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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몽래인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식량 - 좀비인류 멸망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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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몽래인
작품등록일 :
2023.05.23 13:14
최근연재일 :
2023.06.12 19:26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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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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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615

작성
23.05.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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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1> [프를로그] 외계에서 온 비행체

DUMMY

<1-1> 프롤로그 - 20년 전, 201X년 5월 22일


*

미합중국 항공우주국에서 그 물체들을 최초로 발견한 것은 현지 시간으로 201X년 5월 19일 17시 21분이었다.

목성 궤도 근처를 무서운 속도로 비행하고 있는 일단의 선단. 하지만 최초 발견 시에는 선단이라고 확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었다.


항공우주국의 월터 박사는 이른 퇴근을 서두르고 있었다.

플로리다에서 이 년 만에 아들 내외가 손녀를 데리고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지하주차장에서 비상 호출 신호가 터졌을 땐 모른 척 퇴근해 버릴까 잠깐 갈등도 했다.

하지만 지난 10년 간 단 한 번도 울리지 않았던 S급 비상 호출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황급히 올라 온 중앙관리실은 패닉 상태였다. 

우주 공간을 펼쳐 놓은 대형 스크린 위에 얼핏 보아도 수백 개는 될듯한 붉은 점이 거대한 무리를 이루어 점멸하고 있었다. 

그 공간은 아무 것도 없는, 아무 것도 없어야만 하는 좌표였다.


항공우주국의 수 백 명 과학진들 중 누구 하나라도 그것이 운석이나 혜성 같은 자연적인 물체라는 걸 입증할 근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비행 물체들은 일정한 속도와 고정 방향성을 가진 인공체라는 결론이 나기까지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끔찍한 결론은 그 선단이 정확하게 지구 궤도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

“현재 목성 인근을 지나고 있는 비행체는 모두 500여 기로 추정되며 인공적 선단으로 파악 되었습니다. 현재 지구를 향해 시속 8,333,000km로 비행 중이며 지구 궤도까지 약 73시간 정도가 소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핫라인으로 월터 박사의 보고를 받는 미합중국 대통령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지구와 충돌 시 인류의 종말이 확실한 상황입니다. 아니 인류 뿐 아니라 우주 역사에서 지구는 영원히 사라질 것입니다”


대통령은 월터 박사와 통화를 끝낸 뒤에도 현실감이 전혀 들지 않았다. 


하필이면 자신의 임기 중에, 안 그래도 지지율이 바닥인 상황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다니.


몇 분 지나지 않아 러시아와 유럽, 아시아 강대국 정상들의 긴급 대화 요청이 연이어 쏟아져 들어왔다. 

뭔가를 해야 할텐데 뭘 해야 할 지 난감했다. 미국 대통령은 돈을 버는 것과 고함 지르는 것 말고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

약 한 시간 뒤 뉴욕의 UN 주재 영상회의실에 12개국 정상들이 영상을 통해 마주 앉았다.


“다들 파악하셨겠지만 71시간 후에 지구와 충돌 예정이오. 이는 지구의 파멸을 의미하는 것이오. 이에 미국은 지구상에서 발진 가능한 모든 핵미사일을 동원하여 일점 요격하는 작전을 UN 모든 국가에 상정하는 바요.”


보좌진의 건의로 미합중국 대통령이 제의한 작전은 만장일치로 가결 되었다. 

곧바로 각국의 우주 관련 센터와 국방부의 자료들이 공유되었고 지구 자전 속도와 목표의 거리에 맞추어 요격 작전이 진행되었다.


몇 시간 뒤부터 지구상에서 발사 가능한 110,274기의 핵미사일이 우주 공간의 동일한 목표를 향해 발사 되었다.


비밀리에 진행 된 요격 작전은 각국의 상공을 불꽃놀이처럼 물들였다. 


