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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몽래인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식량 - 좀비인류 멸망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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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몽래인
작품등록일 :
2023.05.23 13:14
최근연재일 :
2023.06.12 19:26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928
추천수 :
34
글자수 :
93,615

작성
23.05.24 12:27
조회
42
추천
1
글자
9쪽

<1-7> 가족, 그리고 가족 같은....

DUMMY

*

인간이든 괴물이든 상관할 상황이 아니었다.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급하게 핸들을 꺾었다.


- 끼기기기긱---


남자를 본네트에서 떨어뜨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유정의 차는 옆에 버려진 승용차의 문짝을 긁으며 튕겨 나와 반대 차선 쪽으로 틀어졌다.


- 끼이익- 쿵!


급히 브레이크를 밟으며 핸들을 틀었지만 달려오던 소형차 하나가 ‘쿵’ 하고 뒷휀다를 비스듬히 받아 버렸다.


"엄마! 으아앙~"


놀란 리나가 비명을 지르며 앞자리로 뛰어들어 유정을 끌어안았다.

백설기도 짖기를 멈추지 않았다.


"놀랐지? 괜찮아. 걱정 마, 리나야. 울지 마."

"무서워, 잉~ 괴물들이 우리 잡아먹으면 어떡해..."

"걱정 마. 엄마가 있잖아. 백설기도 있고. 이제 곧 아빠한테 가면 아빠가 우릴 지켜 줄 거야. 리나가 용기를 내야 엄마도 힘을 내서 아빠 한테로 운전해 갈 수 있어, 알지?"


리나도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인다.

리나를 조수석에 앉히고 밸트를 단단히 조인 다음 떨어뜨린 블루투스 이어폰을 조수석에서 찾아 끼웠다.

핸드폰에서는 남창기가 고래고래 딸과 유정의 이름을 불러대고 있었다.


"아냐. 별 일 아냐. 우리 다 무사해. 차도 괜찮고."


어쩔 수 없다.

지금은 유정 스스로가 용기를 낼 수 밖에.

이디야까지 가서 남편을 만나면 그 땐 그가 자신과 딸을 지켜줄 것이다.


하지만 남편이 없는 지금 이 순간에 딸 리나를 위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건 유정 자신 뿐이라고 단단히 마음 먹었다.


"어떻게든 갈게! 멀지 않으니까 오 분에서 길어야 십 분이야. 기다려 줘!"

"조심해! 이 근처에도 놈들이 있어. 도착하면 내가 차로 갈 테니까 절대 먼저 차 문 열면 안돼!"

"응. 당신도 조심해"


전화를 끊고 이를 악물었다.

핸들을 쥔 손이 사시나무처럼 떨렸지만 그만큼 더 힘주어 꽉 움켜 잡았다.


정면으로 괴물 둘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좌우에 모두 버려진 차들, 그들을 비켜 빠져 나갈 방법이 없었다.

입술을 깨물며 엑셀을 힘껏 밟았다.


‘부아아앙---’


차는 출발신호를 받은 단거리 선수처럼 힘차게 튀어나갔다.


- 터텅!


다가오던 두 놈이 차에 받혀 팔다리가 기이하게 꺾이면서 저만치 나가 떨어졌다.

그러고도 꿈틀대며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유정은 엑셀에서 발을 떼지 않았다.

아니, 더 힘 주어 엑셀을 밟았다.


- 덜커덩


바퀴 아래로 놈들을 깔고 넘어가는 순간 소름 끼치는 느낌에 머리 끝이 쭈볏 섰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이를 악 다물었다.


‘내가 친 건 사람이 아니야. 괴물이었어! 내 딸을 해치려는 괴물!’


눈물이 찔끔 나왔지만 소리 내 울 수 없었다.

리나가 곁에 있으니까.

여기서 엄마가 무너지면 어린 딸은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어지니까.


핸들을 쥔 손에, 엑셀을 밟는 발에 힘을 주었다.


그래야만 했다.

가족이니까.

엄마니까.


*

초조하다 못해 속이 들끓었다.

무기로 삼을 밀걸레 봉을 빼 문 가에 세워 놓고 남창기는 일 초 간격으로 창 밖 도로와 휴대폰을 번갈아 보았다.


창 밖에는 대충 세어도 수십 명은 될 것 같은 괴물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조금 전에는 경찰차에서 내린 몇 명의 무장 경찰이 그들에게 총을 쏘아 댔다.

그 광경을 본 매장 안의 손님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금방 사태가 해결 될 걸로 믿었다.


