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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몽래인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식량 - 좀비인류 멸망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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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몽래인
작품등록일 :
2023.05.23 13:14
최근연재일 :
2023.06.12 19:26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924
추천수 :
34
글자수 :
93,615

작성
23.05.23 13:48
조회
52
추천
3
글자
10쪽

<1-5> 탈출

DUMMY

*


구단 버스는 이미 시동을 걸고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버스 주위는 난장판이었다.

두 발 외에 별 다른 이동 수단이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버스에 붙어 문을 열어 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버스 안은 이미 선수들 외에도 서포터즈들이 가득 타고 있었다.

지붕에도 사람들이 가득 올라 있었고 심지어 뒷범퍼에 올라타 매달려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나마 버스가 아직 출발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염감독이 백다운과 김대희를 기다려 주었기 때문이다.


몰려있는 사람들을 뚫고 버스 출입구까지 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사람들 다 못 태우잖아. 우리만 타긴 좀....”

“제발 고만 해라 응? 너 아니래도 미칠 거 같거든! 나 죽는 꼴 볼래? 은혜 갚는다면서!”


김대희가 앞장서 싸우다시피 길을 뚫었다.

쉽게 버스까지 다다르긴 힘들 것 같았다.


그때 나타난 석아람의 아빠가 김대희를 도와 사람들을 밀치며 함께 길을 뚫었다.


“백선수! 바짝 붙어 따라와요!”

“아! 아까 그 분?”


김대희와 아람 아빠가 좁은 틈을 열었다.

그 뒤로 백다운과 아람 가족이 뒤따라 붙었다.

공포에 질린 아람이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그녀를 본 백다운 마음에 독기가 올랐다. 김대희보다 앞으로 나가 길을 뚫었다.


조금씩 버스와 가까워졌다.


그 와중에 아람 아빠가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게 백다운한테 살짝 말했다.


“백선수. 부탁이 있소”

“부탁이요?”

“어차피 저 버스에 우리 가족이 탈 자리는 없단 거 압니다. 그런데......”

“아..... 다 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니오! 딱 한 사람만이라도 데려가 주시오.”

“한 사람? 누구 말입니까?”

“제 딸. 석아람이라고 해요. 아마 혼자서는 타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만 어떻게든.... 부탁합니다!”


*

겨우 버스에 도착했다.

출입문 바로 안에 염감독이 백다운과 김대희를 향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모습이 보였다.

안 봐도 알만한 쌍욕들이 속사포랩으로 튀고 있으리라.


문이 열리고 김대희가 먼저 올라탔다.

곧장 백다운과 아람 아빠가 석아람을 디밀어 차에 태웠다.

백다운까지 올라타자 옆에 있던 다른 이들도 올라타려고 했다.


"안돼! 더 이상 타는 건 무리라구요!"


아람 아빠가 그들을 막아섰다.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아줌마를 선배 선우황이 발길질로 밀어 찼다.


- 기이잉~ 쿵!


이내 버스 문이 닫혔다.

가족들도 따라 타는 줄 알았던 백아람이 비명처럼 소리쳤다.


“아빠! 엄마! 아직 덜 탔어요! 가족들이 못 탔다구요!”


- 크와아앙~

"으아아악!"


그 순간 경기장 출구 쪽에서 비명과 괴성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괴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간을 벌어 주리라 믿었던 군복 차림의 군인들까지.

그들도 이미 괴물이 되어 있었다.

쏟아져 나오는 괴물의 숫자가 사람들 보다 더 많아 보였다.


- 부릉, 부르릉~


시동을 걸고 대기 중이던 버스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사람들이 버스 앞을 막아 섰다.

하지만 버스도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괴물들이 버스 쪽으로 달려오자 사람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버스를 막고 있던 사람들도.


참극이......

...... 펼쳐졌다.


사람이 사람을 공격하는, 아니 괴물이 된 사람이 멀쩡한 사람을 물어 뜯고 뜯긴 사람은 괴물이 되어 옆의 다른 사람을 물어뜯는 피의 참극이.


아람의 아빠가 양손에 아내와 아들을 붙잡고 도망치는 게 보였다.


