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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몽래인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식량 - 좀비인류 멸망의 날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래몽래인
작품등록일 :
2023.05.23 13:14
최근연재일 :
2023.06.12 19:26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916
추천수 :
34
글자수 :
93,615

작성
23.05.23 13:38
조회
52
추천
3
글자
10쪽

<1-4> 괴물, 감염자들

DUMMY

*


이후에 펼쳐진 그림들은 상상 그 이상의 충격이었다.


조금 전까지도 선량한 사람이었을 것이 틀림 없는 그들, 하지만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다.

피와 살에 굶주린 야수? 혹은 괴물?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영상물에 자주 등장하는 좀비에 가까웠다.

살아있는 인간들만 물어 뜯으려고 달려드는 좀비떼.


맨 먼저 희생된 건 그들을 막아 선 공안들이었다.

밀려 드는 관중들에게 경비선을 뚫려버린 공안들은 어떻게든 더 이상의 진입을 막아보려 허둥지둥 애를 썼다.

관중들이 지나간 뒤 잠깐의 시차를 두고 나타난 괴물들이 공안을 덮쳤다.

한 놈이 공안을 덮치면 수십 놈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물어 뜯었다. 


"캬아아아----"

"으아악------"


짐승의 울부짖음이 들리면 뒤이어 삶과 죽음을 가르는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희생자를 차지하지 못한 놈들은 곧장 다른 희생자를 노리고 달려왔다.

발이 늦은 아이들이, 쓰러진 사람들이 놈들에게 물어 뜯겼다.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런데 그 죽음이 끝이 아니었다.


물어 뜯긴 자, 죽은 줄 알았던 공안들도 그 놈들과 똑같이 변해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희생자는 다시 포식자로 살아났다.


“썅! 일단 튀자!”


김대희가 백다운의 옷깃을 채며 달리기 시작했다.


“뭐야? 우리가 도와줘야 하는 거 아냐?”

“새꺄! 뭘 어떻게 도와줘? 니 눈깔엔 저 괴물들이 안보이냐? 도와준다고 도움이 되겠냐고!”


백다운은 엉겹결에 뒤따라 뛰면서도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그 때 수원 유니폼을 입은 한 무리의 서포터즈들이 도망쳐 오는 게 보였다.


“선배! 우리 서포터즈들이야!”

“어쩌라고! 일단 우리부터 살아야지!"

“근데 우리가 이긴 거 맞지? 내가 결승골 박았는데!”

“아우. 새꺄! 지금 그게 문제냐? 분위기 좀 타라고!”

“그래도... 오늘이 생일이고 결승골...... 어?”


흘깃 뒤돌아 본 시선에 그녀가 걸렸다.

경기장 오는 길에 버스에서 보았던 인생 그녀가!

그녀는 도망쳐 서포터즈 무리에서도 뒤쳐져 있었다.

그녀 뒤에서 괴물들이 바짝 쫓아오고 있었다.


괴물들이 빠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공포가 이성을 앞지른 사람들은 서로를 밀치다 쓰러지고 자빠졌다.

힘이 약한 아이들과 여자부터 엉켜 쓰러지고 밟혀 뒹굴었다.


그녀가 뒤쳐지자 아빠로 보이는 사람이 그녀 손을 잡고 끌었다.

하지만 아내와 남동생까지 함께 도망치다 보니 뒤쳐질 수 밖에 없었다.

그대로 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놈들에게 희생될 것 같았다.


“선배 먼저 가!”


백다운이 김대희의 손을 뿌리치고 뒤돌아 달려가기 시작했다.


“아! 어딜 가! 아놔! 저 미친 또라이!”


그냥 혼자서 튈까 하던 김대희도 결국은 백다운을 따라 뒤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씨바! 끝까지 사고 치네!”


백다운은 도망쳐 오는 사람들 사이로 달려가면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깃대를 집어 들었다.

합금으로 만들어진 깃대는 무게나 굵기가 적당해서 손에 착 감겼다.


“기다려! 백다운이 간다고! 존나 빨리! 공보다 더 빨리!”


백다운의 바람과 달리 도망치던 아람이 앞 서 넘어진 사람에 걸려 쓰러졌다.

뒤따르던 아빠가 아람을 부축해 일으켰다.


쓰러졌다 일어나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괴물 한 놈이 벌써 바로 뒤까지 추격해 왔다.

놈들이 손을 뻗으면 아빠 뒷덜미가 잡힐락 말락 했다.

아람도 아빠도 놈들한테 물어 뜯기는 건 시간 문제였다.


