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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바보

평화로운 지구의 지혜로운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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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바보
작품등록일 :
2024.04.03 15:03
최근연재일 :
2024.05.08 22: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537
추천수 :
91
글자수 :
155,773

작성
24.04.24 16:15
조회
120
추천
3
글자
12쪽

주술이 너무 쉬웠어요

DUMMY

“아저씨....”


“아저씨 아니라니까.”


성현은 조용히 중얼거리며 울다가 지쳐서 잠든 꼬맹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그리고 이마를 짚으며 고민에 빠졌다.


꼬맹이의 말에 따르면, 그의 부모가 사라진 지 하루가 지났다.


‘어젯밤부터 안 보였다고 했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꼬맹이는 밤새도록 돌아오지 않는 부모를 기다렸다.


“잠깐 하루 정도 급하게 자리를 비웠을 리는....”


‘없겠지.’


성현은 방금 생각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생각인지 알았다.


앞집의 고블린 부부가 그들의 자식을 끔찍이 아낀다는 것은 몇 번 직접 봤기에 그도 잘 알았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꼬맹이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은 절대 자연스럽지 못했다.


‘피치 못할 사정이나 사고가 생겼다는 건데.’


성현의 시선이 잠든 꼬맹이에게로 향했다.


그린 스킨 특유의 녹색 빛이 도는 피부.


고블린 가족이 연루될 가능성이 상당히 큰 사건을 성현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시위대에 합류한 건가?”


그러나 단순히 토템에 이끌려 부부가 시위에 합류했다고 보기엔 하루가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특히 남편 쪽 역시 주술사라는 점에서 더더욱.


“....”


성현은 머릿속을 스쳐 지나는 최악의 경우를 떠올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시선이 잠시 방 한쪽에 정리된 설계도로 향했다.


예전에 주술흔을 분석하고 추적하는 용도로 개발된 장비로 토템이 고위 주술로 인해 은폐되어 있어 무의미해진 물건.


최근 기술부에서 개조를 시작했지만, 아직 유의미한 성과는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성현 역시 은폐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것은 <현자의 눈>이라는 스킬 때문이었기에 따로 장비에 그런 능력을 부여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주술흔을 추적하는 장비의 원리를 이용해 스스로에게 적용할 수 있다면?


다만 주술 문양이 뒤섞인 설계도이기에 그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주술에 대한 소양이 필요했다.


성현은 다시 고개를 돌려 꼬맹이를 내려다보았다.


이 꼬맹이의 아버지는 주술사.


‘혹시.’


잠든 꼬맹이를 놔두고 일어선 성현은 서둘러 현관문을 열었다.


“역시.”


문단속까지 할 여유가 없었는지 꼬맹이가 나오며 열어둔 문을 통해 성현은 조심스럽게 맞은편 집으로 향했다.


온갖 보호 마법이 도배된 성현의 집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꼼꼼하게 집을 둘러싸고 있는 주술을 가볍게 돌파한 성현은 평범한 가정집으로 보이는 고블린 가족의 거실에 들어섰다.


그리고 푸르게 빛나는 눈으로 집을 전체적으로 한번 훑었다.


“아저씨가 주술사니까....”


성현이 집 한쪽에 마법서를 잔뜩 쌓아둔 것처럼 그분도 주술서를 보관하는 곳이 있을 것이다.


<현자의 눈>을 통해 집을 둘러싼 주력의 흐름을 분석하던 성현은 이내 유독 주력의 흐름이 굵직한 곳을 발견했다.


“안방이네.”


서둘러 안방으로 향한 성현은 주력의 흐름을 따라 드레스룸으로 향했고 그중에서도 주력의 흐름이 가장 강한 옷장의 앞에 섰다.


정해진 이들을 제외하면 손을 대지 못하게 보호 주술이 새겨져 있지만, 애초에 시전자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은 만큼 그리 정교하지는 않았다.


마력을 끌어올려 그대로 주술의 틈에 찔러넣자 무력하게 파괴되는 보호 주술.


