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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년 님의 서재입니다.

데스노트를 주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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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년
작품등록일 :
2016.08.20 13:37
최근연재일 :
2017.09.26 20:15
연재수 :
99 회
조회수 :
21,538
추천수 :
241
글자수 :
295,860

작성
17.05.17 19:37
조회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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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회상

DUMMY

털썩......


쿵.


둔탁한 소리와 함께,무엇인가가 떨어졌다.






"...야....수야!"


그 뒤론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엄마였는지,누구였는지,부르던 소리가 자꾸 머리에 맴돌았을 뿐.어째선지 눈은 뜨고 있었지만 보이지 않았기에,특히 더 기억에 남았었다.


"......."








"다행히 크게 지장은 없습니다.혹만 살짝 났을 뿐..."


의사선생님은 부모님에게 뭐라뭐라 말하고 있었다.난 그저 병실 침대에 앉아서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부모님은 걱정스러워 했으면서도,설명을 듣자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표정을 지는 기새가 역력했다.


내가 이렇게 서술을 할 수 있는 걸 보면,확실히 맞는 말일지도 몰랐다.


이윽고 선생님이 가자,기다렸다는 듯 물었다.








"괜찮니 신수야?"


"....."


무엇일까,이 복잡미묘한 기분은.분명 난 살아있고,몸의 기능에 이상은 없지만


"응.괜찮아."


어째선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앞만 멍하니 보며 그렇게 말했다.그리고 비록 6인실이였지만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나...머리가 띵한데...좀 나가주면 안돼?"


머리에 붕대를 감은 곳을 언짢게 손으로 갖다대며 말했다.


"...."


착잡스러운 표정으로 나가주었다.


몇 번째지....

분명 기억을 못할 정도로 많은 시도를 한 건 아니지만,머리가 다쳐서 그럴까,한순간 몇 번 했는지 가물가물했다.


하지만 한 번은 아닌것 같았다.


다만 그때는 스마트폰이 그렇게 상용화되던 때가 아닌거로 미루어보아,꽤 오래전이였다고 생각한다.


"....."


따끔한 기분을 느끼며,혹의 위치를 손으로 살짝 더듬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학교 건물 높이에서 떨어져서 죽을리가 없다는 게 느껴졌다.


작정하고 머리부터 들이밀어도 이 지경인데,게다가 밑은 화단이라 벽돌도 아닌 고운 흙밭.


그리고....


"......"


이불을 쥐던 양손에 힘을 꾸욱 주었다.손이 떨리고 있었다.


떨어지는 2초도 안되는 순간의 찰나.생각하니 오싹했고 생각하기도 싫다.


사람은 죽기 직전에 주마등 같은게 스쳐지나간다고,믿지 않았었는데,오늘로 믿게 되었다.


"다시는 하기 싫어...."


중얼거렸다.


기왕이면 성공하는게 좋았을껄.


추락이라 귀찮게시리 "왜 그런 짓을 했니?"라는 질문을 받을 필요가 없어서 편했다.사고란 편한 것이니까.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은..."


그렇게 멍하니 내가 덮은 이불이나 바라보고 있을 무렵,저쪽 너머에서 티비를 보고 있던 모양인지 소리가 흘러들어왔다.


'....권총자살은 딱 쉽게 죽을 수 있을까...'


새삼 미국사람들은 그 점에선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주일 정도 혹시 상태를 지켜보고 괜찮으면 퇴원해도 된다고 했지만,이미 머리는 말짱한 것 같았다.


하지만 별로 학교로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이유도 없었기에,일주일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반쯤은 넋나간 쾌재를 마음속으로 생각한 채 가만히 있었다.


시간을 보니 꼬박 20시간이나 의식을 잃었던 것 같았다.






이틀 째.


끼니 때마다 엄마가 온걸 제외하고는 특별한 일은 없었다.





사흘 째.


"몸은 괜찮아?"


"....응.괜찮아."


소은이 누나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찾아왔었다.시간과 교복을 볼 때 방과후인 거로 추측되었다.


