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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아님의 서재입니다.

냠냠! 꿈은 못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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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아
작품등록일 :
2021.05.12 11:52
최근연재일 :
2021.06.08 21:24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005
추천수 :
83
글자수 :
95,289

작성
21.05.12 12:36
조회
130
추천
13
글자
10쪽

아무 것도 없어도..

그녀의 꿈을 먹겠습니다.




DUMMY

갈라파고스?!

육지에 섬이 생긴 것이다.


갈라파고스신드롬 또는 갈라파고스증후군이라고 불리는 것은 조롱거리가 아니었다.

어차피 이곳은 ‘그날’ 이후로 고립된 지 20년이 지났기 때문이었다.


이곳에는 몽령(꿈을 먹고 사는 정령)이 유독 많이 모여들어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이후에 나타난 몽령들은 모두 기형몽령이 태반이었다.


그중에는 눈이 하나 밖에 없는 몽령이 있었다.

그 대신에 그 몽령은 입이 두 개가 있어서 웃음거리가 되지는 않았다.


눈썹이 없는 몽령도 있었다.

그 대신에 그 몽령에게는 귀가 네 개나 있어서 웃음거리가 되지 않았다.


눈은 세 개이고 코가 두 개인 몽령도 있었고, 다리가 세 개씩인 몽령도 있었다.

나름 없는 것보다 다른 것이 있는 몽령은 조롱거리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거기에 아무것도 없는 몽령이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몽령은 눈도 귀도 코도 입도 머리도 몸뚱이도 팔다리도 아무것도 없는데.. 그 대신에 다른 것도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누구도 이곳에 그런 몽령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 아무것도 없는 몽령을 낳은 어미몽령도 아기몽령을 낳고도 아무것도 없는 몽령이 울지도 못해서 아무것도 낳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렸다.


아무것도 없는 몽령이 태어난 날 아빠몽령은 아내에게 물었다.


“아이는? 어디 있어? 낳지 않았어?”

“음. 아무것도 없어서.. 상상임신이었나 봐요? 아무것도 없었는걸요?”


그렇게 말하고선 어미몽령은 스르륵 일어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집을 나가버렸다.

아빠몽령도 일어나 나가버렸다.


그래서 아무것도 없는 몽령은 항상 외톨박이였다.

때때로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며 후우.. 한 숨을 쉬었다.


‘아아.. 적어도 몸통만이라도.. 아니 머리만이라도 있었으면.. 후우..’


그때였다.

머리에 귀가 넷 달린 몽령이 말했다.


“구이(口二:입이 두 개)야~ 지금 옥상에서 한 숨소리 나는 거.. 들었어?”


귀가 없는 대신 입이 두 개인 구이는 못들은 척했다.

이사(耳四:귀가 네 개)는 말했다.


“아아.. 얘는 귀가 없어서 못 듣지.. 에효..”


구이는 이사가 자신을 놀리는 줄 알고 주먹을 들어 이사의 머리를 때렸다.


“아야!! 왜? 때리고 지랄이야!!”

“머어? 너는 귀가 네 개라 좋냐!! 네 귀하나 잘라서 가져올까!!”

“뭐, 이런 미친 새끼가 다 있어?”

“뭐? 병신이 지랄한다고? 너 한 번 병신한테 먼지 나게 맞아서 더 병신 되게 해줄까!”

“그만해!! 병신들끼리 싸우면 웃음거리 밖에 안 된다고!”


다리가 세 개인 삼족(三足)이가 와서 구이와 이사사이에 끼어들어 싸움을 말렸다.


아무것도 없는 몽령은 그 광경을 보고 스스로에게 이름이라도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무무(無無)’라고 이름을 지을까?’


무무.. 무무는 무무라는 이름이 슬프지만 자신에게 딱이라고 생각했다.


무무는 누군가가 옥상으로 올라오는 소리에 재빠르게 숨으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앗! 난 안 보이지? 매번 바보 같이 놀라고 그런 다니까?’


옥상에 사는 옥탑방의 여자사람이 올라왔다.


‘옹? 오늘은 일찍 왔네? 무슨 일이지?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어디 아픈가?’


무무는 여자사람의 뒤를 따라서 옥탑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여자사람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대로 침대에 엎드려 울기 시작했다.


