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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님의 서재입니다.

모르스 무토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종이향
작품등록일 :
2016.05.17 23:32
최근연재일 :
2016.09.30 23:49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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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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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3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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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쪽

변이의 시작 (2)

DUMMY

캡슐장치를 작동시킨 라우렐은 천천히 설치장소에서 벗어나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자를 향해 걸어갔다. 그때 갑자기 거친 바람이 데크 전체에 불어왔다. 붉은 색의 바람이었다.


라우렐은 잠시 놀라서 눈을 크게 떴지만, 바로 고개를 숙이며 눈을 감고는 소매로 입을 막으며 숨을 참았다. 이 상황에서 붉은 색의 바람이면 세루의 은총일 확률이 제일 높았다.


라우렐을 비롯하여 스스로 사자나 사도라고 불리우는 교단사람들은 모두 세례를 통해서 변이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사람들이었다. 실제로 세례를 받고 사자나 사도가 된다는 것은 위대한 세루의 은총을 받고 그에게 좀더 다가간는다는 점에서, 다르게 표현한다면 변이의 단계에 들어선 사람을 뜻하는 것이다.


맨 처음 위대한 세루를 영접한 사도들이 세운 교단의 목표가 바로 세루의 세례와 은총을 통해서 좀더 나은 인간으로써의 진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직,간접적으로 이루어지는 세루를 통한 세례나 세루의 은총(활성인자)를 통한 교감을 통해서 교단에서는 차츰 교인들의 변이를 이끌었다.

그리고 세루의 세례는 고난을 동반 했기에, 세례의 고통 속에서 변이를 이겨낸 사람만이 제대로 된 신도와 사자, 그리고 궁극에는 사도에 이를 수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세루는 그 자체로써도 위대한 존재임은 두 말할 것도 없었지만, 세상의 변화와 진화를 이루어내기 위한 매개체로써도 교단에서는 세루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례와 은총을 받은 교단의 신도나 사자, 사도들에게는 모두 공통적으로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시련이었다. 언제나 변이에 대한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물론 교단에서는 세례를 통한 안정적인 변이와 진화를 이루는 방법을 찾아내었지만, 초창기에 세례를 받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시련이 항상 존재하여서 세례를 받는 것에 대한 위험이 너무 컸다.

더군다나 세루와 가장 가까운 궁극의 존재인 사도가 되기 전까지 시련은 점점 강도가 높아지는데다가, 사도가 되었다고 해서 시련의 고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더욱 교단에서는 위대한 세루와 그의 의지를 얻는 것에 목숨을 걸고 있었다. 이번에 교단의 여덟 번째 사도 라우렐이 직접 나선 것이기도 했다.


붉은 바람이 자신의 몸을 휩쓸고 지나가는 것을 느끼며 라우렐은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눈과 입을 막았다고 해도 피부를 통해서 흡수되는 은총(활성인자)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라우렐은 속으로 작게 욕설을 내뱉었다.


‘젠장....’


바람이 모두 지나간 것을 느끼고 라우렐은 숨을 멈춘 채 가만히 실눈을 뜨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주변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붉은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숨을 참고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는데, 조금 떨어진 앞쪽에 자신을 보좌하던 사자가 쓰러진 채 경련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라우렐은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 정말, 이젠 별게 신경 쓰이게 하네.’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흐르고 있는 세루의 은총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조심스럽게 쓰러져 몸을 떨고 있는 사자에게 다가갔다. 사자는 입에서 거품을 흘리며 눈이 뒤로 돌아간 상태였다. 하지만 다행이도 아직 얼굴에 핏줄이 불거져있지 않은 것을 보니 늦은 것은 아닌 듯싶었다.


변이의 마지막 단계는 온몸의 핏줄이 불거지는 것이다. 마치 생명을 모두 소모하듯이 온몸에 불거진 핏줄이 맥동하기 시작한 후에는 다시는 되돌릴 수 없었다.


‘아~ 위대한 세루의 여덟 번째 사도인 나 라우렐이 이런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다니...’


짜증이 났지만 막상 사자가 없으면 모든 일을 직접해야했기에 라우렐은 인상을 구기면서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우선 사도의 겉으로 가서 그의 어깨부터해서 옷을 뜯어냈다. 뜯어낸 옷의 팔을 잡고서 다시 길게 찢어내었다. 그리고 사자의 드러난 어깨 부위에 크게 상처를 내고는 상처를 따라 흐르는 피에 찢어낸 옷을 적셨다.


