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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바보

평화로운 지구의 지혜로운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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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바보
작품등록일 :
2024.04.03 15:03
최근연재일 :
2024.05.08 22: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593
추천수 :
91
글자수 :
155,773

작성
24.04.15 15:05
조회
184
추천
4
글자
12쪽

원소화와 탈출

DUMMY

[지혜(91)]


각성자 시스템이 공인한 ‘초월적인’ 수치의 스탯.


다른 스탯은 말할 것도 없이 당장 마법사인 성현의 마력이 4에 불과하다는 것만 봐도 그 수치가 얼마나 독보적인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성현의 특성으로 인해 쌓이고 쌓인 지혜(Wiz)는 그 주인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수많은 깨달음을 축적해왔다.


아주 사소한 깨달음부터, <지옥불> 같은 금단의 깨달음까지.


게다가 성현이 마법사인 만큼 당연히 그의 깨달음 대부분이 마법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성현은 아주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검지를 내밀었다.


우웅!


그러자 그의 몸 안에 존재하는 마력이 성현의 손가락 끝으로 모여들었다.


그 간단한 행위에도 그의 지혜 속에 담긴 마력에 관한 수많은 깨달음이 그것을 보조했다.


‘마력을 아껴야 해.’


더 빠르게, 더 간단하게, 더 효율적으로.


그 어떤 낭비도 없이 최소한의 손실로 집약된 마력이 성현의 손가락 끝에 모이고 그는 그 마력을 매개로 스킬을 발동했다.


<지옥불>


영혼에 새겨진 금단의 지혜가 ‘지옥불’이라는 현상을 마법적으로 구현한다.


마력이 순식간에 불꽃으로 화하며 푸른 불꽃이 성현의 검지에 맺히고 그와 함께 지옥불의 열기가 주변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윽! 뜨거워!”


주변에서 바라보고 있던 이들이 그 열기에 황급히 거리를 벌렸지만, 성현은 그것을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집중하자.’


성현의 의식은 온통 그의 손가락에 피어오른 푸른 불꽃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가 여태껏 모아온 수많은 불과 마법에 대한 깨달음이 성현의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초월적인 지혜(Wiz)가 엑스트라 스킬 <지옥불>에 간섭합니다.]


그리고 푸르게 빛나는 <현자의 눈>은 그 <지옥불>을 아주 세밀하게 해체하기 시작했다.


그 어떤 불꽃보다 뜨거운 특유의 지독한 열기도, 물질이든 비물질이든 가리지 않고 불사르는 그 독특한 특성도, 모든 것을 장작 삼아 무한히 불꽃을 키우는 그 탐욕스러움까지도.


성현의 푸른 눈은 그가 쌓아 올린 수많은 깨달음과 지혜를 통해 <지옥불>의 모든 것을 ‘이해’했다.


그렇게 ‘이해’가 끝난 <지옥불>에 성현은 조금 전, 엘프들의 원소화에서 얻은 깨달음을 적용했다.


화르륵!


성현의 검지 끝에 머무르던 푸른 불꽃이 서서히 그의 손가락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검지부터 시작해, 다른 손가락들과 손 전체가 불꽃에 휩싸였다.


그렇나 그렇게 불꽃이 손을 휘감고 있어도 성현에게는 그 어떤 피해도 끼치지 않았다.


‘애초에 내 스킬이야.’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지만 각성자의 스킬은 그 자체로 각성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


자신이 다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확신했기에 성현은 그 푸른 불꽃을 두려워하는 대신, 자신의 몸을 타고 번지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 불꽃이 성현의 몸을 전부 뒤덮을 정도로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장작으로 사용된 것은 성현의 마력.


직접 손가락에 모은 마력 외에도 그의 몸에 남아 있던 마력이 <지옥불>에 먹혀 더 큰 <지옥불>로 자라났다.


마침내 성현의 몸 전체가 푸른 불길에 휩싸였고, 성현의 모든 마력은 <지옥불> 그 자체가 되었다.


그러나 성현은 예전에 마력이 바닥났을 때와 달리 탈력감을 느끼지 않았다.


‘<지옥불>이 회로를....’


그의 몸을 뒤덮은 푸른 불꽃이 마치 성현의 마력인 것처럼 그의 내부까지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왔다.


본래 마력이 흐르던 길을 따라 스며들어온 불꽃은 자연스럽게 그 통로를 따라 흐르며 몸속까지 불꽃으로 채웠고 결국 성현의 마력이 담겨있던 심장까지 치고 들어왔다.


성현이 푸른 불꽃으로 가득 찬 심장에서 충만함을 느꼈을 때, ‘원소화’의 깨달음이 담긴 <지옥불>이 이미 몸 전체를 변화시키고 있었다.


마치 엘프가 대기 속에 그들의 몸을 녹여내는 것처럼, 성현은 지옥불 속에 자신의 몸을 녹여냈다.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 하나하나가 고스란히 불꽃으로 변했고, 그럴수록 푸른 불꽃의 크기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결국 성현이 스스로를 온전히 <지옥불>에 녹여냈을 때, 그는 푸른 불꽃의 거인이 되었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인간이 저런 고난이도의 원소화를....”


