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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님의 서재입니다.

모르스 무토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종이향
작품등록일 :
2016.05.17 23:32
최근연재일 :
2016.09.30 23:49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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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80
추천수 :
681
글자수 :
842,121

작성
16.07.21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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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8쪽

혼란 (3)

DUMMY

존의 일행이 머물던 컨테이너 건물로 NSA의 대원들이 조용히 움직였다. 맥은 긴장한 채 컨테이너를 쳐다보며 대원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다. 긴장으로 마른 입술을 적시던 그때, 맥의 귀가에 무선이 들어왔다.


-칙! 여기는 알파 팀. 모두 배치가 완료되었습니다. 오버.

-칙! 여기는 베타 팀. 여기도 모두 배치가 완료되었습니다. 오버.

-칙! 여기는 오메가. 모두 긴장하고 신속하게 제압하도록. 오버.

-칙! 네, 알겠습니다. 10초 뒤에 진입하겠습니다. 오버.

-칙! 알았다. 오버.


오메가는 맥이 작전 시에 항상 자신을 지칭하는 코드로 마지막까지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책임의식의 발로로 사용하는 명칭이었다.


교단과 부딪친다는 생각에 맥은 긴장으로 손에 땀이 차올랐다. 교단은 항상 상상이상의 강력함을 보여주었기에 설사 그들의 숫자가 적다고 하더라고 무시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배스티언에서 데크로 피난시킨 사람들 사이에서도 광범위하게 변이의 징조가 보이고 있어서 더욱 더 조속한 해결이 필요한 때였다. 그래서 무리임에도 불구하고 알파 팀과 베타 팀을 모두 동원한 작전이었다.


대원들의 진입을 바라보면서 맥은 데크의 일에 생각이 미쳤다. 배스티언에서 피난시킨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 변이는 다행히 빨리 대응을 하여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징조가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따로 격리를 시켰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선제적 대응이기에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했을 수 있기에 맥은 마음이 쓰였다. 그들은 모두 목숨을 걸고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이기에,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소중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제적으로 대응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변이를 일으키고 감염을 시키는 바람에 희생자가 제법 생겼다. 폭풍우에, 블랙아웃 등으로 한꺼번에 일어난 사태에 대한 부작용이었다.


‘이런 상태만 아니면 모두 제대로 대응해서 변이자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맥은 안타까움에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올리버가 엘렌이 마지막까지 연구하던 백신에 대해서 알고 있고 그것을 찾아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현재 가지고 있는 4단계의 백신으로는 더 이상 변이의 진행을 막는 것이 힘들었다.


설사 교단의 스파이를 잡는다고 해도 모두에게서 변이가 일어난다면, 그다음은 아무런 소용도, 희망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리버를 지원하는 일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교단의 스파이를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교단의 스파이를 잡는 것을 마냥 뒤로 미룰 수만은 없었다. 그들이 무슨 흉계를 꾸밀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맥은 스파이를 잡기 위해서 골몰했다. 여러모로 생각을 해보았지만 노퍽에서부터 함께 했던 사람들은 일단 의심에서 제외를 했다. 물론 노퍽에서 교단의 갑작스러운 공격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심을 할 수 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들은 1차적으로 조사와 검토가 이루어진 사람들이었다.


최소한 NSA에서 파견된 사람들, 처음부터 함께 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맥은 신뢰하고 있었다. 올리버도 초창기부터 같이 연구를 해왔던 연구원들에 대해서는 보증을 해왔다.


실제로 그들은 변이에 가장 노출이 되는데다가 실제로 변이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사람들의 대부분은 연구원들이기도 했다.


자신이 변이가 되는 것을 감당하면서 까지 스파이 노릇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까. 물론 교단이 종교라는 점에서 오히려 그 점을 의심할 수 도 있지만, 실제로 그들이 교단에서 어떤 약속을 받고 있다고 할지라도 세루를 확보할 때 얻은 자료에 따르면, 교인들에 한 해서는 여러 가지 경우에 수를 따져야겠지만, 무턱대고 감염을 시키는 것은 교단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그렇게 감염이 된 경우에는 교단에서도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배의 상황은 교단의 통제가 필요한 경우였다. 그것은 그들이 신성시 여기는 세루가 이곳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교단이 원하는 것은 변이를 통한 인류의 진화이기도 했지만, 그것이 혼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아직까지도 세상에 그 실체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교단이 마음먹고 무턱대고 변이를 진행시키려 했다면, 세상은 벌써 변이가 이루어졌어야했기 때문이다.