라우렐은 피로 옷이 충분히 젖자 쓰러진 채 경련을 하는 사자의 입과 코를 옷으로 막았다. 사자는 숨을 쉬기가 어려운 듯 ‘컥컥~’ 댔다. 그 와중에 얼굴에서 핏줄이 하나둘씩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라우렐은 중얼거리며 계속해서 불평을 하면서 사자의 머리를 잡고는 그의 이마에 세로로 긴 상처를 냈다. 그리고는 정말 하기 싫다는 표정으로 인상을 찌푸리고는 자신의 검지 끝에 상처를 냈다.


라우렐은 검지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오자 계속 무슨 말을 중얼거리면서 사자의 이마에 낸 상처 주변에 피로 원을 그리고 무언가 도형을 그리고는 상처 안에 피를 떨구었다. 그리고는 아깝다는 듯 바로 검지를 입으로 가져가 빨았다. 무척이나 아깝다는 표정이었다.


사자의 이마의 그린 도형이 잠시 붉게 빛나더니, 상처가 잠시 요동을 치듯이 꿈틀거렸다. 잠시 후 경련을 하던 사자의 몸이 천천히 진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마에 그려진 도형이 사라지면서 상처에서 나오던 피도 서서히 멈추었고, 상처주변의 피부들이 뭉쳐서는 혹처럼 툭~ 불거져 나왔다.

그리고 얼굴에 불거져 나왔던 핏줄들은 점차 사라져갔다. 마치 하지정맥류의 흔적처럼 흔적만이 얼굴에 남았다.


“쳇!”


라우렐은 그런 사자의 모습을 보고는 작게 혀를 찼다. 자신은 아직 피를 매개로 하는 방법은 많이 시도해보지 않아서 인지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공을 하긴 했지만 깨끗한 성공은 아니었다.


라우렐은 속으로 혀를 찼다. 하지만 단순히 자신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이곳의 위치가 세루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그러지도 모른다고 라우렐은 생각했다.

실제로 여덟 번째 사도인 라우렐, 자신도 심장이 두근거리며 온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세루의 영향을 피할 수 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호흡 등을 통한 직접적인 은총은 다행히 피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피부 등으로 받은 은총도 무시할 수 없었는데, 그것은 바로 세루가 직접적으로 내린 것이기 때문이었다.


라우렐은 가벼운 고양감을 느꼈다. 충만감과도 같은 느낌을 느끼고 눈을 감았다. 어느새 주변의 붉은 연기는 천천히 옅어지고 있었다.

눈을 떠서 사자를 바라보자 어느새 안정을 차리고 있었다. 피로 적셔진 천으로 인해서 숨이 막히는지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세루의 은총이 모두 사라지자 라우렐은 참고 있던 숨을 내뱉으며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입을 막고 있던 천도 바닥에 내던졌다.


‘젠장~ 꼴이 말이 아니네.’


가볍게 혀를 찬 라우렐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쓰러져 있던 사자에게 다가갔다. 발로 툭툭 건드렸지만,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힘껏 걷어찼다.

걷어차인 사자는 옆으로 날아가 벽에 부딪치고는 바닥에 떨어졌다. 강한 충격을 연속으로 받은 사자는 거친 기침을 하면서 몸을 웅크렸다.


“뭐하나 빨리 일어나라.”


라우렐이 짜증이 섞인 고함을 쳤다. 라우렐의 강한 기파가 사자의 머리카락을 날렸다.

몸을 웅크린 채 움찔거리며 사자는 웅크린 몸을 펴면서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강한 충격으로 인한 고통으로 정신을 차리기가 쉽지 없었다.


서서히 화가 치밀어 오른 라우렐이 얼굴을 굳힌 채 다시 사자에게 다가가자, 사자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는 두려운 표정으로 그대로 라우렐을 향해 엎드렸다.


“콜록~ 콜록~ 위대한 세루의 여덟 번째 사도를 배알합니다.”


인상을 잔뜩 굳힌 라우렐이 사자에게 다가가 앉고서 머리카락을 잡아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고통과 두려움으로 잔뜩 굳은 사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짜증나게 하지 말고 빨리 정신을 차려라. 빨리 너의 할 본분을 하란 말이다. 이 버러지 같은 것아. 아니면 다시는 정신을 차릴 수 없게 해줄 테니...”


