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데일리북스 님의 서재입니다.

이데아-여신의 눈물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백준
작품등록일 :
2015.06.11 18:12
최근연재일 :
2015.10.05 08:00
연재수 :
84 회
조회수 :
54,683
추천수 :
641
글자수 :
310,232

작성
15.09.23 08:00
조회
437
추천
4
글자
8쪽

76화 비장한 마음(3)

※ 본 콘텐츠는 권리자와의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제작된 저작물로서, 모바일 RPG <이데아 - 플레니스의 수호자>의 세계관이 반영된 작품입니다.




DUMMY

“오늘 파루로니아의 원수를 갚겠다!”

펄럭.

요정의 날개를 펄럭이며 수아나가 외쳤다.

카문은 파루로니아라는 이름을 듣자 더욱 전의가 끓어올랐다.

“큭큭큭, 파루로니아 년과 친하다니, 아주 잘됐군! 그년의 사지를 뽑지 못해 아쉬웠는데 그년 대신 네 비명을 즐겨 주마! 크하하하!”

카문이 크게 웃으며 즐거워했다.

“그 주둥이로 지껄이는 것도 오늘로 끝이다. 드래곤!”

수아나가 얼어붙을 듯이 노여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수아나는 혐오와 분노에 굳은 얼굴로 두 팔을 펼쳤다.

우우웅.

수아나가 달을 등지고 서서 마법을 전개했다. 그녀의 주위로 푸른색의 마법진 수십 개가 생겼다.

“얼음의 심판!”

푸른 마법진들에서 얼음 조각들이 튀어나왔다.

촤촤촥!

빠져나갈 틈 없이 촘촘하게 얽힌 얼음조각들이 카문의 사방을 에워쌌다.

콰광!

수아나가 은색의 머리칼을 휘날리며 상황을 지켜보았다.

“놀랍군…….”

연기 사이에서 카문이 중얼거렸다.

반짝거리며 흩어지는 얼음조각들 사이로 카문의 형체가 흐릿하게 비쳤다.

“5년 만에 상대하는 페이서스가 고작 이 정도라니……. 놀라울 정도로 실망스럽다!”

카문이 외쳤다. 그의 몸에는 상처 하나 없었다.

“진짜 힘을 보여주지.”

스스스.

공중에서 가만히 서 있는 카문의 몸 주위로 검붉은 기운이 흘러나왔다. 차마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마나가 카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이것이 무한의 마나석이 지닌 힘……!’

수아나의 눈빛이 근심으로 물들었다. 만일 카문이 나머지 반쪽의 마나석을 손에 넣는다면 세상은 파멸을 맞을 것이다.

“파루로니아의 희생을 헛되게 할 수 없어!”

수아나가 인상을 쓰며 다시 마법을 전개했다.



“둘, 다친 곳은 없어?”

칼이 마리와 루시아의 곁으로 다가섰다. 루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칼…….”

칼을 볼 면목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마리는 그를 보자 안도감에 눈물을 글썽거렸다. 칼 또한 빙긋 미소를 띠고 마리를 보았다. 그는 마리의 팔목에 있는 기묘한 팔찌를 발견했다.

“또 마나봉인구군. 금방 풀어줄게.”

칼이 마리의 팔에 걸린 봉인구 위에 주문을 걸었다.

우우웅!

팔찌가 덜덜 떨리며 빛났다. 칼이 양손으로 팔찌를 잡고 당겼다.

쨍!

마리의 손목에 걸린 팔찌가 간단히 깨졌다.

“고마워…….”

“이쯤이야.”

마리는 머뭇거리며 칼을 응시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고 사과해야 할 일도 있었다. 하지만 율 왕국과 서부에 닥친 일을 알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녀는 하고픈 말들을 목구멍 속에 꾹 눌러 담은 후 심각한 어조로 칼에게 말했다.

“칼, 큰일 났어. 율 왕국으로 빨리 돌아가야 해. 2왕자의 반란에 드래곤이 가담하고 있어!”

“뭐라고?”

칼과 루시아가 동시에 놀라 외쳤다. 마리가 다급하게 말했다.

