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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바보

평화로운 지구의 지혜로운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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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바보
작품등록일 :
2024.04.03 15:03
최근연재일 :
2024.05.08 22: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696
추천수 :
99
글자수 :
155,773

작성
24.05.01 19:05
조회
91
추천
2
글자
11쪽

위험한

DUMMY

“....”


성현은 청장의 어머니, 레드드래곤 바르나칼은 성현의 육신이 <지옥불>로 화하는 것을 보며 마치 ‘불의 정령’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땐 분명 <용의 심장>에 대해선 아무런 말도 없었는데.’


그녀는 지금 눈앞의 청장처럼 과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아니면 그때는 막 깨달음이 새겨진 때라 육체의 변이가 그리 심하지 않아서 그런가?’


성현은 <용의 심장> 스킬을 얻은 뒤로 하루하루 용에 가까운 존재가 되어가는 중이었고 처음 그녀와 만났을 때와 청장을 만난 지금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의 공백이 존재했다.


‘다음에 또 보도록 하지.’


성현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르나칼의 마지막 말, 그리고 그녀가 보였던 호기심.


당시의 그가 무심코 넘겼던 것들을 떠올리던 성현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그가 신경 써야 할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아. 네, 그렇군요.”


최대한 무심하게,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대답한 성현.


그런 그를 본 청장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어렸다.


“그런 의미에서 자네는 이번 작전에서 빠지게.”


“...네?”


뜬금없는 청장의 말에 성현의 눈이 커졌다.


“어째서요?”


“원래는 그대에게 그 주술사를 맡기려고 했는데, 자네가 ‘헤츨링’이라는 것을 안 이상 그렇게 할 수 없지.”


“아니, 잠시만요.”


그제야 성현은 청장이 한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


“위험할 수 있으니, 빠지라는 거죠?”


“그렇네.”


“제가 그 ‘헤츨링’과 같아서?”


“그렇지. 본래 진룡이 자손을 보는 것은 극히 귀한 만큼 진룡의 헤츨링은 모든 용종의 보호를 받지.”


자기는 진룡이 아니라 험하게 살았다며 쓸데없는 말을 덧붙이는 청장의 뒷말은 성현에게 들어오지 않았다.


성현은 자신이 용종이 자신에게 보일 태도가 상당히 극단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헤츨링이 아닌, 각성자로서 대하며 용의 기척을 가지는 것을 불쾌해하거나, 혹은 헤츨링으로 인식해 과보호하려 들거나.


그리고 청장은 명백히 후자로 보이는 상황.


그러나 성현의 입장에선 이번 사건에서 빠질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그가 이수대에 합류한 이유 중 하나가 영혼을 잃은 마리안에 대한 죄책감, 그렇기에 어떻게든 그녀의 영혼을 회수해야 했다.


“하지만....”


그러나 성현이 입을 여는 순간,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전혀 낯선 목소리가 성현과 청장, 둘만 있던 공간에 울려 퍼졌다.


황급히 몸을 일으키며 시선을 돌린 성현의 시야에 온통 붉은색으로 가득한 여자가 잡혔다.


온통 붉은, 그러나 얼마 전 ‘혈귀’와 같은 차가운 빛깔이 아닌, 당장이라도 불타오를 것 같은 열기가 잔뜩 담긴 뜨거운 색의 인간 여자.


그러나 성현은 <현자의 눈>이 그녀를 확인하기도 전에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예전에 느껴본 적 있는 강렬한 존재감.


“어머니?”


그리고 그의 뒤에서 들려오는 청장의 말에 성현은 확신을 얻었다.


“레드드래곤 바르나칼....”


무심코 중얼거리는 성현을 지나쳐 청장의 옆에 앉아 버리는 바르나칼.


그녀는 멀뚱히 서 있는 둘을 향해 턱짓했다.


“일단 좀 앉을까?”


그러자 잠시 성현과 눈을 마주친 청장은 작은 한숨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어머니, 대체 여긴 또 어떻게 오셨나요? 이렇게 국가 기관에 막 마음대로 들락날락하면 안된다니까요?”


“어머, 얘는 또 보자마자 잔소리네. 너희 아빠만 그래도 충분해. 왜 너까지 이렇게 된 거야?”


“그야, 어머니가 맨날 사고를 치시니 그렇죠.”


“....”


성현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대화에 기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둘 다 말투가 완전히 다른데?’


처음 바르나칼과 마주쳤을 때나 조금 전 청장과 대화할 때, 둘은 굉장히 위엄과 연륜이 느껴지는 말투를 사용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마치 평범한 모자 사이의 대화 같은 두 용종의 모습은 성현의 생각이 많아지게 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눈을 끔뻑이며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는 성현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두 용종의 시선이 성현에게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그럴 필요가 있겠냐니요? 어머니도 저와 같은 것을 느끼는 게 아니었습니까?”