하지만 놈들은 총에 맞아도 죽지 않았다.

총알이 온 몸에 박혀도 잠시 주춤했을 뿐 경찰들을 향해 이빨을 들이밀었다.

무엇보다 숫자에 밀렸다.


경찰들도 하나 둘 놈들에게 쓰러졌다.

그리고 다시 일어났다. 동공이 사라진 핏발 선 눈을 하고.

경찰복을 입은 채 짐승의 소리는 내는 모습은 더더욱 섬뜩했다.


아내가 도착 한다던 십 분에서 이미 일 이 분이 더 지나고 있었다.


‘딱 삼 분! 삼 분만 더 기다리자. 괜히 전화 했다간 운전에 방해될지도 모르니까.’


삼백만 광년 같은 삼 분이 지났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휴대폰을 눌렀다.


“어디야? 왜 아직 안 오는 거야?”

“지금 사거리! 모퉁이만 돌면 돼!”

“매장 앞에 차 세워! 절대 차 밖으로 나오면 안 돼! 내가 괴물들을 유인하면 그 때 매장 안으로 뛰어 들어 와! 알았지?”

“그럼 자기는?”

“나 단거리 선수였어. 걱정 하지 마. 당신과 리나만 안전하게 들어오면 나도 곧 돌아올 거야!”


아내가 더 얘기를 못하게 전화를 끊었다.


자, 이제 저 밖으로 나가야 할 순간이다.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아내와 딸을 안전한 매장 안까지 데려와야만 한다.

알바들 한테 몇 번이고 단단히 부탁했다.


“잘 들어. 내가 나가면 바로 문을 잠궈. 아마 저놈들 모두 나를 따라 올 거니까 매장 앞은 오히려 안전할 거야.”


다섯 명의 알바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놈들을 유인하면 그 틈을 타 아내와 딸이 이곳으로 올 거야. 그 때 문을 열어주면 돼.”

“점장님은 어떡하려구요?”

“저 녀석들 그리 빠르진 않아. 한 바퀴 뺑뺑이 돌린 뒤 여기로 돌아올 거야. 부탁한다, 알았지?”

“네.....”


점주와 알바 사이지만 아들, 딸처럼 대해줬던 아이들이다. 

다들 남창기를 잘 따르며 일 년 이상 장기 근무했던 아이들이니 믿을 만 했다.

아니라해도 지금은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고.


그때 사거리 쪽에서 거친 엔진 소리와 함께 아내의 파란 승용차가 튀어 들어오는 게 보였다.

문짝은 다 긁혔고 앞범퍼와 뒷휀더가 찌그러져 있었다. 

오는 길이 어땠는지는 말 안 해도 알만 했다.


"간다! 부탁해!"


남창기가 급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 철컥


뒤에서 문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


-크르르


주위를 서성거리던 몇 놈이 남창기를 발견했다.

남창기는 차가 들어오는 반대편을 향해 달렸다.

놈들이 남창기를 따라 움직였다.


안유정의 차는 매장 입구를 향해 달려왔다.

그 순간 반대편에서 대형 버스 하나가 달려왔다.

백다운이 탄 선수단 버스였다.


- 끼이익---- 쿵!’


동시에 이면 도로에서 튀어나온 소형차 하나가 구단 버스를 피하려다 안유정의 차를 압부분을 들이받고 말았다.

유정이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차는 방향을 잃고 미끄러지며 드리프트 하듯 회전했다.

그리고는 버스와 문짝을 긁으면서 튕겨나가 인도 경계석에 걸치면서 겨우 멈춰 섰다.


“안 돼---!”


괴물들을 다른 쪽으로 유인하기 위해 반대편으로 달려가던 남창기가 그 광경을 보고 고함을 질렀다.


방향을 바꿔 아내의 차를 향해 달려가는데 괴물 두엇이 길을 막으며 달려들었다.

맨 앞의 놈을 향해 들고 있던 봉을 힘껏 휘둘렀다.


- 쩍!’


머리 뼈가 으깨지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옆으로 조금 휘청하던 놈이 다시 남창기를 향해 달려들었다.


저만치 차 안에 운전대에 머리를 박고 쓰러진 아내가 보였다. 

리나는 어찌 되었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백설기만 컹컹 짖어대고 있었다.


다급했다. 자신이 죽더라도 아내와 리나는 살려야만 했다.


"비켜! 이 새끼들아!"


있는 힘을 다해 다시 봉을 휘둘렀다.


- 콰직!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았는지 놈의 머리가 으깨졌다.