사자는 두려움으로 통증을 느낄 새도 없이 떨리는 눈으로 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라우렐은 그런 사자의 머리카락을 던지듯이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멀리 설치된 캡슐은 붉은 빛을 빛내며 그만이 들을 수 있는 낮은 허밍소리를 계속해서 내고 있었다.


‘이것으로 위대한 세루는 잠시 안식에 들겠지. 하지만 길진 않을 거야.’


라우렐은 입술을 깨물며 각오를 다졌다. 사자는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천천히 라우렐의 앞장을 섰다. 라우렐은 마땅찮은 표정으로 움직이는 사자를 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그의 뒤를 따랐다.


데크로 향하는 통로를 따라서 데크에 섰을 때, 다시 한 번 낮게 울리는 울음소리와 함께 다시 붉은 바람이 불어왔다. 라우렐은 급하게 사자에게 소리쳤다.


“눈과 입을 막고 숨을 참아라!”


사자가 몸을 움츠리는 것을 보고서 라우렐도 다시 눈을 감고 입을 막으며 숨을 참았다. 붉은 바람은 라우렐의 몸을 휘감으며 데크에서 불어왔다. 잠시간이 지나고 바람이 멈추자 라우렐은 조심스럽게 실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도 붉은 연기가 데크 곳곳에 남아있는 가운데, 라우렐의 발밑에는 몸을 엎드린 채 있는 사자가 눈에 띄었다.

라우렐은 다시 짜증이 치솟았다. 자신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한 것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라우렐은 엎드린 사자의 등을 발로 가볍게 ‘툭툭~’ 쳤다.


“이봐~ 이XXX~!!!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내가 네 뒷바라지까지 해야겠어?”


라우렐의 발길질에 점차 힘이 들어갔다.


“사자면 사자답게, 위대한 세루의 여덟 번째 사도인 나 라우렐을 제대로 보필하란 말이야.”


한참을 발길을 한 라우렐은 마지막으로 내지른 발길질로 사자는 다시 벽으로 날려버렸다. 날아가 벽에 처박힌 사자는 그 상태로 움찔 거리고 있었다.

한참을 ‘씩씩~’대던 라우렐은 다시 숨을 고르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옷매무새를 고쳤다. 그리고는 사자를 바라보았다. 아직까지도 제대로 움직임이 없는 사자의 모습에 다시 짜증이 치솟는 것이 느껴졌다.


‘이게 나를 무시하나?’


굳은 표정을 더욱 굳히고는 라우렐이 다시 사자에게 다가가는데, 사자에게서 낮은 으르렁거림이 들려왔다. 라우렐은 다가서려는 발길을 멈추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동시에 사자의 몸이 천천히 들썩이더니 몸을 세우기 시작했다.


라우렐은 그 모습을 보고는 인상을 구겼다. 변이가 시작된 것이었다.


“후흡~ 후흡~~ 그르르릉~~”


거친 숨소리와 함께 낮은 으르렁거림이 번갈아 들리더니, 사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라우렐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눈이 온통 충혈된 채 붉게 빛나고 있었고 얼굴 전체에 핏줄이 점점 불거지고 있었다.

라우렐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지고 차가운 얼굴이 되었다. 사자의 변이를 막을 수 없어 보였다.


“쓸모없는 자식~ 퉤~”


라우렐은 표정 없는 얼굴 가득히 짜증을 담고는 낮게 중얼거리며 침을 뱉었다.


사자는 시선을 라우렐에게 고정한 채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굴 전체에 불거진 핏줄로 사자는 더 이상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런 불거진 핏줄들이 거칠게 맥동하는 모습이 그로테스크하게 보였다.

변이된 사자는 붉은 눈을 빛내더니 라우렐을 향해 크게 소리를 질렀다.


“크아앙~~~~”


데크 전체가 울릴 듯한 큰 소리였다. 미간을 가볍게 찌푸린 라우렐은 이내 다시 얼굴에서 표정을 지우면서 입 꼬리를 살짝 올렸다.


“어디 이 하등한 녀석이 소리를 질....”


차가운 미소를 띠며 말을 하던 라우렐의 말소리가 줄어들더니 눈이 커졌다. 사자의 이마에 난 혹이 갈라지더니, 안에서 붉은 빛이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사자의 이마에 난 혹이 크게 갈라지면서 점점 상처가 커지고 있었다.


