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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바보

평화로운 지구의 지혜로운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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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바보
작품등록일 :
2024.04.03 15:03
최근연재일 :
2024.05.08 22: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541
추천수 :
91
글자수 :
155,773

작성
24.04.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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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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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드래곤과 새로운 금단의 깨달음

DUMMY

온통 녹색으로 뒤덮인 숲, 그리고 그 안에서 몸을 일으킨 푸른 불의 거인.


사방에서 몰려드는 줄기의 파도와 그것을 불사르며 계속해서 몸집을 키우는 불꽃.


끊임없이 이어지는 태우고 짓누르는 관계에서 당연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당연히 푸른 불꽃이었다.


속성상의 우위를 이용해 압도적인 화력으로 마물을 불태우던 성현은 이미 반쯤 무아지경에 빠져있었다.


엑스트라 스킬 <금기의 깨달음>으로 영혼에 새겨진 지옥불.


그것을 휘두르다 못해 아예 스스로가 지옥불이 되어버린 성현은 자신의 손에 쥐어진 폭력적이고 거대한 파괴의 정화를 마음껏 퍼부었다.


손짓하는 대로, 그저 생각하는 대로, 그의 신체 그 자체가 되어버린 불꽃은 아주 자연스럽게 그의 의지에 복종했다.


지나치게 손쉽게 통제된 덕분에 그는 이 <지옥불>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었는지를 잊었다.


덕분에 그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그의 영혼에 새겨진 깨달음이 서서히 그의 영혼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불사르는 지옥불은 더 많은 장작을 원했다.


태우고, 또 태워 온 세상의 모든 것을 불사르기를.


어느샌가 숲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것조차 잊고, 알아서 찾아오는 무한한 장작에 흥에 겨워 마구잡이로 불을 지르던 성현.


그런 그가 무언가 변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끊임없이 요동치던 마물의 줄기가 일제히 모든 움직임을 멈췄을 때, 그리고 하늘 위에 누군가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였다.


[....]


영혼을 옥죄는 듯한 위압감.


감히 맞서는 것이 허락되지 않은 위대한 존재.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두려움을 주는 지상 최강의 종족.


모든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든 성현의 눈에 들어온 것은 그런 존재였다.


[드래곤!]


하늘 위에 떠 있는 거대한 붉은 드래곤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건 뭐지?”


황당하다는 듯 성현을 내려다보고 있던 드래곤이 중얼거렸다.


“분명 식물형 마물이 등장했다고 들었는데, 이 불덩어리는 뭐야?”


낮게 읊조리는 말에도 드래곤 특유의 피어가 흘러나와 성현의 영혼을 위축시켰다.


영혼까지 뜨겁게 달아올라 날뛰던 성현은 그 영혼을 짓누르는 피어에 빠르게 제정신을 찾아갔다.


‘아, 젠장.’


그제야 스스로의 힘에 취해 미친놈처럼 날뛰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성현이 다급히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불을 마력으로 치환하려던 그때.


“뭐, 상관없나?”


드래곤에게서 엄청난 양의 마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마력을 느낄 수 없는 이라도 위험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끔찍하게 밀집되는 마력.


특히 마법사인 성현의 눈에는 하늘에 새로운 태양이 하나 더 생긴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온 세상의 마력이 한곳으로 모인 것 같은 그 거대한 힘이 드래곤의 입가로 모여들고, 명실상부한 드래곤의 권능이 지상을 향해 쏘아졌다.


<용의 숨결>


압도적인 파괴력을 지닌 용의 숨결이 거대한 붉은빛의 기둥이 되어 지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아, 제길.]


마물과 성현이 있는 곳으로.


일순간 숲이든 성현의 불꽃이든 모든 것이 힘없이 짓눌리고 지면에 떨어진 기둥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붉은빛에 휩싸여 사라졌다.


쾅!!!!


“으악!”


뒤쪽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충격과 함께 간신이 숲의 외각까지 다 빠져나왔던 일행도 그것에 휩쓸려 나가떨어졌다.


“이게 무슨!”


그리고 그 충격이 떨어지기 직전,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느꼈던 그들은 황급히 몸을 일으켜 그들의 뒤편을 확인했다.


“아, 숲이....”


그리고 발견했다.


단 한 번의 일격으로 만들어진 용암의 바다와 하늘 위에 고고히 떠 있는 거대한 드래곤을.













띠링!


[마력을 기반으로 하는 마법 구조....]

[파괴적인 마력의 전환....]

[신체와 마력 사이의....]


귓가에 들리는 익숙한 알림음에 천천히 눈을 뜨던 성현은 눈앞에 떠오른 수많은 알림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었지?’


천천히 기억을 더듬던 성현은 지나치게 밝은 주변에 슬쩍 고개를 돌렸다가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아니, 일으키려고 했다.


몸을 지탱하기 위해 뻗은 손이 용암 속으로 파고들기 전까지는.


