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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님의 서재입니다.

모르스 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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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작품등록일 :
2016.05.17 23:32
최근연재일 :
2016.09.30 23:49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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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4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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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1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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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6쪽

제8사도 라우렐 (5)

DUMMY

라우렐은 다시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상처가 난 곳의 살들의 이상증식이 다시 진행되는 것을 보니, 협력자가 몰래 설치했던 연막탄 속 물질의 효능이 이제 다된 것 같았다.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물질이 근본적으로는 자신의 힘을 약하게 만들기 위한 것 같았지만, 이상증식을 억제하는 효능도 있어서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는데 이제는 효능이 다 된 것이었다.


통증이 점점 몸을 타고 퍼지면서 입에서는 거친 숨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아무리 고통에 단련된 라우렐이라도, 자신의 살점을 뜯어내는 고통을 계속해서 반복해야 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상처를 막은 손가락 사이로 다시 자라나고 있는 살들을 느끼며, 라우렐의 입에서는 욕설이 저절로 나왔다.


‘젠장! 젠장!! 제~ 엔~ 장!!!’


라우렐은 심호흡을 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 몸 상태로 미군들을 정면에서 상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물론 죽을힘을 다 한다면, 결국에는 모두 다 죽여 버릴 수는 있겠지만, 자신의 임무는 저들을 모두 죽이는 것이 아니었다.

라우렐이 이 작전에 투입된 이유는 바로 저들이 뺏어간 위대한 세루를 되찾기 위한 것이었다. 아무리 현재의 상태가 어려움에 처했다고 해도, 본래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


라우렐은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다독였다. 자신은 위대한 세루로부터 힘을 받은 사도였다. 자신에게 불가능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잠시 몸을 수그리며 기회를 엿봐야할 때였다. 비록 사도로써 힘없이 물러나야하는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 모든 일은 세루를 위한 일이었다. 이따위 잠시의 굴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라우렐은 통증을 참으며, 머리를 굴렸다. 생각해야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빨리 몸을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몸만 괜찮아진다면, 솔직히 배에 있는 미군 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자신을 공격해서 상처를 입힌 사자에 대한 짜증이 다시 치밀어 올랐다. 이 모든 사태는 그 멍청한 사자 때문이었다.


옅은 한숨을 내쉰 라우렐은 다시 머리를 흔들었다. 지금 생각이 딴 곳으로 흐르고 있었다. 집중을 해야 했다.


‘우선 안정기를 찾아야해. 그것만 찾는다면 상처를 회복할 수 있을 거야.’


안정기를 찾기 위해서는, 안정기가 설치된 아래 데크 쪽으로 움직여야 했다. 라우렐은 잠시 고개를 살짝 내밀어 미군들을 동향을 살펴보았다. 곧 공격해 오지 않는 것을 보니, 무슨 수작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우렐은 깊게 심호흡을 했다. 한 손으로 입을 막고서, 다른 손으로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옆구리의 살을 잡고는 다시 찢어서 떼어냈다.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통증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정말이지, 이 통증은 적응이 되지 않는다고 라우렐은 생각했다.


뜯어낸 살을 바닥에 내던지고는, 신음을 참으며 이를 악물었다.


‘지금은 잠시 물러나지만, 어디 두고 보자.’


라우렐은 다시 숨을 고르고는 그대로 일어나서는 데크의 엘리베이터 문이 있는 곳을 향해서 뛰쳐나갔다. 곧이어 뒤쪽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 라우렐은 순간 등을 파고드는 여러 개의 통증에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대로 앞으로 넘어졌다. 하지만, 입을 악문 라우렐은 그대로 넘어지면서 몸을 굴려 그대로 한 바퀴 돈 후, 그대로 엘리베이터 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엘리베이터 문을 통과하면서 어깨와 등에 다시 상처를 입었지만, 다행히 무사히 통과한 라우렐은 그대로 아래로 떨어지면서 건너편 엘리베이터 통로 벽에 설치된 구조물(파이프 등)을 잡을 수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르는데, 순간적으로 손에 힘이 풀리며 엘리베이터 통로 아래로 떨어졌다.


“젠장~~~!!”