“카문의 부하 중에 전에 날 데려갔던 그 드래곤이 왕자와 함께 갔어. 아버지는 반역자와 협상하려 하지 않으실 거야. 얼른 막지 않으면 모두 죽을 거야!”


***


“엘 공작님!”

우튼 자작이 녹색 망토를 날리며 빠르게 작전실에 들어섰다. 작전 테이블을 둘러싸고 앉아 있던 귀족들과 시온이 그를 맞았다.

“무사히 돌아왔군! 반군 세력의 규모는 어떻던가?”

“예상보다 병력의 규모가 큽니다. 반역자 에멘스가 국왕군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면전을 치렀다가는 서부는 궤멸할 겁니다. 거기에 그 악마의 군대는 제 눈으로 확인한 결과…… 언데드였습니다.”

엘 공작, 반센 장군을 포함한 그곳에 있던 모든 귀족들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언데드라니, 저주 받은 시체들 아닙니까!”

“삼백 년 전에 이미 사라진 줄 알았는데…….”

“언데드를 군사로 쓰다니 듣도 보도 못했소!”

귀족들이 걱정스럽게 서로 마주보았다.

언데드에 대해서는 몇몇이 목격되기만 했을 뿐 실제 전투에서 군대로 동원된 사례가 없었다. 실제 전투를 해보기도 전에 벌써부터 패배한 분위기가 석상에 흘렀다.

쾅!

노장군 반센이 책상을 내려쳤다.

“장군의 사기는 병사의 사기요! 길고 짧은 것은 대 봐야 아는 것인데, 군대를 이끄는 장군들이 이렇게 풀이 죽어서야 되겠소!”

희끗하게 새기 시작한 눈썹 아래로 반센이 강한 시선으로 주변을 둘렀다. 그럼에도 귀족들의 사기는 쉬이 오르지 않았다.

“공작님.”

플린트가 심각한 얼굴로 시온을 건너보았다.

“공성전으로 간다.”

묵묵히 책상머리를 지키고 있던 시온이 입을 열었다.

공성전이라는 말에 귀족들의 얼굴에서 그나마 그늘이 조금 걷혔다.

“서부 성채의 성벽은 견고하기로 유명하지!”

“공성전으로 간다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우튼 자작, 반군이 도착하기까지 예상 시일을 말해 보게.”

“예, 진군 속도로 보아 이틀이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촉박하군.”

덜컹.

엘 공작이 자리를 박찼다.

“우튼 경, 경은 병사들과 장정들을 동원해 성채 주위로 해자를 파고, 저들은 분명 성채 뒤편의 개울을 건너려 할 테니 웨이퍼 경은 상류의 물길을 막아 둑을 만들어 대기했다가 그들이 접근하면 둑을 부수게! 틸 경은 성내 병사들을 사열하고 보급품과 물자들을 점검하시오!”

시온이 빠르게 명령을 내렸다.

명령을 받고 우튼과 웨이퍼, 틸이 빠른 걸음으로 작전실을 나섰다.

“반센 대장군, 장군께서는 공성전에서 벌어질 모든 상황에 대해 방비책을 세워 주시오. 플린트, 자네는 나와 함께 병사들을 집결하러 간다.”

반센과 플린트가 굳게 고개를 숙였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봅시다.”

엘 공작은 결의에 찬 얼굴로 국왕이 하사한 완드를 쥐었다.

“주신의 가호가 있기를!”



“전하, 이제 곧 엘 공작의 성입니다.”

말을 타고 있는 에멘스의 곁에서 귀족들이 보고했다. 에멘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멀리 엘 가문의 성을 응시했다.

“전하!”

병사가 에멘스에게로 달려왔다. 엘 공작의 행동을 살피라 에멘스가 보낸 정찰병이었다.

“공작의 동태는 어떤가?”

“살피니 병사들을 동원해 성채 주위로 해자를 깊이 파고 있었습니다. 공성전으로 끌고 가려는 모양입니다.”

에멘스의 입술에서 미소가 스러졌다. 그 또한 서부 성채의 견고함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가을걷이도 끝난 시기라 성내에 식량도 풍족할 터였다. 겨울이 오기 전에 즉위식을 가지려던 그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었다.