- 부우우아아앙~


버스는 속도롤 내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아람은 창문에 얼굴을 대고 아빠와 엄마를 애타게 부르고 있었다.


백다운의 눈에도 눈물이 왈칵 올라왔다.

비단 석아람과 가족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창밖의 광경은, 


그랬다........


*

사태는 텐진 경기장에서 벌어진 것만이 아니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똑같은 상황들이 발생했다.


모두가 쌍둥이로 부터 비롯되었다.

쌍둥이들이 서로를 물어 뜯으며 괴물로 변했고 그들이 사람들을 물어 뜯었다.

희생자는 금세 같은 괴물로 변했다.


괴물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인류의 숫자는 같은 속도로 줄어 들었다.


인류의 괴물화 속도는 사태를 알리는 언론의 보도보다, 긴급재난 문자 문자보다 빨랐다.

괴물을 통제 내지 사살하기 위한 군경 투입 속도보다는 훨씬 더 빨랐다.


언론에서는 그들을 ‘감염자’ ‘변형체’ 등의 표현을 썼으며 괴물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가장 직관적으로 위험을 전달하는 표현은 ‘좀비’였다.


대한민국도 다를 리가 없었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이 가장 빠르게 상황이 악화 되었다.

긴급히 군부대까지 투입되었지만 부대 전체가 감염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정부는 군대를 동원해 안전지역을 확보에 나섰다.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고 방어에 용이하며 대형 병원과 과학적 연구가 가능한 곳. 서울 시내 곳곳에 있는 대학 캠퍼스들이 안전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수도권의 가용 가능한 병력들이 일곱 군데의 대학캠퍼스로 이동했고 내부의 감염자들을 소탕한 후 안전지역으로 확보하였다.


긴급 재난 방송은 일단 집 안에서 나오지 말 것을 당부하였고 탈출이 불가피할 경우는 가까운 안전지역으로 피신할 것을 당부하였다.


*

한강변 흑석동에 있는 중앙대학교도 그 중 하나였다.


수도 경비 특수전대 이세계 대령이 지휘하는 대대 병력이 투입되었다.

지휘관 포함 병력 반 가까이 감염, 사망한 기동전대 2개 중대가 통합 편제되어 이세계 대령의 지휘를 받게 되었다.


*

텐진 축구 경기장에서 도심지로 향하는 고속화 도로 위도 안전하지 않았다.

도로 곳곳에 사고 난 차들이 뒹굴고 있었고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사람으로 보이는 자들이 터덜터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한 눈에 봐도 괴물로 변한 이들이었다.


고속도로 옆 들판 곳곳에는 쫓고 쫓기는 살육극도 벌어지고 있었다.


“또라이 새끼! 너 혼자였으면 그냥 갔어! 대희가 안 와서 기다려 준 거라고! 미친 개 또라이 쌍놈의 새끼!”


열불 치받아 그나마 몇 가닥 남지도 않은 머리칼이 칼날처럼 곤두 선 염감독이 백다운 뒤통수를 후려 패며 욕설을 퍼부었다.


“감독님 마음 다 압니다. 고맙습니다.”


오 분 이상 진지할 수 없는, 깃털보다 가벼운 성격의 백다운이지만 이 순간만은 진심을 두 발로 꾹꾹 눌러 담아 염감독한테 인사했다.

하지만 고개 숙이던 순간 머리통으로 ‘쿵’ 염감독의 가슴에다 박치기를 먹이고 말았다.

뒤에 있던 석아람이 왈칵 밀어버렸기 때문이다.


“왜! 왜 나만 태웠어! 우리 가족! 가족들 어떡하라고!”

"아.... 그건 너 아빠가 간곡히 부탁한 거라서.....”

“울 아빠. 엄마, 동생.... 어떡해! 다 죽을 거야!”


석아람이 눈물을 쏟았다.

뭐라 위로든 격려든 하고 싶었지만 딱히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즐겁고 기쁜 일에는 누구보다 재빠르게 감정이입 한다.

하지만 슬픔이나 아픔에는 반응이 느리다는 거, 백다운의 약점이다. 


