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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바보

평화로운 지구의 지혜로운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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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바보
작품등록일 :
2024.04.03 15:03
최근연재일 :
2024.05.08 22: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692
추천수 :
99
글자수 :
155,773

작성
24.05.07 20:35
조회
73
추천
3
글자
12쪽

작전

DUMMY

“후우···.”


성현은 오른팔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고통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주력이 요동치고 왼팔을 휘감은 가시나무를 기반으로 한 주술 각인과 비슷하면서 다른 각인이 오른팔에 새겨지고 있었다.


‘굳이 따지면 이쪽은 평범한 활엽수에 가깝지.’


[영락한 수호령이 영혼에 뿌리를 내립니다. 엑스트라 스킬 <영혼을 품는 나무>가 생성됩니다.]


“···.”


일전의 가시나무와 비슷한 알림.


새로운 스킬 <영혼을 품는 나무>가 형성된 것을 확인한 성현은 그의 영혼에 뿌리를 내린 새 새입자에게 <현자의 돌>로 치환한 주력을 마저 불어넣기 시작했다.


오른팔의 각인으로 흘러 들어간 주력으로 인해 더 환하게 빛을 내뿜기 시작하는 각인.


왼팔의 검푸른 빛의 각인과 달리, 하늘색에 가까운 빛은 일견 신성해 보이기까지 했다.


게다가 다른 엑스트라 스킬들처럼 <영혼을 품는 나무>에도 신화적인 지혜(Wiz)의 격이 깃들었고 그 격과 성현의 막대한 주력 덕분에 이제는 푸른빛을 품은 하늘색의 나무가 급격히 자라나는 것이 느껴졌다.


성현은 조심스럽게 무릎을 꿇고 오른팔을 지면에 가져다 데었다.


그러자 팔에 새겨진 각인이 내뿜는 하늘색이 그대로 지면을 타고 번져 나가고, 동시에 수 갈래로 갈라지며 정교한 문양을 그리기 시작했다.


우웅!


무낙쿠가 버렸던 주술 혈통의 주술사들이 사용하는 문양들이 오랜 시간을 지나 그 수호령의 뜻에 따라 지면을 수놓았고 잠시 뒤 완성된 문양들이 지체없이 빛을 내뿜었다.


[고유 스킬 <지혜로운 주술사>가 발현됩니다.]

[신화적인 지혜(Wiz)가 주술 발현을 보조합니다.]


그와 동시에 성현의 스킬과 스탯이 <영혼을 품는 나무>의 발동을 보조했고, 일전에 가시나무의 령을 불렀을 때와 같이, 성현의 각인을 통해 강령한 나무가 문양의 중심에서 우뚝 자라났다.


성현의 색채에 물들어 신비로운 하늘색 빛깔을 가지게 된 <영혼을 품는 나무>는 강령과 동시에 문양의 힘을 이용해 주변의 영혼들을 모두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끄아아아!]

[이아아아!]


그 뜻을 전혀 알 수 없는 괴성만 흘리던 회백색의 영혼들이 일제히 중심의 하늘색 나무의 품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일렁이는 하늘빛과 뒤섞인 회백색의 물결이 그대로 나무의 품에 안겼다.


그들은 나무의 줄기를 따라 상부로 올라가더니 텅 빈 하늘색 나무의 꽃봉오리가 되어 나무 곳곳을 장식했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나무의 힘에 의해 정화된 영혼들이 개화와 함께 다시 백색의 순수한 영혼을 되찾으리라.


그러나 그 중에서도 성현은 아직 살아있는 공무원들의 영혼을 분류했다.


다른 영혼들은 시간이 지체되어도 상관없지만, 그들은 멀쩡히 산 몸에 영혼만 분리된 상태.


하루라도 빨리 육체로 돌아가야 했고, 성현은 그의 격과 주력을 바탕으로 회복된 나무의 힘을 모두 공무원들의 영혼으로 불어넣었다.