“언데드 군단에 대한 정보가 들어간 모양이군. 번거롭게 되었군. 진군 속도를 높여라. 적에게 대비할 시간을 조금이라도 주지 마라!”

“예!”

지휘관들이 병사들을 사열하러 간 사이 에멘스는 쿠하스를 찾았다.

쿠하스는 말고삐를 되는 대로 쥔 채 지나가는 잠자리 한 마리를 붙잡고 있었다.

“쿠하스 님, 엘 공작이 껍데기에 숨은 고둥처럼 성에서 나올 생각이 없다는 군요. 아무래도 언데드 군단이 직접 요새를 공격하도록 명령을 내려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쿠하스 곁으로 말을 몰며 에멘스가 나직하게 말했다.

“싫은데.”

쿠하스가 냉큼 말했다.

“……예?”

에멘스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쿠하스가 검은 머리칼 아래로 에멘스를 흘겼다.

“못 알아 처먹었나? 싫다고.”

“이유를…… 들려주시겠습니까?”

에멘스가 자제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정중히 물었다. 쿠하스가 키득키득거리며 잠자리의 날개와 다리를 찢어 던졌다.

“가만 보니까 구경하는 게 훨씬 재밌더만. 역시 개미는 개미들끼리 싸워야 재밌지. 싸우다 정 질 거 같다 싶으면 그때 도와주면 되는 거 아냐!”

