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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년 님의 서재입니다.

데스노트를 주우면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공포·미스테리

마법소년
작품등록일 :
2016.08.20 13:37
최근연재일 :
2017.09.26 20:15
연재수 :
99 회
조회수 :
21,542
추천수 :
241
글자수 :
295,860

작성
17.04.19 14:09
조회
150
추천
1
글자
11쪽

일상-5

DUMMY

'사각사각....'


"?"


곧장 집에 들어오자마자 노트를 꺼내고는 샤프를 꺼내고 옆에서 보기에도 힘을 꽈악 준 채 무언가를 써내려갔다.


그런 비장한 분위기랄까,그런 오오라를 아무튼 옆에서 지켜보는 로즈.


'툭'


몇 줄 안되는 문장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써내려가던 도중 샤프심이 세번이나 부러졌었다.


"......"


쓰고 나서 몇 초 정도 유심히 그 내용을 눈이 뚫어져라 확인하더니


'찌이익'


그 페이지채 찢은 채로,노트는 원래 장소에 놔두고,그 페이지를 대충 접어 아직 교복에서 갈아입지 않은 차림으로 주머니에 넣고는 그대로 문을 나선다.


그리고 성큼성큼 걸으며 곧장 현관으로 나가려 한다.


"어디 가?"


자기 아들이 사교성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건 둘째치고,거의 밖에 나가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기에 눈에 띄었다.


"?"


로즈가 의아해했다.

뭔가 비장한 얼굴로 전투를 치르려 나가는 듯한 진지했던 소유주의 그 눈이,고개를 돌려 엄마를 바라보는 그 순간 풀리며 아무렇지도 않게


"아,학교에 뭘 두고 와서."


적절한 표정으로 적절한 핑계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래?학교가 이시간까지 문 열어?"


"응,문 자체는 열려있어."


그건 거짓말이 아니었다.선생님들이 퇴근할 무렵이라도 행정실엔 아직 사람이 남아있을 만한 시간.


"....."


별 신경 안쓴다는 듯 티비로 다시 고개를 돌리는 걸 암묵의 신호로 받아들여 현관문을 나섰다.







"그래서,학교 가게?"


"아니."


혹시나인 질문에 역시나인 대답.


뚜벅뚜벅...



밤중이라 그런지 걸음걸이도 울리는 것 같아 자욱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말과 달리


"학교 방향 아니야?"


"...."


학교 방향으로 가긴 했다.

다만 멈춘 곳은 학교 정문이 아니라 학교를 둘러싼 외각 벽 중 일부.


신수가 3년 내내 다니면서 약간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어째선지 시시티비며 블랙박스며 사방이 카메라인 요즘 사회에,등잔밑이 어두운 건지 학교 주변은 상대적으로 없는 것이였다.


적어도 자기가 다니는 학교 주변은.

외각 테두리를 짜악 걷다가보면 어디 한군데는 허술한데가 있던 것이다.


"?"


거기서 벽에 기대어 폰으로 시계를 보곤


"후우...."


한숨을 한번 쉰 후 눈을 감은 채 벽에 뒤통수를 살며시 기댄 후,십여초쯤 정적이 흘렀을까....


"나와."


그와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저만치서 누군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반의 다른 사람을 적을까 했지만,그러기엔 약간 꺼림칙했다.


만약 그러면 벌써 이 반에서만 인원이 3명이나 3개월만에 이변을 당했단 건데,그래서 그런지,마치 자기에게 유리한 속임수를 너무 자주 쓰면 꼬리가 길면 밟히듯이,정말 필요할때,적어도 자기 주변 인물을 쓸땐 스스로 약간씩 자제해가면서 쓰자고 하다가 마침 딱 좋은 인물이  생각난게.....


"....."


신수종이였다.


"흐음...."


무표정하게 그저 인형처럼 멍하니 그 자리서 신수랑 눈을 마주치지도 않은 채 서있는 그를 가만히 보았다.


"......"


옆에서 로즈도 소유주가 노트에 쓸때 뭐라 썻는지 봐서 그런지 무덤덤한 표정으로 소유주와 같은 시선에서 상대방을 바라봤다.


"대가리 박어."


"......"


아무 말 없이 벽돌로 구성된 인도에 추욱하고 엎드린 채 머리가 닿게 했다.


