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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바보

평화로운 지구의 지혜로운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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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바보
작품등록일 :
2024.04.03 15:03
최근연재일 :
2024.05.08 22: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603
추천수 :
93
글자수 :
155,773

작성
24.05.02 17:05
조회
84
추천
2
글자
11쪽

아는 얼굴

DUMMY

“으하하!”


“깔깔깔!”


“....”


성현은 작은 회의실 안쪽에서 들려오는 경박한 웃음소리에 고개를 돌려 말루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어색한 미소를 보여준 말루트가 이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 들어가시죠.”


벌컥!


회의실의 문을 열어버린 말루트가 안으로 들어서자, 성현도 그를 따라 회의실 안으로 향했다.


“아니, 이게 누구야! 귀쟁이 아냐?”


“오호! 꺽다리! 오랜만!”


엘프를 부르는 멸칭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이들.


“입 닥쳐. 망할 근육 덩어리 놈들아. 드디어 머리통에도 근육이 꼈냐?”


그러자 유달리 공격적으로 나오는 말루트의 모습에 성현은 뒤에서 작게 감탄했다.


‘와우!’


슬쩍 말루트 어깨 너머로 시선을 돌린 성현은 작은 회의실의 의자가 당장이라도 부러질 듯 위태롭게 지탱하고 있는 거구들을 발견했다.


“오우거?”


녹색 피부를 가진 그린 스킨 중에서도 흉포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회화가 덜 된 이들은 아예 몬스터 취급까지 받는 이들이 그곳에 있었다.


“앙? 저 샌님은 또 뭐야?”


“야, 까먹었냐? 주문쟁이 하나가 새로 들어왔다 했잖아.”


“큭큭, 그랬지? 어이, 주문쟁이!”


“....”


초면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이어지는 무례에 성현의 시선이 그 옆에 있는 기존 인원들에게 향했다.


“에휴, 또 지랄이네. 야만인이 또 늘어났어.”


거구들 사이에 있어, 오늘따라 더 작아 보이는 아르마누와,


“낄낄낄!”


그저 재밌다는 듯 웃고 있는 베니카.


“하....”


그리고 바로 앞에서 한숨만 쉬고 있는 말루트.


회의실을 한 번 둘러본 성현도 그를 따라 한숨을 내쉬었다.


‘개판이네.’


콰드득!


그때, 오우거 둘 중 하나가 일어나면서 그를 힘겹게 지탱하고 있던 의자가 완전히 박살 났다.


“에잉! 뭐야? 튼튼한 것 좀 쓰라니까.”


“악, 그만 좀 부숴! 이 돌대가리야! 의자는 뭐 땅 파면 나오는 줄 아나!”


잔해를 발로 밀쳐 마저 조각내버리는 그의 행동에 비명을 지르며 타박하는 말루트.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일어난 그가 그 거체를 움직여 성현에게 다가왔다.


“반갑다! 주문쟁이. 난 우르칸! 저기 저놈은 아르칸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과 아직 앉아 있는 다른 오우거를 가리키며 자신들을 소개했다.


“전 고문으로 합류한 이성현입니다. 마법사고요.”


“그래, 그래. 주문쟁이.”


“....”


고개를 끄덕이며 솥뚜껑만 한 손을 내미는 우르칸.


성현은 말없이 그 커다란 손을 내려다보았다.


“응?”


악수라도 하자는 듯 흔들어지는 손을 보다가 고개를 들자, 우르칸의 뒤쪽에서 손으로 X자를 그리며 말루트가 고개를 젓는 것이 보였다.


피식


작게 웃음을 흘린 성현은 손을 내밀어 우르칸의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러자 그의 손안에 쏙 들어간 성현의 손.


성현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손을 붙잡은 우르칸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생각하는 것하고는....’


한치의 예상도 벗어나지 않는 그의 행동에 성현은 손에 힘을 주는 대신, 그저 가만히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손은,


“앗, 뜨거!”