변이된 사자의 얼굴은 어느새 불거진 핏줄로 가득 채워져 그를 괴물처럼 보이게 했다. 그리고 사자가 쉬는 숨을 따라서 얼굴 전체의 굵은 혈관들은 빠른 속도로 맥동하고 있었다.

혹은 완전히 갈라져서 세로로 길게 난 상처를 보이고 있었고, 결정적으로 상처 안에서 빛나던 빛은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흡사 붉은 보석이 상처에 박혀 있는 것처럼 보였다.

눈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그 눈 같은 보석에 잠시 붉은 색이 번쩍이더니 변이된 사자는 라우렐을 향해 크게 울부짖었다.


“크아앙~~~”


표정 없던 라우렐의 얼굴이 흉신악살(凶神惡殺)처럼 구겨지더니, 라우렐이 이를 뿌드득 갈았다. 자신의 피로 인해서 사자의 변이가 촉진된 것을 알고는 더욱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감히 은혜도 모르고 하등한 것이 나한테 이를 드러내?”


화가 난 라우렐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변이된 사자를 보면서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사자는 라우렐에게 소리를 지른 후 바로 달려들었다. 빠른 속도로 달려든 변이된 사자를 라우렐은 가볍게 피하면서 오히려 발로 사자를 공격해서 차버렸다.

사자는 라우렐의 발차기를 옆구리에 맞고는 튕겨져 나가면서 벽에 처박혔다. 쇠와 부딪히는 소리가 데크에 울렸다. 하지만 소리에 비해 그다지 충격을 받은 것은 아닌지 변이된 사자는 바로 일어나서는 다시 달려들었다.


라우렐은 변이된 사자가 자신의 생각보다 강하지 않은 모습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역시 하등한 것들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까지 했다. 아마도 이 모든 것은 세루와 너무 가까워서 벌어진 일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피에 대한 반응이 이런 식으로 나타난 것이고 말이다.


“그래 봤자. 하등한 것이지.”


다시 달려든 변이된 사자의 목을 잡은 라우렐은 자신을 할퀴려는 사자의 왼팔을 뽑아버렸다. 뽑혀진 어깨에서 검붉은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런 상처에도 아픔을 못 느끼는지 사자는 다른 팔로 라우렐을 공격했다.

하지만 그전에 라우렐은 그대로 사자를 다시 배의 벽에 던져버렸다.


“쾅!”


거친 소음과 울림이 데크에 울렸다. 벽에 박힌 채 잠시 버둥거리던 사자는 다시 몸을 세우고는 라우렐을 공격해왔다.

라우렐은 자신의 눈앞을 스치는 변이된 사자의 공격을 피하며, 다시 발로 배를 걷어찼다. 사자는 이번에는 데크 통로를 따라 나가떨어졌다. 곧바로 일어난 변이된 사자는 이번에는 바로 달려들지 않고서 라우렐을 경계하면서 “으르렁~” 거렸다.


“후~”


라우렐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순간적으로 이마의 붉은 빛을 보고 각성이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 눈을 뜨지 못한 것으로 보아 각성을 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하긴 아무리 위대한 세루의 곁이라고는 해도 피 한 방울로 그렇게 될 리가 없지.’


잠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던 라우렐의 눈에 변이된 사자의 이마에 박혀있는 보석 같은 것이 빛나는 것이 보였다. 눈처럼 보이기에는 아직 그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이대로 놔둔다면 각성을 하게 될까?’


잠시 고심을 하던 라우렐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각성을 이룰 것 같지 않았다.


‘각성전 단계라고 해야 하려나? 새로운 발견일 수도 있겠군.’


잠시 흐뭇한 마음이 들었던 라우렐이 다시 앞을 봤을 때 변이된 사자가 없었다. 잠시 사자의 움직임을 놓친 것이었다.


“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라우렐의 입에서 의문이 새어나왔다.

그때 갑자기 라우렐은 자신의 오른쪽에서 작은 움직임을 느꼈다. 변이된 사자였다. 사자는 마치 고양이같이 소리 없이 벽을 짚으며 그대로 라우렐을 공격해왔다. 라우렐은 급하게 자신을 향해 휘둘러지는 사자의 손을 막았다. 하지만 조금 전과는 다르게 강한 힘에 잠시 뒤로 밀렸다.


“윽~ 감히...”


자존심이 상한 라우렐은 이를 갈았다.

