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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몽래인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식량 - 좀비인류 멸망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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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몽래인
작품등록일 :
2023.05.23 13:14
최근연재일 :
2023.06.12 19:26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925
추천수 :
34
글자수 :
93,615

작성
23.06.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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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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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18> 산 자를 위해 죽는 자들

DUMMY

*


“현재 저들이 누군가로 부터 명령을 전달 받고 있단 말입니까?”

“글타 카이! 근데 누군지 그거는 모른데이. 사람인지 뭔지. 근데 틀림없이 뭔가 수신하고 있는 거는 틀림없는 거 같다꼬!”

“놈들의 변화, 공격 양식의 진화가 그것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겠군요.”

“변했다카면 아무래도 관련 있는 거 아니겠나. 내 생각도 글타.”


잠시 생각을 정리하던 이세계가 결심을 굳힌 듯 부하들한테 명령을 내렸다.


“이 지역은 포기한다. 최소한의 병력만으로 민간인들부터 군부대가 있는 안전지구로 이송한다! 나를 포함한 전투병은 마지막 한 명의 민간인까지 이송선에 탑승할 때 까지 최대한 적을 방어한다.

전투병의 퇴각은 가장 마지막이다!“


명령을 받은 전령들이 곧바로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두 분 박사님이 맨 먼저 수송선에 오르십시오. 연구를 계속 하셔야 합니다. 놈들의 약점을 알아내고 분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십시오. 그리고 가능하면 감염자들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까지도요."


이세계의 표정이 비장했다. 그는 이곳에서 죽을 것이다.

강경훈과 정혜신은 그를 두고 먼저 떠난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이세계의 요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그걸 할 수 있는 사람도 자신들 외에 많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사 계급장을 단 군인이 두 사람을 안내해서 상황실을 빠져 나갔다.


남은 이세계의 가슴이 무거웠다.

이미 무너지고 있는 방어선이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 몇 기 되지 않는 수송 헬기로 이 곳에 대피해 있는 민간인들을 얼마나 이송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

전령들을 통해 이세계의 명령을 전달 받은 지휘관들은 모두 이 명령에 숨은 뜻을 파악했다.

이것은 퇴각 명령이 아니라 장렬히 옥쇄 하라는 명령이라는 것을.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군인의 사명을 다하라는 뜻임을.


“총탄을 아끼지 마라! 다 쏟아 부어 버려!”

“씨파! 저 괴물들한테 대한민국 국군! 특수 전대의 근성을 보여주자고!”


퇴로가 없다는 것을 깨닫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이세계의 지휘권 아래 있는 수도경비 특수전대 일개 대대와 임시 편입된 기동전대 일개 중대원들 중 단 한 명의 이탈자도 없었다.

이세계 대령 휘하의 병력들은 지휘관에서부터 신병까지 모두 그랬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로 위로 신뢰와 존경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그 신념이 죽음을 불사하며 수 백 개의 총구가 괴물들을 향해 뜨거운 총탄을 쏟아 부었다.

단 한 기의 수송선, 단 한 명의 민간인이라도 더 탈출시키기 위해.


*

누군가로 부터 명령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유명한의 말에 다들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괴물 뒤에, 이 괴물들을 조종하고 있는 뭔가가 있다면?

대체 얼마나 거대한 인물, 혹은 조직이란 말인가?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모두들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하지만 빽또라이는 반대였다.

어려운 문제든 쉬운 문제든 상관없다. 또라이답게 단순하게 접근하고 단순한 결론을 내버린다.


“뭔 개소리야? 말도 못하고 으르르 크르르 이딴 소리만 내는 놈들이 무슨 명령을 받아? 너 아까 물린 거 아냐? 미친 거 아니냐고?”


때론 무식함이 약이 되기도 한다.

백다운의 단순무식 뜬금 없는 반론에 사람들이 피식 웃었다. 이런 상황에서 긴장을 푸는 건 나쁘지 않은 결과다. 물론 빽또라이가 그걸 의도했을 리는 없지만.

.

“그것 외에는 변화를 설명할 길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유명한이 백다운을 쏘아 봤다.


“백다운 선수는 몇 살인데 처음부터 반말입니까?”

“어..... 그러는 너는 몇살인데.........요?”


이상열이 백다운의 뒤통수를 쳤다.