뭐 씹은 표정으로 볼 때,반 정도는 어떻게 된건지 알고는 있는것 같았지만,배려인지 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대신


"너~만약에 죽으면 나한테 먼저 죽는다아~알았어?"


"응?으..응..."


장난으로 북돋아주려는 건지,아무튼 장난 톤의 얼굴로 의미심장한 얘기를 얼굴을 들이대며 말했다.당황해서 얼결에 대답했다.


아마 그 뒤로는 한 기억이 없는것 같았다.확실치는 않지만.





나흘 째.


특별한 일은 없었다.





닷새 째.


"?"


무슨 결혼식장이나,장례식장,그 외 행사에서나 쓰던 장식을 한 바구니가 왔었다.


대충 꽃 등의 빨강,분홍,노랑 계열의 봄의 이미지에,하트 모양의 종이가 수십여장 들어있었다.그리고 멀리서 힐끗 보건데 삐뚤삐뚤한 글씨로 각각의 하트마다 줄글 등이 써져 있었다.


"반 애들이 모아서 가져왔어."


담임 선생님이였는지,엄마였는지,누나였는지,그것도 아니면 간호사 누나였는지,아무튼 여자 목소리라는 건 기억이 나는데 누가 바구니를 들고 왔는지는 생각이 안난다.


"아...."


아무렇지도 않은 듯,말했다.


"거기 놔줘."


창가를 보며 말했다.







엿새 째


"....."


슬슬 꼼짝않고 있는것도 지겨워지기 시작했다.따분해 미치겠다.병원 밖을 나갈 수 없으니 감옥이랑 다를게 뭐야.아침을 막 먹고 난 후 일어섰다.


"읏차..."


약간 높게 설정된 침대에서 조심스레 내려왔다.


그리고 어제 왔던 바구니 손잡이에 처음으로 손을 대었다.


"...."


병원 산책도 할겸,이리저리 둘러보며 한 손에는 바구니를 쥔채였다.아침이라 그런지 상쾌한 느낌이었다.


두리번 두리번,할 일 없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일층으로 내려가서 찬찬히 구경하며 한층씩 올라가며 병원 투어를 하려 했다.


"!"


거기엔 현금입출금기가 여러대 있었고,바로 근처에 기계가 있었다.


엄마 따라 장에 갈때 몇번 현금지급기를 들렀다 가서 본 적은 있지만,기능이 가물가물 해서 멀찍히 쳐다볼 무렵 밑에 표지판이 보였다.


-여기에 통장을 넣지 않게 주의해주세요-


안심하고 바구니에 든 하트 모양의 종이를 갖다대었다.


"..."


좀 일자형 구멍의 폭에 비해 길어서 하트를 글씨가 보이지 않게 좌우대칭으로 접어서 넣었더니 잘 들어갔다.


그리고 기계처럼,나도 한동안 하트를 접어서 차례차례 기계에 집어넣었었다.




7일 째


"하아...."


나도 모르게 왠지 내일 학교를 가야한다는 생각에 한숨을 푹 쉬고는


"학교 가기 싫다아..."


괜시리 머리의 붓기가 거의 가라앉은 혹을 손으로 더듬으면서,침대에서 앉은채 창가를 보며 중얼거렸다.






"매앰~매앰~맴~찌르르르~"


매미 소리가 한여름임을 암시했다.


비교적 시원한 베란다에 앉은채,땀이 삐질삐질 반팔 반바지 차림에 온몸을 흐르면서,밖의 창문 너머를 보면서 괜시리 머리에 가있던 손이 내려왔다.


"....."


아파트라 그런지 창문 너머로 보이는 것도 다른 아파트일 뿐이였지만,뭔가를 생각하는 눈치였다.


".....로즈..."


"왜?"


하며 거의 부르기도 하기에 뭐한 작은 목소리로 될대로 되라라고 싶을 정도로 중얼거렸지만,어디서 들었는지 거실 바닥에서 불쑥 솟아나왔다.


"....아무것도 아냐..."


"?"


여전히 창가를 보며 중얼거렸다.














역시 그런건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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