‘3급? 그중에서도 하위급 정도네.’


보호 주술을 통해 꼬맹이 아버지의 수준을 대충 짐작한 성현은 그대로 옷장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주술 서적들.


“죄송합니다. 그래도 본인을 구하기 위해서니 용서해 주세요.”


눈을 푸르게 빛내며 성현은 주술서를 향해 손을 뻗었다.










주술은 기본적으로 혈통을 통해 계승되었다.


대부분 부족 단위로 살아가던 이들 중 주술사의 혈통은 대대로 주술을 계승하며 부족의 주술사 역할을 했고 그렇게 대를 이어가며 주술에 대한 지식을 쌓아왔다.


성현이 꼬맹이의 집에서 발견한 주술 서적도 한 부족에서 대대로 물려오는 그런 주술서로, 주술 각인은커녕 애초에 주력도 없는 성현이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내가 평범한 마법사였다면 말이지.”


성현은 불합리의 대명사인 각성자.


[특성 <현자의 지혜>가 반응합니다.]

[초월적인 지혜(Wiz)가 새로운 가능성의 씨앗을 품습니다.]


성현이 주술서를 읽기 시작한 직후, 떠오르기 시작한 알림들.


그것들을 흘끔 바라본 성현이 다시 주술서를 읽는 것에 집중했다.


‘시간이 없어.’


이미 꼬맹이의 부모가 사라진 지 하루가 지났기에 성현의 마음은 급했다.


초월적인 지혜의 영향으로 말도 안 되는 성능을 보여주는 <현자의 눈>을 통해 주술을 빠르게 ‘이해’하는 성현은 쉬지 않고 책장을 넘기며 주술서의 모든 것을 빠르게 머릿속에 쑤셔 넣기 시작했다.


[주술 각인과 혈통의....]

[주력을 통한 생장점 자극....]

[주술을 품은 문양의....]


쉴새 없이 쏟아지는 깨달음.


주술에 대한 기반 지식이 거의 없는 성현이기에 주술서에서 얻은 모든 것들이 새로운 깨달음이 되었다.


마치 각성 초기에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쏟아졌던 알림창처럼 성현의 시야 한쪽에 차곡차곡 쌓이는 알림들.


[... 지혜가 증가합니다.]

[... 지혜가 증가합니다.]

[... 지혜가 증가합니다.]


그로 인해 계속해서 증가하는 지혜.


99에 도달하며 성장이 멈췄던 지혜가,


탁!


성현이 꼬맹이의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마지막 주술서를 덮는 순간,


[지혜(100)]

[지혜(Wiz)가 신화적인 수준에 도달합니다.]


[새로운 재능이 개화합니다.]

[고유 스킬 <지혜로운 주술사>를 획득합니다.]


[특성 <현자의 지혜>가 성장합니다.]

[특성 스킬 <현자의 돌>을 습득합니다.]


[경고! 지혜(Wiz)의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습니다.]

[엑스트라 스킬 <지옥불>이 지혜(Wiz)의 격을 지탱합니다.]

[엑스트라 스킬 <용의 심장>이 지혜(Wiz)의 격을 지탱합니다.]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


중간에 위험해 보이는 알림이 섞인 수많은 알림창을 잠시 무시한 성현은 눈을 감고 머릿속에 휘몰아치는 수많은 깨달음을 정리했다.


꼬맹이의 아버지, 그러니까 예전이라면 ‘가시나무 부족의 주술사’라고 불렸어야 할 고블린 주술사가 계승한 모든 주술이 성현의 머릿속에 새겨졌기에 이를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고유 스킬 <지혜로운 주술사>가 개입합니다.]


그래도 새롭게 습득한 스킬의 도움으로 빠르게 정리를 끝낸 성현은 <지혜로운 마법사>와 단어 몇 개만 다른, 성의가 없어 보이는 스킬의 설명에 고개를 저었다.


마력은 주력으로, 마법은 주술로.


