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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바보

평화로운 지구의 지혜로운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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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바보
작품등록일 :
2024.04.03 15:03
최근연재일 :
2024.05.08 22: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698
추천수 :
99
글자수 :
155,773

작성
24.05.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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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의문

DUMMY

콰아앙!


폭발음과 함께 결계 내부를 가득 채운 뜨거운 열기.


단번에 녹아내려 흐르기 시작한 아스팔트와 일렁이는 대기의 중심에서 푸른 불꽃에 휩싸인 성현이 몸을 일으켰다.


“아주 오랜만입니다.”


그는 푸르게 빛나는 눈동자로 눈앞의 괴물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검붉은 나무로 뒤덮인 오크 무낙쿠는 그런 성현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당신은 그때 그 마법사군요.”


이전의 만남을 기억하는 그의 모습에 성현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어렸다.


“다행히 알아보네?”


순식간에 짧아진 성현의 말투에는 진한 적대감이 어려있었다.


뒤틀린 나무줄기가 기괴하게 얽힌 전체적인 외형과 다르게 그 나무 거인의 머리에 달린 오크의 얼굴은 상당히 이지적으로 보였고 그렇기에 더 기괴해 보였다.


무낙쿠는 성현의 말에 반응하지 않고, 자신을 둘러싼 나무에 박힌 워 해머를 뽑아냈다.


커다란 몸과 괴력을 가진 오우거인 우르칸에게 맞게 상당히 거대한 망치가 나무 거인이 된 무낙쿠의 몸에는 오히려 작게만 느껴졌다.


쿵!


그대로 워 해머를 옆에 내팽개치고 성현을 바라보는 무낙쿠.


끼아아악!


그리고 그와 동시에 열매의 표면에 튀어나온 얼굴들도 성현을 바라보며 비명을 터트렸다.


영혼을 자극하는 지옥낭송나무의 비명이 성현의 영혼을 뒤흔들려고 했지만, 신화적인 수준에 도달한 성현의 지혜(Wiz)는 아무렇지 않게 그 비명을 영향을 무시했다.


“그때도 안 먹혔는데, 이제 와서 그런 게 먹힐 리가 없잖아?”


그저 시끄럽기만 한 비명에 작게 미간을 찌푸리던 성현은 옆에서 들려오는 신음에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성현과 다르게 당장이라도 영혼을 빼앗길 것처럼 머리를 움켜쥔 우르칸.


그 사이 무낙쿠에게 당했는지 몸 곳곳에 상처가 생긴 그가 고통받는 모습에 성현은 주변을 둘러싼 결계를 비틀어 우르칸을 결계 밖으로 밀쳐냈다.


“악!”


딱히 배려할 시간이 없었기에 그의 튼튼한 몸을 믿고 틩겨내다시피 우르칸을 날려버린 성현은 통신기를 통해 말루트에게 말을 걸었다.


“말루트 씨, 우르칸 씨를 부탁합니다.”


[혼자 괜찮겠어요?]


약간의 걱정이 담긴 그의 물음에 성현은 그저 한 마디만 더했다.


“제가 어떤 존재인지 잊으신 건 아니죠?”


[아.... 알겠어요. 그럼 우르칸과 주변의 그린 스킨들, 그리고 주민들의 대피는 제가 맞죠.]


“네, 그럼.”


그대로 통신기를 귀에서 뽑아낸 성현이 그것을 옆으로 던진 뒤, 왼팔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왼팔에 일렁이던 푸른 불꽃들이 비늘 형태로 변해 팔을 감싸고,


쾅!


휘둘러진 나무줄기를 막아냈다.


무낙쿠의 오른팔에서 자라난 성현의 몸보다도 두꺼운 줄기는 그에 비해 작은 성현의 비늘 방패에 그대로 튕겨 나갔다.