물론 노퍽과 파나마에서 공격을 해온 것을 보면서 교단에서도 좀더 강경한 세력의 발언이 강해지는 것이 분명했다. 더욱이 세루를 빼앗긴 이후로는 그들도 뭔가 스스로 통제가 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물론 그런 교단 내 강경파들의 세력과 입김이 강해진다는 것을 듣고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선내에 잠입한 스파이들을 잡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생길지 맥은 짐작조차 하기 힘들었다.


-칙! 알파 팀. 10초 뒤에 진입합니다. 오버.

-칙! 베타 팀. 알파 팀 진입과 동시에 진입합니다. 오버.

-칙! 알았다. 오버.


잠시 후 유리창을 깨는 소리가 들려왔다.


컨테이너 건물 밖의 유리창 밑에 대기하던 NSA 대원 하나가 창문을 깨고는 그곳에 최루탄과 섬광탄을 던져 넣었다. 방안 내부가 번쩍이더니 금세 연기가 차올라서 창문 밖으로도 연기가 새어나왔다.

문 밖에 있던 방독면을 쓴 NSA대원들이 문을 부수고는 방안으로 들이닥쳤다. 총을 겨누며 큰소리로 위협을 하면서 연기 속에서 방안을 살폈지만 방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칙! 알파 팀, 클리어. 아무도 없습니다. 오버.

-칙! 베타 팀, 클리어. 이쪽도 아무도 없습니다. 오버.


무전기에서 들리는 소리에 맥은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젠장, 미리 도망쳤군.’


그래도 혹시나 하면서 기대를 하고 있던 맥은 방이 모두 비어있다는 소리에 그들이 도망쳤다는 것과 그들이 스파이와 어느 식으로든 관련이 있다는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맥이 급하게 컨테이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의 아직도 야간의 최루탄 연기가 남아있었는지 기침과 콧물이 나왔다. 맥은 따가운 눈을 껌뻑거리면서 방독면을 쓰고 들어올 걸 하면서 살짝 후회를 했다.


“콜록~콜록~ Fxxx!”


맥은 기침을 참으며 존의 일행이 머물렀던 방으로 들어갔다. 첫 번째 방에는 모든 짐들이 그대로 놓여있었다. 오히려 제대로 짐 정리를 하지 못한 듯 가방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 방에 들어갔을 때는 조금 달랐다. 급하게 움직였는지, 여기저기 물건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피가 묻은 붕대가 침대위에 널려 있었다. 제법 큰 상처였는지 침대 시트에 까지 피가 흘러 있었다.


맥은 손으로 피가 묻은 시트의 피를 만져보았다. 아직도 굳지 않은 것을 보면 이동한 지 오래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맥은 고민을 하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이렇게 되면 인원을 둘로 나눌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스파이들을 놔둘 수 는 없었기 때문이다.


흔적을 찾아서 계속해서 배를 수색해야하는 것은 물론, 변이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인원까지 필요했다.


저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맥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골치가 아파왔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맥은 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지시를 내렸다.


-칙! 알파 팀은 계속해서 흔적을 따라서 수색을 계속하라. 오버.

-칙! 알파 팀, 라져.

-칙! 베타 팀은 이 건물과 데크를 다시 수색, 정리하고 델타 팀에게 가서 그들을 지원하도록 한다. 오버.

-칙! 베타 팀. 라져.


지시를 다 내리고서도 잠시 망설이던 맥은 고개를 흔들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컨테이너 건물을 나섰다.

더 이상 망설이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스파이들의 추적은 알파 팀원들을 믿고 맡기고, 이제는 상황을 정리해야했다. 맥은 데크를 둘러보며 건물과 테크를 수색하는 대원들을 잠시 지켜보고는 배스티언으로 움직였다.


맥이 배스티언에 도착했을 때 올리버가 급하게 상자에서 뭔가를 연구원들에게 나누어주고 있었다. 다가가서 보니 작은 앰플 묶음이었다.


“올리버, 어떻게 되었습니까?”


올리버가 다가온 맥을 보더니 대답했다. 올리버는 급하게 움직였는지 얼굴이 땀으로 가득했다.


“다행스럽게도 엘렌의 기록을 찾아서 마지막으로 배양해 두었던 것을 찾아냈어요.”

“효능은 어떻습니까?”


맥의 질문에 올리버가 잠깐 멈칫했다. 올리버는 난처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맥을 보았다. 잠시 망설이던 올리버는 천천히 고개를 젓고는 확신이 없는 목소리로 맥에게 대답했다.