라우렐은 있는 힘을 다 짜내어 무언가를 잡기위해서 팔을 휘저었다. 엘리베이터 통로 벽에 여러 구조물이 손에 닿았지만, 제대로 잡지 못해서 몸을 멈출 수가 없었다. 간신히 벽에 설치된 구조물을 잡으며, 떨어지는 몸을 멈출 수 있었다.


제법 많이 맞았는지, 등을 타고 통증이 온몸으로 퍼졌다. 라우렐은 아픔으로 저절로 신음소리가 나왔다.


“끄~윽~~!”


잠시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라우렐은 고개를 빠르게 흔들었다. 정신을 차려야지,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로 끝장이었다. 라우렐은 자신의 처지에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제길~ 내가 몸만 성했어도.....’


라우렐은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이런 마음이 지금 당장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었기에, 고개를 흔들어 털어냈다. 지금은 중요한 것은 안정기를 찾는 것이었다. 이를 악물고는 최대한 몸을 빠르게 움직이며 엘리베이터 통로 아래로 내려갔다.

한 데크 정도 내려왔을까? 갑자기 아래쪽에서 총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젠장!”


머리 곁으로 지나는 총알을 느끼며, 라우렐은 당황해서 욕설을 내뱉었다. 아래 데크에 미군들이 미리 매복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이대로라면 아래 데크까지 내려갈 수도, 내려가서도 안정기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몸 상태만 괜찮다면, 그대로 쓸어버리면 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 몸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라우렐은 다시 고개를 들어 위쪽을 살폈다. 아직 미군들이 보이지 않았다. 서둘러 손을 움직이며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움직일 때마다 옆구리의 상처에서 큰 통증이 전해졌다. 총을 맞은 등으로부터의 통증과 섞이면서, 온몸이 통증으로 벌벌 떨리고 있었다. 더군다나 다시 상처에서 부풀어 오른 살은 움직이는데 방해가 되고 있었다.


라우렐이 올라가면서 살피던 엘리베이터 통로위로 미군들의 머리가 나타났다. 그리고 동시에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라우렐은 한 팔로 몸을 지탱하면서, 다른 팔로는 머리를 감싸 안았다. 계속되는 총격에 더 이상 위로 올라갈 수가 없었다.


라우렐은 팔로 감싼 머리를 보호하면서 다른 탈출구를 생각해야만 했다. 그때 바로 조금 위쪽에 데크의 엘리베이터 문이 라우렐의 눈에 들어왔다. 비록 문이 잠겨있지만, 억지로 열면 열 수 있을 것 같았다.


라우렐은 순간적으로 머리를 감싼 팔을 뻗으며, 그 반동으로 통로 반대편으로 몸을 던졌다. 반대편 통로에 붙은 후, 데크 엘리베이터 문까지 빠르게 올라섰다. 있는 힘으로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젖히고는, 막고 있는 구조물을 그대로 부수며 데크로 빠져나왔다.


라우렐이 빠져나온 엘리베이터 통로에는 여전히 총알들이 빗발치고 있었다. 라우렐은 잠시 온몸에 힘이 빠져서 데크에 널브러져서 거친 숨을 내쉬었다. 몸이 늘어지면서 그대로 잠시 누워있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안타깝게도 여기는 안전한 장소가 아니었다.


라우렐은 현기증이 느껴졌다. 과도한 힘을 쓴 탓이었다. 스스로의 몸 상태에 헛웃음이 나왔다. 자신이 사도가 된 이후로 이런 무력감을 느껴본 것이 처음이었다.


‘허~ 내가 어쩌다 이 지경이.....’


라우렐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다독이며,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았다.


멀리 데크 가운데 여러 컨테이너들이 줄지어 설치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컨테이너 사이로 몇몇 미군들이 자신이 있는 곳을 보며 경계하고 있었다. 뭐라고 크게 떠드는 소리와 함께 위아래 데크에서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시간이 많지 않았다. 라우렐은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몸 상태를 점검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 도망치는 것은 더 이상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저들을 너무 얕봤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위대한 세루를 옆에 두고, 이런 부주의로 인해서 맡은 바 일을 제대로 일을 해내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라우렐은 사도로써 이대로 잡힐 수는 없었다. 그것은 사도로써 명예로운 끝이 아니었다. 이제는 위대한 세루의 여덟 번째 사도의 라우렐의 이름에 걸맞은 끝을 지을 때가 다가온 것이었다.