"후우...."


마치 담배가 있었으면 담배 한번 꼬나물 분위기.그런 한숨을 푹 쉬고는 엎드려 상대적으로 위로 위치한 허리쪽에


"으...으윽..."


"참아..."


천천히 걸터앉는다.비록 체격이 약간 크긴 했지만 두 다리와 정수리로만 버티기 때문인지 약간 고통에 젖은 신음소리가 났다.


"야...."


"으..응?"


굳이 존댓말 쓰라고 하고 싶진 않았다.일일히 그러라 시키는 것도 귀찮고,지금부터 할 얘기는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허심탄회하게 얘기할 만한 거기 때문에.


"내 뒤통수 바라보며 대가리 팍 한대 치고 싶은 적 많았지?"


상황부터가 동등하다고 말할 만한 것은 아니었지만.


마치 소녀랑 놀이터의 그네를 타는 듯한 그 자세로 다리를 건들건들거리며 얼굴 쪽을 보며 아래를 내려다봤다.


"으...으윽...."


"아아,미안,손으로 해도 돼."


머리로 밤이지만 차가운 시멘트로 만든 벽돌을 지지하며 받치면서,수십 킬로그램을 또 위로 받치고 있으니 아무리 노트로 조종했어도 고통 섞인 신음이 나오나 보다하고 자세교정을 허락했다.


"후우...후..."


"야,말해봐.응?"


"그...그게..."


자세 자체가 힘든건지,말하기 우물쭈물한 건지,답을 않다가


"응...."


이윽고 겨우 엎드린 상태에서 말했다.

여전히 양심에 찔리는지 힘든건지 모를 어투로.


이젠 그런 대답이 별 일도 아니였다.피식하고 씁쓸하게 웃으면서 여전히 다리만 앞뒤로 흔들흔들 거리다가


"음...왜?"



문득 물어봤다.

화가 나서 물어본다기 보다는,순수한 의미로,마치 자기가 제 3자가 된 듯한 입장으로 궁금해서 물어봤다.


그때 자기를 괴롭히던 여학생에게 생리에 대해 물은 것과 비슷한 감각으로.


자기가 여자가 아니였고,자기가 괴롭히는 입장이 아니었기에 알 수 없는 것.


"그...그냥..."


"어?"


"어쩌...다...보니까..."


"......"


약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똥 밟은 느낌.화가 난다거나 하는 거하곤 조금 다른 기분.뭔가 이해가 되지 않아


"정말 어쩌다보니까?뭐,특별한 이유 없어?키가 작다던가."


구체적으로 뭐가 싫어서 그런건지 말을 했지만


"없어...키 작은 애가 너뿐이냐....으읏..."


힘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인지 약간 자세를 주춤하며 겨우 지탱하며 말했다.


"......"


타악,하고 그 자리서 내리더니 팔짱을 끼고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며


"흐음...."


"?"


수종도 의아해하며 일단 조금 편해진 자세로 엎드려있다가







'퍼어어억!'


"읍!으윽...."


"소리 줄여...."


배를 정통으로 퍼억하고 발로 차버렸다.

아파서 당연히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배를 잡고 웅크렸다.


"!"


그 아픈 와중에도 어렴풋이 뜬 눈으로 자길 찬 상대를 보았다.


화가 나거나 흥분한 상태가 아니었다.

오히려 차갑디 차가운 마치 자기 자신이 노트에 조종당하는 인형처럼,아무일도 아닌 것마냥 표정에 미동 없이 그저 로봇처럼 말하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아픈건 아파


"우욱...왜에..."


"아니....어쩌다보니까?"


"..윽......"


했던 말을 똑같이 돌려주며 말했다.하지만 조롱과도 거리가 있는 말투로.


차라리 니 행동이 맘에 안든다거나,생긴거나 성격이 맘에 안들었다면 신수도 화가 잔뜩 나 말 그대로 분풀이 용으로 실컷 패고나면 그나마 나을지 몰랐다.


하지만 차분하지만 어떤 의미로 더 위험한 상태인 것처럼 보였다.만화에서나 나올법할,상황에 맞지 않는 차분함에 무표정을 담고....


'퍼어억~'


"윽..."