“안타깝게도 저도 효능을 100% 자신 할 수 없는 상태예요. 엘렌이 있다면 좀더 자세히 알 수 있겠지만, 기록상으로는 괜찮아요. 비록 실험 데이터가 조금 부족하기는 합니다만....”


올리버는 잠시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그것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해요. 하지만 지금 문제는 상황이 그런 것을 기다릴 시간이 없다는 데에 있어요. 지금으로써 최선은 엘렌이 남긴 기록을 믿고 일을 진행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전 이 주사제가 최종단계에 이른 사람들의 변이를 한 번 더 막아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엘렌의 기록에도 그렇게 써있구요.”


이번엔 맥이 한숨을 내쉬었다. 올리버의 말은 확실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맥은 이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는 게, 이렇게 상황에 쫓겨 다녀야 한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가장 자신이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아있었다. 바로 이 주사제를 사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결정을 해야 할 시간이었다.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며 맥이 입을 열었다.


“휴~ 모든 상황이 너무 불확실해서 내키지는 않지만,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도록 하죠.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일단 급한 상황부터 진정시켜 보도록 합시다.”


맥의 말에 올리버는 조금 안도감이 들는 것을 느꼈다. 이 주사제를 사용하는 것을 자신이 건의 했지만, 결과에 대한 것을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마음의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올리버는 이런 소시민 같은 마음에 쓰게 웃음이 나왔지만 속으로 삼켰다. 지금은 웃음이나 생각조차 사치였으니까.


“참! 존은 어떻게 됐어요?”


올리버의 물음에 맥은 인상을 구기더니,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리에 없었습니다. 일단 대원들에게 데크 수색을 시켰습니다.”

“그럼, 그 사람이...?”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제 생각으로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그래도 남은 팀원들도 있으니 이제 심문을 해서 알아내야죠.”


맥의 단호한 말에 올리버는 안타깝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바로 표정을 지웠다. 그들을 안타까워하기에는 그것보다 힘든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올리버는 다시 사람들을 격리시켜놓은 곳에서 주사제를 사용할 연구원들에게 주사제를 나누어주었다. 그나마 엘렌이 무슨 생각이었는지, 제법 많은 양을 만들어 두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한번 시도해볼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발 그녀의 준비가 통하기를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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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의 남은 대원들을 찾았지만, 결국 사라진 네 사람은 찾지 못했다. 적은 인원을 가지고도 최대한 꼼꼼히 수색을 했지만, 머리끝하나 찾을 수 없었다. 가장 결정적으로 문제는 수색하는 사람들이 배의 구조를 잘 모른다는 점이 걸림돌이 되었다.


맥은 당장이라도 선원들을 앞세우고 수색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지금 데크 내부는 전혀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선원들이 데크를 본다면 그 여파가 더 클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었다.


데크는 사실상 엉망이었다. 초기의 변이가 가능성이 높아져 따로 수용해 놓았던 사람들에게서는 모두 변이가 일어났다. 아직 주사제의 2~3단계였던 사람들 중에 일부도 이번 일을 통해서 모두 변이 가능성의 마지막 단계에 닿아있었고 변이가 시작된 사람도 있었다.


실제로 연속으로 주사를 두 대를 맞고 서야 진정된 사람도 있었지만, 반면에 안타깝게도 마지막 4단계에 걸쳐있던 사람들은 모두 변이가 일어났다.


마지막으로 배스티언 등에서 격리되어 수용되었던 사람들을 모두 데크 한 장소에서 모아서 눕혀놓았었는데, 갑자기 변이가 일어나고 변이가 일어난 사람들 중 일부가 옆의 사람들을 공격해서 감염을 통해 변이가 일어난 사람도 있었다.

최대한 생포해서 따로 격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지만, 제법 많은 사람들이 변이를 일으킨데다가 그것을 수습해야할 사람들도 숫자도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선원들의 도움을 청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한 한 데크를 정리하기 위해서 노력하기로 했다.


우선적으로 한 테크 한쪽 전체에 울타리를 세우고 변이가 일어난 이들을 모두 옮겼다. 그리고 따로 일어나지 못하고 있거나 부상당한 사람들도 한 곳에 모았는데, 실제로 일을 돕는 사람들이 숫자가 많지 않아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관리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세 군데의 큰 격리구역을 만들었다.

한곳에는 완전히 변이를 일으킨 사람들을, 다른 한 곳에는 초반의 변이를 일으켰지만, 아직 최종단계에 이르지 않은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남은 곳에는 최종단계에 이른 사람에게 엘렌의 주사제를 맞히고 그들을 수용했다.