비록 여기서 죽을지는 모르겠지만, 교단의, 사도의, 라우렐 자신의 힘을 제대로 보여줄 심산이었다. 그러는 것이 조금이라도 위대한 세루를 위한 일이 되리라 생각했다. 자신은 비록 이곳에서 죽더라도, 그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초석이 될 테니까.


‘모두 같이 길동무로 삼아주마~!’


라우렐은 인상을 찌푸리며 이를 악다물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옆구리의 이상증식한 살들을 잡고는 그대로 뜯어냈다. 다시 머리를 울리는 끔찍한 고통에 신음이 저절로 나왔지만, 그대로 삼켰다.

통증으로 몸이 벌벌 떨려왔다. 손에 든 살들을 바닥에 내던지며, 라우렐은 분노를 삼켰다. 이대로라면 분노와 고통으로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았다.


데크에 설치된 컨테이너 너머에 미군들이 급하게 모여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라우렐은 입 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마음 밑바닥으로부터 분노를 끌어올렸다. 옆구리를 후벼 파는 통증은 저절로 정신을 날카롭게 만들었다.


인상이 잔뜩 찌푸리며, 라우렐은 미간에 분노를 집중했다. 자신의 모든 감정을 그곳에 담았다. 곧바로 라우렐의 눈이, 시야가 붉게 물들어갔다. 라우렐의 입에서 신음과 웃음소리가 섞인 기괴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크흐흐크흑~”


기괴한 웃음소리와 함께 라우렐의 이마에 상하로 이어진 붉은 상처가 나타나더니, 이내 상처가 갈라지면서 그곳에서 붉은 눈이 나타났다.

이마의 붉은 눈은 조금씩 붉은 빛이 강해지더니, 이윽고 라우렐의 남은 두 눈이 떠졌다. 붉은 세 개의 눈이 타오르듯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라우렐의 입 꼬리가 좌우로 길게 찢으며, 얼굴 가득 잔인한 미소를 나타났다.


라우렐은 바로 컨테이너를 향해 달려가서 손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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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은 엘리베이터 통로로 몸을 날리는 사도를 그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간 등에 총을 맞으면서 쓰러지는 것 같았지만, 그대로 엘리베이터 통로로 몸을 날려서 사라졌다. 말로만 사도의 괴물 같은 움직임이었다. 역시 사도는 사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을 그렇게 맞고도 멀쩡하다니....


맥은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지금 이대로 사도를 놓친다면, 나중에 어떤 위험이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 맥은 어떻게 해서든지 이번엔 사도를 끝장을 내야한다고 생각했다. 조바심이 들었다.


맥은 급하게 무전을 날렸다.


“칙! 알파 팀. 목표가 엘리베이터 통로를 통해서 아래로 향한 것 같다. 아래쪽에서부터 목표물의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라. 오버.”

“칙! 알파 팀. 알았습니다. 오버.”


맥은 지시를 내리고 나자,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나 싶어서 알파 팀을 따로 빼내서 아래데크 쪽에 배치에 놓은 것이 다행이었다. 알파 팀이 충분히 아래데크에서 사도를 견제할 수 있으리라 생각, 아니 기도했다.


맥은 데크에 있던 델타 팀을 지시해서 엘리베이터 통로 쪽으로 접근했다. 모두 사도가 통로에 숨어 있다가 갑자기 뛰쳐나올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맥은 다시 한 번 모두에게 주의를 상기시켰다.


맥과 델타 팀이 엘리베이터 문에 도착해서 통로 아래를 살펴보려고 할 때, 엘리베이터 통로 아래쪽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 알파 팀이 사도의 접근을 저지하는 중인 것 같았다.

맥은 델타 팀에게 위쪽에서 양동작전을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델타 팀은 엘리베이터 통로를 살피더니 사도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이자, 화력을 엘리베이터 통로 아래로 집중했다. 아래의 총격으로 인해서 정확한 사도의 상황은 알 수 없었지만, 이대로 사격을 멈출 수도 없었다. 작은 기회만 있다면, 엄청난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사도이기에 더욱 방심할 수 없었다.


그때, 갑자기 미군 한 명이 급하게 맥의 곁으로 다가왔다.


“맥 소령님. 5번 데크에서 연락입니다.”

