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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바보

평화로운 지구의 지혜로운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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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바보
작품등록일 :
2024.04.03 15:03
최근연재일 :
2024.05.08 22: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595
추천수 :
91
글자수 :
155,773

작성
24.04.30 21:10
조회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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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헤츨링?

DUMMY

“팀장님은요?”


“괜찮습니다. 고문님이 곧바로 주력을 중화해 주셔서 별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게다가 본인이 천사시라 회복력도 빠르니, 곧 일어나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고개를 끄덕인 성현은 의무대의 문을 나섰다.


그러자 그를 기다리고 있던 3팀의 일원들이 모두 그를 바라보았다.


“어떻데?”


베니카의 물음에 성현은 안에서 들었던 것을 그대로 전했다.


“다행이네. 각성자를 상대했는데 이 정도로 끝난 게 정말 다행이야.”


베니카의 말에 말루트와 아르마누의 시선이 잠시 성현에게 닿았다가 베니카를 향해 고개를 빠르게 저었다.


“뭐, 왜? 아!”


그제야 상황을 눈치챈 베니카가 멋쩍은 미소를 지었지만, 오히려 성현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덧붙였다.


“그러게요. 정말 다행이네요.”


오히려 옅은 미소를 짓는 모습.


하지만 다른 이들은 그런 성현의 미소가 유독 서늘하다고 느꼈다.


평상시 늘 따스하다 못해 더울 정도의 온기를 달고 다녔는데, 지금은 기이할 정도로 아무런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 심상치가 않았다.


‘불안한데.’


말루트는 그런 성현의 모습에 불안함을 느꼈다.


아무리 스스로 절제한다고 해도 성현은 각성자.


특히 자신도 각성하고 이런저런 힘을 얻으며 성격이 불같아졌다고 평했기에 더욱 그랬다.


그리고 그런 말루트의 불안은 딱히 틀린 것이 아니었다.


‘그런 놈들 때문에 각성자가 위험 분자 취급을 받는 거 아냐?’


성현은 마리안의 영혼을 앗아간 원인이자, 수많은 생명을 해치고도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새로운 각성자의 등장에 화가 난 상태였다.


‘다음번에 만나면 영혼까지 불살라주마.’


그는 그렇게 다짐하면서도 분노를 꾹꾹 눌러 담았다.


자신의 분노는 주변을 불태우는 불길이 될 것을 잘 알았기에.








각성자 ‘혈귀’


새롭게 등장한 각성 범죄자에게 붙은 이름표로 정확한 신원이 파악하지 못했기에 임시로 붙여진 이름이었다.


그러나 목표가 명확히 식별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현재 혈귀의 토템을 가진 이들은 총 7명으로 제각기 서로 다른 구역에서 시위대를 조종하고 있습니다.”


“무낙쿠 외에도 신원이 확인된 이들은 총 3명으로 각각 고블린, 오크, 트롤 하나씩입니다. 나머지 4명은 신원 파악에 실패한 상태로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이들로 추정됩니다.”


“그럼 7명 중 4명은 신분이 존재하지 않는 무적자라는 뜻이군요.”


“네, 현재 이 7명 모두 정보부의 꼬리가 붙은 상태로 실시간 위치를 파악하는 중입니다.”


“그중에서 ‘혈귀’와의 접촉이 확인된 이가 있나?”


“아닙니다. 아직 혈귀와 접촉한 이는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 이수대에서 수사 중이던 사건에 각성자가 연루되어 있다는 것이 확인된 이후로 해당 건은 이수대의 유일한 상관, 경찰청장이 직접 개입할 정도로 큰 사건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관리국에서는?”



드래곤의 후예, 드래고니안으로서 특유의 붉은 비늘과 날개가 눈길을 끄는 청장의 물음에 대회의실에 모인 이들의 시선이 현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하던 집행부와 정보부의 부장에서 행정부의 부장에게로 향했다.


“최대한 막아보려고 했습니다만....”


말을 흐리는 그의 모습에 청장이 이마를 짚었다.


“가능할 리가 없지. 각성자 냄새는 또 기가 막히게 잘 맡는 놈들이니.”


“예, 아무래도 그쪽에서 협력 의사와 함께 연락관 역할을 할 인물을 보낸다고 합니다.”


“하.”


한숨을 내쉰 청장의 시선이 집행부로 향했다.


“이 조사를 맡은 팀이 어디지?”


“현재 1팀부터 3팀까지 총 세 팀에서 관여하고 있습니다. 4팀과 5팀이 기존 세 팀의 업무까지 모두 맡아서 처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잠시 고민하던 청장의 시선이 1팀장과 2팀장, 그리고 의무대에 회복 중인 우리엘을 대신해 회의에 참가한 말루트에게로 향했다.


“팀장 대리, 지금 3팀에 고문이 하나 있지?”


“예, 청장님.”


말루트는 세로로 갈라진 붉은 동공을 번뜩이는 청장의 눈빛에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그 고블린 주술사를 잡아오고, 각성자와 대치했다는?”