그때 사자의 이마의 박힌 보석이 마치 솟아나듯이 이마 밖으로 튀어나왔다. 갑작스런 변이된 사자의 강한 힘에 잠시 대응을 못하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던 라우렐의 눈에 그 모습이 보였다. 라우렐은 잠시 그 모습에 시선을 집중했다. 그 순간 갑자기 강한 빛이 터져 나왔다.


“악~~”


라우렐은 강한 통증과 함께 눈이 멀었다. 급하게 뒤로 물러선 라우렐은 두 눈을 파고든 강한 빛으로 인한 통증에 저절로 눈에서 눈물을 줄줄 흘러내렸다.

실눈을 떠보려고 했지만 통증 때문인지 눈을 뜰 수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젠장. Fxxx!!!!!”


두 눈에 느껴지는 통증으로 머리까지 아파와 잠시 현기증을 느끼며 잠시 몸이 휘청거렸다. 간신히 벽에 기대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강한 빛은 시력뿐만이 아니라 오감까지도 망가뜨린 것 같았다. 느껴지는 모든 감각이 뒤죽박죽이 되어서 전혀 구분 되지 않았다.

그때 강한 충격이 옆구리에서 느껴졌다. 강한 충격과 함께 몸을 가르는 상처가 나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개xxx~!”


라우렐은 분노로 들끓어 올라 두 팔을 흔들며 공간을 갈랐지만 손에 잡히는 것은 없었다. 곧바로 같은 곳에 공격을 당했다. 상처가 더욱 벌어진 것이 느껴졌다.

변이된 사자의 거친 숨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교란된 감각이 돌아오지 않아서 제대로 반응을 할 수가 없었다.


“감히~ 나 라우렐을, 나는 위대한 세루의 여덟 번째 사도란 말이다!”


라우렐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는 얼굴을 고정시키고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순간 라우렐의 이마가 갈라지면서 그곳에서 붉은 세 번째 눈이 나타났다. 변이된 사자가 가진 보석 같은 눈과는 다른 진짜 눈이었다.


“우아아아~~~”


세 번째 눈을 뜬 라우렐은 크게 데크를 울리는 고함을 질렀다. 그리고 라우렐은 붉은 시야너머로 자신을 공격하려 달려드는 변이된 사자를 볼 수 있었다. 아직 남이 있는 두 눈의 통증으로 집중하는 것이 방해가 되었지만, 라우렐은 세 번째 눈에 집중을 했다.


세 번째 눈에 붉은 빛이 빛나더니 라우렐의 몸이 벌크 업이 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온몸에 근육이 부풀어 오르더니, 자신에게 달려들던 변이된 사자의 팔과 목을 움켜쥐었다.


“감히 이 하등한 것이 나를 공격해?”


라우렐은 인상을 구긴 채 자신의 손아귀에서 버둥거리는 사자를 들어 그대로 잡아 뜯었다. 변이된 사자는 팔과 목이 뽑힌 채 피를 뿜어내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라우렐은 세 번째 눈을 빛내며 양손에 변이된 사자의 목과 팔을 들고 있었고, 그의 발밑에는 두 팔과 목이 뽑혀나간 피를 뿜어내는 몸통이 경련으로 움찔 거리고 있었다.


라우렐은 다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우아아~~악!”


변이된 사자가 입힌 상처는 바로 치유가 되지 않았다. 세 번째 눈으로 강화된 신체도 쉽게 복구를 하지 못했다. 아마도 변이된 사자 역시도 반쯤 각성된 상태여서 그런지도 몰랐다.

세 번째 눈을 닫은 라우렐은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강한 통증으로 인해서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두 눈에는 아직도 통증이 남아있어서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고, 아직까지도 뒤섞인 오감이 완벽히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라우렐은 욕설을 내뱉으며 상처난 옆구리를 부여잡고서 힘겹게 몸을 움직여서 데크로 나갔다.

우선 방으로가서 최대한 몸을 추스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자의 변이로 계획이 틀어진 만큼 몸을 회복해야 했다.


변이된 사자가 생각나자 다시 짜증이 치밀어 올랐지만, 이제는 다음을 준비해야 했다. 자신은 위대한 세루의 여덟 번째 사도이니까. 통증에도 불구하고 라우렐은 몸을 바로 세웠다. 그리고 데크를 가로질렀다.


부상을 입어서 였을까? 라우렐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몸을 숨긴 채 자신을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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