“5번 데크? 갑자기 5번 데크에서는 왜? 지금 다들 작전 중이라 정신없는데, 중요한 게 아니라면 나중에 다시 연락하라고 해.”

“그게.... 사도가 5번 데크에 나타났답니다.”

“뭐?”


맥은 아차 싶었다. 중간에 문을 막는 구조물을 보강해두었지만,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한이었다. 급하게 작업을 하느냐 구조물이 사도의 힘을 막을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래와 위에서 동시에 공격을 받자, 사도는 중간으로 빠져나간 것 같았다. 자신의 실수였다. 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황천항해와 갑작스런 세루의 활성화로 많은 사람들에게서 변이가 일어나는 바람에, 원래도 넉넉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부족해졌기에 모든 대비를 할 수 없었다.


‘이 자리에서 처지를 했어야 했는데...’


존의 말이 맞았다. 우선 해치우고 봤어야 했다. 우리에게는 사도를 사로잡을 여유 따위는 없었다. 맥은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것을 생각하고 있기에는 일이 너무 급박했다.


맥은 일부 인원으로 엘리베이터 통로를 경계시키며, 계속 사격을 하라고 하고는, 나머지 인원을 5번 데크로 급파했다. 생각해 보니 5번 데크에는 올리버 박사와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새로운 실험체가 있었다. 그것도 무척이나 중요했다. 맥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모두 빨리 5번 데크로~!!”


맥은 대부분의 인원을 이끌고 5번 데크로 향해 달렸다. 5번 데크에 도착해서 경계병으로부터 사도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 사도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했다.


컨테이너 연구실 뒤쪽으로 움직여서, 맥이 델타 팀과 함께 공격타이밍을 재고 있는데, 갑자기 굉음이 울리면서 컨테이너가 뒤로 크게 밀려났다.


모두 놀라며 서둘러 컨테이너를 피해 몸을 날렸다. 반쯤 뜯겨져 나간 컨테이너 위로 거대하게 변한 사도가 세 개의 붉은 눈이 번뜩이며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맥은 그 세 붉은 눈에 순간적으로 몸이 굳는 것이 느껴졌지만, 혀를 깨물며 크게 소리를 질렀다.


“모두 공격!”


사도는 거의 3미터의 육박하는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머리가 데크 천장에 닿을 듯이 솟아있어서 더욱 크게 다가왔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3미터 내외로 그다지 높지 않은 5번 데크의 높이로 인해서 사도의 움직임은 제약받고 있다는 점이었다.


미군들의 빠른 반격에 사도는 주춤 물러난 것도 잠시, 쏟아지는 총으로부터 얼굴을 가리고 있던 팔을 뻗어서 컨테이너를 잡고 움켜쥐더니 그대로 던져버렸다. 컨테이너는 데크 천장에 부딪치면서 바닥에 떨어져 그대로 구르다가 다른 컨테이너에 부딪치고는 멈추어 섰다.


날려진 컨테이너 옆에 있던 미군들은 간신히 몸을 날렸지만, 모두가 피하는 것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순식간에 데크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비명소리와 고함소리, 총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난무했다. 완전히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사도는 계속되는 미군들의 공격에 다시 주춤 뒤로 물러났다. 특히 사도의 옆구리에서 크게 부풀어 오른 거대한 살덩이는, 사도의 다른 부분과는 다른 게 총알이 쉽게 박히는 것을 보고는 그쪽으로 공격이 집중되었다.


옆구리에 집중된 사격에, 사도는 더 이상 진격을 하지 못하고, 옆구리의 살덩이를 감싸 안으며, 뒤로 계속해서 뒷걸음질 쳤다. 살덩이에 총알이 박히면서 그대로 터져나갔다. 터진 곳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피가 나오는 모습이 마치 커다란 피 주머니가 터진 것처럼 보였다. 데크 바닥이 피로 흥건했다.


사도는 그대로 몸을 멈추고는 뒤로 돌아서면서 옆구리를 감싸 안았다. 맥과 미군들 통한다는 사실에 모두는 더욱 사격에 집중했다.


“남은 실탄이 얼마 없습니다.”

“일단 아껴 써봐. 보급해 달라고 할 테니까.”

“여기 탄창~!!”