"그 지옥에 그렇게 두고 와 버리면..... 어떡하란 거야.... 으흐흑."


그냥 우는 아람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말 없이. 말이 없을 수 밖에 없다.

아닌 게 아니라 살아남을 확률은.....

어쩌면 백다운이 일 분에 한 골씩 처박을 경우의 수보다 낮을 것이니까.


겨우겨우 쥐어 짜듯 위로랍시고 한 마디를 건네 보았다.


“걱정하지 마. 강한 분이니까 돌아오실 거야. 한 사람이라도 빠져나와서 안전한 숙소에서 기다리는 게 아빠한테는 오히려 도움이 될 거야.”


“안전한 숙소? 저걸 보고도 그 소리가 나와?”


석아람이 가리키는 곳, 도심지 쪽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석양이 드리워지긴 했지만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도심지 곳곳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그곳도 어쩌면 이미.....


*

반대편 차선으로 군인들을 실은 수송 차량 몇 대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도심으로 들어가는 톨게이트에도 군인들이 차량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제 지구 위 어느 곳도 안전한 곳이 아닐 거라는 불길한 예감에 버스 안 사람들을 두려움에 빠졌다.


일백만 톤의 침묵이 버스 안을 짓눌렀다.

백다운도 입을 다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진지하게 버틸 수 있는 한계인 오 분이 훨씬 지났음에도.


바로 그 순간,  텐진 축구경기장에서는 또 다시 세 사람이 희생되었다.


아내와 아들을 지키려던 아빠가 맨 먼저, 그리고 엄마와 동생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곧 감염자로 되살아났다.


...........석아람의 기도와는 반대로. 


세상 일은 그렇다. 

현실은 언제나 바라는 것 보다 훨씬 참혹하다.


*

지식과 상식, 쌍둥이로 부터 감염이 시작되던 바로 그 시간 쯤, 천진 시내 번화가에 있는 한국계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아는 퇴근길의 손님들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점주인 남창기와 다섯 명의 아르바이트가 분주히 커피를 내리고 음료를 제조했지만 오더와 픽업 앞에 선 줄이 줄어들지 않았다.


한쪽 벽면에 설치 된 대형 TV에서 긴급 뉴스가 나오고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곳으로 집중 되었을 때야 포스에 고개를 박고 주문을 받던 남창기도 겨우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 수 있었다.


“현 상황 긴급 재난 상태입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재난에 관해 정부는 원인 파악을 위해 애쓰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까지 알려진 바로는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일단 감염자에게 물리적 공격을 당하면 오 분 이내에 감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든 국민은 외출을 삼가고.....”


다급한 앵커의 보도가 끝나기도 전에 도로 쪽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놀란 사람들의 시선이 TV에서 바깥으로 돌아갔다.


"사, 살려줘!"


고등학생 쯤 보이는 학생 하나가 다급하게 문 쪽으로 들어오려 했다.


"크하악--!"


그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피범벅의 중년 사내가 괴성과 함께 학생을 덮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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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13> 아비의 눈물, 딸의 눈물. 23.05.30 31 1 9쪽
12 <1-12> 북한 사람 이상열 23.05.29 36 2 9쪽
11 <1-11> 머리에서 가슴으로 +2 23.05.27 36 1 10쪽
10 <1-10> 삶의 끝, 사랑의 끝. 23.05.26 29 1 9쪽
9 <1-9> 인간이 변한 괴물, 인간 그대로의 괴물 23.05.25 32 1 9쪽
8 <1-8> 제3 긴급안전지구 +2 23.05.25 45 2 9쪽
7 <1-7> 가족, 그리고 가족 같은.... 23.05.24 42 1 9쪽
6 <1-6> 감염 확산 23.05.24 42 1 10쪽
» <1-5> 탈출 +2 23.05.23 53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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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3> 종말의 서막 +4 23.05.23 70 4 10쪽
2 <1-2> 빽또라이와 석아람 +2 23.05.23 77 5 11쪽
1 <1-1> [프를로그] 외계에서 온 비행체 +6 23.05.23 143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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