보도 통제로 인해 상황을 모르는 국민들은 갑자기 하늘을 수놓은 불꽃을 보며 세계대전이라도 발발한 것인가 하고 의아해 했다.


*

각국 정상들은 모두 자국의 비상 회의실에서 나사가 보내 주는 영상을 통해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건 작전을 지켜보았다.

항공우주국의 월터 박사와 수많은 연구진들도 손에 땀을 쥐고 대형 스크린을 주시하고 있었다.


화면의 한쪽 끝에 나타난 불빛들이 선단을 향해 다가갔다.

실제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일 테지만 스크린 위에서는 너무나 느리게 느껴졌다.


일백만 년 같은 몇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두 무리의 불빛들이 하나가 되더니 커다란 불덩어리가 되었다가 화면 위에서 사그라들었다.


“성공했습니다! 목표 선단의 회피 비행은 없었으며 모든 핵미사일이 목표를 타격하였습니다!”


백악관과 우주항공국에 동시 연결된 미 국방성의 보고가 들려오자 초조하게 화면을 지켜보고 있던 월터 박사와 일행들 사이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터져 나왔고 서로가 서로를 축하하며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

하지만 그 기쁨은 찰나였다. 모든 것이 오해였고 착각이었다.

삑삑거리는 기계음과 함께 화면은 다시 점멸하는 불빛들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작전은 실패. 요격에는 성공하였으나 파괴에는 실패한 것이었다. 


십만 기가 넘는 핵미사일로 타격했음에도 미확인 비행 선단 중 단 한 기도 파괴되지 않았다.


"끝났어. 이제..... 다 끝난 거야....."


월터 박사는 다리가 풀려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더 이상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아니 인류 전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할아버지를 만나러 온다며 화상 전화를 통해 깔깔 웃던 손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퇴근할 시간이다. 손녀를 만나러.

지금 퇴근하지 않으면 영영 손녀를 볼 수 없을 테니까.


*

각국이 유지하던 보도통제가 풀렸다.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 숨겨서도 안 될 일이었다.

온 인류가 패닉에 빠져 멸망한다 해도 이제 사실을 알려야 했다. 어찌 되든 인류는 멸망할 것이니까. 종말이 사흘도 남지 않았으니까.


지난 5월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 된 노재민 대통령도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 인류는 역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정체불명의 비행물체들이 지구를 향해 오고 있으며.....”


각국 정상들끼리 약속한 시간에 맞춘 기자회견이었다. 


하지만 소문은 몇 시간 전부터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상들의 발표는 소문을 진실로 확인해 주는 절차일 뿐이었다.

제발 아니길 바라는 사람들의 공포를 극단적으로 폭발 시키는 기폭제 역할에 불과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우리는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온 민족으로 세계의 중심에 섰습니다. 부디 국민 모두 차분한 마음으로....”


대통령의 간곡한 긴급 대국민발표가 채 끝나기도 전에 거리는 전쟁터로 변했다.

해결 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공포와 절망감이 폭력으로 변했다. 


폭도로 변한 사람들과 경찰들이 총격전을 벌였고, 나중에는 경찰과 군대까지 공포에 굴복한 폭도가 되었다.


거리는 피로 물들었다.

폭력과 파괴, 강간과 살해, 패닉에 빠진 집단 자살까지.


비단 서울, 대한민국만이 아니었다.

전 세계가 한 순간에 살아 있는 지옥이 되어 버렸다.

비행체가 지구궤도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종말의 날은 시작되었던 것이다.


201X년 5월 21에서 22일까지의 24시간 동안 세계 인구의 20%가 죽음을 맞았다.

그 중 3% 정도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나머지는 모두 죽고 죽이는 살육의 제물이 된 것이었다.


*

그런데!

대 재앙의 날은 종말이 아니었다.


지구와 충돌하리라 예상했던 비행선단이 지구와 충돌하기 세 시간 전부터 급격히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마치 착륙을 시도하려는 듯이.