현저한 질량 차이에도 불구하고 멀쩡히 제자리에 선 성현과 달리, 튕겨 나간 데다가 비늘과 접촉한 부분은 대부분 검게 그을리거나 아예 일부 녹아내린 곳도 있었다.


짧은 순간임에도 상당한 고열이 가해졌음을 증명하는 모습에 무낙크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리고 그것을 아무렇지 않은 듯 막아낸 성현도 슬쩍 자기 왼팔을 확인했다.


팔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통증.


대부분의 충격이 ‘비늘’로 인해 상쇄되었음에도 체급 차이 때문인지 생각보다 팔에 전해지는 충격이 컸다.


‘그럼, 체급을 맞춰야지.’


성현의 몸을 휘감고 있던 불꽃이 점차 부풀어 오르고 그에 맞춰 그의 육체가 그 속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급격히 커지는 불꽃.


화르르!


성현의 모든 육체가 불꽃으로 화했을 때,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닌, 푸르게 불타오르는 거대한 불꽃의 거인이었다.










“으윽!”


쓰러져 있던 우르칸이 깨어나서 가장 먼저 목격한 것은 주변을 감싼 물의 구체였다.


“이게 뭐지?”


무심코 중얼거리는 그의 말에 대답한 것은 그 물의 구체를 유지하고 있던 말루트.


“깼냐?”


퉁명스러운 목소리지만 짐승 같은 감각으로 그 저편에 깔린 걱정을 읽어낸 우르칸은 그제야 자신이 오크 주술사에게 당해 쓰러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황급히 몸을 일으키는 우르칸.


“윽!”


몸에서 느껴지는 생소한 고통에 우르칸이 통증이 느껴지는 곳을 더듬었다.


“음?”


그러나 이미 회복이 끝나고 상처가 사라졌기에 멀쩡해진 몸에는 아무런 흔적이 없었다.


“왜 그래? 아직 회복이 덜 끝났나? 분명 상처는 다 사라졌는데.”


“아니, 이상하다. 무언가 남아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계속해서 느껴지는 통증에 인상을 찌푸린 우르칸.


그런 그의 모습에 의아하게 그를 바라보던 말루트는 갑자기 인상을 찌푸리며 마력을 끌어올렸다.


“아, 미치겠네.”


그와 동시에 충격과 함께 흔들리는 물의 구체.


“적당히 좀 하지. 이러다 구역을 통째로 날려 먹겠네.”


“뭐, 뭐야?”


그 충격에 놀라 그곳으로 시선을 돌린 우르칸은 왜 말루트가 주변을 물의 구체로 감쌌는지 그 원인, 아니 원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 나무 거인은....”


“맞아. 아까 그 오크.”


검붉은 나무껍질과 비명을 지르는 붉은 열매가 인상적인 나무 거인과 그에 맞서 푸른 불꽃으로 이루어진 거인이 계속해서 충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마력과 주력이 충돌하며 생긴

충격파가 무차별적으로 튕겨 나오고 있었다.


“저게 이성현?”


“넌 처음 보지?”


기존의 비실비실했던 인간 마법사는 생각도 하기 힘들 정도로 화끈하게 변해버린 모습과 마구잡이로 그 거대한 불의 주먹을 휘두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저것들 둘 다 주문쟁이 아니었나?”


“....”


정곡을 찌르는 우르칸의 말처럼 주술과 마법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육탄전을 벌이는 두 거인의 모습에 말루트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거대한 체구의 거인들이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은 상당히 역동적으로 보였지만, 제법 전투에 소양이 있는 자들이라면 훤히 보였다.


엉성한 자세, 제대로 싫지 못한 힘, 제 감정에 휩싸여 말 그대로 ‘마구잡이’로 휘둘러지는 주먹.


그렇게 이어지는 격렬하지만 조잡한 난투극.


그런데도 그 크기가 너무 컸기에 피해도 덩달아 커졌다.


이미 말루트가 정령을 이용해 주변 민간인들을 모두 대피시켰지만, 그 여파로 인해 주변의 건물들이 휩쓸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승기를 잡는 것이 아군인 성현이라는 것이었다.


