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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몽래인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식량 - 좀비인류 멸망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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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몽래인
작품등록일 :
2023.05.23 13:14
최근연재일 :
2023.06.12 19:26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915
추천수 :
34
글자수 :
93,615

작성
23.06.0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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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2-2> 정의를 위해 상관을 쏘다

DUMMY

*

“임시 군법회의의 판결을 발표하겠습니다.”


이세계의 표정은 더 없이 담담했다. 전시 항명만 해도 즉결감이다. 그런데 상관 살해하면 당연히 목숨을 부지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이세계는 삶과 죽음을 초월한 듯 표정에 일말의 변화도 없었다.


12 구역 장교가 잠깐 시간을 둔 뒤 판결 내용을 발표했다.


“피의자 이세계 대령의 항명죄와 상관 살해죄에 대해 본 법정은 유죄를 선고한다. 다만 처벌과 형량에 대해서는 정식 재판 이후로 판결을 유예한다. 또한 전시와 동일한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세계 대령의 계급과 직위를 유지하며 안전 구역의 지휘관으로 맡은 바 직무를 수행할 것을 판결한다!”


판결문을 들은 이세계 대령의 미간이 살풋 찡그려졌다.


정의와 불의를 떠나 죄에 대한 댓가를 치러야한다는 원칙주의자인 이세계 대령으로서는 이 판결이 적절한가 아닌가를 떠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군인으로서 상관을 쏘았다는 사실은 가장 악질적인 군범죄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대령 이세계.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 직무 수행에 임하겠습니다!”


잠시 고민하던 이세계가 곧 경례를 붙이며 판결문에 따를 것을 약속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판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언제고 이 상황이 종결되면 정식 재판이 열릴 것이고 그때 내려질 판결에 승복하면 될 것이니까.


‘내가 희망한 삶은 그런 거다. 나 하나 살기 보다는 많은 이들을 살리는 것. 그래서 군인이 된 거 아니었던가. 적어도 이 번 일은 그렇게 해 낸 거다. 절망을 쏘고 희망을 살린 거다.’


절망은 절망을 키우고 희망은 희망을 낳는 거, 그것이 인간과 인간의 관계이다.


*

백다운 일행을 태운 버스가 안산 시내로 들어섰다.

인구밀도가 높았던 도심지에는 수많은 괴물들이 돌아다닐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도시는 조용했다.


몇 명씩 무리 지어 돌아다니는 모습만 가끔 보였다.

그들은 버스가 지나가도 크게 개의치 않는 듯 했다.


버스는 네비로 찾은 가장 큰 종합병원으로 향했다.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생각보다 훨씬 조용한데 말입니다.”


“그러네. 이상하게 조용하네. 다들 어디로 숨어들었나?”


백다운의 말에 염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가는 길에 빈 주유소에서 기름도 충분히 채웠다. 먼 데서 움직이는 괴물들 몇 명이 보였지만 달려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버스는 별 다른 위험 없이 안산인민종합병원까지 도착했다.


“나는 안 내려. 갈 사람들만 갔다 와.”


“내래 선발대로 갔다 오갔어. 닥터 공은 같이 가야 약품 챙길 것이디? 그러고 또....”


“제가 빠지면 섭하죠.”


백다운이 나서는데 유명한이 끼어들었다.


“백선수 보다는 제가 나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전시 상황에는 축구선수 보다는 군인이 나을테니까요.”


“뭐래? 나도 완전 전시 적합형 축구선수거든.”


“기래기래. 둘 다 같이 가자우. 총이 하나라도 더 있는 게 낫디 않갔어?”


이상열이 먼저 내리고 백다운과 유명한이 공헤경을 보호하면서 따라 내렸다.


“조심해라.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돌아 와!”


염 감독이 걱정스럽게 당부했다.


석아람도 조심하라고 하고 싶었지만 왠지 낯 뜨거워 말을 삼켰다.


차에서 내리던 백다운이 그런 아람을 슬쩍 훔쳐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안전하게 다녀 올 거라는, 그런 의미의 미소였다.


*

괴물이 보이지 않아 안전해 보였지만 그 시간 안산시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 중의 하나가 바로 그곳, 인민종합병원이라는 걸 아무도 알지 못했다.