“예, 맞습니다.”


말루트의 대답에 호선을 그리는 청장의 눈.


“언제 한번 내가 직접 만나보고 싶군. 그러고 보니 나처럼 신비종의 피가 흐른다지?”


“아, 그. 네.”


‘엄밀히 말하면 용의 피가 흐르는 건 사실이잖아?’


태생적으로 거짓말과 거리가 먼 엘프인 말루트는 애써 성현의 상황을 떠올리며 대답을 얼버무렸다.


‘알면서 왜 물어보는 거지?’


그들이 성현에 대해 아는 것은 당연히 청장에게도 보고가 들어가 있었다.


그 보고는 당사자인 성현도 아는 것이기에 거리낄 것도 없었고 그래서 성현에게 들은 즉시 청장에게도 보고가 들어가 있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말을 더하는 것은,


‘소문에 힘을 더해주려는 건가?’


말루트가 청장의 저의를 예상하는 사이, 청장 역시 그의 권한으로 받아들인 각성자를 떠올리며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그 하이에나 같은 놈들은 당연히 온 김에 이성현을 찔러보겠지.’


청장은 성현이 이수대 한복판에서 등장한 각성자를 물리쳤다는 소식을 듣고 만족감을 느꼈다.


‘재앙에는 같은 재앙으로 대항해야지.’


그가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각성자인 이성현을 이수대에 받아들인 것은 최근 들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강력 이능 범죄에 대항마를 키우기 위해서였다.


다만 각성자가 얼마나 쉽고 빠르게 강해지는지는 그동안의 역사로 증명되었지만, 문제는 그 대가인지 하나같이 나사가 풀려있는 각성자들의 정신 상태였다.


그런데 그 깐깐한 것으로는 그 어느 종족도 비교할 수 없는 천사들이 보증을 서주는 각성자가 있다?


청장으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아니 거부할 수가 없는 선택이었고 그 결과는 이번 이수대의 피해가 거의 없었다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각성자가 한 번 뜨면 구역 한둘 정도는 가볍게 날아가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이 희미한 피해.


‘이제 진짜 각성자를 오로지 이수대의 힘만으로 체포할 수 있다면 더 이상 관리국에 관련 사건을 뜯길 이유도 없지.’


각성자를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관할을 무시하고 여기저기 참견하는 관리국의 가장 큰 피해자는 늘 이수대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건은 정말 확실하고 신속하게 끝내야 해.’


청장이 그리는 그림을 위해서는 관리국이 제대로 개입하기 전에 사건을 해결해야 했다.


“그럼 저 7명의 감시에 집중하면서 주변을 최대한 파헤쳐 보도록 하고, 각성자가 엮인 만큼 늘 만반의 준비를 하고 행동하도록.”


““예, 청장님!””









“청장님이요? 저를요?”


성현의 동그래진 눈을 보며 말루트도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네, 조금 전 간부회의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셨습니다. 고문님과 만나야겠다고.”


“....”


부담스럽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는 성현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는 말루트.


“그분도 알고 계시죠?”


자기 이마에 자리한 돌을 가리키는 성현의 모습에 ‘각성자’에 대해 말한다는 것을 눈치챈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으으....”


잠시 거부감을 표하던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네요.”


청장은 성현이 이곳에 속할 수 있게 해준 당사자였기에 피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성현과 청장이 마침내 한 공간에서 서로를 마주 보게 되었다.


“....”


성현은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청정의 모습에 불편함을 느꼈다.


‘내가 먼저 말을 해? 뭐라고 해야 하지?’


수많은 생각들이 성현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고 있던 그때, 마침내 청장이 입을 열었다.


“정말 신기하군.”


“네?”


뜬금없는 말에 의문을 표하는 성현.


“어머니의 말씀이 맞았어. 한 번 보면 왜 어머니가 관심을 가지는지 알 거라고 하시더니, 확실히 알겠군.”


“그게 무슨.”


홀로 무언가를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청장의 모습에 성현이 품은 의문만이 커져 나갔다.


‘대체 무슨 소리지?’


어리둥절해하는 성현의 모습에 청장이 옅은 웃음을 흘렸고 그대로 손가락을 튕겼다.


딱!


경쾌한 손가락 튕기는 소리와 함께 청장의 손끝에서 퍼져나간 붉은 마력이 성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대로 흩어져 벽면에 들러붙은 마력이 여러 문양을 형성하며 그대로 결계를 이루었다.


푸른 눈을 통해 그 모든 것을 읽은 성현은 그 결계가 외부로 정보가 빠져나가는 것을 차단하는 결계라는 사실을 깨닫고 반사적으로 끌어올렸던 마력을 가라앉혔다.


“호오.”


그러자 한층 더 흥미롭다는 듯한 시선이 쏟아졌다.


“그 눈. 분명 무언가 더 있는 것은 알겠는데, 그럼에도 분명 그 일부는 우리의 것과 같군.”