“앙~~ 너무해~~ 앙~~ 내가 아프다는데 관심도 없냐고~~”


무무는 그 모습을 보고 급우울해 졌지만, 오히려 화가 나서 눈물이 났다.


‘칫!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관심 일도 받아 본적 없다고.. ㅠ.ㅠ;;’


무무는 여자사람이 그렇게 울다가 잠이 들었다고 생각해서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붉게 열이 오르고, 숨소리가 작고 빨간 입술에서 ‘오옹...오옹...’하며 긴 간격으로 힘겹게 터져 나오고 있었다.


‘어쩌지.. 진짜 많이 아픈가 보네? 에효.. 푹 자고 나면 괜찮겠지?’


무무는 갈 곳도 없고 오라는 곳은 더더욱 없었기에 여자사람의 방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여자사람의 모습을 보며 고민을 하고 있었다.


‘아프지 말지.. 돌봐줄 친구사람도 없나? 이그.. 나한테 손이라도 있어야.. 땀이라도 닦아주지..’


무무는 아파하는 여자사람이 측은하게 여겨졌다.

어느새 여자사람은 땀으로 푹 젖어있었고, 아파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오오음... 오오음... 으음... 흑흑.. 음윽윽..”


여자사람은 눈물까지 흘리며 숨이 넘어갈 듯 괴로워하고 있었다.


무무는 일어나 여자사람에게 다가가 얼굴을 보고 입김을 ‘호오~’하고 불어 보았다.


안타깝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일어날 수도 없었다.


‘이상하네? 이사는 내 한숨소리를 들었는데..’


무무는 여자사람이 불쌍하다 못해 살려야겠다는 생각만으로 계약 없이 건들이면 안 되는 여자사람의 꿈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여자는 깜깜한 방에 앉아서 울고 있었다.


‘이봐요! 많이 아파요!! 일어나 봐요!!’


“누구지? 누구세요? 보이지도 않고 소리만 들리네? 환청인가? 이제.. 환청까지? 아...”


‘난 여기 있어요. 정신 차리라고요! 이러다 죽을 수도 있어요!’


“난 죽어도 싼 년이에요.. 흑흑.. 차라리 죽게 냅둬요..“


여자사람은 무슨 이유인지 괴로워하며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봐요.. 내가 하는 얘기 좀 들어줄래요?’


“모습이라도 보이고 말하면 모를까.. 목소리만으로는.. 무섭잖아요.. 흑흑..”


‘여기는 깜깜해서 보이지 않잖아요? 그보다 난 모습이 없어요.. 그래서 태어나서부터 관심을 받아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래서요? 내 관심이 필요해요? 곧 죽을 년한테 관심 받아서 뭐하게요?”


여자사람은 냉정하게 말했다.


‘그렇게 쎈 척하면 누가 관심을 주겠어요?’


“난 쎈 척 한 적이 없어요.. 관심을 받지 못하는 건 내가 못생겨서 그런 거예요.”


‘아뇨, 그쪽은 귀엽고 예뻐요. 그리고 길냥이한테도 먹을 걸..주는 착한 여자사람이잖아요?’


“엉? 나를 알아요? 당신 스토커에요! 가까이 오지 말아요! 꺼..”


‘안 돼!! 나한테 꺼지라고 말하면 안 돼요. 난 지금 그쪽 꿈속에 들어와 있는 거라구요.. 지금 빨리 의식을 찾지 못하면 그쪽은 진짜 죽을 거예요.’


“이게 꿈이라구요? 난 내 방 불을 끄고 내 신세가 너무 한심스럽고 불쌍해서.. 흑흑.. 앙~~”


여자사람은 큰 소리로 울었다.

그 울음소리는 무무를 슬프게 만들었고 무무도 따라서 울었다.


‘잉~ 울지 마요.. 그쪽이 우니까 나도 슬퍼지잖아요.. 그만 일어나요.. 난.. 가봐야 해요..’


“나 때문에 우는 거예요? 왜죠? 왜, 나 같이.. 흑흑..”


‘그쪽은 지금 감기도 걸려서 열이 나고 땀도 많이 흘렸어요.. 이대로 의식을 놔버리면 죽을 거예요.. 그쪽의 의지가 없어서 이 꿈도 끝나는 것 같아요.. 나도 더 힘이..’