바로 병원 옥상에 수많은 괴물들이 군집해 있었다.


족히 수백 명은 되는 괴물들이 모두 마치 하늘에서 무슨 명령이라도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듯 한쪽 하늘을 바라보면서 동상처럼 굳은 모습으로 서 있었다.


그때 갑자기 한 놈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콰직’


놈이 옆에 있던 놈의 머리통에 이빨을 꽂았다.


‘우적우적’


놈이 옆의 놈의 머리통을, 뇌를 씹어 먹기 시작했다. 뇌를 잃은 놈은 털썩 쓰러져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머리통을 씹어 먹은 놈은 또 다른 놈의 머리통에 이빨을 들이댔다.


그런 행동은 한 놈이 아니었다.

다수의 괴물들이 곁의 다른 괴물의 머리통을 으적거리며 씹고 있었다.


옥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줄도 모른 채 이상열과 동료들은 병원 로비로 들어서고 있었다.


*

서울의 흑석동 안전 지구는 다시 평정을 되찾았다.


하지 않게 병력은 두 배로 늘었다.

홍진표 소장을 사살한 이세계 대령이 책임자로 남았다.


이세계는 강박사의 요청에 연구실로 향했다.


연구실에는 강박사와 정혜신 박사, 그리고 통신 담당 장교도 함께 연구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세계가 방에 들어서자 강박사가 머리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이기 이기 다 확인해 봤는데 바이러스도 기생충도 아이고. 육체는 죽었는데 뇌만 살아 있

는기 학실하데이.”


“저번에 추측하신 것이 맞는 거군요. 그럼 이놈들의 뇌에 대해서는 밝혀진 게 있습니까?”


“마... 내가 한 평생 뇌를 연구했지만 이거는 내 분야라꼬 할 수는 없는 기라서. 이거는 인간의 뇌가 아이고 완전히 딴 거 아이가?”


“그래도 믿을 데는 박사님 밖에 없습니다.”


“이거는 뇌라꼬 하기 보다는 뇌 자체가 기생 생물이라꼬 봐야 한데이.”


“기생 생물.... 완전히 다른 존재라는 알이군요.”


“거기다가 지들끼리 통신도 한다꼬. 내 말이 맞재?”


강박사가 통신 장교인 이정헌 중위를 보며 물었고 이정헌은 이세계한테 대답했다.


“전문적 연구자가 아니라 확실한 답변은 못 드리지만 강박사님이 말씀하신 대로라면 뇌파가 통신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자기들끼리 의사를 표현하고 결정을 뜻인가?”


“서로간의 통신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중심 매개체로부터 정보를 수신하고 수행하는 정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 중심체, 즉 통신 명령체가 뭔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 대위한테 대답을 들은 이세계는 다시 강경훈 박사한테 질문했다.


“제가 궁금한 건 또 있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뇌, 이게 우리 지구상에 존재하는, 존재했거나 존재 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까?”


그 질문은 강경훈 박사나 정혜신 박사도 똑같이 궁금해 하던 바였다.


강박사와 정박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 모두 같은 의미의 눈빛이었다.


정혜신 박사가 말했다.


“지구상에 수많은 기생체가 있지만 이런 현상을 보이는 뇌는 절대 존재할 수 없는 거죠.”


간단한 답이었다.

하지만 그 답은 또 다른 질문을 수없이 많이 만들 수밖에 대답이었다.


앞으로 그들이 밝혀야 할 것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이기도 했다.


*

병원 로비도 조용했다.


“여기 왜 이래? 괴물들 다 어디로 간 거야? 너무 조용하니까 기분이 더 더럽네.”


아닌게 아니라 백다운의 말처럼 기분 나쁜 고요함이었다.


“여기! 자판기다! 콜라! 쥬스! 야, 동전 없냐?”


백다운의 말에 유명한이 개머리판으로 유리를 ‘콰창’ 박살 내 버렸다.


“멍청하게 동전은 왜 찾습니까? 주인도 없는 물건에. ”


“어, 그렇지! 근데 디질래?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 뭐 멍청...‘


준비해 온 배낭에 캔음료를 쓸어 담는 유명한 옆으로 이상열이 지나치며 말했다.


“멍청한 건 둘 다 똑같지비. 무거운 건 갈 때 챙기는 거이야.”