청장의 말에 무심코 눈가를 쓰다듬은 성현은 급격히 끌어올린 마력으로 인해 눈과 그 주변이 <용의 심장>에 의한 영향을 드러냈다는 것을 확인했다.


눈가에 돋아난 작은 푸른 비늘과 파충류의 그것처럼 갈라진 눈동자.


“용종. 그것도 갓 태어난 용종 취급이라니 어처구니가 없군.”


분명 각성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나칠 정도로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친밀감에 웃음을 터트린 청장은 성현의 몸에 흐르는 것이 ‘진짜’ 용의 피라고 확신했다.


‘각성자 시스템의 힘이겠지만, 인간종이 용종이 되다니’


게다가 문제는 인간으로서 성현은 성인이지만, 용종의 시간으로 치면 어린, 아니 사실 신생아나 다름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청장의 감각에는 성현을 자꾸만 보호가 필요한 ‘헤츨링’으로 인지되었다.


“아무리 각성자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시스템이라는 이질적인 힘에 의한 것을 알아도 한 번 인지하게 되니 자꾸만 그대가 어린 용종으로 느껴진다.”


청장의 말에 성현 역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눈치챌 수 있었다.


“그게 말이 되나요? 아무리 그래도 스킬인 걸요.”


성현은 조심스럽게 자기 가슴팍에 손을 올렸다.


손바닥 아래에서 느껴지는 초월적인 힘이 담긴 심장의 격동적인 박동.


엑스트라 스킬 <용의 심장>


<지옥불>과 달리, 처음 깨달음이 새겨졌을 때부터 성현의 영혼을 거쳐 신체에 영향을 끼친, 게임으로 치면 일종의 ‘패시브’ 스킬.


원소화라는 과정을 통해 육체에 결합한 <지옥불>과는 다른 원리로 작용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청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용의 새끼?’


시스템의 힘으로 ‘헤츨링’이 된 각성자라니, 성현의 입장에서는 드래곤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렇기에 더 신기하군. 이 느낌은 확실해. 나와 같은 아룡도 아닌, 진짜 진룡의 헤츨링으로 느껴진다.”


‘심지어 진룡이라고?’


“그래서 어머니도 그대에게 관심을 보이신 거겠지. 정말 희귀하다 못해 한 세기에 하나도 존재하기 힘든 것이 진룡의 헤츨링이니까.”


“....”


머릿속이 복잡해진 성현은 입을 꾹 다물었다.


청장의 말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 그러니까 그때 숲을 통째로 용암의 호수로 만들었던 붉은 드래곤 역시 성현에게서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성현의 기억에 따르면 그가 <용의 심장>을 얻은 것은 그녀를 만난 직후, 그렇기에 성현에게서 그 ‘헤츨링의 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했을 확률이 높았다.


인간이 갑자기 용의 새끼가 되는 것을.


‘미치겠네.’


“그렇기에 한번 보고 싶군.”


청장의 붉은 눈을 바라보던 성현은 그의 눈빛이 지나치게 위험한 빛을 띤다고 생각했다.


“그대가 완전히 용종으로 변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7 붉은기린
    작성일
    24.04.30 22:49
    No. 1

    안녕하세요~오늘 선호작하고 1화부터 여기까지 추천들 하고 잘 보고 가요~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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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아는 얼굴 24.05.02 84 2 11쪽
24 위험한 24.05.01 88 2 11쪽
» 헤츨링? +1 24.04.30 96 2 12쪽
22 새로운 각성자 24.04.29 102 2 12쪽
21 뒤처리 24.04.27 104 2 11쪽
20 수호령 24.04.26 112 4 11쪽
19 가시나무와 주술사 24.04.26 108 3 11쪽
18 주술이 너무 쉬웠어요 24.04.24 122 3 12쪽
17 불길함 24.04.23 122 3 12쪽
16 기술부 24.04.23 133 3 11쪽
15 무낙쿠 24.04.21 134 3 11쪽
14 신비종의 핏줄 24.04.19 149 3 12쪽
13 이능범죄수사대 24.04.18 149 3 12쪽
12 다종족 사회 24.04.17 167 3 12쪽
11 드래곤과 새로운 금단의 깨달음 24.04.16 187 3 12쪽
10 원소화와 탈출 24.04.15 185 4 12쪽
9 도주 24.04.13 189 3 12쪽
8 녹색의 해일 24.04.12 188 3 11쪽
7 낙오 24.04.11 194 3 12쪽
6 각성자인 듯, 각성자 아닌, 각성자 같은 마법사 24.04.09 207 4 12쪽
5 지옥불 24.04.08 207 3 11쪽
4 전투마법사 24.04.06 225 4 11쪽
3 오크나무(?) 24.04.05 242 5 11쪽
2 위험한 각성자 +1 24.04.04 295 6 11쪽
1 평범한 마법사의 하루 24.04.03 427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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