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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바보

평화로운 지구의 지혜로운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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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바보
작품등록일 :
2024.04.03 15:03
최근연재일 :
2024.05.08 22: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697
추천수 :
99
글자수 :
155,773

작성
24.05.08 22:45
조회
87
추천
5
글자
11쪽

격의 상승

DUMMY

수많은 판자 건물이 들어선 미개발 지구.


그러나 그 많은 임시 건물도 그 안의 주민들을 수용하지 못해 일부는 오래전 그들의 고향에서 사용하던 게르 같은 천막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었다.


평소에도 수많은 그린 스킨으로 붐비던 그곳은 그 중심에 자리한 각성자의 스킬에 홀린 엄청난 수의 그린 스킨들로 인해 발을 디딜 곳도 마땅히 존재하지 않았다.


“엄청나군. 이 많은 수의 그린 스킨들이 고작 각성자 하나의 스킬에 홀린 거라고?”


메르헤넨의 말에 우리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만 금주를 통해 만든 토템이 그 스킬을 증폭하는 역할을 했을 겁니다. 그러니 저희의 목표는 그 토템을 파괴하는 것이고요.”


“그럼 당연히 그 토템을 만든 혈귀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고.”


“그럼, 그때 고문님이 나서실 겁니다.”


“음.···”


미묘한 메르헤넨의 반응에 우리엘은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리 그래도 달랑 한 명을 투입하겠다니, 청장님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군요.”


우리엘과 달리, 성현에 대해 딱히 아는 바가 없는 메르헤넨은 용의 피가 흐른다는 청장의 말에도 반신반의함을 감추지 못했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


2팀장의 의문에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 1팀장, 악마 그레고리.


“정 아니다 싶으면 내가 나서면 되니까.”


악마 특유의 흉악한 미소를 지은 그는 오히려 성현이 혈귀를 감당하지 못할 것을 바라는 듯했다.


“곧 외곽의 주술 장벽이 활성화되면 중심지로 이동할 겁니다. 모두 집중하세요.”


그런 그들에게 작전을 상기시키는 우리엘.


“자자, 그럼, 준비나 하자고.”


악마와 엘프, 천사들은 각각 마기와 정령력, 성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잠시 뒤, 기묘한 힘의 파장과 함께 사방에서 활성화된 거점을 중심으로 거대한 주술 방벽이 생성되며 새로운 그린 스킨들의 출입을 막아섰다.


방벽의 안쪽을 따라 이수대의 집행부가 포위망을 형성하고 세 팀장은 그대로 몸을 띄워 올렸다.


“간다!”


계획에 따라 가장 먼저 나선 것은 1팀장 그레고리.


특유의 검은 마기로 전신을 강화한 악마가 검은 기운을 흩뿌리며 미개발 지역의 중심으로 쏘아져 나갔다.


쾅!


그대로 중심구에 돌입할 것 같던 그레고리는 갑자기 중심부에서 생겨난 붉은 장벽에 의해 저지당했다.


꾸드득!


거센 충격이 발생한 뒤에도 계속해서 앞으로 돌진하는 그레고리를 막은 장벽은 기묘한 소음과 함께 조금씩 뒤틀렸지만 쉽게 그를 보내주지 않고 있었다.


“메르헤넨! 우리엘!”


그레고리의 부름에 그의 뒤를 따라 움직이던 우리엘이 먼저 앞으로 나섰다.


“정의의 여신이시여.”


집행부의 심판자라 불리는 정의의 여신을 섬기는 투천사, 우리엘은 여신의 뜻에 따라 오로지 범죄자를 벌할 때만 주어지는 신성 무장을 손에 쥐고 있었다.


<심판의 창>


우리엘의 성력을 듬뿍 머금고 빛을 발하는 황금색의 창은 그대로 그레고리를 지나쳐 붉은 장벽에 충돌했다.


콰아앙!