경험 많은 이상열의 말이 백 번 맞았다.

머쓱해 진 백다운과 유명한은 챙기던 배낭을 얼른 바닥에 두고 총을 들고 따라 나섰다.


“수술실이 어디 있나요? 아무래도 그 쪽이 필요한 약품이나 도구들이 있을거 같아요.”


중국어를 잘 아는 이상열이 층별 안내판을 보더니 엘리베이터를 가리켰다.


다행히 엘리베이터는 아직 작동하고 있었다. 전기가 끊어진 곳이 많지만 종합병원이라 자체 전력이 가동되는 것 같았다.


네 사람은 1층으로 내려 온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

그 순간 옥상에 있던 괴물 한 놈이 난간을 뛰어 넘어 ‘부웅’ 솟구쳤다.


‘쿵!’


7층의 높이를 그대로 뛰어내린 괴물은 마치 슈퍼히어로라도 되는 것처럼 바닥에 착지했다.


‘쿵! 쿵! 쿵!’


그 놈 하나가 아니었다, 몇 놈이 뒤따라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모두가 다른 괴물의 머리통을 뜯어 먹던 놈들이었다.


뛰어내린 놈들은 동시에 축구단 버스를 향해 돌진했다.


‘텅! 터엉--!’


놈들은 온몸으로 버스에 부딪혔다.

버스는 놈들이 부딪힌 자리마다 움푹 우그러졌다.


“뭐야? 저 놈들? 어디서 나타난 거야?”


놀란 염기운이 총을 잡으며 소리 질렀다.


“옥상! 옥상에서 뛰어내렸어요! 저기 또 뛰어내려요!”

석아람이 창밖을 보며 외쳤다.


‘부웅, 부르릉’


선우황이 다급히 시동을 걸고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초보형사 눈 떠 보니 무림


신입 형사 이로운.


수사를 위해 '도를 아십니까'에 쳐들어갔는데....
어라? 진짜 도인들이 있다!
온 우주, 시간과 공간을 아우른 다양한 모습의 도인들!


그들의 공동 제자가 되어 무림으로 간다!



https://novel.munpia.com/36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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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3> 총구의 방향이 왜? 23.06.12 29 0 9쪽
» <2-2> 정의를 위해 상관을 쏘다 23.06.09 26 0 9쪽
20 <2-1> 지옥 탈출, 목적지는 희망인가 또 다른 지옥인가 23.06.08 19 0 10쪽
19 <1-19> 대한민국 군인의 책무 23.06.07 25 0 9쪽
18 <1-18> 산 자를 위해 죽는 자들 23.06.06 21 0 10쪽
17 <1-17> 진화한 괴물, 놈들의 중심체는? +2 23.06.05 24 1 9쪽
16 <1-16> 괴물들의 역습 23.06.02 23 0 10쪽
15 <1-15> 죽어 가는 동료, 무너지는 팀 23.06.01 35 0 9쪽
14 <1-14> 괴물들이 진격하는 악몽의 밤 23.05.31 31 0 9쪽
13 <1-13> 아비의 눈물, 딸의 눈물. 23.05.30 31 1 9쪽
12 <1-12> 북한 사람 이상열 23.05.29 35 2 9쪽
11 <1-11> 머리에서 가슴으로 +2 23.05.27 35 1 10쪽
10 <1-10> 삶의 끝, 사랑의 끝. 23.05.26 29 1 9쪽
9 <1-9> 인간이 변한 괴물, 인간 그대로의 괴물 23.05.25 32 1 9쪽
8 <1-8> 제3 긴급안전지구 +2 23.05.25 45 2 9쪽
7 <1-7> 가족, 그리고 가족 같은.... 23.05.24 42 1 9쪽
6 <1-6> 감염 확산 23.05.24 42 1 10쪽
5 <1-5> 탈출 +2 23.05.23 52 3 10쪽
4 <1-4> 괴물, 감염자들 +2 23.05.23 52 3 10쪽
3 <1-3> 종말의 서막 +4 23.05.23 70 4 10쪽
2 <1-2> 빽또라이와 석아람 +2 23.05.23 76 5 11쪽
1 <1-1> [프를로그] 외계에서 온 비행체 +6 23.05.23 142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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