연약한 인간의 내구를 벗어나는 힘이 가해지면 그 결집을 잃고 <지옥불>로 화해 실체를 잃게 되기에.


푸른 불덩어리로 변해버린 성현의 손을 움켜쥔 우르칸이 깜짝 놀라 손을 떼었다.


“이, 이놈 뭐야?”


황당하다는 듯 내뱉은 그가 허겁지겁 자기 손을 후후 불었다.


‘역시 오우거.’


성현은 별다른 조절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저 작은 물집만 생긴 그의 손바닥에 감탄했다.


선천적으로 강력한 이능 저항을 가진 오우거라 그런지, 성현의 <지옥불>에 노출되었음에도 큰 타격은 없어 보이는 모습.


아무리 별도의 마력 조작이나 마법의 간섭이 없다고 할지라도 지나치게 멀쩡했고 그나마 생겼던 물집도 빠르게 가라앉아 사라지는 것이 훤히 보였다.


“오! 우르칸, 뭔데?”


“이거 봐. 저 주문쟁이 너무 뜨거운데?”


그리고 다 들리게 속삭이는 두 오우거.


“그러려니 하세요. 원래 조금 단순한 것들이라 시간이 조금 지나면 금방 익숙해질 겁니다.”


말루트의 말에 어느새 다시 불꽃이 사라지고 본래 형태로 돌아온 손을 흔들어 보인 성현.


“그래서 말루트 씨는 익숙해지셨나요?”


“....”


허를 찌르는 성현의 질문에 말문이 막힌 말루트.


“풋! 아니, 전혀. 여전히 말루트는 쟤들을 싫어해.”


“저것들이 먼저 절 자꾸 귀쟁이니, 꺽다리니 하면서 부르는데, 어떻게 호감을 느끼겠어요?”


웃으며 말하는 베니카를 잠시 노려본 말루트가 변명하듯이 덧붙였다.


“그래도 막상 일이 벌어지면 다들 잘 협력하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회의실에 들어서는 이가 있었다.


“팀장님!”


“팀장!”


“아, 오셨군요.”


평소처럼 멀쩡한 모습으로 등장한 3팀의 팀장인 우리엘.


막 의무실에서 복귀한 우리엘을 모두가 축하했다.


“별일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다행히 고문님이 계셔서 후속 조치도 빨랐고요. 덕분에 빨리 회복하고 퇴원했습니다.”


성현에게 감사를 표한 우리엘은 회의실에 모인 이들을 바라보았다.


“아직 안 오신 한 분은 다른 일 때문에 복귀가 어려울 것 같다고 연락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에 투입되는 3팀 인원은 여기 계신 분들이 모두입니다.”


하나하나 눈을 맞추던 우리엘의 시선이 마지막엔 말루트로 향했다.


“말루트 씨,”


“네, 선배.”


“간부회의 결과부터 전해주세요.”


“네!”


고개를 끄덕인 말루트가 입을 열었고 회의가 시작되었다.










“타깃 확인, 오크 주술사 무낙쿠 식별했습니다.”


하늘 높이 솟아오른 고층 빌딩의 옥상, 원견 마법을 이용해 지상을 확인한 성현이 중얼거렸다.


[이쪽도 준비 끝!]


그러자 성현의 통신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우렁찬 목소리.


“작전 개시 시간까지 1분.”


성현의 옆에 있던 말루트 역시 통신기를 통해 작전 시간을 전파했다.


‘오랜만이네.’


성현은 마법을 통해 확보된 시야로 보이는 익숙한 얼굴을 보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마리안과 성현을 함정에 빠트리고 그녀의 영혼을 가져갔던 주술사는 그린 스킨 시위대의 한복판에서 커다란 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었다.


얼핏 보면 평범한 모습이지만, <현자의 눈>을 통해 그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미세한 주력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는 성현에게는 수상하기 그지없는 상황이었다.