*

안유정의 차와 부딪히고 멈춰 선 버스 안에서도 소동이 벌어졌다.


“문 열어요! 저 사람들 위험한 거 안보입니까? 나가서 도와줘야죠!”


백다운이 문을 열라고 소리치자 선우황이 문을 막아 서며 백다운의 멱살을 잡았다.


“이 새끼! 너 때문에 아까도 다 죽을 뻔 했어! 감독님이 안 기다려줬으면 넌 지금 경기장에 시체가 되어 있을 거란 말이다!”

“그러니까요! 저 사람들도 시체가 되기 전에 도와줘야 할 거 아닙니까!”

“새꺄! 너만 정의감 불타는 줄 알아? 너 때문에 여기 모두가 위험해질 거라는 생각은 안 해?”

“그렇다고 저들을 보고 그냥 가잔 말입니까?”


몇몇 서포터즈들도 도와야 한다고 나섰다. 

석아람이 맨 먼저였다.


"저도 도울 거에요. 저 분들이 가족이라면 그냥 가시겠어요? 여러분들은 가족도 없나요? 제 가족들도 저 분들처럼 죽어가고 있을 지 모른다구요."


상황이 그렇게 되자 곁에 있던 염감독이 나서서 만류했다.


“여러분 진정하세요. 그리고 빽또라이. 니 맘 안다. 하지만 너희들 모두의 안전 책임자로서 나도 여기서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감독님! 그건...”


백다운의 말을 듣지도 않고 염감독은 운전기사한테 지시했다.


“출발 하시오. 호텔까지 멈추지 않고 가는 겁니다.”


*

남창기는 아내의 차에 갈 때 까지 초인적인 힘으로 일곱인지 여덟인지를 쓰러뜨렸다.


“일어나! 정신 차려!”


운전석 유리를 쾅쾅 두들기자 아내가 신음하며 고개를 들었다.

리나는 머리를 다쳤는지 피가 흐르고 있었다.


“빨리 내려! 어서!”


아내가 잠금장치를 풀고 내리는 동안 남창기는 정신을 잃은 리나를 들쳐 맸다.


‘크아아아---!’


경찰복을 입은 한 놈이 차로 달려오고 있었다.

이빨을 드러내고 괴성을 지르며.

남창기가 얼른 차 뒷문을 열었다.


“컹!”


백설기가 용수철처럼 튀어나오며 경찰복을 향해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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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3> 총구의 방향이 왜? 23.06.12 29 0 9쪽
21 <2-2> 정의를 위해 상관을 쏘다 23.06.09 26 0 9쪽
20 <2-1> 지옥 탈출, 목적지는 희망인가 또 다른 지옥인가 23.06.08 20 0 10쪽
19 <1-19> 대한민국 군인의 책무 23.06.07 26 0 9쪽
18 <1-18> 산 자를 위해 죽는 자들 23.06.06 22 0 10쪽
17 <1-17> 진화한 괴물, 놈들의 중심체는? +2 23.06.05 24 1 9쪽
16 <1-16> 괴물들의 역습 23.06.02 23 0 10쪽
15 <1-15> 죽어 가는 동료, 무너지는 팀 23.06.01 35 0 9쪽
14 <1-14> 괴물들이 진격하는 악몽의 밤 23.05.31 32 0 9쪽
13 <1-13> 아비의 눈물, 딸의 눈물. 23.05.30 31 1 9쪽
12 <1-12> 북한 사람 이상열 23.05.29 36 2 9쪽
11 <1-11> 머리에서 가슴으로 +2 23.05.27 36 1 10쪽
10 <1-10> 삶의 끝, 사랑의 끝. 23.05.26 29 1 9쪽
9 <1-9> 인간이 변한 괴물, 인간 그대로의 괴물 23.05.25 32 1 9쪽
8 <1-8> 제3 긴급안전지구 +2 23.05.25 46 2 9쪽
» <1-7> 가족, 그리고 가족 같은.... 23.05.24 43 1 9쪽
6 <1-6> 감염 확산 23.05.24 43 1 10쪽
5 <1-5> 탈출 +2 23.05.23 53 3 10쪽
4 <1-4> 괴물, 감염자들 +2 23.05.23 53 3 10쪽
3 <1-3> 종말의 서막 +4 23.05.23 70 4 10쪽
2 <1-2> 빽또라이와 석아람 +2 23.05.23 77 5 11쪽
1 <1-1> [프를로그] 외계에서 온 비행체 +6 23.05.23 143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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