그렇게 잠시 뒤, 하늘색 나무에서 새하얀 꽃 몇 송이가 꽃잎을 펼쳤다.











성현은 3팀의 사무실로 들어섰다.


“아! 고문님, 일은 잘 끝나셨나요?”


그런 성현을 발견한 말루트의 물음에 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영혼이 전부 본래 몸으로 돌아갔으니, 육체와 영혼 사이에 안정만 되찾으면 다들 눈을 뜰 겁니다.”


“다행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성현은 이수대에 돌아왔을 때부터 느낀 기묘한 긴장감이 3팀 내부에도 흐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었다.


그리고 그 원인이라면,


“혈귀의 위치를 발견했나 보군요.”


“아, 고문님은 바로 병원에 들리셔서 못 들으시었었네요. 저희 집행부의 부장님이 상대했던 주술사에게서 혈귀의 위치 정보를 ‘추출’했다고 하더군요.”


“네···.”


성현은 그 ‘추출’이 무엇인지 묻고 싶지 않았다.


“그럼 그곳을 치는 건···.”


“그건 회의가 끝나면 팀장님께서 직접 말씀하겠지만, 아마 직접 투입되는 인원은 그리 많지 않을 걸요?”


말루트는 각성자를 상대해야 하는 일이라 웬만하면 소수정예로 진행될 것이고 나머지는 주변 소개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 저희 팀에서는 팀장님이랑···.”


말루트는 말끝을 흐리며 성현을 빤히 바라보았다.


‘당연히 그렇겠지.’


각성자를 상대하는데 각성자가 빠질 수 없었다.


“원래는 각성자를 상대할 땐, 관리국의 지원을 받아야 했거든요. 근데 심부름으로 회의실에 잠시 들어갔다가 들었는데 이번엔 청장님이 고문님이 있으니 괜찮을 거라고 하셨고 다른 분들도 동의하셨어요.”


“···.”


성현은 일단 ‘신비종’의 피가 흐르는 마법사라고 되어 있었다. 그것도 전산상으로는 3급의.


그 정도로는 청장이라고 해도 다른 이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신비종 그 자체도 아니고 각성자를 어떻게 상대할···.


“어?”


성현은 왠지 모를 불길함을 느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거긴 하지만, 관리국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각성자라는 사실을 회의에서 밝혔을 리가 없다.


‘저번에 넘어가는 것처럼 하더니, 설마?’


각성자라는 것을 제외하면 알려진 성현의 특징은 신비종, 그것도 용에 관한 점 밖에 없었다.


그저 소문이었지만, 결국 진실이 되어버린.


성현이 미간을 찌푸리는 사이,


“어휴, 이 문신 돼지는 누구냐?”


“···.”


애써 말루트가 모른 척해주던 현재 성현의 상태를 잔인하게 꿰뚫는 누군가의 말이 들려왔다.


“베니카 씨···.”


말문이 막힌 성현이 말끝을 흐리자, 그 모습에 베니카는 웃음을 터트렸다.


“푸핫! 아니, 이게 무슨 일이지? 어떻게 하루만에 이렇게 살이 찐 거야?”


“이건 살이 아니라, 마력이 찐 겁니다.”


“그건 또 무슨 개소리지?”


“···.”


성현은 자세한 설명을 포기하고 자신의 팔로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옅은 하늘빛이 흘러나오는 오른팔은 아직 영혼의 정화가 다 끝나지 못했기에 <영혼을 품은 나무>가 힘을 발휘하며 생기는 여파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급격히 부풀어 오른 성현의 몸뚱이였다.


[마력(50+12)]


<용의 심장>이 자연적으로 흡수하는 주변의 마력도 모두 체내에 수용되고 있었기에 앞으로도 성현의 몸은 더 부풀어 오를 예정이었다.


‘결국 선택하기는 해야 하겠지.’


그리고 그 선택지는 안타깝게도 단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청장이 부리는 수작에 어울려 줄 수밖에 없었다.