“모두 잊지 마세요. 최우선 목표는 타깃의 생포입니다.”


다시 한번 목표를 상기시키는 말루트의 말을 들으며 성현은 전신의 마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이수대에서 각성자와 연관되어 있을 7명의 주술사를 생포하기로 한 상황.


혹시나 다른 타깃을 상황을 듣고 도주할 것을 우려해, 동시에 작전을 벌이기로 계획했기에 각 팀은 각각 두 명의 주술사를 생포해야 했다.


‘남은 하나는 부장이 직접 상대하기로 했으니....’


덕분에 현재 3팀도 둘로 갈라졌다.


하나는 우리엘을 중심으로 아르칸과 베니카, 또 다른 하나는 성현을 중심으로 우르칸, 말루트.


그리고 양쪽 모두를 지원하는 아르마누.


전체적인 작전의 개요를 떠올리던 성현은 발을 툭툭 건드리는 말루트의 행동에 다시 현 상황에 집중했다.


“작전 개시까지 10초.”


어느새 1분이 거의 다 지나가고 10초만 남은 상황에서 숫자를 세기 시작한 말루트.


“5, 4, 3.”


말루트의 신호에 맞춰 마력을 끌어올리던 성현은 잔뜩 끌어올린 마력과 점차 치밀어 오르는 흥분에 심장이 거칠게 뛰는 것을 느꼈다.


눈동자의 푸른빛이 더 밝게 빛나고, 몸 곳곳에서 솟아오른 비늘과 불꽃까지.


명백히 전투태세에 돌입하던 성현은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


‘방금 눈이 마주친 것 같은데.’


단순한 시야가 아니라, 마법적 보조를 통해 관찰하고 있던 무낙쿠와 눈이 마주친 듯한 기분에 성현이 불길함을 느꼈다.


“1.”


그러나 이미 말루트의 카운트 다운은 1초만 남은 상태.


‘제기랄!’


“0.”


불안함을 느끼면서도 일단 성현은 계획에 맞춰 준비한 마법을 발동시켰다.


“비틀려라!”


기술부의 부장, 블레어를 통해 습득했던 공간에 대한 깨달음과 그것을 기반으로 수많은 깨달음을 접목해 완성한 공간 결계.


이수대의 그것을 참고해 만들어낸 결계가 무낙쿠를 중심으로 발현되기 시작했다.


그의 주변에 내려꽂힌 마법식들이 일제히 풀려나가며 순식간에 진을 형성했고 중심의 무낙쿠와 주변의 공간을 비틀어 단번에 시위대와 그를 격리했다.


그리고,


콰릉!


“으랴!”


근처 건물 사이에 숨어있던 우르칸이 거구에 걸맞지 않게 재빠른 속도로 마치 포탄처럼 날아와 무낙쿠를 향해 거대한 망치를 휘둘렀다.


결계의 형성과 동시에 결계의 축 일부를 뒤틀어 우르칸이 파고들 통로를 만들어낸 성현은 그대로 난간에 올라섰다.


계속해서 마음에 걸리는 무낙쿠의 시선 때문에 우르칸의 망치가 무낙쿠와 충돌해 만들어진 먼지구름이 가득 찬 결계 안쪽을 유심히 살피는 성현.


“해치웠나?”


‘어?’


무심코 자신이 내뱉은 말인 줄 알고 입을 틀어막았던 성현은 멋쩍은 웃음을 짓는 말루트를 보며 그가 한 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거 플래그 아닌가?’


게슴츠레하게 뜬 푸른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부담스러운 성현의 눈빛을 피한 말루트는 손에 쥔 총기의 스코프에 집중했다.


우르칸이 휘두른 망치는 평범한 망치가 아니었다.


본래도 이런저런 보조 마법이 걸린 중장비였던 그 워 해머는 기술부의 손을 거쳐 각종 구속마법이 추가된 상태로 단 일회로 사용을 제한한 대신 위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마법이 걸려있었다.