성현을 눈짓하며 말하는 청장.


“그래, 이번에 보니 확실하네. 이 꼬마는 확실히 진룡이야. 지금은 어색한 부분이 조금 남아있지만, 시간이 더 지나면 완전해지겠지.”


“그러니 보호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각성자의 스킬로 인한 것이라도 그가 곧 진짜 완전한 진룡이 된다면 그는 헤츨링으로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아니면 혹시 각성자라는 것 때문에 그러십니까?”


청장의 말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런 거랑은 상관없어. 다만 그가 ‘아직’ 완전한 진룡이 아니라는 걸 고려해 줘야 하지 않겠어?”


완전한 용이 되기 전에는 헤츨링 보호를 구실로 그를 강제할 수 없지 않냐는 그녀의 말에 청장의 말문이 막혔다.


“그건....”


“게다가 본인이 바라지도 않는데?”


바르나칼이 슬쩍 성현을 바라보자, 고개를 끄덕이는 성현.


그런 그녀의 도움에 희망을 품은 성현의 반짝이는 푸른 눈동자가 청장에게 향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바르나칼님, 청장님.”


인사를 마친 성현이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빠져나가자, 그 모습을 본 청장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제가 아룡이라도 용종인데, 제가 친 결계를 아무렇지 않게 열고 나가네요.”


“뭐, 그의 각성자로서 능력은 ‘눈’을 중심으로 하니까. 그냥 보인 거겠지. 보이니까 간섭도 하는 거고.”


그런 스킬이겠지.


아무렇지 않게 성현은 말한 적 없는 <현자의 눈>을 파악하고 언급하는 바르나칼.


그런 그녀에게 시선을 돌린 청장이 물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친히’ 이곳에 오셔서 그를 도운 이유가 뭡니까?”


“뭐, 겸사겸사 온 거지. 상태도 확인하고 아들도 볼 겸?”


“어머니.”


장난스러운 바르나칼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리는 청장.


“흠, 재미없는 녀석.”


그런 그의 태도에 투덜거린 바르나칼이 입을 열었다.


“너야말로, ‘보호’라는 이름으로 그 아이를 구속할 생각이었잖아?”


“....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군요.”


청장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얘 봐라? 아주 속이 시커멓네? 아빠를 닮아서 그런가?”


“어머니!”


“너도 방금 봤잖아. 이미 [용언]도 알아듣는 거. 각성자든, 시스템이든, 아니면 스킬이든, 방식이 어떻게 되던 그가 진짜 진룡이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니까.”


성현이 느낀 말투의 변화는 그들이 사용하던 언어가 다르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과 달리, 성현이 용언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눈앞의 용종들이 사용하는 것을 목격하고 얻은 깨달음 때문이었지만, 성현이 힘을 얻는 메커니즘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용종은 물론이고 긴장 상황이라 알림창을 모두 무시하고 있던 성현 본인도 알림을 모두 확인할 때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건 저도 압니다. 당장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척인 확실히 용의 것이었으니까요.”


잠시 바르나칼을 바라보다 소파에 등을 기댄 청장이 목을 젖히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어머니, 아시지 않습니까? 그는 용이지만 동시에 각성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들아, 애초에 그의 인성을 믿고 이수대에 받아들인 건 네가 아니니? 심지어 그때는 직접 본 적도 없었잖니.”


“그 깐깐한 천사들이 보증했으니까요. 그런데 직접 보니 알겠더군요.”


본래 그와 같이 어린 용은 감정적이다.


그렇기에 그들을 위한 ‘보호’는 외부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함도 있지만, 동시에 그들로부터 외부를 보호하기 위함도 있었다.


“심지어 어머니가 말씀하셨잖아요. 그는 ‘불의 정령’과도 같은 존재라고. 용과 불의 정령, 둘 모두와 같은 존재?”


청장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다.


본디 불의 정령은 모든 정령 중에서도 가장 난폭하고 감정적이라 통제하기 힘든 정령.


“거기다 각성자 특유의 정신 상태 문제까지. 만약, 정말로 이성현이 폭발이라도 하게 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겁니다.”


용, 불의 정령, 각성자.


청장이 볼 때, 당장 미쳐 날뛰는 혈귀라는 각성자 놈보다도 잠재적인 위험은 성현이 월등히 컸다.


“여태까지 등장했던 각성자 중에서도 잠재 위험도는 최정상급입니다.”


“그럼, 관리국에 넘기지 그랬어?”


“어머니! 제가 그놈들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시면서!”


바르나칼의 말에 화를 내는 청장.


“위험하지만 관리국에는 넘기기 싫다?”


“하지만 그는 이제 용종이기도 하니까요. 그것도 헤츨링. 같은 용종으로서 보호할 의무가 있죠.”