어쨌건 성현은 ‘용’이 되어야 하고 이왕 용이 된다면 정식으로 용종의 일원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현 사회의 최상층이라고 용에게 각성자 관리국도 별 말은 하지 못할 테니.


“쩝···.”


킬킬킬!


어느새 저 멀리 오우거 놈들에게 간 베니카가 성현을 보며 킬킬거리는 것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뻔했다.


꿈틀.


미간에 힘이 들어가며 ‘무심코’ 손끝에 어리는 불꽃을 억누르며 성현은 애써 시선을 돌렸다.


“고문님.”


“팀장님.”


때마침 간부회의에서 돌아온 우리엘이 그에게 무언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


“잠시 얘기 좀 할까요?”


“아, 네.”


성현이 우리엘을 따라 팀장실에 들어서자, 우리엘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 성현 씨, 혹시 청장님께 무슨 말이라도 들은 것이 있나요?”


“네? 어떤 말을···.”


이마를 짚은 우리엘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말이 흘러나왔다.


“청장님이 ‘혈귀’의 토벌에 투입되는 인원은 성현 씨, 혼자면 충분할 거라고 하셨습니다.”


“네? 그게 무슨···.”


“그러니 나머지 인원들은 모두 그린 스킨들을 제압하는 데 투입하라고 하셨습니다.”


“···.”


‘이 빌어먹을 반쪽 도마뱀이.’


성현은 자신을 외통수로 몰아넣는 청장의 비열한 술수에 인상을 구겼다.


레드 드래곤의 중재로 미뤄지는 건가 싶더니, 아무래도 청장은 하루라도 빨리 성현이 ‘용’임을 증명하고 싶은 듯했다.


“성현 씨.”


진지한 표정의 우리엘.


“혹시 고문직을 그만둘 생각이 있으십니까?”


“네?”


“성현 씨가 애초에 이수대에 들어온 건, 각성자 관리국으로부터 방패막이가 필요한 것도 있었지만, 그 옛 동료분의 영혼의 구출도 있었으니까요.”


“···.”


확실히 이미 무낙쿠를 쓰러트리고 그녀의 영혼을 회수해 본래 자리에 되돌려 두었다.


<영혼을 품는 나무>의 힘으로 정화까지 모두 끝냈으니, 약간의 시간만 지나면 영혼도 제대로 본래 몸에 안착할 것이고 그녀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게다가 관리국을 막는 방패가 되어주던 청장이 별도로 수작을 부리는 만큼 우리엘의 제안은 제법 솔깃한 말이었다.


‘하지만···.’


잠시 고민하던 성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청장님이 원하는 건, 사실 딱히 문제라고 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그가 왜 그 ‘용’에 집착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지금 그의 목적은 성현이 ‘용’임을 증명하는 것, 그리고.


‘내 모습을 보고 싶다는 거였지.’


정확히는 ‘용’이 된 성현의 모습을 그는 보고 싶어 했다.


피식.


작게 웃은 성현은 의아해하는 우리엘을 향해 미약한 하늘빛을 흘리는 두툼한 자신의 팔을 들어 보였다.


마력(MP)의 성장을 억누르는 반작용으로 부풀어 오른 몸은 그 한계를 명확히 보여 주었다.


“보다시피, 저도 더 이상 되돌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서요.”


각성한 이후, 성현에게 벌어진 일들은 결국 아무것도 피하지 못했다.


그는 마법사이자, 각성자이며, 지옥불의 화신이자, 두 나무 수호령을 품은 주술사였다.


그리고 이제 그는 ‘용’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니.’


“한번 부딪쳐보죠.”










이능범죄수사대 집행부 1팀, 2팀, 3팀 그리고 지원을 위해 투입된 정보부와 기술부 일부까지, 거의 50명에 가까운 이수대의 인원이 투입된 대규모 작전이 벌어졌다.