“가지 마요!! 거기서!! 나 혼자 두고 가지 말란 말이야!!”


여자사람의 꺼져가는 촛불 같았던 생명력이 다시 불씨를 얻은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


‘예!! 다시 꿈이 연장 되었어요.. 이제 그 힘으로 일어나는 거예요! 힘내세요!!’


무무는 여자사람의 외침에 힘을 얻었고 그 힘으로 여자사람을 응원했다.


“당신은 누구세요? 누구신데.. 나를 살리려는 거예요?”


‘나는 무무라고 해요.“


“무무? 이름이 귀엽네요.. 무무.. 뜻이나 의미가 있나요?”


‘없을 무.. 두 개로 지은 이름이에요. 난 없어요.. 아무것도.. 꿈에서 목소리만 낼 수 있어요..’


“아무것도 없어서.. 무무.. 무무는 그래서 안 보이는 거예요?”


‘예. 몸뚱아리도 머리도 눈도 아무것도 없어요..’


“말도 안 돼!! 사람이 어떻게..”


‘난 사람이 아니에요.. 몽령이에요..’


“몽령? 그게 뭐죠?”


‘사람이 꾸는 꿈을 먹고 사는 정령이에요.. 자세한 건 나중에 또 얘기해요.. 어서 깨어나세요!!’


“가지마!! 잠깐만!!”


‘예.. 시간이 없어요.. 그쪽 숨이 넘어갈 것 같단 말이에요!!’


“또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일단 그쪽이 살아야.. 꿈속에서 만날 수 있죠!! 어서 잠에서 깨어나라구!!’


무무는 급하게 일갈을 하고는 꿈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하아..하아.. 나까지 죽을 뻔 했네..’


무무는 여자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땀에 흠뻑 젖은 여자사람은 신음소리가 멈춰있었다.


‘엉?! 죽은 거야? 흑흑.. 에휴,, 바보사람아!!’


무무는 털썩 주저앉은 채로 눈물을 흘렸다.

그 순간이었다.


“후우.. 아아.. 일어났어요.. 울지 말아요..”


여자사람은 힘겹게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내.. 목소리가.. 들려요?’


“너무 크게 소리치지 말아요.. 무무..”


무무는 슬픔의 눈물이 기쁨의 눈물로 바뀌고 있었다.


‘아아.. 이건.. 아아앙..’


“무무.. 울지 말래두요.. 소리가 너무 커요! 그보다 나를 구해줘서 고마워요..”


‘아아앙.. 기뻐서 우는 거예요.. 너무 기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름도 불리고 이렇게 대화도 처음이라 너무 기뻐서.. 잉~’


무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소리를 내서 울었다.




응원이 살아가는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새롭게 시작합니다.

그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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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새 식구가 ㅠㅠ.. +4 21.05.26 28 2 7쪽
19 미소년의 모습으로.. +6 21.05.26 29 3 7쪽
18 학교 신체검사가.. +4 21.05.24 43 2 8쪽
17 무무가 각성을.. +4 21.05.24 32 1 8쪽
16 초상위레벨의 악령을.. +7 21.05.22 33 1 9쪽
15 소연과 꿈의 계약을.. +4 21.05.21 24 1 9쪽
14 육지 속 갈라파고스가 된 원인.. +4 21.05.20 31 1 7쪽
13 사라진 미소년.. +4 21.05.19 42 1 7쪽
12 그녀가 학교에서 반격을.. +2 21.05.18 35 2 8쪽
11 저택으로 이사를.. +2 21.05.17 28 1 8쪽
10 엘프마녀와 계약을.. +9 21.05.17 43 2 9쪽
9 그녀의 꿈속에 던전이.. +4 21.05.16 32 2 10쪽
8 숲에 머물러.. +1 21.05.16 35 2 8쪽
7 약을 주는 학교.. +1 21.05.15 31 4 8쪽
6 슬라임을 먹을까.. +5 21.05.15 33 1 7쪽
5 그녀의 꿈속으로.. +1 21.05.14 33 1 8쪽
4 그녀와 계약을.. +2 21.05.13 32 1 8쪽
3 쎈 놈을 펫으로.. +2 21.05.13 35 2 7쪽
2 쎈 놈을 만나 알게 되는.. +6 21.05.12 61 8 9쪽
» 아무 것도 없어도.. +9 21.05.12 131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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