그러나 관리국 놈들은 성현을 용종이든 뭐든 일단 각성자로 판단하고 제약을 가할 것이 뻔했다.


‘감히 용종에게 ’낙인‘을?’


청장은 인간에서 각성을 통해 용이 되어가는 성현의 모습에 호기심을 느끼고 호의를 가지면서도, 동시에 그가 일으킬 수 있는 재앙을 걱정했다.


“그래서 ‘보호’하려고 한 겁니다. 감금이 아니라.”


그런 청장을 바라보던 바르나칼은 어깨를 으쓱했다.


“뭐, 정 그렇다면 이번 일이 끝날 때까지만 두고 봐. 뭐가 그렇게 급해서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는 애를 가두려고 그래.”


“....”


청장은 그와 같은 붉은 눈동자를 보며 입을 다물었다.


비록 그가 그녀의 아들이지만, 아룡과 진룡 사이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이 큰 격차가 있었다.


그래서 그가 진룡으로 변해가는 성현에게 더 신경을 쓰는 것이었다.


“.... 좋습니다.”














‘큰일 날 뻔했네.’


사무실로 돌아온 성현은 조심스럽게 손을 들고 손등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손등에 돋아나는 푸른 비늘.


‘헤츨링이라....’


뜬금없이 듣게 된 헤츨링이라는 말에 새삼 각성자라는 것이 얼마나 이질적인 존재인지 느꼈다.


평범한 인간 마법사인 성현을 용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한 스킬이라는 힘.


“일단은 사건에 집중하자.”


바르나칼의 도움으로 사건에서 제외되는 것은 막았고 헤츨링으로서 용들의 보호를 받는 것도 그가 진짜 용이 되기 전까지는 미뤄졌으니 당장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고문님.”


“네.”


그때 성현을 부르며 다가오는 말루트.


“곧 팀장님이 돌아오시는 대로 곧바로 회의를 진행할 겁니다.”


“아, 팀장님은 괜찮으신가요?”


“네, 이미 회복이 끝나서 퇴원하셨다네요. 금방 올라오실 겁니다.”


“다행이네요.”


고개를 끄덕인 성현은 이번에 회의에 관해 물었다.


“근데 이번 회의는?”


“아, 간부회의 내용이랑 저희 팀이 맡은 일을 전파할 겁니다. 그러고 보니 파견되었던 인원들도 전부 복귀해서 참가할 건데, 고문님은 아르마누랑 베니카 선배를 제외하면 다른 분들을 본 적이 없죠?”


“아, 네.”


“으음....”


미묘하게 변하는 말루트의 표정.


“?”


“괜찮으려나?”


“??”


그 이상한 태도에 성현은 작은 불안함을 느꼈다.


“왜 그러시는지....”


“그게 저희 나머지 팀 분들이 조금....”


말끝을 흐리는 말루트.


“독특한 것들이라서요.”


‘것들?’


말루트의 말에서 은은하게 느껴지는 짜증에 성현은 의문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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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격의 상승 24.05.08 87 5 11쪽
29 작전 24.05.07 74 3 12쪽
28 영혼을 품는 나무 24.05.06 73 2 12쪽
27 어린 영혼 24.05.05 87 2 12쪽
26 의문 24.05.03 78 1 11쪽
25 아는 얼굴 24.05.02 89 3 11쪽
» 위험한 24.05.01 92 2 11쪽
23 헤츨링? +1 24.04.30 99 3 12쪽
22 새로운 각성자 24.04.29 107 2 12쪽
21 뒤처리 24.04.27 108 2 11쪽
20 수호령 24.04.26 115 4 11쪽
19 가시나무와 주술사 24.04.26 110 3 11쪽
18 주술이 너무 쉬웠어요 24.04.24 125 3 12쪽
17 불길함 24.04.23 125 3 12쪽
16 기술부 24.04.23 139 3 11쪽
15 무낙쿠 24.04.21 137 3 11쪽
14 신비종의 핏줄 24.04.19 152 3 12쪽
13 이능범죄수사대 24.04.18 151 3 12쪽
12 다종족 사회 24.04.17 171 4 12쪽
11 드래곤과 새로운 금단의 깨달음 24.04.16 189 3 12쪽
10 원소화와 탈출 24.04.15 187 5 12쪽
9 도주 24.04.13 191 4 12쪽
8 녹색의 해일 24.04.12 191 3 11쪽
7 낙오 24.04.11 196 3 12쪽
6 각성자인 듯, 각성자 아닌, 각성자 같은 마법사 24.04.09 208 4 12쪽
5 지옥불 24.04.08 210 3 11쪽
4 전투마법사 24.04.06 228 4 11쪽
3 오크나무(?) 24.04.05 246 5 11쪽
2 위험한 각성자 +1 24.04.04 297 6 11쪽
1 평범한 마법사의 하루 24.04.03 434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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