그레고리의 돌진과 우리엘의 창을 동시에 받아낸 장벽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이를 버티지 못한 붉은 장벽이 그대로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메르헤넨! 위치!”


장벽이 부서지며 돌진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대로 앞으로 날아가던 그레고리의 말에 눈을 감은 채. 인상을 찌푸리고 집중하고 있던 메르헤넨이 눈을 떴다.


“이쪽에서 방향을 조정합니다!”


장벽이 부서지자마자, 정령들을 풀어 토템의 위치를 확인한 그녀는 자기의 부름에 이끌려 나온 바람의 정령 하나를 그대로 그레고리 옆에 따라 붙이며 그의 돌진 방향을 뒤틀었다.


저항하지 않고 정령의 인도에 몸을 맡긴 그레고리는 조정된 방향을 따라 힘차게 돌진을 이어났다.


온통 검은 마기에 휩싸인 채로 강화한 스스로의 내구도를 믿고 돌진하는 그의 눈앞에 심상치 않은 기운으로 뒤덮인 판자 건물이 하나 등장했다.


“바로 앞에 그거!”


정령을 통해 귓가에 들려오는 메르헤넨의 말에 한층 더 촘촘히 몸을 감싼 그레고리가 그대로 그 건물을 향해 내려꽂혔다.


쾅!


‘성공했나?’


건물이 부서지며 발생한 흙먼지에 서둘러 날갯짓으로 먼지를 밀어낸 우리엘이 메르헤넨과 함께 그 앞에 착륙하며 안을 살폈다.


그때,


“크악!”


흙먼지 속에서 튕겨 나오는 그레고리.


“1팀장!”


“이 빌어먹을 몬스터 놈들이.”


놀라서 그레고리를 확인하는 메르헤넨을 뒤로하고 우리엘은 먼지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에 신경을 집중했다.


후웅!


먼지 속에서 터져 나온 피비린내 나는 붉은 바람이 모든 먼지구름을 날려버렸고 그 덕분에 그 안에 서있는 이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검붉은 머리카락과 눈, 그리고 온통 붉은 문양이 전신을 뒤덮고 있는 모습의 남자.


“혈귀···.”


그를 중심으로 휘몰아치는 거대한 주력을 느끼며 우리엘이 입술을 깨물었다.


“2팀장, 1팀장 상태는 어떻습니까?”


그런 그를 향해 창을 내밀며 메르헤넨에게 묻는 우리엘.


“워낙 튼튼한 몸이라 그런지 그는 무사합니다.”


“다행이군요. 마침 계획대로 혈귀가 등장했습니다.”


우리엘은 창을 거둬들이며 곧장 메르헤넨 쪽으로 붙었다.


“뭐냐?”


그런 그의 모습에 혈귀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순간, 메르헤넨과 우리엘의 시선이 동시에 하늘로 향했다.


“응?”


그리고 역시 무언가 느낀 것인지 하늘로 향하는 혈귀의 시선.


그런 그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거대한 태양.


저녁에 시작된 작전이 이미 밤이 된 것에 무색하게 하늘을 가득 채운 푸른 태양은 그야말로 대낮처럼 온 세상을 밝히고 있었다.


“미친···.”


메르헤넨이 짧게 소감을 중얼거렸다











성현은 밤하늘 위의 구름 속에 숨어 지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수의 그린 스킨들이 득실거리는 거리의 모습에 그도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대체 얼마나 끌어모은 거지?”


성현이 그 모습에 학을 떼는 사이, 이미 한쪽에서는 작전이 시작되고 있었다.


우웅!


‘주력이!’


사방의 거점을 중심으로 솟아오른 방벽이 중심에서 시작된 미세한 주력의 흐름을 완전히 차단했다.


“어? 이게 무슨?”


“여긴 어디야!”