그리고 곧장 새롭게 얻은 또 다른 스킬을 발동시켰다.


[특성 스킬 <현자의 돌>]


그러자 어느새 성현의 이마 중앙에 튀어나온 작은 돌이 빛을 발했다.


“하....”


잠시 이건 또 어떻게 가려야 할지 성현이 고민하는 사이, 돌이 그의 마력 일부를 흡수하더니 전혀 다른 기운을 내뿜었다.


주력.


특성 스킬 <현자의 돌>은 일종의 변환기에 가까운 스킬로 충분한 깨달음이 있다면 지금처럼 마력을 주력으로, 또는 주력을 마력으로 변환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그외에도 이런저런 효과가 붙어있지만 일일이 확인할 시간이 없었다.


마력과는 다른 생소한 기운이지만 <지혜로운 주술사>와 ‘신화적인’ 수준에 도달한 지혜(Wiz)의 보조로 그 또한 손쉽게 다룬 성현은 <현자의 돌>을 통해 온몸에 흐르는 모든 마력을 주력으로 변환시켰다.


마력 대신 전신에 충만하게 흐르는 주력.


그 생소한 느낌에 집중하던 성현은 빠르게 머릿속의 주술을 몸에 새겨넣기 시작했다.


피부에 주력이 밀집하고 주술서의 지식대로 새겨지기 시작한 각인들.


본래라면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했을 각인이 41에 해당하는 마력(MP)이 통째로 변한 41의 주력과 100에 달하는 지혜의 보조로 동시에 새겨지기 시작했다.


치익!


“윽!”


전신의 피부에 일제히 그려지기 시작한 수많은 가시나무 주술 혈통의 문양들.


몸 곳곳에 자리 잡은 문양에 주력이 스며들며 활성화되는 것을 느낀 성현은 그 과정에서 생긴 통증으로 인해 이를 악물었다.


“흐....”


악다문 이 사이로 흘러나오는 거친 숨소리.


여전히 아릿한 몸을 주무르며 성현은 거실 한쪽의 거울로 시선을 돌렸다.


온몸에 새겨진 검은 문양들.


피식.


스탯과 스킬을 이용해 주술서의 모든 지식을 습득하고 체화하며 단번에 5급에 달하는 주술사가 되어버린 성현은 이 상황이 조금 어이가 없었다.


비록 기초를 튼튼히 세운 것이 아닌, 날림에 가까운 경지지만 5급이라는 이름은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당장 이수대만 해도 가장 높은 등급의 마법사는 5급 마법사인 블레어가 다였으니.


“각성자 개사기.”


무심코 중얼거린 성현은 서둘러 몸을 돌려 방안에 널브러진 설계도로 향했다.


'감상은 나중에.'








“꼬맹아, 일어나.”


빠르게 설계도 분석을 끝낸 성현은 잠든 어린 고블린을 흔들어 깨웠다.


“으응?”


잠에 취해 눈을 끔뻑거리던 꼬마의 눈이 급격히 커졌다.


“아빠! 엄마!”


또다시 눈동자에 불안감이 어리기 시작한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은 성현은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너희 부모님을 찾으러 갈 거야.”


성현은 거실의 창문과 방충망까지 모두 열었다.


“시간이 없어서 서둘러야 하는데, 나 혼자는 무리지.”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꼬마의 눈을 마주쳤다.


“그러니 네가 조금 도와줄래?”


불안함에 흔들리는 눈.


그러나 이내 꼬맹이의 눈에 결심이 어렸다.


“응!”


그의 대답과 동시에 풀려나온 성현의 주력이 꼬맹이를 중심으로 허공에 일정한 문양을 그리기 시작했다.


성현의 전신에 새겨진 각인 또한 푸르게 물들고 눈동자 역시 푸른빛이 일렁였다.


“그러면 눈을 감고 간절히 바라는 거야.”


성현의 말에 주변의 푸른 문양을 신기한 듯 바라보던 꼬맹이가 눈을 감았다.


