.”


“그러면 결제가 잘 됐는지 확인 한번 해주시겠어요?”


계산대 위에 있는 포스기에는 결제했던 기록이 남아있다. 시온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하.”


한숨을 내쉬며, 포스기를 두드리는 알바생에게 진상손님으로 여겨지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진상이라니.’


“자, 봐보세요. 어? 뭐지?”


결제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을 알게 된 알바생에게 시온은 멋쩍게 웃으며 카드를 들이밀었다.



편의점에서 나온 시온의 얼굴은 놀라움과 두려움이 묻어나 있었다. 붉은 종에 대한 놀라움과 말이 안 되는 현실을 직시한 두려움이다.

시온은 집으로 다시 들어와 생각을 정리한다.

붉은 종의 능력을 알게 된 시온이지만 결코 기뻐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얼굴은 긴장으로 가득했다.


시온은 종의 능력을 믿게 되었고, 종을 통해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떠올랐다. 문제는 그 일들이 대부분 범죄라는 것이다.

벌써 범죄자가 된 듯 긴장을 하고 있다.

돈. 집. 차.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마치 사람을 조종하잖아.”


편의점에서 알게 된 것. 기억까지 왜곡하는 붉은 종이다.

종은 시온에게 욕망의 덩어리로 다가왔다.

잠깐의 침묵이 집안을 가득 매웠다.

갑자기 시온은 혼자 춤을 추며 뛰었다. 시온은 마치 독립이라도 한 것처럼 손을 흔들었다.

적당히 흔들고, 몸이 후끈 달아오를 때, 시온이 숨을 깊게 마셨다.

“후우.”


시온의 기분을 이토록 기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회사에서 자유를 얻게 될 것이란 생각이다.

“박영학이는 꼭 때려주고 만다.”




토요일 아침.

작은 동산들과 이어지는 산책로. 띄엄띄엄 나무의자가 자리 잡고 있었다.

시온은 집 근처 공원 의자에 앉아 무언가를 적는다.

마침 시온에 앞을 달려가는 여성을 시온은 잠깐 멈춰 세운다.

시온은 붉은 종을 흔들었고, 잠시 후 다시 붉은 종을 흔들며 여성을 보냈다.

시온은 다시 주저앉아 펜을 쥔다.


1. 붉은 종을 흔들 때의 눈이 마주치면 상대방의 정신이 없어진다.

2. 정신이 없을 때, 명령을 할 경우 이를 수행한다.

3. 명령을 들은 후 다시 종소리를 들으면 정신이 돌아온다.

4. 명령에 대한 기억은 사라진다.

5. 기억의 조작이 가능하다.

6. ······.


시온은 붉은 종에 관한 능력을 적었다.

붉은 종에 효과는 어디까지인지. 어떤 명령이든 들을 수 있는지. 동일 인물에게 사용가능한지.

집으로 돌아온 시온은 당장이라도 회사로 달려가 사직서를 던지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명령 수행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감이 안 오기 때문이다.

양심과 무서움에 사이에서 사소한 명령들 밖에 시키지 못 했다.


시온에겐 확신이 필요했다.

어떤 명령이든 수행한다는 확신.

무언가에 다짐한 듯 시온은 핸드폰을 들어올린다.


“여보세요? 어, 지은아 난데. 지금 좀 가도 될까? 급히 할 말이 있어서.”


한 여성에게 전화한 시온은 다시 집을 나선다.



띵동.


문 앞에 쭈뼛이 서 있는 모습이 그의 소심함을 보여준다.


“어. 왔어?”


문을 열며 시온을 맞이하는 여성.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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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1화 수정했습니다. 19.02.04 55 0 -
20 Ep2. 나태 19.02.14 91 0 10쪽
19 Ep2. 나태 19.02.13 56 0 10쪽
18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2 67 0 10쪽
17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1 79 0 12쪽
16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10 87 0 12쪽
15 Ep1. 이상자들의 교회 19.02.09 109 0 11쪽
14 <Prologue> - 14화 19.02.08 104 0 13쪽
13 <Prologue> - 13화 19.02.07 111 0 12쪽
12 <Prologue> - 12화 19.02.06 124 0 10쪽
11 <Prologue> - 11화 19.02.05 115 0 8쪽
10 <Prologue> - 10화 19.02.04 112 0 9쪽
9 <Prologue> - 9화 19.02.03 126 0 9쪽
8 <Prologue> - 8화 19.02.02 131 0 8쪽
7 <Prologue> - 7화 19.02.01 137 0 11쪽
6 <Prologue> - 6화 19.01.31 152 0 7쪽
5 <Prologue> - 5화 19.01.30 160 0 7쪽
4 <Prologue> - 4화 19.01.29 177 0 8쪽
3 <Prologue> - 3화 19.01.28 176 0 7쪽
» <Prologue> - 2화 19.01.27 205 0 8쪽
1 <Prologue> - 1화 +1 19.01.26 32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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