나무 거인과 불 거인이라는 상성은 물론이고, 격해질수록 더 거칠게 불타오르는 성현의 몸, 그리고 점차 주변에 번져가는 불길로 인해 전장 자체가 성현에게 유리하게 변하고 있었다.


‘그만큼 피해도 더 크지만....’


무낙쿠에게 부서진 건물보다 성현에게 불타버린 건물이 더 많았다.


“조금 이상해 보이긴 하지만, 일단 저것도 탐색전이겠죠.”


물의 구체를 유지하고 있는 정령에게 마력을 더 불어넣은 말루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마 초반에 성형이 쳐둔 결계가 버티고 있었을 때, 대피가 끝나서 다행이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저 괴물들의 전투에 휩쓸려 사망자가 잔뜩 생겼으리라.


“그리고 슬슬 진짜가 시작될 때도 되었고요.”


말루트의 시선이 불의 거인에게 린치당하는 나무 거인에게로 향했다.


불리한 것이 무낙쿠인 만큼 그가 먼저 시작할 확률이 높았다.


그때, 잠깐 멈춰서는 두 거인.


[끼아아아악!]


그리고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강렬한 절규가 쏟아져 나왔다.








쾅!


불이 잔뜩 뭉쳐진 주먹을 내지른 성현은 불에 탐과 동시에 순식간에 회복되는 나무 거인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렸다.


게다가 성현이 주먹을 내지르는 사이, 어느새 아래쪽에 파고든 가시 하나가 성현의 복부를 관통하고 있었다.


구멍이 뚫린 복부가 한 차례 불꽃이 치솟고 어느새 복구되어 사라진 구멍.


무낙쿠의 몸을 장작 삼아 부풀린 불꽃은 그에게 받은 피해를 복구하는 것에 사용되었다.


그러나 성현은 그 구멍이 난 자리에서 또다시 느껴지는 알싸한 통증에 작게 눈썹을 꿈틀거렸다.


‘정말 수상하군.’


독? 저주? 이상하게 무낙쿠가 가한 피해에는 물리적인 충격뿐만 아니라 알 수 없는 형태의 데미지도 함께 들어왔다.


심지어 회복해도 잠깐 고통이 남았지만, 다행히 그것은 빠르게 사라졌다.


분명 어떤 피해도 생길 수 없는 몸에 가해지는 기이한 고통.


여러모로 이질적인 힘에 성현은 푸른 눈을 빛내며 계속해서 그를 관찰했고, 조금 더 세밀하게 관찰하기 위해서 고통을 감수하고 계속해서 태우고 복구하는 난타전으로 유도해 그의 힘을 분석했다.


그럴수록 하나, 둘 얻게 되는 깨달음들.


그 지혜의 조각들을 짜맞추던 성현은 마침내 모든 조각을 모았고 무낙쿠의 힘, 아니 근원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물질화된 영혼, 엑토플라즘의....]


물질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정도로 고도로 집적된 영혼, 그리고 그것을 다루는 주술.


그것은 그때 그 피비린내 나는 각성자가 사용했던 스킬과는 완전히 궤도가 달랐다.


그러니,


[아....]


성현은 빼먹고 있었던 하나의 가능성을 떠올렸다.


[너, 대체 그 ‘혈귀’랑은 대체 무슨 사이지?]


그렇기에 어깨 부근이 뚫리는 것을 감수하고 움직임을 멈췄다.


비록 모든 것이 불꽃으로 화해 발성 기관이 없는 덕분에 이번에도 마력을 이용해 염파를 전달해야 했지만, 이전에 미숙한 때와 달리 은은한 열기 외에 고통이 느껴질 정도의 작열감은 주지 않는 것이 가능했다.


“무슨 소리지?”