얼마나 사격을 해댔는지, 사방에서 실탄이 없다고 소리쳤다. 맥은 급히 무전기를 들고 실탄의 보급을 지시했다. 맥은 몸을 단단히 감싼 사도에게 더 이상 총알이 소용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래도 더 파괴력이 큰 무기를 준비해야했다. 배가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눈앞에 상황이 먼저였다. 잠시 생각을 고르던 맥은, 이윽고 데크를 울리는 비명에 급하게 사도를 쳐다보았다.


-------------------


라우렐은 사도가 되면서 위대한 세루에게서 받은 능력을 사용했다. 바로 세 번째 눈을 연 것이었다.

온 시야가 붉게 변하면서 온몸에 힘이 차오르고, 몸이 부풀어 오르면서 몸 가득히 조밀한 근육이 갑옷처럼 차올랐다. 키도 3미터 가까이 커지면서 데크 천장에 머리가 닿았다. 살짝 불편했지만, 사도에게 이 정도의 불편함은 별것 아니었다.


라우렐은 사도로써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사르리라 생각하면서 컨테이너 뒤에 미군들이 모인 것을 보고는 그대로 몸을 날렸다. 달리는 힘, 그대로 팔을 휘둘러 컨테이너를 찢어 버리면서 밀어붙였다.


미군들은 전혀 준비를 하지 못했는지, 라우렐의 기습에 모두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라우렐은 그대로 팔을 휘둘러 공격했다. 총을 겨누고 있던 몇 명의 미군이 라우렐의 손에 맞아서 멀리 패대기쳐졌다. 그들은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미군들의 눈에 두려움이 차오른 것을 보자, 라우렐은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느꼈다. 바로 이것이었다. 이 모습이 바로 자신을, 위대한 세루의 여덟 번째 사도인 라우렐은 대하는 버러지들의 올바른 모습이었다.


라우렐이 얼굴에 미소를 띠며, 다시 공격을 이어가려는데, 미군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한 사람의 지시에 다시 총격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라우렐은 저 사람이 미군들의 리더인 것 같았다. 라우렐은 총알로부터 얼굴을 가린 손가락 사이로 그를 주시했다. 그리고 그를 날려버리려 손을 뻗으려는데, 갑자기 옆구리가 크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예전에 상처의 살이 부풀어 오르는 것과는 달랐다. 마치 땡땡한 주머니에 물을 채우듯이 살들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찢어지는 듯 한 통증은 덤이었다.


당황한 라우렐이 부푸는 옆구리를 감싸고 있는데, 갑자기 강한 충격이 상처주머니를 때렸다. 저절로 신음소리가 나왔다. 총을 맞은 부위를 중심으로 피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총알 따위는 가볍게 막아내는 몸의 다른 부위와는 달리, 이 상처에서 부풀어 오른 부분은 전혀 총알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라우렐은 더욱 당황했다.


피가 뿜어져나가면서 온몸의 힘도 같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여전히 갑옷 같은 근육은 총알을 막아내고 있었고, 온몸에 도는 무엇이든지 찢어버릴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라우렐의 몸을 타고 돌았지만, 라우렐은 상처주머니를 몸으로 감쌀 수밖에 없었다.

상처주머니는 아마도 세 번째 눈을 뜨게 되면서, 몸이 활성화 되어 상처에서 이상 증식하던 살들이 다른 방식으로 변이, 활성화가 된 것 같았다.


‘젠장~’


라우렐은 저절로 욕설이 나왔다. 문제는 상처주머니가 전혀 방어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는 점이었다. 통증도 예전에 비해서 세 배는 커진 바람에, 상처가 날 때마다 그토록 강하게 강화된 라우렐도 저절로 신음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라우렐은 한숨이 나왔다. 결국 이 상처주머니가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하등 도움도 안 되는 사자에, 협력자 때문이었다. 라우렐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대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사도가 아니었다. 스스로의 명예에, 위대한 세루가 선택한 사도로써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치욕이었다.


라우렐이 온몸의 힘을 불태우기로 결심했다. 조금은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대로 무너지는 것이 더욱 비참한 것이었다. 위대한 세루의 사도로써 자신의 몫을 다해야했다.


라우렐은 스스로 더욱 분노를 일으키면서 세 번째 눈을 더욱 활성화시키며, 크게 눈을 떴다. 온몸을 타고 거대한 맥동이 몸을 떨리게 만들었다. 온몸이 더욱 부풀어 오르면서 점점 단단해졌다. 스스로 상처주머니를 터뜨리며, 피를 쏟아냈다. 몸의 움직임을 막던 거대한 상처주머니가 터지면서 움직임이 여유로워졌다.