쿠하스의 대답에 에멘스의 낯빛이 본 적 없이 굳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데아-여신의 눈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4 84화 끝이 아닌 시작(6) - 완결 +1 15.10.05 635 5 9쪽
83 83화 끝이 아닌 시작(5) 15.10.02 293 4 8쪽
82 82화 끝이 아닌 시작(4) 15.10.01 300 4 8쪽
81 81화 끝이 아닌 시작(3) 15.09.30 241 5 8쪽
80 80화 끝이 아닌 시작(2) 15.09.29 404 6 8쪽
79 79화 끝이 아닌 시작(1) 15.09.28 411 5 8쪽
78 78화 비장한 마음(5) 15.09.25 299 4 8쪽
77 77화 비장한 마음(4) 15.09.24 401 4 8쪽
» 76화 비장한 마음(3) 15.09.23 438 4 8쪽
75 75화 비장한 마음(2) 15.09.22 413 3 8쪽
74 74화 비장한 마음(1) 15.09.21 417 4 8쪽
73 73화 열려 있는 문(3) 15.09.18 387 5 8쪽
72 72화 열려 있는 문(2) 15.09.17 404 5 8쪽
71 71화 열려 있는 문(1) 15.09.16 416 4 8쪽
70 70화 굳건한 마음(5) 15.09.15 378 5 8쪽
69 69화 굳건한 마음(4) 15.09.14 272 3 8쪽
68 68화 굳건한 마음(3) 15.09.11 355 4 8쪽
67 67화 굳건한 마음(2) 15.09.10 378 4 8쪽
66 66화 굳건한 마음(1) 15.09.09 367 3 9쪽
65 65화 떠나는 노래(5) 15.09.08 421 4 8쪽
64 64화 떠나는 노래(4) 15.09.07 331 4 8쪽
63 63화 떠나는 노래(3) 15.09.04 327 4 8쪽
62 62화 떠나는 노래(2) 15.09.03 402 5 8쪽
61 61화 떠나는 노래(1) 15.09.02 428 4 8쪽
60 60화 기울어진 다리(5) 15.09.01 413 5 8쪽
59 59화 기울어진 다리(4) 15.08.31 392 4 8쪽
58 58화 기울어진 다리(3) 15.08.28 518 17 8쪽
57 57화 기울어진 다리(2) 15.08.27 407 5 8쪽
56 56화 기울어진 다리(1) 15.08.26 446 5 8쪽
55 55화 숲속의 작은 불(5) 15.08.25 455 5 8쪽
54 54화 숲속의 작은 불(4) 15.08.24 410 5 10쪽
53 53화 숲속의 작은 불(3) 15.08.21 365 5 8쪽
52 52화 숲속의 작은 불(2) 15.08.20 429 5 8쪽
51 51화 숲속의 작은 불(1) 15.08.19 448 5 8쪽
50 50화 죽음을 넘어선 빛(5) 15.08.18 390 4 8쪽
49 49화 죽음을 넘어선 빛(4) 15.08.17 390 6 9쪽
48 48화 죽음을 넘어선 빛(3) 15.08.14 457 6 8쪽
47 47화 죽음을 넘어선 빛(2) 15.08.13 447 5 8쪽
46 46화 죽음을 넘어선 빛(1) 15.08.12 409 4 8쪽
45 45화 쫓아가는 검(3) 15.08.11 467 4 9쪽
44 44화 쫓아가는 검(2) 15.08.10 422 6 8쪽
43 43화 쫓아가는 검(1) 15.08.07 395 6 9쪽
42 42화 무너지는 돌덩이(3) 15.08.06 504 7 8쪽
41 41화 무너지는 돌덩이(2) 15.08.05 472 8 9쪽
40 40화 무너지는 돌덩이(1) 15.08.04 595 4 8쪽
39 39화 빛과 그림자(6) 15.08.03 619 4 9쪽
38 38화 빛과 그림자(5) 15.07.31 548 4 9쪽
37 37화 빛과 그림자(4) 15.07.30 711 5 8쪽
36 36화 빛과 그림자(3) +1 15.07.29 621 6 9쪽
35 35화 빛과 그림자(2) 15.07.28 612 5 8쪽
34 34화 빛과 그림자(1) 15.07.27 719 4 8쪽
33 33화 속삭이는 이슬(2) 15.07.27 657 3 8쪽
32 32화 속삭이는 이슬(1) 15.07.23 574 4 10쪽
31 31화 이어지는 다리(5) 15.07.22 1,104 4 17쪽
30 30화 이어지는 다리(4) 15.07.21 664 5 8쪽
29 29화 이어지는 다리(3) 15.07.20 607 3 9쪽
28 28화 이어지는 다리(2) 15.07.17 686 5 10쪽
27 27화 이어지는 다리(1) 15.07.16 709 4 9쪽
26 26화 깊은 숲속의 친구(4) 15.07.16 593 5 8쪽
25 25화 깊은 숲속의 친구(3) 15.07.14 758 10 8쪽
24 24화 깊은 숲속의 친구(2) 15.07.13 650 9 8쪽
23 23화 깊은 숲속의 친구(1) 15.07.10 682 8 7쪽
22 22화 흔적을 찾다(5) 15.07.09 701 5 8쪽
21 21화 흔적을 찾다(4) +1 15.07.08 817 12 9쪽
20 20화 흔적을 찾다(3) 15.07.07 749 9 7쪽
19 19화 흔적을 찾다(2) +2 15.07.06 752 10 9쪽
18 18화 흔적을 찾다(1) +1 15.07.03 906 11 8쪽
17 17화 인연의 고리(6) 15.07.02 758 9 10쪽
16 16화 인연의 고리(5) +1 15.07.01 812 11 9쪽
15 15화 인연의 고리(4) +2 15.06.30 793 8 9쪽
14 14화 인연의 고리(3) +2 15.06.29 832 7 8쪽
13 13화 인연의 고리(2) +2 15.06.26 901 9 8쪽
12 12화 인연의 고리(1) +1 15.06.25 842 10 8쪽
11 11화 솟구치는 검(6) +1 15.06.24 913 9 7쪽
10 10화 솟구치는 검(5) +1 15.06.23 1,095 13 10쪽
9 9화 솟구치는 검(4) +2 15.06.22 1,180 12 8쪽
8 8화 솟구치는 검(3) 15.06.19 1,017 17 7쪽
7 7화 솟구치는 검(2) +3 15.06.18 1,298 31 8쪽
6 6화 솟구치는 검(1) +1 15.06.17 1,073 21 7쪽
5 5화 1장. 그녀의 눈물(5) 15.06.16 1,268 17 8쪽
4 4화 1장 그녀의 눈물(4) 15.06.15 1,171 17 9쪽
3 3화 1장 그녀의 눈물(3) 15.06.12 1,352 22 9쪽
2 2화 1장 그녀의 눈물(2) +1 15.06.12 1,889 27 9쪽
1 1화 1장 그녀의 눈물(1) +5 15.06.12 3,702 43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