“현재 집결 중인 그린 스킨 총원이 200명을 넘어섰습니다.”


혈귀의 아지트로 판명된 수도권의 미개발 지역, 판자촌이라 불리는 달동네로 혈귀의 주술에 홀린 그린 스킨들이 집결하고 있는 것을 정보부에서 운용하는 관측팀에 발각되었다.


현장 부근에 구성된 임시 지휘소에는 작전을 지휘하는 집행부장을 비롯해 각 팀의 팀장 및 지원조의 조장들이 위치하고 있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그린 스킨들이 모여들지 모릅니다. 최대한 빨리 저지선을 구축하고 합류를 막아야 합니다.”


2팀의 팀장, 엘프 메르헤넨의 말에 지원조로 합류한 기술부의 조장이 동의했다.


“현재 보유 중인 주술 차단 장치를 이용하면 현장 전체를 봉쇄하는 대 주술 방벽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경계선을 구축하고 장치를 지키기 위해 집행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만···.”


그의 말에 집행부의 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 부분은 2팀에서 도와주세요. 방벽 설치에 필요한 거점이 몇 군데죠?”


“방위 별로 네 곳이면 충분합니다.”


“그렇군요. 가능하겠죠?”


자신을 바라보는 부장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메르헤넨.


“예, 거점 방어 정도야 전투원 넷이면 충분하죠.”


“그럼 방벽 구축을 맡을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2팀과 1팀, 3팀 전부 흩어져서 작전지를 포위합니다.”


부장의 시선이 집행부의 세 팀장에게로 향했다.


“작전이 사전에 상의한 대로 1팀장을 필두로 다른 두 팀장의 보조로 시작합니다. 목표는 모든 토템의 중심이 될 제단의 파괴. 그리고 그 와중에 각성자 ‘혈귀’가 포착되면···.”


그리고 이번엔 그의 시선이 지휘소 한쪽에 서 있던 자에게 향했다.


“이성현 고문께서 그자를 요격해 주시면 됩니다.”


“네···.”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성현은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부장이 작전의 시작을 알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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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격의 상승 24.05.08 87 5 11쪽
» 작전 24.05.07 74 3 12쪽
28 영혼을 품는 나무 24.05.06 73 2 12쪽
27 어린 영혼 24.05.05 87 2 12쪽
26 의문 24.05.03 78 1 11쪽
25 아는 얼굴 24.05.02 89 3 11쪽
24 위험한 24.05.01 91 2 11쪽
23 헤츨링? +1 24.04.30 99 3 12쪽
22 새로운 각성자 24.04.29 106 2 12쪽
21 뒤처리 24.04.27 108 2 11쪽
20 수호령 24.04.26 115 4 11쪽
19 가시나무와 주술사 24.04.26 110 3 11쪽
18 주술이 너무 쉬웠어요 24.04.24 125 3 12쪽
17 불길함 24.04.23 125 3 12쪽
16 기술부 24.04.23 139 3 11쪽
15 무낙쿠 24.04.21 137 3 11쪽
14 신비종의 핏줄 24.04.19 152 3 12쪽
13 이능범죄수사대 24.04.18 151 3 12쪽
12 다종족 사회 24.04.17 170 4 12쪽
11 드래곤과 새로운 금단의 깨달음 24.04.16 189 3 12쪽
10 원소화와 탈출 24.04.15 187 5 12쪽
9 도주 24.04.13 191 4 12쪽
8 녹색의 해일 24.04.12 191 3 11쪽
7 낙오 24.04.11 196 3 12쪽
6 각성자인 듯, 각성자 아닌, 각성자 같은 마법사 24.04.09 208 4 12쪽
5 지옥불 24.04.08 210 3 11쪽
4 전투마법사 24.04.06 228 4 11쪽
3 오크나무(?) 24.04.05 245 5 11쪽
2 위험한 각성자 +1 24.04.04 297 6 11쪽
1 평범한 마법사의 하루 24.04.03 434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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