“이게 왜....”


성현은 자신이 샛노란 용암의 한복판에 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데도 녹기는커녕, 전혀 뜨거움을 느끼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도.


그리고 그다음으로 느낀 것은 이전과 달리 충만한 마력이었다.


성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상태창으로 향했고,


[마력(7)]


제법 성장한 마력을 발견했다.


불꽃의 형태로 휘두르던 그 강력한 힘에 비하면 훨씬 부족하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던 성현의 사고는 빠르게 의식이 끊어지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졌다.


막대한 힘을 품고 있던 성현의 지옥불 동화가 왜 마력이 3개가 상승하는 것으로 끝이 났었는지.


무엇이 지옥불 그 자체로 화했던 성현의 불꽃 대부분을 없애버렸는지.


하늘 위에서 떨어진 한없이 파괴적인 힘.


성현은 그것이 <지옥불>처럼 화속성을 띠는 숨결임에도, 아니 오히려 같은 화속성이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


마력을 끌어올린 성현은 용암의 호수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촤악!


그리고 다시 용암으로 들어갔다.


“어.... 당혹스럽네.”


전신을 푸른 불꽃으로 화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용암에 빠져있었기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문제는 성현이 지금 완전히 알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느껴지는 존재감에 고개를 든 성현은 어느새 용암 호수 근처로 내려온 드래곤과 마주쳐야 했다.


“그대는 누구지?”


비록 성현은 파충류의 얼굴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없지만, 그저 말투만으로도 그 드래곤이 의아해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외형을 보면 영락없는 인간인데.”


‘어?’


성현의 머리 위로 다가온 용의 눈.


세로로 갈라진 동공이 인상적인 눈이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영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종의 격차에서 오는 특유의 위압감.


[초월적인 지혜(Wiz)가 <용의 위엄>에 저항합니다.]


다행히 초월적인 스탯의 힘으로 그것에 저항한 성현은 사라진 옷가지를 대신에 푸른 불꽃을 불러와 몸에 휘감은 채, 용암 호수의 위에 올라섰고,


“안녕하십니까? 저는 인간 이성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침착하게 스스로를 소개했다.


“인간이라고? 그러기엔 너무 이질적인데.”


잠시 맘을 멈춘 드래곤의 눈빛이 기이하게 반짝였다.


“그렇다면 역시 너, 각성자구나.”


각성자임을 확신하는 드래곤의 단언에 성현은 푸른 불꽃을 휘감았을 때도, 용암의 호수에 떠 있을 때도 흘리지 않았던 땀이 등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꼈다.


‘거짓말은 악수야.’


저 정도로 단호하게 말한다는 것은 이미 확신하고 있다는 뜻이기에 성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맞습니다. 저는 마법사이자 각성자입니다.”


성현의 대답에 드래곤의 눈이 호선을 그렸다.


“역시 각성자들은 하나같이 흥미롭단 말이지. 그리고 개중에서도 네놈 같은 녀석은 더 재미있어.”


성현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용의 눈이 성현을 빤히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그에 대항하듯, 자연스럽게 성현의 눈에도 빛이 돌기 시작하고,


[<현자의 눈>이 <용의 눈>에 저항합니다.]

[초월적인 지혜(Wiz)가 <용의 눈>에 저항합니다.]


드래곤의 권능에 저항했다.


[용의 권능의....]


이어지는 깨달음을 무시한 성현은 담담하게 드래곤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정말 ‘시스템’이라는 것은 신기해. 네놈은 네 스스로의 상태를 알고 있나?”


“예.... 어느 정도는요.”


성현이 가볍게 손을 휘두르자, 그대로 푸른 불꽃으로 화해 커다란 불의 손이 자리했다.


다시 인간의 손으로 되돌린 성현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후....’


“불꽃이 뒤섞인 기묘한 육체라니, 마치 불의 정령과의 혼혈이라도 되는 것 같구나.”


드래곤의 말처럼, 완전히 영혼과 뒤섞인 <지옥불>의 힘이 육체의 구성에도 영향을 끼쳐 성현의 몸을 변질시켜버렸다.


심란한 성현과 다르게 여전히 흥미롭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던 드래곤이 갑자기 어딘가로 고개를 돌렸다.


“쯧, 깐깐한 것들. 기껏해야 숨결 한 번 내쉬었을 뿐인데, 난리를 치는군.”


성가시다는 듯 고개를 저은 드래곤이 갑자기 날갯짓과 함께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인간, 아니 각성자 이성현. 나는 레드드래곤 바르나칼이다. 다음에 또 보도록 하지.]


어느새 저 멀리 날아가면서 귓가에 전언을 불어넣은 드래곤.


‘제발 다시는 보지 맙시다.’


자신을 숨결로 지져버렸던 것은 생각도 하지 않는지, 멋대로 호의, 아니 호기심을 가지는 드래곤의 모습에 성현은 고개를 저었다.