"하아...이래도 성이 안 풀리네..."


마치 자기 자신도 자기 상태를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듯한 아리송한 얼굴로,팔짱을 끼고는 잠시 생각하더니


"윽...읍...."


손을 그대로 밟힌 채 노트때문인지 뭔지 고통을 꾸욱 참고 있는 수종을 놔두고 한 말은


"전혀 흥이 안나."


"?"


마치 흥이 나야했을것 같은데 아니라서 반쯤은 허탈감이 든 표정으로 말했다.


때리면 좀 풀릴줄 알았겠지 싶었는데,마치 게임중독처럼,전혀 욕구가 해소가 안되는 그런 느낌이였다.


"다음엔 주동자 하나 데리고 와서 해볼까..."


"?"


자기로선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을 중얼거리더니 내려다보고는


"야,너 여동생이랑 사이 안좋았지?"


"응?으..응.."


"죽어서 잘됬다.그치?"


"....."


모욕감과 분노감으로 손이 밟힌 것도 잊고 분노의 감정으로 올려다보자


"눈 깔어."


"....."


그 한마디에 착실히 조종되는 인형답게 아무말 못하고 고개만 푸욱 숙였다.


"응?잘됬지 않아?"


"....."



상처를 헤집듯 다시 꼬치꼬치 캐물으며,뒤에 있던 로즈의 시각으로는


"......"


학교에서 늘상 다른 애가 신수에게 시비거는 그 억양과 말투가 그대로 겹쳐보였다.


"씨발...장난까냐..."


"이게 어디서 나대고 지랄이야...."


'퍼억!'


"읏..."


고개를 푹 숙인채 조용히 분노를 일으켜세우려다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리며 역시 차분한 목소리로 밟은 왼발은 놔둔채 오른발로 머리 부분을 퍼억하고 찼다.


"아,이제 좀 풀리네!"


"....."


한결 나아진 듯 만족한 얼굴로 아파하며 끄윽 거리고 있는 그를 보며 신수가 중얼거렸다.


"뭐야?그럼 동생 뒤져서 싫었어?"


"....."


정말 그런거였어?라는 전혀 뜻밖의 얼굴을 하고 쳐다보았다.


"뭐야,난 모르지,외동이니까.하핫."


"....."


꾸욱 참고 있는 모습.밟고 있는 손에서도 부들부들 느낌이 날 정도였다.


"아,맞어.너희 아빠말야,니들 싫어서 뒤졌다며?어떻게 생각해?애비없는 새끼야?"


".....씨발..."


"하 새끼 거 말 참 험하네."


구깃구깃거리며 손을 짓이기다가 문득 아파하는 와중에도 뭔가 깨달은 듯 이상해하더니


"잠깐...잠깐만?그,그걸 어떻게?"


"아,니 동생한테 들었거든."


"..?"


"'언제?'방금 그 생각했지?"


순간 어차피 인형인거 더 고통스런 반응을 보기위해 내가 죽였다란 사실을 밝힐까 하다가,어차피 아무리 이런 상황이라도,노트에 조종되 있더라도, 눈앞에서 자살했는데 믿지 않을테고,그렇다고


'내가 최면을 걸어서 죽게 만들었어'


라는 식은 아무리 그래도 말도 안될 뿐더러 우스꽝스럽기만 하고,그렇다고 노트라는 걸 일부러 밝히려고 애쓸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음...곧 알게 될거야."


정확히는 23일 후의 '곧'으로 말이다.


게다가 미안해하는 표정보다 화가나지만 차마 건들 수 없는 표정을 보며 나름대로


"이래서 나한테 지랄거린 거였구나.이해 되네.하하."


만족한 신수였다.


"야,거기서 그냥 자 오늘.내일 날 밝기 전에 집에 가보고."


"....."


돌아가면서 말했다.









"?"


로즈는 의아했다.

소유주가 돌아가면서 폰 케이스를 열고 노트 조각을 꺼내 뭔가를 또 적는 것이였다.


"뭐야?아까 쟤 이름 이미 적은거 아니었어?"


"아,응,맞아,지금 적는건 쟤 엄마 이름.깜짝 선물이야."


"그렇군."


별 상관없다는 듯 어두운 밤길에 주황색 가로수 불빛이 나는 인도를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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