그런 성현과 달리, 몸의 대부분이 변했어도 머리 자체는 오크의 것인 무낙쿠가 육성으로 의문을 표했다.


[네가 사용하는 주술, 그건 분명 그 피비린내 나는 놈이랑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아예 관계가 없다고 보기엔 그는 분명 혈귀가 만든 토템을 사용했다.


‘분명 관계가 있기는 한데, 이전의 고블린 주술사와는 확실히 달라.’


그때 그 고블린 주술사는 그 사체 조각 하나까지 세밀하게 분석 당해 많은 것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그 고블린이 원래 주술사이기는 하지만 그의 혈통이 그가 사용하는 주술과 제대로 합을 이루지 않는다는 것과 분명 4급 이상의 주술사임에도 단순한 주술만 사용하고 ‘수호령’을 부르지 않은 이유가 그 고블린의 ‘수호령’의 역활을 ‘혈귀’가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래서 혈귀를 제외한 나머지를 상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로 예측했지.’


3급을 넘어선 주술사라고 해도 수호령이 없으면 반푼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눈앞의 오크는 그런 분석 결과와는 완전히 달랐다.


[네놈은 분명 수호령을 가진 주술사다.]


성현의 푸른 눈이 그의 몸을 감싼 검붉은 나무줄기로 향했다.


[네 몸을 휘감은 그 역겨운 나무 쪼가리가 분명 네놈의 수호령이겠지.]


그의 몸을 아무리 세밀하게 확인해도 저 지옥낭송나무 외의 다른 존재의 영향력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면, 애초에 그때 그 고블린이 특이한 것이었나?]


만약 다른 주술사 놈들도 눈앞의 무낙쿠와 같은 수준이라면 반으로 분산된 팀으로는 제압이 힘들 수가 있었다.


‘우리엘 쪽은 걱정이 없지만....’


본래 집행부에서도 특출난 우리엘을 제외하면 나머지 1, 2팀의 상황이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성현은 푸른 불꽃으로 이루어진 몸에서도 유독 푸르게 빛나는 눈동자로 무낙쿠를 노려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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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격의 상승 24.05.08 88 5 11쪽
29 작전 24.05.07 74 3 12쪽
28 영혼을 품는 나무 24.05.06 73 2 12쪽
27 어린 영혼 24.05.05 87 2 12쪽
» 의문 24.05.03 79 1 11쪽
25 아는 얼굴 24.05.02 89 3 11쪽
24 위험한 24.05.01 92 2 11쪽
23 헤츨링? +1 24.04.30 99 3 12쪽
22 새로운 각성자 24.04.29 107 2 12쪽
21 뒤처리 24.04.27 108 2 11쪽
20 수호령 24.04.26 115 4 11쪽
19 가시나무와 주술사 24.04.26 110 3 11쪽
18 주술이 너무 쉬웠어요 24.04.24 125 3 12쪽
17 불길함 24.04.23 125 3 12쪽
16 기술부 24.04.23 139 3 11쪽
15 무낙쿠 24.04.21 137 3 11쪽
14 신비종의 핏줄 24.04.19 152 3 12쪽
13 이능범죄수사대 24.04.18 151 3 12쪽
12 다종족 사회 24.04.17 171 4 12쪽
11 드래곤과 새로운 금단의 깨달음 24.04.16 189 3 12쪽
10 원소화와 탈출 24.04.15 187 5 12쪽
9 도주 24.04.13 191 4 12쪽
8 녹색의 해일 24.04.12 191 3 11쪽
7 낙오 24.04.11 196 3 12쪽
6 각성자인 듯, 각성자 아닌, 각성자 같은 마법사 24.04.09 208 4 12쪽
5 지옥불 24.04.08 210 3 11쪽
4 전투마법사 24.04.06 228 4 11쪽
3 오크나무(?) 24.04.05 246 5 11쪽
2 위험한 각성자 +1 24.04.04 297 6 11쪽
1 평범한 마법사의 하루 24.04.03 434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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