“아람아! 먼저 가라!”


죽기를 각오한 아빠가 아람을 보내고 달려드는 괴물 쪽으로 돌아섰다.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야 딸이라도 살릴 수 있기에.


"으아아! 덤벼! 나한테 덤비라고!"


아빠는 맨 앞에 달려오는 괴물을 발로 밀어 차면서 괴성 같은 고함을 질렀다.

놈들의 시선을 끌고 몇 놈이라도 막아야 아람이가 안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 휘릭


순간 옆으로 뭔가가 스쳐 지나갔다. 엄청난 속도로. 정말 공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백다운이었다.


- 콰직!


백다운은 달려온 가속도 그대로 깃대를 내질러 맨 앞 괴물의 미간을 내리 찔렀다.

괴물의 두 발이 허공으로 붕 뜨며 뒤로 날아갔다.

‘와당탕’ 뒤따라오던 놈들과 한 덩어리가 되어 뒹굴었다.


“튀어요! 빨리, 서둘러요!”


백다운이 놈들을 막아 선 채 깃대를 휘두르며 아람과 아빠를 돌아보며 외쳤다.


“백다운? 고, 고맙네!”


백다운을 알아 본 아빠는 아람을 부축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엉켜서 나뒹굴었던 괴물들이 벌떡 일어나 백다운을 향해 달려들었다.

꼬나 잡은 깃대를 휘둘러 다가서는 놈들부터 후려쳤다. 


- 퍼억! 

- 으적! 

- 콰직!


살이 뭉개지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놈들은 고통 따위는 느끼지 않았다.

쓰러져도 금세 일어나 다시 달려들었다.

점점 더 많은 놈들이 백다운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도저히 붙어 싸울 수 있는 상대들이 아니었다.


멀리서 보던 것과 가까이서 보는 것은 체감 온도가 달랐다.

남극과 화산의 온도차 보다 훨씬 더.

핏발 선 동공 없는 눈깔부터 입가에 흐르는 거품침. 


‘그르르르’ 


짐승의 소리까지.


무엇보다, 두려움도 없고 고통도 못 느낀다는 것. 

뭔가를 물어뜯겠다는 본능으로 무작정 달려드는 놈들의 기세에 백다운도 머리 끝에서 똥꼬까지 찌르르 백만볼트의 공포가 관통하는 걸 느꼈다.


‘아놔. 내가 또라이가 맞긴 맞나 보다. 이런 놈들하고 맞설 생각을 하다니...’


잠깐 후회가 들었다. 

하지만 또라이라는 걸 인정하는 순간 정말 또라이가 되는 게 백다운 스타일이다.


“그래, 씨바! 다 뎀벼! 또라이니까 이 짓 하는 거지! 빽또라이 생일이거든! 일 분에 한 골 쳐박는 실력으로 일 초에 한 놈 씩 쳐발라 주마!”


앞서 몸 던져 덤벼오는 한 놈의 머리통을 깃대로 후려쳤다. 


- 빠각!


깃대에서 손으로 전해오는 타격감이 결승골에 못지 않게 짜릿했다.

곧바로 뒤 따라 덤비는 놈을 걷어차고 그 뒤의 놈의 얼굴로 깃대를 찔렀다.


- 콰직!


깃대가 놈의 입을 찔렀고 그대로 머리통을 관통했다.

그게 실착이었다.

머리통에 박혀버린 깃대는 쉽게 뽑히지 않았다.


- 콰당!


깃대를 잡고 애를 쓰는 동안 옆에서 달려드는 놈을 피하지 못했다.

누런 이빨을 드러내고 달려드는 놈과 엉켜 한 바퀴 나뒹굴었다.


생일 운빨이 엥꼬가 떴나 보다.

뒹굴다 놈 아래 깔리고 말았다.


"크르르륵--"


놈의 동공 없는 흰자위가 끔찍했다.

목을 잡고 밀어내려 했지만 놈도 엄청난 힘으로 피 묻은 누런 이빨을 들이 밀었다.


‘아... 씨바.... 이제 끝장인가? 생일인데... 인생 여자도 발견했는데......’


다른 놈들이 우르르 달려오는 게 보였다,

진짜 이 쯤에서 끝인가 싶었다.


한 놈이 더 붙었다.

두 팔로 한 놈씩 잡고 버텼다.

몇 놈이 달려오고 있다.

몇 놈 뒤에는 몇 놈이 아닌 여러 놈들이.


염감독이 생일날을 제삿날로 만들어 준다더니 이놈들이 그렇게 할 모양이다.


- 콰직--!