준비는 다 되었다. 라우렐이 각오를 다지며 몸을 날리려고 하는데, 넓어진 감각에 배의 맨 위쪽에 안정기와 같은, 제물이었음에도 자신에게 도전했던 버러지와 같은 기운이 느껴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다른 방법이, 자신이 살아날 길이 떠올랐다.


안정기만 찾을 수 있다면, 이런 상처쯤은 별것 아니었다. 라우렐은 한껏 웅크린 팔 사이로 미군들을 쳐다보면서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어디 두고 보자!’


라우렐은 폭주하려는 기운을 억누르며 기회를 엿보았다. 너무 쏟아진 피로 인해서 어지러웠지만, 반대로 온몸을 가득 차오른 힘에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때 마침, 총알이 떨어졌는지 자신을 향하는 총격이 조금씩 약해지고 있었다. 지금이 기회였다. 옆구리 상처주머니에서 다시 피가 차오르는 것을 보건데, 더 이상 버티는 것도, 기회를 찾는 것도 어려울 것 같았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다. 라우렐은 세 붉은 눈에 피같은 빛을 흘리며, 그대로 앞으로 달려 나갔다. 머리가 천장에 닿아서 계속해서 부딪쳤지만, 그런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총을 겨누며 앞을 막고 있는 미군을 손을 휘둘러 날려버렸다. 라우렐을 향해서 다시 총격이 시작되었지만, 전과 같지는 않았다. 아마도 총알 보급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말과 같았고, 바로 기회라는 말이었다.

라우렐은 그대로 경사로를 향해 달려갔다. 모든 배의 구조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지만, 저 경사로가 데크 위 끝까지 연결된 것은 알고 있었다.


그대로 성큼성큼 경사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경사로에 도착하기 전에 놓인 컨테이너 옆에서 한 무리의 미군이 나타나서 라우렐을 공격해 왔다. 라우렐은 다시 부풀어 오르고 있는 자신의 옆구리에 총격이 집중되는 것을 느끼며, 이를 악물고는 그대로 한 팔로 상처주머니를 감싸며 몸을 웅크리며 손을 휘둘렀다. 라우렐의 주먹질에 미군들이 숨어있던 컨테이너의 옆구리가 그대로 찢겨지면서 그대로 미군들도 찢겨져 나갔다.


그대로 몸을 일으키며, 다시 몸을 날리려던 라우렐의 눈에 컨테이너 안에 몸이 묶여있는 변이자의 모습이 보였다. 세워진 테이블에 묶여있었는데, 조금은 이질적인 느낌이었다. 아니, 이질적이라기보다는 흡사 자신에게 대들었던 버러지의 느낌과도 비슷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약하기도 했다.


순간적으로 호기심이 생긴 라우렐은 손을 뻗어서 그 사람을 잡으려 했지만, 다시 이어지는 미군들의 공격에 손을 거두었다. 지금은 호기심에 쏠려있을 때가 아니었다. 급히 안정기를 찾고 상처를 회복해야만 했다.


라우렐은 그대로 몸을 일으키며 경사로를 향해 달렸다. 계속해서 앞쪽으로 미군들이 총격을 가하면서 라우렐을 저지하려했지만, 막을 수는 없었다. 라우렐은 눈에 보이는 미군은 모두 날려버렸다. 그것은 급한 마음에도 자신을 공격한 미군에 대한 작은 보복이었다.


경사로를 따라서 계속해서 위로 올라갔다. 위로 올라갈수록 오히려 미군들의 공격은 없었다. 아마도 집중해서 공격을 하려고 해서 그런 것 같았다. 자신을 뒤따르며 공격을 하고 있기에 위로 올라가는 것에 더 이상 문제는 없었다.


안정기의 느낌은 마지막 데크에서도 한 칸 위의 데크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맨 위의 데크에 올라선 라우렐은 어디로 가야할지 사방을 둘러보았다. 멀리 계단을 지키며 자신에게 공격을 하고 있는 두 명의 미군이 보였다.