말루트는 마법사가 있던 자리에 나타난 거대한 불의 거인을 보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고 다른 엘프들 역시 엘프의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인간이 원소화에 성공했다는 것에 눈을 의심했다.


“바람도, 대지도, 물도 아니고 불이라고? 정말 어처구니가 없군.”


원소화는 실체가 명확한 대지부터 유체인 물, 대기 순으로 난이도가 높았고, 특히 실체가 없는 불이나 벼락같은 경우는 엘프 중에서도 가능한 이들이 얼마 없었다.


그런데 인간 마법사 하나가 원소화를 보고 바로 따라 했으니, 엘프들에게는 그들의 상식이 뒤틀리는 경험일 수밖에 없었다.


오직 잘 알지 못하는 천사인 우리엘만이 덤덤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그리 여유가 없을 텐데요.”


급박한 상황을 상기시키는 우리엘의 말에 불꽃으로 이루어진 몸에 적응하고 있던 성현과 놀라워하던 엘프들이 상황을 인지했다.


꾸드드득!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숲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음과 함께 숲을 이루고 있던 줄기들이 일제히 뒤틀리더니 사방에서 그들을 노리고 조여들어 왔다.


그러자 일제히 경계 태세로 돌입한 일행.


“그래서 방법이 결국 뭔가요! 불 지르기?”


말루트의 물음에 전신이 불꽃으로 변하며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신체 감각에 집중하고 있던 성현이 몸을 돌렸다.


[제가 길을 열겠습니다. 통로가 생기면 뒤돌아보지 말고 달리세요.]


성대마저 불꽃으로 변했기에 말을 할 수 없는 성현은 지옥불의 일부를 마력으로 되돌려 일행의 귓가에 의지를 담아 전달했다.


“윽!”


거친 불의 성질이 남은 마력 때문에 귓가가 달아오른 일행이 잠시 인상을 찌푸리는 사이, 성현은 익숙한 인간의 형태로 뭉쳐있던 푸른 불꽃을 일제히 해방했다.


화르륵!


녹색으로 뒤덮인 숲에 푸른 불꽃이 쏟아진다.


인간의 형태를 잃고 불의 파도가 되어 내달린 성현의 몸이 앞을 가로막고 있던 줄기들과 그대로 충돌했다.


충돌하기 무섭게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녹아내리는 줄기들.


그러나 마물 역시 작정했는지, 이전에 푸른 화재를 진압했던 것처럼 수많은 줄기가 모여 또다시 거대한 해일의 형태로 몰아쳤다.


푸른색의 파도와 녹색의 파도.


숲이 흔들리고 뜨거운 불꽃과 수많은 줄기가 서로를 향해 몰아쳤다.


“지면이!”


숲을 이루고 있던 엄청난 수의 줄기가 사방에서 조여오고 그에 저항해 성현이 일으킨 불의 격류가 그것들을 불태운다.


치익!


끊임없이 불태우고 녹였지만, 숲을 이룰 정도로 거대하게 자라난 줄기는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괜찮아, 소모전이 벌어지면 내가 더 유리해.’


성현은 수많은 줄기를 불사르며 급격히 늘어난 몸을 통제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의 뒤에서 제각기 능력으로 줄기를 막아내고 있는 일행들에게 최대한 열기가 전해지지 않도록 불어나는 그의 모든 불꽃을 전방으로 쏟아내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무한해 보이는 줄기를 불태우며 무한히 성장하고 있는 푸른 불꽃.


다만 성현은 여태껏 다루어 본 적이 없는 규모의 힘을 휘두르고 있었기에 실수가 없을 수가 없었다.


“앗! 조심해!”


갑자기 튄 불똥을 정령의 힘으로 막아낸 말루트가 비명을 질렀다.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줄기도 까다로운 데 간간이 튀어오는 불똥까지 조심해야 했다.


다른 엘프들도 자꾸만 튕겨오는 불똥 때문에 정신이 분산되고 있었고 그나마 가장 후면에서 일행을 보호하는 우리엘만이 불똥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다만 그만큼 가장 많은 줄기에 노출되어 있었기에 우리엘 역시 정신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펄럭!


쏟아지는 줄기를 신성력을 두른 팔과 날개로 쳐내고 있던 우리엘.


중급 천사인 만큼 여력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끝없이 소모전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은 아니었다.


‘이 이상 시간을 끄는 건 저들에게 위험해.’


성현은 마구잡이로 휘몰아치는 불꽃의 중심에 정신을 집중했다.


[흡!]


지옥불의 일부를 다시 마력으로 전환하고 전환된 마력을 이용해 마법을 짜 올렸다.


불어날 대로 불어난 불꽃은 그 일부만을 변환했음에도 성현이 이전에 가지고 있던 마력량을 이미 뛰어넘었다.


‘괜찮아.’


[초월적인 지혜(Wiz)가 마력의 운용에 간섭합니다.]

[고유 스킬 <지혜로운 마법사>가 마법의 발현을 보조합니다.]