우스개로 구속되기 전에 머리통이 터지겠다고 말할 만큼 무식한 크기의 워 해머는 이수대에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작전의 핵심이었다.


[어?]


그때 통신기를 통해 들려오는 우르칸의 당혹스럽다는 듯한 목소리.


“역시 안 먹히나?”


마치 당연하다는 듯 실패를 말하는 말루트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던 성현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보통 작전이 실패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건 문제가 아닌가요?”


“하하하! 글쎄요. 원래 세상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평소에도 초기 작전의 성공률이 그리 높지 않다는 말루트의 말에 성현은 고개만 저었다.


[이 망할 꺽다리 놈들아! 구경만 하지 말고 좀 도와!]


통신기를 통해 들려오는 우르칸의 비명 섞인 목소리에 성현과 말루트는 어느새 가라앉은 먼지구름을 덕분에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와우!”


반사적으로 감탄을 터트린 말루트.


“저 모습을 오크라고 해도 되나?”


스코프를 통해 확인 무낙쿠의 모습에 중얼거리던 그는 갑자기 느껴지는 열기에 황급히 스코프에서 눈을 떼고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고, 고문님?”


온통 푸른 불꽃에 휩싸인 성현의 모습.


‘아!’


그제야 말루트는 변한 무낙쿠의 모습이 성현을 자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몸이 검은 나무껍질 같은 것으로 뒤덮이고 검붉은 오오라 같은 것을 흘리는 나무 거인의 모습이 되어버린 무낙쿠.


무엇보다도 몸 곳곳에서 자라난 나무줄기의 끝에는 사람의 얼굴이 새겨진 기이한 붉은 열매가 매달려 있었다.


‘지옥낭송나무!’


그리고 그 모습을 확인한 성현은 그대로 옥상에서 뛰어내렸고,


콰아앙!


푸른 유성이 되어 지면에 추락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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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지구의 지혜로운 각성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격의 상승 24.05.08 83 4 11쪽
29 작전 24.05.07 71 2 12쪽
28 영혼을 품는 나무 24.05.06 68 1 12쪽
27 어린 영혼 24.05.05 83 2 12쪽
26 의문 24.05.03 75 1 11쪽
» 아는 얼굴 24.05.02 85 2 11쪽
24 위험한 24.05.01 88 2 11쪽
23 헤츨링? +1 24.04.30 96 2 12쪽
22 새로운 각성자 24.04.29 102 2 12쪽
21 뒤처리 24.04.27 104 2 11쪽
20 수호령 24.04.26 112 4 11쪽
19 가시나무와 주술사 24.04.26 109 3 11쪽
18 주술이 너무 쉬웠어요 24.04.24 123 3 12쪽
17 불길함 24.04.23 122 3 12쪽
16 기술부 24.04.23 133 3 11쪽
15 무낙쿠 24.04.21 134 3 11쪽
14 신비종의 핏줄 24.04.19 149 3 12쪽
13 이능범죄수사대 24.04.18 149 3 12쪽
12 다종족 사회 24.04.17 167 3 12쪽
11 드래곤과 새로운 금단의 깨달음 24.04.16 188 3 12쪽
10 원소화와 탈출 24.04.15 186 5 12쪽
9 도주 24.04.13 190 4 12쪽
8 녹색의 해일 24.04.12 189 3 11쪽
7 낙오 24.04.11 194 3 12쪽
6 각성자인 듯, 각성자 아닌, 각성자 같은 마법사 24.04.09 207 4 12쪽
5 지옥불 24.04.08 207 3 11쪽
4 전투마법사 24.04.06 225 4 11쪽
3 오크나무(?) 24.04.05 242 5 11쪽
2 위험한 각성자 +1 24.04.04 295 6 11쪽
1 평범한 마법사의 하루 24.04.03 427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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