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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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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년
작품등록일 :
2016.08.20 13:37
최근연재일 :
2017.09.26 20:15
연재수 :
99 회
조회수 :
21,534
추천수 :
241
글자수 :
295,860

작성
17.07.16 16:17
조회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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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게임-4

DUMMY

"그...언제부터...?"


"언제부터..라뇨..?"


꽃밭 언덕의 꼭대기의 고목에 기대어,나무에서도 아득한 느낌의 꽃잎들이 살살 눈처럼 떨어지며,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언제부터...절 마음에 두셨나요?"


남자는 고목의 한쪽 편에서 기댄 채로 말했다.


"처음부터요!"


여자는 고목의 다른 편에서 기댄 채로,힘차게 말했다.


"...."


"처음부터 마음에 두었습니다!"


"..."


누가 들으라고 말을 한 듯, 아주 세차게 소리를 지르다시피 했다.


"..../...."


그 뒤로 이어진 묵묵부답.


여자가 소리를 지르고 나서 생긴 고요한 공백이였다.


그러거나 말거나,꽃잎은 스스럼없이 그들 주위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저도..."


"네?"


"그...저도..사실 처음 본 순간부터...왠지 모르게 끌렸달까.."


"...."


꿀꺽,한번 침을 삼키고 마치 롤러코스터의 오르막을 체인 소리를 내며 올라가는 듯한 긴장감에,여자의 숨소리가 살짝 거칠어졌다.
















"근데...이거 꿈인거 알죠?"


"네?"


툭.












"....."


헝클어진 머리를 긁적긁적 긁고 있었다.


"그럼 퇴근할게요."


"그래,가보게."


해가 밖에서 뉘였뉘였 지고 있을 무렵,그 붉은 석양이 사무실의 블라인드 처리된 창문의 틈과 틈 사이로 스며들고 있었다.


정장을 입은 여성은 그 말만 하고 나갈 채비를 하고,행동 하나하나에 최대한 단정과 예의를 갖추며,문을 열고 나갔다.


"지만 가고 싶나...."


그 사무실에 있는 다른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


여자의 말에 답했던 상사의 얼굴은 그렇게 불편한 심기는 아니였지만.













[이번 역은 봉천,봉천 역입니다.내리실 문은....]


"..."


한 손은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있고,다른 손으론 폰을 집고 화면을 보는 중이였다.


기본 화면-포털사이트 어플 터치 순으로 당연한 듯이 절차를 거쳐 처음 보이는 것은 포털 사이트 상단의 검색창과 그 밑으로 보이는 각종 뉴스기사 제목들.


연예,정치,과학,사건/사고,사회 등 여러 분야의 이슈가 있었지만


"...."


어째선지 여자는 시사쪽의 '사랑의 심리학'이라 적힌 제목쪽을 터치했다.


'남의 심정을 잘 파악하고,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상적이였던 구절을 뇌내에서 여러번 반복했다.


"?"


신경이 폰에 집중되어 있고,출퇴근 시간대가 곂친 러시아 워라 한동안 눈치채지 못했었다.


정장 치마쪽의 무언가 추근덕대는 느낌에,처음에는 워낙 인파속에 있어서 그저 우연이겠거니 싶었지만,어째선지 계속 차악 달라붙는 느낌에 의아함을 느꼈다.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의 가능성이지만 무언가가 엉켜있는 게 아닌가 하고 폰을 들고 있지 않은 손으로 대충 자기 뒤의 물건을 치우려했지만


"...."


분명히 그것은 사람의 손이였고,지운 뒤 얼마 안되서 다시 달라붙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



"하지마요."


여자는 짜증이 살짝 난 표정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뭐."


"...."


뒤에서 들리는 검은 느낌의 목소리는 아주 작정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하지 말라니까요."


"뭐 씨발."


여자는 잔뜩 성가시면서도 작은 목소리로 다시 한번 의사를 내비쳤지만,택도 없는 것 같았다.


"소리내면 뒤진다."


"....."


뒤를 차마 돌아보지 못하고 여자는 꼴깍 침을 삼키는 것이,겁에 질린 것으로 남자 눈엔 보였는지 비웃듯 피식 웃은 직후,타이밍이 어긋났었는지


"아 씨발..."


"?"


순간 정장을 입고 한껏 온실속의 감초라는 느낌과는 이미지를 확 깨는 중얼거림이 들렸다.


'진짜 살다살다 별 일을 다 겪네...'


여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주절이고 있었다.


"야,뭐라 그랬냐?"


남자도 어이가 없었던지 기선제압용으로 목소리를 깔고 말했으나


"야,그렇게 하고 싶어?"


"뭐?"


돌아오는 건 오히려 남자를 당황시키는 반응이였다.


"하다가 뒤지게 만들어줄게."


"뭔..."