올리버는 자주 세 번째 구역에 찾아가서 엘렌의 주사제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는 변이단계에 접어든 사람들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희소식이 더 있었다. 배가 폭풍에서 점차 벗어나는지 배의 요동이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는 점이었다. 배의 요동이 점점 잦아들자 다행히 변이가 일어나지 않은 사람들 중에 멀미를 이겨낸 사람들이 하나둘씩 다시 일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전체적으로 일에 탄력이 붙었다.


올리버는 그때서야 나머지는 상황을 다른 연구원들에게 맡기고는 새로운 연구에 들어갔다. 바로 에렌을 다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만약에 이 연구에 성공한다면 엘렌을 다시 찾을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변이를 막아내는 데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거라고 올리버는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연구들도 중요했지만, 올리버에게는 그 연구가 가장 첫 번째였다. 부수적인 효과는 덤이었고 말이다.


본격적으로 연구에 들어가기 전에 문득 선원들이 생각난 올리버가 맥을 배스티언 안으로 불렀다.


“맥,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어요.”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가는 데크를 보면서 올리버가 말했다. 맥은 잠시 놀란 표정을 하더니, 마른세수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얼굴에는 피곤함이 가득했다.


“무슨 일입니까?”

“그게.... 지금이라도 선원들에게 주사를 맞혀야 해요.”

“선원들 말입니까? 흠.... 하지만 그들은 괜찮지 않을까요? 세루에 직접적으로 노출이 되지도 않았고 거리도 멀었으니 말입니다.”


맥의 반문에 올리버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제 생각에는 그렇기에 더욱 주사를 놓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네?”

“우리 눈에서 벗어나 있기에 오히려 우리 모르게 변이가 잠복해 있을 수도 있고, 그게 갑자기 터져 나올 수 도 있어요.”


맥이 가볍게 인상을 찌푸렸다. 가뜩이나 인원이 없는 상태에서 교단의 스파이 일지도 모를 존의 일행을 찾는 것만도 힘들었는데, 다시 인원을 빼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도, 격리한 변이자들도 다시 분류, 관리를 해야 했기에 가용인원이 남아있질 않았다. 그런 낌새를 눈치 챈 올리버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맥. 이곳이 배임을 잊지 말아요.”

“배? 배 말입니까?”

“네, 배. 우리는 이 배를 몰 수 없어요.”


그때서야 제일 중요한 상황이 떠올랐다. 변이도 중요하고, 스파이를 잡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것보다 먼저 폭풍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고 선원들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배를 조종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어? 그러고 보니 배의 요동이 많이 가라앉았네?”


문득 느꼈다는 듯이 맥이 말하자 올리버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말을 이었다.


“그러게요. 저도 정신이 없어서 잊어버리고 있었네요. 이젠 폭풍에서 벗어난 걸까요?”

“하아~ 정말 제가 정신이 없긴 없었나 봅니다.”


맥이 자책을 했다. 데크의 일이 너무 급하고 바빠서 배에 대한 일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안 그래도 선장의 문의와 재촉이 심해지던 상황에, 맥은 연락하는 것을 꺼리고 있었다. 설명할 거리도 마땅치 않고 그렇다고 진실을 알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현재까지는 꺼림칙함에 피하고 있었는데 마냥 피할 일이 아니었다. 어차피 교단의 스파이들을 찾는데 선원들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고, 그 생각을 하고 있기도 했다. 더욱이 중요한 것은, 만약에 선원들 사이에서 변이가 일어나고 그들이 희생된다면 정말이지 배를 몰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맥은 고개를 가볍게 젓고는 올리버를 보면서 말했다.


“그럼 올리버가 나서 주세요. 이번에는 이해시키기 쉽지 않을 테지만, 올리버가 하면 좀더 낫겠죠.”


올리버의 인상이 저절로 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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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제8사도 라우렐 (1) +2 16.08.12 293 6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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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각성 (6) 16.08.09 399 6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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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각성 (2) +2 16.08.02 341 4 21쪽
63 각성 (1) 16.08.01 398 6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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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변이자들 (3) 16.07.27 311 4 18쪽
59 변이자들 (2) 16.07.27 374 4 18쪽
58 변이자들 (1) 16.07.26 326 3 20쪽
57 혼란 (4) 16.07.23 404 4 17쪽
» 혼란 (3) 16.07.21 317 3 18쪽
55 혼란 (2) 16.07.20 319 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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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변이의 시작 (4) 16.07.15 322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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