덕분에 정신을 차리기도 했지만, 또 동시에 그 때문에 숲을 태우고 불려놓은 마력의 대부분이 날아가 버렸다.


“그걸 전부 마력으로 바꿨으면 10을 훌쩍 넘었을 텐데.”


그러나 비록 전력을 다한 것은 아니겠지만 드래곤의 숨결에서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만족하기로 한 성현은 발밑을 받치고 있던 마력을 없애며 다시 용암 속에 드러누웠다.


‘포근하군.’


드래곤이 등장했기에 애써 괜찮은 척했지만,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몸은 휴식이 필요했다.


“마물은 죽었겠지?”


슬쩍 눈을 굴리던 성현은 풀 한 포기 찾을 수 없는 용암이 사방을 뒤덮고 있는 것을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근데 이렇게 전부 녹여버리면 마물한테 땅을 뺏기는 거랑 뭐가 다르지?”


왜 정부가 드래곤이 움직이는 것을 경계하는 것인지,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성현은 축 늘어진 채로 상태창만 살폈다.


[지혜(96)]


드래곤을 관찰하며 얻은 수많은 깨달음 덕분에 또 한 차례 성장한 지혜(Wiz)


‘이건 대체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지?’


천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오르는 지혜 스탯은 성현의 가장 큰 자산이자 힘이지만 동시에 그 끝이 보이지 않아 두렵기도 했다.


‘뭐, 어쨌든 이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지혜가 오르는 것은 그의 의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깨달음은 어찌 되었든 알아서 찾아오고 지혜는 알아서 신나게 오른다.


그보다 성현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7에 도달한 마력 스탯이었다.


“이러면 마력량만 따지면 4급 중에서도 상위야.”


마력이 4일 때도 무리한다면 4급을 사용할 마력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4급 마법사라고 할 수 있냐고 치면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선 4급 마법에 능숙해야 하니....’


1급부터 4급까지를 각성자의 스탯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1급은 1, 2급은 1-2, 3급은 2-4, 4급은 4-8 정도로 계산할 수 있었다.


그러니 마력이 7인 지금은 4급 중에서도 중상위의 마력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이제 4급 마법을 공부하면....”


3급과 4급은 한 급수 차이지만 동시에 커다란 경계선이기도 했다.


시간과 경험만 쌓여도 3급까지는 어떻게든 도달할 수 있지만 4급부터는 진짜 재능의 영역이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마법사는 3급을 끝으로 한계에 도달하는 경우가 잦았다.


성현 역시 그것에서 벽을 느끼고 전역을....


“아.”


성현은 스스로가 각성자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그는 마법사로서 벽을 넘은 것이 아니었다, 그저 각성자이기에 벽 따위가 존재하지도 않게 된 것이었다.


“....”


그 기묘한 위화감에 상태창을 꺼버린 성현은 아까부터 신경 쓰이는 알림창을 하나 열었다.


다시는 보지 않기를 바랐던 붉은색의 알림창을.


“아, 빌어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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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지구의 지혜로운 각성자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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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격의 상승 24.05.08 83 4 11쪽
29 작전 24.05.07 69 2 12쪽
28 영혼을 품는 나무 24.05.06 64 1 12쪽
27 어린 영혼 24.05.05 81 2 12쪽
26 의문 24.05.03 75 1 11쪽
25 아는 얼굴 24.05.02 84 2 11쪽
24 위험한 24.05.01 87 2 11쪽
23 헤츨링? +1 24.04.30 94 2 12쪽
22 새로운 각성자 24.04.29 101 2 12쪽
21 뒤처리 24.04.27 103 2 11쪽
20 수호령 24.04.26 111 4 11쪽
19 가시나무와 주술사 24.04.26 107 3 11쪽
18 주술이 너무 쉬웠어요 24.04.24 121 3 12쪽
17 불길함 24.04.23 120 3 12쪽
16 기술부 24.04.23 132 3 11쪽
15 무낙쿠 24.04.21 133 3 11쪽
14 신비종의 핏줄 24.04.19 148 3 12쪽
13 이능범죄수사대 24.04.18 148 3 12쪽
12 다종족 사회 24.04.17 166 3 12쪽
» 드래곤과 새로운 금단의 깨달음 24.04.16 185 3 12쪽
10 원소화와 탈출 24.04.15 183 4 12쪽
9 도주 24.04.13 186 3 12쪽
8 녹색의 해일 24.04.12 186 3 11쪽
7 낙오 24.04.11 191 3 12쪽
6 각성자인 듯, 각성자 아닌, 각성자 같은 마법사 24.04.09 204 4 12쪽
5 지옥불 24.04.08 204 3 11쪽
4 전투마법사 24.04.06 223 4 11쪽
3 오크나무(?) 24.04.05 240 5 11쪽
2 위험한 각성자 +1 24.04.04 292 6 11쪽
1 평범한 마법사의 하루 24.04.03 420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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