만원 지하철에서의 붐비는 소리와,지하철 자체의 소리, 안내음 소리등이 겹치고 겹쳐 그들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는 거의 주변인에게 들리지 않았다.


"?"


곧이어 핸드백에 있는 지갑에서 무슨 종이를 뒤적뒤적 꺼내더니,다른 손엔 왜 펜이 저렇게 쉽게 나왓는지 의아할 정도로 남자는 쳐다보다가


"뭐야..."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복상사


지하철 밖에서 나가 성매매업소에 간 뒤,서비스를 받던 도중 사망.


"?"


뭘 적나 궁금해서 잠자코 뒤에서 지켜만보던 남자는


"핫...뭐하냐..."


비웃으며 별 이상한 년 다보겠다는 듯 말했다.






"어?"


그리고 그는 봤다.


'복상사'라고 써있는 부분의 왠쪽의 공백 부분에 자기 이름이


"뭐...?"


한 자 한 자,정자로 아무것도 없는 빈 종이 위에 적히는 것을.


"뭐...뭐야?"


물리적으로는 어떻게 이 현상을 이해해야 할지 몰랐고,정신적으로는 왜 자기 이름이 저기 적혀져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음 역은...]


얼마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고


"...."


남자는 급한 듯 전철에서 내렸다.













"복상사가 그건가?그 성관계하다가 죽는거?"


"맞아."


여자는 짧게 대답하며 밤길을 가고 있었다.


"아나...그 망할 놈 그거..."


치마를 툭툭 치며 불쾌한 기억을 회상했다.


"근데 설마 했는데,사신이 그렇게 이름 막 적어줘도 돼?"


"응,상관없어,나도 처음엔 뭔 처음보는 녀석이 달라붙길래 별로 유쾌한 기분은 아니였으니까."


"흐음~그래~"


그리곤 다시 주의를 폰으로 기울였다.


"아나...아까 어디였더라..."


아까 보고 있었던 시사쪽의 '사랑의 심리학'코너를 다시 찾고 있었다.















그리고 몇백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수많은 누군가중 한명이 거기서 '사건/사고'목록을 들춰보고 있었다.


'부산 시내에서 20대 남자 분신자살'


"...."


당연히 분신자살 특성상 워낙 대중의 눈에 띄는 경우이기 때문에 바로 언론으로 옮겨졌고,인터넷에서도 그건 변함이 없었다.


"하란다고 진짜하네..."


별 의미없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정도면 공중파 뉴스에서도 나올 만한 건가라고 생각했다.


"읏차...공부해야지..."


덜컹,녹슨 걸상 소리를 내며 책상 앞부분에 배를 붙이고 듣기만 해도


'더럽게 하기 싫다...'


라는 느낌으로 한숨을 한 번 푸욱 쉬곤 다시 책으로 눈길을 돌렸다.






"죽여~"


'다다닥!'


"!"


별 뜻 없이 "죽여~"같은 거로 노래를 부르며 중얼거리려 할 때,미닫이 문이 딱 열리더니 학생 한 명이 들어왔다.


"...."


어차피 작은 목소리로 노래하던 중이였고,갑작스런 입장에 살짝 놀란 건 사실이였지만,어차피 내색하진 않았고,서로 모르는 것처럼,아니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것 같았다.



"..../...."


교실 안에 교복을 입은 두 학생은, 서로 그렇게 보고도 모른 척,하나는 말없이 샤프를 굴리며 책상에서 공부 중이였고 다른 하나는 자기 자리 책상으로 가서 서랍을 뒤적뒤적,뭔가를 찾는 듯 싶더니 이윽고 꺼낸것은


"...."


폰이였다.



그 후 몇 번 터치하며 메신저 등을 몇번 확인하고는 자기도 타자를 치는건지 여러번,폰을 엄지만으로 딸깍딸각 거렸다.


"...."


하기사 신수에게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였지만.


그래서 고개도 신경도 모두 그쪽으로 쏠리지 않아 그가 든 것이 폰인지도 몰랐다.


그런 싸~한 분위기가 수십여초 더 지속되다가


'드르륵'


소리와 함께 문이 다시 열리더니


'탕'


소리와 함께 다시 닫혔다.


"...그럼 나도 가볼까..."


교실에 남아있던 또 하나의 학생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어차피 곧 있으면 경비 아저씨 오거든."


아무도 없건만,시선은 교실 천장쪽에 달린 에어컨을 향해 살짝 눈길을 주었다.






그때 타이밍 좋게도 다시 미닫이 문이 열리더니 거의 할아버지 뻘 정도 되는 남자가 나타나


"이제 가야지,문 잠근다."


"아 네,가방 싸고 있었어요."


짧은 대화가 이루어지곤 아저씨는 알았다는 듯 바로 가버렸다.


"...거봐."


또다시 누구에게라고도 할것 없이,가방을 매며 중얼거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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