“민증 정리는 나중에 하구서리! 빨리 가자우. 리나가 위험하니끼니”


이상열이 문을 열려는 순간 유명한이 손을 잡고 제지했다.


“하나만 더 강조하겠습니다. 사격조는 탄환을 아껴야 합니다. 단발 사격으로 놈들의 머리를 노리세요. 움직이다 보면 군인, 경찰들이 흘린 총기들이 적잖이 있을 겁니다. 무기와 총알은 모두 챙기세요. 특히 수류탄 종류는 반드시 챙기셔야 합니다. 아, 그리고 의약품 상자도 중요하고 캔으로 된 취식물과 음료수도 많이 확보해야 하니까 이동 중에 보이는 자판기는 전부 챙긴다고 생각하시구요. 그리고....”


그 순간 뒤에 있던 백다운이 유명한을 밀치면서 발로 쾅하고 문짝을 걷어차 버렸다.


“아! 씨바 말 존나 많네! 니가 떠드는 동안에 공 선생님하고 리나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복도에 있던 괴물들이 동시에 열린 문 쪽을 돌아보았다.


백다운이 달려드는 괴물들을 향해 드르륵 자동소총을 긁으면서 외쳤다.


“아람씨! 이제 갑니다! 쫌만 기둘려요!”


*

방 안에 들어 온 괴물들이 제자리에 멈춰 선 채 움직이지 않자 공혜경과 석아람은 침대 아래 갇힌 꼴이 되고 말았다.

리나가 울먹울먹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지만 소리 내선 안 된다는 걸 깨닫고 있는지 용케도 꾹 눌러 참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사태를 악화 시킨 건 백설기였다.

달려들던 괴물을 몇 놈 쓰러뜨린 백설기가 리나를 찾아 방안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침대 아래에 리나가 있다는 걸 안 백설기가 침대 옆에 서 있는 놈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는지 놈한테 달려들어 다리를 물고 쓰러뜨렸다.

쓰러진 놈이 백설기에 끌려가던 놈이 침대 아래 숨어 있는 세 사람을 발견했다.


“크르르---”


갑자기 방안에 있던 모든 놈들이 침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끌려가는 놈이 낸 소리가 다 들릴만한 크기가 아니었음에도 놈들은 침대 아래 누군가가 있음을 알아낸 것이었다.


괴물들이 침대를 향해 다가왔다.

방 안의 수많은 발들이 처벅처벅 침대로 향해 오는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공혜경과 석아람은 벽쪽으로 바짝 붙었다.

괴물 하나가 바닥에 엎드렸다.

괴물과 눈이 마주쳤다.

그 옆에 또 다른 괴물이, 그 옆에 다시 다른 놈들이.

여라개의 눈이 아람과 혜경을 노려보았다.


“꺄아아--”

“살려줘! 누가 없어요!”


석아람의 비명과 공혜경의 고함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괴물들이 손을 뻗으며 기어 들어왔다.

공혜경과 석아람은 두 발로 놈들을 밀어 찼다.

하지만 네 개의 다리로 수많은 놈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 턱!


괴물 한 놈의 손이 공혜경의 발을 잡았다.

더 이상 피할 수 있는, 버틸 수 있는 길이 없었다.

이젠 정말 끝이었다.


*

방을 나온 선수들은 또 다른 모습의 괴물들과 조우했다.

놈들의 공격이 조금 전, 복도에서 싸울 때 보다 훨씬 계획적이고 체계적이었다.

30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더 강하고 위협적인 방법으로 달려들었다.


총을 든 선수들을 향해 방패막이로 달려드는 놈들이 앞장서고 그들 뒤에 몸을 숨기고 따라오는 놈들이 있어 머리를 조준 사격 하기 어려웠다.


아직 작동을 하고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면 인원이 나눠져야 하므로 계단을 선택했는데 그게 가장 큰 실착이었다.


선수들이 비상 계단으로 진입했을 때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몇 층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놈들이 갑자기 몸을 던지면서 덮쳐 온 것이다.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다/

앞과 뒤에만 집중하고 있다가 위로부터 덮쳐오는 놈들한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몇 층 높이에서 몸을 던진 놈들한테 깔린 선수들은 엉켜 쓰러지며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졌다. 그런데그건 생존자들에게 해당하는 것이었고 떨어진 놈들은 몇 군데가 부러져도 고통을 느끼지 않고 생존자들한테 엉겨 붙었다.


