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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미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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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2.01.10 16:57
최근연재일 :
2012.01.10 16:57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40,495
추천수 :
730
글자수 :
257,382

작성
11.10.0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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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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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7쪽

미령(美靈)2-(17)

DUMMY

“잡귀한테 당했어.”

“세상에 누군지 대단했던 모양이네.”

“내가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넌 아직도 거울 속에 있었을 거야.”

“저한테 시키실 일이 있나 보군요.”

“이제 머리가 좀 돌아 가? 확실하진 않은데 저 년 기억 속에서 내가 찾던 것이 있는 것 같아. 때가되면 얘기할 테니 넌 잠자코 있어.”

“이왕이면 날씬한 애로 해주지 그랬어요. 온통 근육이잖아요.”

“네 요기를 감당하려면 저 정도는 돼야해.”

“뭘 해드릴까요?”

“때 되면 얘기한다고 했잖아. 촐랑대기는. 나대지 말고 조신하게 있어.”

“알았어요.”

그날 이후 신통력이 생긴 도희는 빠른 유명세를 타면서 가끔 혼자 바깥출입까지 하게 되었다.

전에는 혼자 외출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도희는 그것이 신내림 덕이라고 믿었지만 또 다른 존재가 자신을 조정하고 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

한편, 영선은 하루하루 다가오는 진학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물론 수시모집에 응시할 것이고 영선의 실력이면 당연히 합격할 것이지만 서울에서 지명도가 그리 높지 않은 실업계 학교인 점을 고려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이상한 꿈이 신경에 거슬려 여간 고민이 아니었다.

대체 여자가 왜 자신을 딸이라고 부르는지 도무지 모를 일이었다.

처음엔 개꿈이겠거니 했던 영선도 같은 여자가 계속 나타나는 꿈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며칠을 고민하던 영선은 엄마가 가게를 쉬는 날 꿈에서 본 것을 털어놓았다.

“한번이면 몰라도 자꾸만 반복되니까 자꾸 신경이 쓰여.”

“같은 꿈을 계속 꾸면 현실이 된다고 하던데.”

순간, 영선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엄마 말대로 현실로 나타난다면 엄마가 둘이 될 수도 있는 일인데 그땐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사춘기 때는 누구나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하지만 지금 영선의 상상은 그런 수준을 넘어선 것이었다.

잠시 이상한 상상에 빠져 있던 영선은 어쩌면 어떤 미래에 대한 계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혹시 무슨 계시 아닐까?”

“계시라니?”

“왜 있잖아? 예지몽(銳智夢)같은 거.”

“예지몽? 그럼 꿈속에 엄마가 나왔겠지.”

“듣고 보니 그러네.”

영선이 꿈 때문에 고민하는 사이 마정의 성적은 어느새 반에서 10위권을 넘보고 있었다.

하지만 전교 10위권에 올라있는 영선과는 그 수준이 다른 것이었다.

물론 여기엔 마정의 답안지를 조작한 담임 강렬의 숨은 공로가 있었다.

그 덕에 강렬은 이사장의 부름을 자주 받으며 교내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굳혀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영선에게 거래현장을 들킨 것 때문에 마음 한구석은 늘 불안하기만 했다.

이것은 마정도 다르지 않았다.

강렬이나 마정 모두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영선에게 지레 겁을 먹어 한시도 마음이 편치 못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영선은 자신의 계획대로 수시모집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용하던 학교는 난데없이 날아든 소문으로 전교생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 소문은 한때 교내 짱이었던 교아가 죽었다는 소문이었다.

아버지가 비리로 구속되면서 소식이 끊겼던 교아의 소문은 잠잠하던 교내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누구도 확인할 길은 없었다.

교직원 하나가 교아가 이사 간 것으로 알려진 동네의 동사무소에 확인해 봤지만 거기에 교아네 가족이 살았던 흔적이 없었던 것이다.

이럴 때 학교에서 나서면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지만 학교와 어떤 관련도 없는 교아는 오랜 세월에 묻힌 시간의 작은 조각일 뿐이었다.

교아의 소문은 마정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전에 도희가 누군가에게 당했던 일을 떠올린 마정은 소문을 듣고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다음 차례는 자신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마정은 나미에게 좀 더 자세히 알아보라고 시켰다.

그러나 나미 역시 교아에 대한 단서는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었다.

결국 나미가 생각한 것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교아의 아버지였다.

“교아하고 단짝 친구였어요.”

“그렇구나. 그런데 여긴 무슨 일로 왔니?”

“교아가 사망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것 때문에 왔구나. 그 소문 사실이다. 그만 가봐라.”

교아의 아버지는 딸의 죽음에 대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나미의 눈물 연기는 교아의 아버지가 한숨과 함께 입을 열게 만들었다.

보름 전이었다.

교아는 갑자기 밤에 걸려온 전화를 받고 밖으로 나갔다.

식구들한테는 친구가 근처에 왔다고 하고 나갔는데 그것이 식구들이 본 교아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렇게 나간 교아는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

전에도 그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에 식구들 중 누구 하나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다음날 아침, 집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는 교아의 엄마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한교아씨 댁이죠?”

“네.”

전화한 곳이 관내 경찰서라고 소개한 상대방은 확인할 것이 있다면서 경찰서로 나올 것을 요구했다.

“오실 때 혼자 오시지 말고 반드시 다른 가족하고 같이 오십시오.”

교아의 엄마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저쪽에선 일단 경찰서로 나오라는 말 뿐이었다.

교아의 엄마는 혹시 구치소에 수감 중인 남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으로 짐작했다.

그러나 경찰서에 도착한 교아의 엄마와 남동생을 맞이한 경찰은 갈 곳이 있다면서 교아의 엄마와 남동생을 데리고 경찰서를 나섰다.

잠시 후 이들을 태운 경찰차가 도착한 곳은 어느 종합병원 뒤쪽이었다.

궁금해 하는 교아의 가족들을 지하에 있는 안치실로 안내한 경찰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따님이 큰일을 당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잘못 알았을 수도 있으니 일단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교아의 엄마는 설마하고 경찰과 함께 안치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직원이 안내하는 침대로 다가가던 교아의 엄마는 가슴이 철렁했다.

시신을 덮고 있는 하얀 시트 밑으로 빠끔히 보이는 손가락의 반지가 눈에 익었던 것이다.

그 반지는 옛날 아버지가 잘 나가던 시절에 자신 몰래 교아가 가져간 반지였다.

확인해 보나마나 침대 위에 누워있는 것은 교아의 싸늘한 주검이었다.

“누구 전화였는지는 모르시고요?”

“경찰에서 추적해 봤는데 다른 사람의 번호를 도용한 거라 알 수가 없다는 구나.”

집안이 몰락한 데다 딸까지 보낸 것이 괴로운 교아의 아버지는 더 이상 말하기 싫다며 나미를 돌려보냈다.

“어떻게 죽었는지는 모르고?”

“그것까진 못 물어봤어. 아무튼 소문은 사실이었어.”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자 도희와 교아가 당한 것이 ‘화이브캣츠’에 앙심을 품은 누군가의 소행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나 그동안 ‘화이브캣츠’에게 당한 아이들이 한 둘이 아니어서 시간이 갈수록 불안감은 더욱 가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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