라우렐은 그대로 달려가 한 손씩 잡아들고는 그대로 곤죽을 만들어버렸다. 손에서 흐르는 피를 입에 가져다 대었다. 피맛이 느껴지면서 몸에 활력이 도는 것 같았다. 그때 옆구리에서 다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벌써 상체의 반만큼이나 부풀어 올라서 움직임에 방해가 되고 있었다.


어서 안정기를 찾아야 했다. 살펴보았지만, 위로 올라가는 길은 계단밖에 없었다. 지금 라우렐의 몸으로 계단을 올라가기는 어려웠지만, 이대로 머뭇거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세 번째 붉은 눈을 더욱 활성화시키며, 온몸에 힘을 주었다. 그대로 손을 뻗어서 계단과 데크 천정을 찢어발기며 위로 올라섰다. 위는 선실들이 설치된 데크였다. 라우렐이 모습을 드러내자, 데크에서 들여온 소란으로 무슨 일인지 지켜보고 있던 선원들이 기겁을 하면서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라우렐은 그들을 무시하면서 완전히 거주구역에 들어섰다. 낮은 높이로 인해서 몸이 제대로 펼 수가 없었다. 이대로 움직이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몸을 세우려면, 거주구역 데크 전체를 들어내야만 했다.

라우렐은 할 수는 있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지금 굳이 그럴 필요성이 없었다. 라우렐은 그대로 방향을 돌려서 거주구역의 벽 철판을 뚫고서 거주구역 밖으로 나왔다. 얼마 만에 보는 하늘인지, 시원한 바닷바람에 라우렐은 잠시 황홀감마저 들었다. 데크 안에 갇혀 지낸 시간이 너무 길었다. 하지만 이렇게 감상에 쌓여있을 시간이 없었다. 언제 미군들이 쫓아올지 몰랐다.


라우렐은 세 번째 붉은 눈을 빛내며, 다시 모든 감각을 집중을 했다. 그리고 느낌을 쫓아서 천천히 선수로 걸어 나갔다. 마침내, 강한 느낌이 전해지는 선실을 발견했다. 선실의 한 창문 안으로 침대에 앉아서 헤드폰을 끼고 있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라우렐은 손톱을 세워서 그 선실 벽에 손을 박아 넣고는 그대로 철판을 잡아 뜯어내버렸다. 그리고 방안으로 얼굴을 들이밀고는 그 남자를 쳐다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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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스 무토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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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반전 (3) 16.08.25 472 6 18쪽
80 반전 (2) 16.08.24 349 5 19쪽
79 반전 (1) 16.08.23 500 5 18쪽
78 제8사도 라우렐 (7) 16.08.22 522 5 22쪽
77 제8사도 라우렐 (6) 16.08.19 398 4 24쪽
» 제8사도 라우렐 (5) 16.08.18 316 4 26쪽
75 제8사도 라우렐 (4) 16.08.17 331 5 16쪽
74 제8사도 라우렐 (3) 16.08.16 361 4 22쪽
73 제8사도 라우렐 (2) 16.08.15 370 3 20쪽
72 제8사도 라우렐 (1) +2 16.08.12 293 6 20쪽
71 각성 (9) +2 16.08.11 399 6 28쪽
70 각성 (8) 16.08.10 351 4 18쪽
69 각성 (7) 16.08.09 392 4 23쪽
68 각성 (6) 16.08.09 401 6 25쪽
67 각성 (5) 16.08.05 327 5 22쪽
66 각성 (4) 16.08.05 311 5 22쪽
65 각성 (3) 16.08.04 312 5 21쪽
64 각성 (2) +2 16.08.02 341 4 21쪽
63 각성 (1) 16.08.01 398 6 18쪽
62 변이자들 (5) 16.07.29 284 3 19쪽
61 변이자들 (4) 16.07.28 280 5 19쪽
60 변이자들 (3) 16.07.27 311 4 18쪽
59 변이자들 (2) 16.07.27 374 4 18쪽
58 변이자들 (1) 16.07.26 327 3 20쪽
57 혼란 (4) 16.07.23 404 4 17쪽
56 혼란 (3) 16.07.21 318 3 18쪽
55 혼란 (2) 16.07.20 320 5 16쪽
54 혼란 (1) 16.07.19 310 3 20쪽
53 변이의 시작 (5) 16.07.18 386 3 17쪽
52 변이의 시작 (4) 16.07.15 322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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