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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미령2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2.01.10 16:57
최근연재일 :
2012.01.10 16:57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40,490
추천수 :
730
글자수 :
257,382

작성
11.09.26 11:52
조회
763
추천
8
글자
7쪽

미령(美靈)2-(6)

DUMMY

허둥지둥 주위를 둘러보니 발밑에 슬기를 데리고 나올 때 묶었던 목줄이 떨어져 있었다.

“슬기야.”

어디를 갔는지 아니면 도희와 아이들이 데려갔는지 아무리 불러도 슬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영선은 틀림없이 도희가 데려갔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음이 급해진 영선은 몸을 추스르고 골목 입구를 향해 뛰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슬기가 짖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그러더니 영선이 입구에 다다르자 갑자기 나타나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슬기야. 어디 갔었어? 아무튼 다행이다.”

아이들한테 맞는 동안 웅크리고 있었던 덕에 얼굴은 말짱했지만 몸 여기저기가 욱신거렸다.

가게에 도착한 영선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그런데 평소처럼 영선을 따라 들어 온 슬기를 바라 본 지은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가가는 것이다.

“오다가 무슨 일 있었니?”

“왜?”

“슬기 여기 피 아니니?”

“피?”

엄마얘기를 듣고 살펴보니 슬기의 입가엔 핏자국이 남아있었다.

깜짝 놀란 영선이 피를 닦아내보니 어디 다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슬기의 입가에 묻어있던 것은 분명 피였다.

영선은 잠시 정신을 잃고 있는 사이 뭔가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아무튼 슬기가 무사한 것을 확인한 지은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

하루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영선은 욕실에서 옷을 벗고 몸 여기저기를 살폈다.

어찌나 두들겨 맞았는지 얼굴을 제외한 여기저기가 검게 물들어 있었다.

“좋아 선전포고로 받아들이지.”

영선은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마음만 있었지 직접적으로 당한 적이 없어 망설이던 중이었는데 이제 그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다음날 욱신거리는 몸을 이끌고 학교에 간 영선은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어제 자신을 죽도록 때렸던 도희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다가 집에서조차 행방을 몰라 학교가 발칵 뒤집어져 있었다.

영선은 그동안 애들을 그렇게 패대더니 어디서 제대로 된 임자를 만났거나 어디서 못된 짓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도희 같은 애가 행방불명 될 리가 없었다.

어제 그러고도 성이 안찼었나 하고 생각하던 영선은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도희가 그렇게 작정하고 나섰다면 분명 교아도 알았을 텐데 어째서 나미가 연락하지 않았을까?

점심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던 영선은 나미가 교실을 나가는 것을 보고 그 뒤를 쫓았다.

예상대로 나미는 화장실로 향하고 있었다.

분명 담배를 피러 가는 것이 틀림없었다.

“조나미.”

화장실엔 영선과 나미 둘 뿐이었다.

“너 죽고 싶어?”

“미안해. 일부러 그런 게 아냐. 나도 뒤늦게 알았거든.”

“좋아. 확실히 하지 않으면 죽을 줄 알아. 그건 그렇고 그년은 어디로 사라진 거야?”

“우리도 몰라. 어제 오후부터 연락이 안 돼.”

나미는 도희가 영선을 건드렸다가 되려 얻어맞은 뒤 수치심에 잠수 탄 것으로 알고 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나머지 패거리들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날이후 도희의 엄마는 한동안 학교를 들락거렸다.

그러던 어느 날 도희 사건이 아이들 기억에서 사라질 무렵이었다.

이제 잠잠해지는가 싶던 학교에 형사들이 드나들면서 또 한 번 술렁이기 시작했다.

영선은 혹시 자신과 관련된 것이 아니가 하여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수업시간 중에도 가끔씩 창밖을 내다보던 영선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학급일지를 들고 교무실로 향했다.

교무실엔 도희 담임선생과 점퍼 차림의 남자들이 중앙에 놓인 소파에서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아이들을 불렀으니 곧 올 겁니다.”

남자들은 경찰서에서 나온 형사들이 틀림없었다.

영선은 도희의 집에서 실종신고를 했기 때문에 경찰이 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교무실 문이 열리고 교아와 그 패거리들이 나타났다.

“모두 이리와 앉아.”

남자들은 다가온 교아와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날 이후 연락이 안됐단 말이지?”

“네.”

아이들 대답은 교아가 지시했는지 한결같았다.

그러나 도희가 영선을 만난 일은 끝내 꺼내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영선과 잠깐 눈이 마주친 나미는 잔뜩 겁을 먹고 있었다.

담임 강렬이 일지를 꼼꼼히 살피는 동안 영선의 귀는 형사들이 있는 소파 쪽에 쏠려 있었다.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네. 아무튼 실종사건은 정말 골치 아파.”

형사들은 아이가 잠시 가출했을 수도 있으니 일단 일주일 더 기다려보고 그래도 연락이 없으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도희는 일주일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처음엔 고소하게 여겼던 영선도 점점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니 태권도 학교대표였던 도희는 아무한테나 호락호락 당할 아이가 아니었다.

게다가 그날 도희는 혼자가 아니었었다.

며칠 후 학교엔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행히 수사가 진척을 보이면서 그날 도희와 영선을 찾아왔던 아이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도희가 입단속을 했는지 아이들은 영선을 만났던 일은 말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그날 도희와 만나 같이 근처 공원에 갔다가 헤어진 뒤로는 보지 못했다고 했다.

도대체 도희는 어디로 간 것일까?

골머리를 앓던 경찰은 인신매매 사건 쪽으로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

그런데 답보상태에 빠져 있던 수사는 뜻밖에 시립병원의 제보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도희의 행방이 밝혀진 것이다.

이제 고2였던 도희는 만 17세가 되지 않아 주민등록증이 없어 신분 확인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20일전 재개발 구역에서 일하던 인부에 의해 실신한 채 발견된 도희는 발견 당시 사복 차림인데다 소지품을 하나도 지니고 있지 않아 행려병자로 분류돼 있었다.

그러다가 20일 만에 정신이 들어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밝히면서 신분이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도희의 얼굴은 온통 붕대로 감겨 있어 한눈에 봐도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도희는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전혀 기억나는 게 없다는 거지?”

“네. 몇 번을 생각했는데 전혀 기억나는 것이 없어요.”

“혹시 그때 술에 취하진 않았나?”

“어려서 의붓아버지 술주정을 지겹게 봐서 술이라면 쳐다보지도 않아요.”

“그러면 정신을 잃기 전의 일은 기억나?”

정신을 잃기 전의 기억은 영선을 손봤던 것뿐이었다.

그 일을 꺼냈다가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 무엇이라는 것을 뻔히 알았던 도희는 아이들을 만났던 기억뿐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정작 도희에게 닥친 문제는 앞으로 살아갈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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