끝이다, 이대로 가는 구나, 하고 그만 포기할까 싶은 순간, 첫 놈의 누런 이빨을 박살 내며 쇠파이프가 박혀 들었다.

두 번째 놈도 쇠파이프에 머리통이 털렁 으깨지며 나가 떨어졌다.


"새꺄! 너 때매 내가! 씨펄!"


김대희 선배였다. 

의리! 의리! 의리를 입에 달고 사는 김대희 선배, 평생 은인으로 받들고 살리라!


김대희가 백다운의 뒤덜미를 잡아 일으켰다.

둘은 있는 힘을 다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새꺄! 여기서 죽잔 거냐?

“일단 땡큐! 근데 왜 왔어?”

“아흐! 이 시키 말하는 뽄새 보소. 나 아님 너 뒈졌어!”

“그니까 이단, 삼단도 땡큐인데. 선배는 오면 안 되지! 나는 졸라 빠른데 선밴 열라 느리잖아. 그 발로는 괴물들 저녁 밥상이라니까!”

“지랄! 그냥 뒈지게 놔두는 건데. 내가 돌았지.”

“괜찮아, 선배. 내가 선배 죽게 놔두겠어요? 지금도 선배 속도로 슬슬 뛰잖아. 여차하면 선배 은혜 갚을라고!”


느리거나 빠르거나 둘은 운동선수였다.

도망치기로 맘먹은 이상 괴물들에게 따라잡힐 정도는 아니다.

그들 앞으로 라커룸으로 연결된 입구 쪽으로 달아나고 있는 서포터즈들과 석아람 가족이 보였다.


그런데 막 입구로 들어가던 그들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튀어나왔다.

뒤따라 안쪽에서도 괴물 몇이 튀어 나왔다.

그쪽도 이미 괴물들이 나타난 것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 쪽으로 들어가야 어웨이 라커룸이 있고 복도를 지나 경기장 밖으로 연결된 출구로 나가야 대기 중인 구단 버스가 있다.


뒤돌아 도망칠 수도 없었다.

앞쪽에 등장한 놈들보다 뒤따라오는 놈들 쪽수가 훨씬 많으니까.

어떻게든 전방을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 투타타타타!


그 순간 총성이 울렸다.

일개 분대 병력 정도의 무장 군인들이었다.

앞쪽의 괴물들이 픽픽 쓰러졌다.

하지만 쉽게 제압 되진 않았다.

총을 맞고 나뒹굴어도 금세 일어났다.

군인들이 놈들의 머리통을 박살 내고 나서야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입구를 확보한 군인들이 사람들에게 빨리 탈출하라고 고함을 질렀다.

뒤따라오는 괴물들도 군인들의 난사에 쓰러졌다.


다행이었다.

그들이 구단 버스 까지 가는 동안은 군인들이 괴물들을 막아줄 것이었다.


그 뒤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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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18> 산 자를 위해 죽는 자들 23.06.06 21 0 10쪽
17 <1-17> 진화한 괴물, 놈들의 중심체는? +2 23.06.05 24 1 9쪽
16 <1-16> 괴물들의 역습 23.06.02 23 0 10쪽
15 <1-15> 죽어 가는 동료, 무너지는 팀 23.06.01 35 0 9쪽
14 <1-14> 괴물들이 진격하는 악몽의 밤 23.05.31 31 0 9쪽
13 <1-13> 아비의 눈물, 딸의 눈물. 23.05.30 31 1 9쪽
12 <1-12> 북한 사람 이상열 23.05.29 35 2 9쪽
11 <1-11> 머리에서 가슴으로 +2 23.05.27 35 1 10쪽
10 <1-10> 삶의 끝, 사랑의 끝. 23.05.26 29 1 9쪽
9 <1-9> 인간이 변한 괴물, 인간 그대로의 괴물 23.05.25 32 1 9쪽
8 <1-8> 제3 긴급안전지구 +2 23.05.25 45 2 9쪽
7 <1-7> 가족, 그리고 가족 같은.... 23.05.24 42 1 9쪽
6 <1-6> 감염 확산 23.05.24 42 1 10쪽
5 <1-5> 탈출 +2 23.05.23 52 3 10쪽
» <1-4> 괴물, 감염자들 +2 23.05.23 53 3 10쪽
3 <1-3> 종말의 서막 +4 23.05.23 70 4 10쪽
2 <1-2> 빽또라이와 석아람 +2 23.05.23 76 5 11쪽
1 <1-1> [프를로그] 외계에서 온 비행체 +6 23.05.23 142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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