“니미! 이러다 다 죽갔어! 기럴 수는 없디! 살 수 있는 인원만 가는 기레! 포기할 놈은 포기해야 하디 않갔어!”


이상열이 단호하게 소리쳤다.

차마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지만 현 상황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음을 다들 깨닫고 있었다.


“씨바! 가요! 어서들 가라고요! 이놈들은 내가 잡고 있을 테니까! 어서!”


떨어지던 놈에게 깔리면서 다리 하나가 부러진 김태만이었다.

이미 죽음을 예견한 그는 동료들을 위해 두 팔을 벌리고 달려 나가 앞쪽의 괴물들을 밀어버렸다. 몇 명의 괴물들이 태만과 함께 계단에 우르르 쓰러졌다.

괴물들은 태만의 목을, 어깨를, 허리를, 다리를 물어 뜯었다.


“제발! 가요! 난 내 동료들을 물어 뜯기 싫다니까!”


태만이 동료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본 다른 동료들도 머리 속에 불꽃이 튀었다.


“나도! 물렸어! 변하기 전에 빨리 피해!”

“씨팔! 좋다! 죽자 죽어! 근데 그냥은 못 죽어!”


여기저기서 부상을 입은 선수들이 스스로 몸을 던져 길을 터 주었다.

그 덕분에 빽빽하게 몰려든 괴물들로 인해 결코 뚫리지 않을 것 같던 그 계단에 길이 열렸다.


“가자! 이제 가는 수밖에 없다! 죽지 마라! 저들을 위해서라도 이제 더 이상 죽지 마라!”


염감독의 명령이었다.

눈물을 쏟으면서 입으로는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백다운도, 김대의도, 이상열과 유명한도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눈앞에 나타나는 괴물들을 향해 총을 쏘아 댔다.


이제 정말 살아야 했다.

동료들을 위해 목숨을 바칠 기회를 잃었으니, 이제 희생한 그 동료들의 뜻대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다.


말 많은 백다운도 입을 다물었다.

그가 든 총구가 입을 대신해 분노를, 슬픔을, 미안함을, 고통을 쏘아 대고 있었다.


작가의말

초보형사 눈 떠 보니 무림


신입 형사 이로운.


수사를 위해 '도를 아십니까'에 쳐들어갔는데....
어라? 진짜 도인들이 있다!
온 우주, 시간과 공간을 아우른 다양한 모습의 도인들!


그들의 공동 제자가 되어 무림으로 간다!



https://novel.munpia.com/36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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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19> 대한민국 군인의 책무 23.06.07 26 0 9쪽
» <1-18> 산 자를 위해 죽는 자들 23.06.06 22 0 10쪽
17 <1-17> 진화한 괴물, 놈들의 중심체는? +2 23.06.05 24 1 9쪽
16 <1-16> 괴물들의 역습 23.06.02 23 0 10쪽
15 <1-15> 죽어 가는 동료, 무너지는 팀 23.06.01 35 0 9쪽
14 <1-14> 괴물들이 진격하는 악몽의 밤 23.05.31 32 0 9쪽
13 <1-13> 아비의 눈물, 딸의 눈물. 23.05.30 31 1 9쪽
12 <1-12> 북한 사람 이상열 23.05.29 36 2 9쪽
11 <1-11> 머리에서 가슴으로 +2 23.05.27 36 1 10쪽
10 <1-10> 삶의 끝, 사랑의 끝. 23.05.26 29 1 9쪽
9 <1-9> 인간이 변한 괴물, 인간 그대로의 괴물 23.05.25 32 1 9쪽
8 <1-8> 제3 긴급안전지구 +2 23.05.25 45 2 9쪽
7 <1-7> 가족, 그리고 가족 같은.... 23.05.24 42 1 9쪽
6 <1-6> 감염 확산 23.05.24 42 1 10쪽
5 <1-5> 탈출 +2 23.05.23 53 3 10쪽
4 <1-4> 괴물, 감염자들 +2 23.05.23 53 3 10쪽
3 <1-3> 종말의 서막 +4 23.05.23 70 4 10쪽
2 <1-2> 빽또라이와 석아람 +2 23.05.23 77 5 11쪽
1 <1-1> [프를로그] 외계에서 온 비행체 +6 23.05.23 143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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