거친 불의 성정을 닮은 마력을 이용해 만들어내는 마법은 당연히 화염계 마법.


이미 한번 숲을 불사른 전적이 있는 3급 마법이 스탯과 스킬의 보조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베이스는 <화염 강타>.’


다시 한번 성현의 머릿속에 온갖 깨달음이 휘몰아치고 성현은 그것을 바탕으로 마법을 강화했다.


본디 전방의 넓은 범위에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불꽃에 편향성을 부여하고 당장 튀어 나가려는 그것을 강제로 붙잡아 한 차례 더 응축시킨다.


밀집한 불꽃을 정제해 순도를 높이고 그것에 부여된 편향성에 기대 해방을 통해 정면으로 쏘아내는 형식.


온갖 술식이 고쳐지고 추가되어 변형된 마법이 이내 거대한 푸른 불꽃의 중심에서 발현되며 주변의 불꽃을 응축하기 시작했다.


허공에 떠오른 마법식이 주변의 불꽃을 흡수하며 정제를 시작했고 그 영향으로 불의 파도가 조금 약해졌지만, 무한히 제공되는 장작 덕분에 빠르게 다시 몸집을 불릴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불과 줄기가 얽히는 사이, 어느새 완성된 마법이 불의 파도에서 슬쩍 빠져나왔다.


푸르다 못해 남색에 가깝게 뭉친 불꽃.


물리법칙 따윈 개나 줘버린 그 기묘한 색채의 불꽃 구체가 나타나자, 줄기와 엮여 그것을 살라먹던 불의 파도 일부가 변형되더니, 그 구체를 휘감았다.


길쭉하게 피어나 마치 포신과 같이 변한 불의 중심에 구체가 올라가고,


[갑니다!]


콰아아앙!


포신을 타고 쏘아져 나간 남색의 불꽃이 숲을 뒤흔드는 거대한 폭발과 함께 숲에 거대한 상흔을 남겼다.


“와....”


일행을 가로막고 있던 모든 줄기의 벽을 단번에 뚫어버리고 숲을 관통하는 거대한 길을 만들어낸 마법.


응축된 초고열의 불꽃이 숲을 이루고 있던 줄기는 물론이고 지면까지 불살랐기에 녹아내린 지면이 용암이 되어 흐르고 있었지만, 그 정도는 상관없었다.


[어서!]


커다란 타격을 입은 마물이 움직임을 멈춘 사이, 성현은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일행을 재촉했다.


“제가 앞장섭니다!”


가장 후방에 있던 우리엘이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날개를 펼친 채 앞으로 날아올랐고 빠른 속도로 열기가 일렁이는 통로를 지나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고열이 남아 있기에 뜨거웠지만, 신성력을 두른 채 앞장서서 그것을 받아내는 우리엘의 뒤로 몸의 일부를 대기와 동화시킨 엘프들이 빠르게 따라붙었다.


전신 원소화를 유지하기에는 숲을 빠져나갈 때까지 마력 소모를 감당하기 힘들었기에 엘프들이 자주 사용하는 부분 원소화로 발을 대기로 변화시킨 엘프들이 뜨거운 용암을 내달려 숲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로 불꽃을 그러모아 한층 더 거대해진 거인의 상반신이 나타나더니 숲을 불사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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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격의 상승 24.05.08 83 4 11쪽
29 작전 24.05.07 71 2 12쪽
28 영혼을 품는 나무 24.05.06 67 1 12쪽
27 어린 영혼 24.05.05 83 2 12쪽
26 의문 24.05.03 75 1 11쪽
25 아는 얼굴 24.05.02 84 2 11쪽
24 위험한 24.05.01 88 2 11쪽
23 헤츨링? +1 24.04.30 95 2 12쪽
22 새로운 각성자 24.04.29 102 2 12쪽
21 뒤처리 24.04.27 104 2 11쪽
20 수호령 24.04.26 112 4 11쪽
19 가시나무와 주술사 24.04.26 108 3 11쪽
18 주술이 너무 쉬웠어요 24.04.24 122 3 12쪽
17 불길함 24.04.23 122 3 12쪽
16 기술부 24.04.23 133 3 11쪽
15 무낙쿠 24.04.21 134 3 11쪽
14 신비종의 핏줄 24.04.19 149 3 12쪽
13 이능범죄수사대 24.04.18 149 3 12쪽
12 다종족 사회 24.04.17 167 3 12쪽
11 드래곤과 새로운 금단의 깨달음 24.04.16 187 3 12쪽
» 원소화와 탈출 24.04.15 185 4 12쪽
9 도주 24.04.13 189 3 12쪽
8 녹색의 해일 24.04.12 188 3 11쪽
7 낙오 24.04.11 194 3 12쪽
6 각성자인 듯, 각성자 아닌, 각성자 같은 마법사 24.04.09 207 4 12쪽
5 지옥불 24.04.08 207 3 11쪽
4 전투마법사 24.04.06 225 4 11쪽
3 오크나무(?) 24.04.05 242 5 11쪽
2 위험한 각성자 +1 24.04.04 295 6 11쪽
1 평범한 마법사의 하루 24.04.03 426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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