세계 각국은 온갖 소통 수단을 동원해 비행선단과 교신을 시도했지만 반응은 없었다.


세시간 거리였던 속도를 거의 하루에 걸쳐 비행한 522기의 외계 선단은 안전 속도 이내에서 대기권에 진입했다. 

지구 영향권 내로 들어온 비행체는 미리 계획했던 것처럼 지구 대륙 곳곳으로 산개했다.


그리고 그들은

지상에 ‘착륙’했다.


물론 착륙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상당히 파괴적이었다. 

거의 100m 길이의 원추형 비행체는 지상에 그대로 내리 꽂혔다.

지면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선체의 반쯤이 땅 속으로 박혀 들어갔다.


다행히 인적이 드문 산야나 계곡은 피해가 덜했지만 도심지에 떨어진 경우에는 피해가 막심 했다.

거대한 빌딩들이 무너지고 인구밀도가 높은 곳은 순식간에 수십 만이 목숨을 잃었다.


모든 상황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긴급히 현장으로 출동한 병력들이 비행체 근처에 전투준비를 하고 대기했으나 비행물체에서는 일말의 반응도 나오지 않았다.


곧이어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이 현장에 투입되었다. 현존하는 인류가 가진 모든 과학적 지식과 기술을 동원해 조사하였으나 아무런 결과도 얻을 수 없었다.

파괴는 커녕 흠집조차 낼 수 없었다.

내부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었던 것은 물론이다.


어디서 왔는지, 왜 왔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

그렇게 대 재앙의 날이 지나가고 세월이 흘렀다.

흐르는 세월과 함께 사람들의 고통스런 기억도 흐려지고 522기의 비행체는 일상이 되었다.


몇몇 도시에서는 비행체를 중심으로 메모리얼 공원이 조성되었고 밀림과 산 속의 비행체들은 마치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인 듯 자연의 일부가 되어갔다.



대 재앙의 날을 겪은 뒤 세상은 변했다. 더 좋은 쪽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핵무기가 소모되었고, 죽음을 직면했던 사람들은 더더욱 평화와 안정을 갈구했다. 


세계 모든 국가가 모여 새로운 국제연맹을 창설했다. 신국제연맹 소속 국가들은 경쟁이 아닌 협력과 상생을 존중했다.


그렇게 20년 가까운 긴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빽또라이라 불리는 수원 블루스타즈 백다운은 선수단과 함께 아시아챔피언스 경기를 위해 중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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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17> 진화한 괴물, 놈들의 중심체는? +2 23.06.05 24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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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15> 죽어 가는 동료, 무너지는 팀 23.06.01 35 0 9쪽
14 <1-14> 괴물들이 진격하는 악몽의 밤 23.05.31 31 0 9쪽
13 <1-13> 아비의 눈물, 딸의 눈물. 23.05.30 31 1 9쪽
12 <1-12> 북한 사람 이상열 23.05.29 36 2 9쪽
11 <1-11> 머리에서 가슴으로 +2 23.05.27 35 1 10쪽
10 <1-10> 삶의 끝, 사랑의 끝. 23.05.26 29 1 9쪽
9 <1-9> 인간이 변한 괴물, 인간 그대로의 괴물 23.05.25 32 1 9쪽
8 <1-8> 제3 긴급안전지구 +2 23.05.25 45 2 9쪽
7 <1-7> 가족, 그리고 가족 같은.... 23.05.24 42 1 9쪽
6 <1-6> 감염 확산 23.05.24 42 1 10쪽
5 <1-5> 탈출 +2 23.05.23 52 3 10쪽
4 <1-4> 괴물, 감염자들 +2 23.05.23 53 3 10쪽
3 <1-3> 종말의 서막 +4 23.05.23 70 4 10쪽
2 <1-2> 빽또라이와 석아람 +2 23.05.23 76 5 11쪽
» <1-1> [프를로그] 외계에서 온 비행체 +6 23.05.23 143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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