그와 함께 외부에 있던 그린 스킨들이 일제히 정신을 차렸고, 미리 대기 중이던 이수대의 인도에 따라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와 별개로 내부의 대원들도 주술에 홀린 이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집행부라 해도 수가 어마어마한 만큼 시간이 필요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고, 그 사이 이 모든 일의 근원을 해결하기 위해 차출된 팀장들이 중심부로 파고드는 것이 보였다.


그들을 가로막는 붉은 장벽도, 그 장벽을 뚫어낸 팀장들도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성현은 그들이 중심부에 도달하는 순간부터 마력을 온전히 해방하기 시작했다.


두근!


거칠게 뛰는 <용의 심장>은 앞으로 펼쳐질 일을 기대하듯, 그 어느 때보다도 날뛰었다.


두근!


당장이라도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거칠게 뛰는 심장에서 시작된 50에 달하는 막대한 마력이 전신의 마력 회로를 따라 순환하며 몸 곳곳에 비축되어 있던 마력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마력(MP)이 급격히 성장합니다. 엑스트라 스킬 <용의 심장>이 반응합니다.]


예견되어 있던 일이 벌어졌다.


영혼에 새겨진 상태로 몸에 영향을 끼치던 <용의 심장>이 이젠 아예 거리낄 것이 없다는 듯, 변해가던 몸을 완전히 뒤바꾸기 시작했다.


‘윽!’


이미 용의 것에 가깝던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완전히 용의 것으로 변해갔다.


“후욱! 후욱!”


<지옥불>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그저 급격히 변질되는 세포로 인해 전신에서 열기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차가운 밤하늘의 대기가 달궈지는 성현의 몸을 식혔지만, 그마저도 오히려 역으로 잡아먹혀 이제는 대기가 성현의 몸에서 흘러나온 열기에 급격히 온도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우드득!


성현의 거친 숨소리와 신체가 변이하며 들려오는 소리만이 밤하늘에 조용히 울리고 있을 때, 그 와중에도 줄곧 아래를 바라보고 있던 성현의 눈에 기다리고 있던 이의 모습이 잡혔다.


‘혈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주력과 전신에 새겨진 불길한 각인.


[특성 스킬 <현자의 눈>이 특성 스킬 <피의 낙인>을 관측합니다.]

[특성 스킬 <현자의 눈>이 고유 스킬 <선혈의 주술사>를 관측합니다.]


처음보는 스킬과 한번 본 적이 있는 스킬이 성현의 눈에 포착되었기에 그가 그 ‘혈귀’라는 것을 확신한 성현은 억누르고 있던 변화에 몸을 맡겼다.


[엑스트라 스킬 <지옥불>이 <용의 심장>과 반응합니다.]

[신화적인 지혜(Wiz)가 보조합니다.]

[초월적인 마력(MP)이 보조합니다.]


[경고! 영혼과 육체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합니다.]


스킬과 스킬이 융합하고, 그 여파로 영혼에 비해 격이 떨어지던 육체가 그 격을 끌어올렸다.


[근력, 민첩, 체력이 일제히 상승합니다. +19]


변질되는 육체에 맞춰 1에서 단 한 번도 성장한 적이 없던 스탯이 전부 20까지 끌어올려진 것을 확인한 성현은 전신에서 피어나기 시작한 <지옥불>에 스스로를 맡겼다.


우우웅!


서늘한 밤공기가 일제히 달아올라 뜨겁게 끓어오르고, 성현의 몸을 집어삼킨 <지옥불>은 거대한 구체를 이루며 밤하늘을 밝혔다.


잠시 온 세상을 푸르게 밝힌 태양.


그 태양의 중심에 균열이 발생하자,


[위대한 존재로의 격상이 시작됩니다.]


태양이 산산조각 나며 그 속에서 무언가 모습을 드러냈다.


부서진 태양의 파편이 그것에서 시작된 마력의 유동에 휘말려 불꽃의 고리가 되어 그것을 휘감고 있었다.