주술은 모든 이능 중에서도 가장 원시적이고 근원에 가까운 기술.


기본적으로 ‘기원’을 바탕으로 하는 주술은 형식은 마법에 가까우면서 근본은 성법과 유사했다.


“집중해야 해.”


문양이 빛을 발하며 바닥에서 자라난 푸른 가시나무가 꼬맹이와 성현을 감싸기 시작했다.


매개는 꼬맹이의 몸에 흐르는 피.


꼬맹이와 그 부모가 가지는 피의 이끌림을 통해 그들을 추적한다.


다만 이번처럼 주술사가 엮인 것이 확실한 상황에는 추적 도중 그 주술사의 방호에 가로막힐 확률이 높았다.


그때 필요한 것이 이수대에서 보유 중이던 주술흔 추적 장치의 원리.


‘그 방호를 다시 매개 삼아 주술사를 추적하는 거지.’


“발동!”


성현이 그린 주술 문양이 빛을 발하고 푸른 가시나무에 삼켜진 꼬맹이와 성현은 주술에 몸을 맡기고 허공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한 줄기의 가시나무가 성현의 집 창문을 넘어 공중을 가로질러 뻗어나갔다.


그 속에 녹아든 성현은 주술의 유지에 집중하던 중, 어느 순간 주술이 무언가에 가로막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


그대로 푸르게 일렁이는 눈으로 자신의 주술을 가로막는 주력을 노려보는 성현.


그의 눈가에 푸른 가시나무 문양이 피어나고 성현의 눈동자가 주력의 근원을 쫓기 시작했다.


콰드득!


그와 동시에 방호를 뚫어버린 성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생각보다 방호 수준이 낮은데?’


기껏해야 4급.


무늬만 5급이지만 일단은 5급 주술사인 성현의 주술에 그대로 관통당한 방호에 잠시 고민한 성현은 그대로 주술을 유지해 추적을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눈이 추적한 주술사의 위치와 꼬맹이의 부모를 추적하는 주술의 목적지가 거의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성현은 그대로 목적지를 향해 가시나무를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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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격의 상승 24.05.08 83 4 11쪽
29 작전 24.05.07 69 2 12쪽
28 영혼을 품는 나무 24.05.06 64 1 12쪽
27 어린 영혼 24.05.05 81 2 12쪽
26 의문 24.05.03 75 1 11쪽
25 아는 얼굴 24.05.02 84 2 11쪽
24 위험한 24.05.01 87 2 11쪽
23 헤츨링? +1 24.04.30 94 2 12쪽
22 새로운 각성자 24.04.29 101 2 12쪽
21 뒤처리 24.04.27 103 2 11쪽
20 수호령 24.04.26 111 4 11쪽
19 가시나무와 주술사 24.04.26 107 3 11쪽
» 주술이 너무 쉬웠어요 24.04.24 121 3 12쪽
17 불길함 24.04.23 120 3 12쪽
16 기술부 24.04.23 131 3 11쪽
15 무낙쿠 24.04.21 133 3 11쪽
14 신비종의 핏줄 24.04.19 148 3 12쪽
13 이능범죄수사대 24.04.18 148 3 12쪽
12 다종족 사회 24.04.17 166 3 12쪽
11 드래곤과 새로운 금단의 깨달음 24.04.16 184 3 12쪽
10 원소화와 탈출 24.04.15 183 4 12쪽
9 도주 24.04.13 186 3 12쪽
8 녹색의 해일 24.04.12 186 3 11쪽
7 낙오 24.04.11 191 3 12쪽
6 각성자인 듯, 각성자 아닌, 각성자 같은 마법사 24.04.09 204 4 12쪽
5 지옥불 24.04.08 203 3 11쪽
4 전투마법사 24.04.06 223 4 11쪽
3 오크나무(?) 24.04.05 240 5 11쪽
2 위험한 각성자 +1 24.04.04 292 6 11쪽
1 평범한 마법사의 하루 24.04.03 41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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