길쭉한 몸과 머리에 솟은 두 개의 뿔, 그리고 전신에 돋아난 푸른 비늘.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이루고 있는 것은 결국 푸른 불꽃이었다.


[격의 상승에 성공했습니다. 엑스트라 스킬 <지옥불>과 <용의 심장>이 융합해 고유 스킬 <지옥염룡(地獄炎龍)>이 생성됩니다.]


터질 것처럼 전신에 충만한 마력과 끝도 없이 고양된 정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전능감에 완전히 취한 성현은 지상의 존재들을 내려다보았다.


[아아···.]


그가 무심코 흘린 탄식에도 <용언>이 깃들어 지상의 모든 것들의 귀에 틀어박혔다.


[미물들아, 눈을 떠라.]


성현은 그 나약한 정신마저도 제약당하고 있는 불쌍한 것들을 위해 그들의 정신을 일깨워 주었다.


토템의 영향에 홀려 있던 그린 스킨들은 그들의 귓가에 울리는 용언의 힘으로 일제히 그 영향에서 벗어났다.


“뭐, 뭐야!”


그리고 그것을 당연히 눈치챌 수밖에 없던 각성자, ‘혈귀’는 순식간에 파훼 당해버린 자신의 주술에 경악했다.


금주를 통해 한껏 증폭한 토템에 자신의 엑스트라 스킬 <지배의 마안>까지 더해 만든 주술이 고작 말 한마디로 박살 났다는 것에 그는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도 별 반응 없이 고고히 지상을 내려다보고 있던 성현은 그 옆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우리엘?’


새하얀 갑주와 창을 든 완전 무장 상태로 얼굴이 가려져 있음에도 그 너머를 꿰뚫어 본 성현은 아는 얼굴의 발견과 동시에 잠시 눈을 깜빡이더니 나른하던 상태에서 순식간에 벗어났다.


‘으악!’


조금 전까지 격이 상승하며 뇌리를 지배했던 전능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부끄러움.


‘갸아아악!’


성현은 죽고 싶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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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지구의 지혜로운 각성자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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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의 상승 24.05.08 88 5 11쪽
29 작전 24.05.07 74 3 12쪽
28 영혼을 품는 나무 24.05.06 73 2 12쪽
27 어린 영혼 24.05.05 87 2 12쪽
26 의문 24.05.03 78 1 11쪽
25 아는 얼굴 24.05.02 89 3 11쪽
24 위험한 24.05.01 92 2 11쪽
23 헤츨링? +1 24.04.30 99 3 12쪽
22 새로운 각성자 24.04.29 107 2 12쪽
21 뒤처리 24.04.27 108 2 11쪽
20 수호령 24.04.26 115 4 11쪽
19 가시나무와 주술사 24.04.26 110 3 11쪽
18 주술이 너무 쉬웠어요 24.04.24 125 3 12쪽
17 불길함 24.04.23 125 3 12쪽
16 기술부 24.04.23 139 3 11쪽
15 무낙쿠 24.04.21 137 3 11쪽
14 신비종의 핏줄 24.04.19 152 3 12쪽
13 이능범죄수사대 24.04.18 151 3 12쪽
12 다종족 사회 24.04.17 171 4 12쪽
11 드래곤과 새로운 금단의 깨달음 24.04.16 189 3 12쪽
10 원소화와 탈출 24.04.15 187 5 12쪽
9 도주 24.04.13 191 4 12쪽
8 녹색의 해일 24.04.12 191 3 11쪽
7 낙오 24.04.11 196 3 12쪽
6 각성자인 듯, 각성자 아닌, 각성자 같은 마법사 24.04.09 208 4 12쪽
5 지옥불 24.04.08 210 3 11쪽
4 전투마법사 24.04.06 228 4 11쪽
3 오크나무(?) 24.04.05 246 5 11쪽
2 위험한 각성자 +1 24.04.04 297 6 11쪽
1 평범한 마법사의 하루 24.04.03 434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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