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종이향 님의 서재입니다.

모르스 무토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종이향
작품등록일 :
2016.05.17 23:32
최근연재일 :
2016.09.30 23:49
연재수 :
109 회
조회수 :
52,355
추천수 :
681
글자수 :
842,121

작성
16.07.23 00:00
조회
404
추천
4
글자
17쪽

혼란 (4)

DUMMY

정현은 미군들이 데려간 기관장과 1기사가 걱정을 하고 있었다. 특히나 마지막에 1기사가 이상하게 변한 모습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쩔 줄 모른 채 입술을 질근질근 깨물고 있는데, 옆에 있던 3기사가 말을 걸어왔다.


“2기사님 괜찮으세요? 그나저나 이게 무슨 일이죠?”


정현은 천천히 3기사를 돌아봤다. 3기사의 눈에는 놀람과 당황이 가득 담겨있었고, 무척이나 불안해 보였다.

정현은 정현 자신도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도, 이해할 수 도 없는 상태였지만, 이대로는 있는 것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제 기관실에 남은 사관이라고는 자신과 3기사뿐이었다. 특히 이제는 자신이 최선임이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 되다고 생각을 했다.

정현은 두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면서 다시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다.


“아마도 무사 하실 거야. 걱정이 되긴 하지만, 선장님도 일단은 미군에게 맡기자고 하셨으니 나아지시길 빌어야지.”


정현의 목소리에 담긴 걱정을 느꼈는지, 3기사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정현을 다시 불렀다.


“저기....”

“왜?”


3기사가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음.... 1기사님이 이상해지신 거 파나마에 퍼졌다는 전염병 때문일까요?”


정현은 속으로 흠칫 했지만 이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설마, 사람이 그렇게 변하는 전염병이 세상에 어디 있어. 전염병에 걸렸다면 침대에서 쓰러지셨겠지....”

“하지만 왠지 정상처럼 안 보이셨는걸요? 그리고 그... 있잖아요. 파나마에서 떠날 때 TV에서 나온 이상한 사람들 말이에요.”

“이상한 사람들?”

“네.”


정현은 잠시 기억을 떠올리려 노력했다.


‘잠시만.... 파나마에서라....’


생각에 잠긴 정현을 보던 3기사가 말을 덧붙였다.


“그때 파나마 뉴스에 나왔었잖아요. 경찰하고 대치하고 있던 이상한 사람들 말이에요.”

“경찰들하고 대치?”


그러고 보니 정현에게는 파나마에서는 너무 급박하게 상황이 진행되었기에 제대로 된 기억이 남아있지 않았다. 머리에 떠올려지는 기억은 그저 바빴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도 기억을 짜내자 파나마에서 뉴스를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

“생각나셨어요?”

“그래. 그때 이상하게 움직이던 사람들? 근데 그거 마약에 중독된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나?”


정현이 반문에 3기사가 긴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런데, 오늘 1기사님의 이상한 모습을 보니까 그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에이~ 설마.....”


웃음을 지으며 3기사를 보는데, 불안감이 가득한 3기사의 얼굴을 보자 정현은 웃음을 지우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는 없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그래도....”

“그게 사실이라면, 그게 전염병의 증상이라면, 말 그대로 전염병인데 벌써 1기사님뿐만이 아니라 배 전체에 퍼졌어야지. 아니 배 전체까지 갈 것도 없이.... 내가 쓰러진 1기사님을 모시고 왔고 옆에서 간호도 해드렸는데, 그럼 나도 걸렸어야지. 내가 병에 걸린 것처럼 보여?”


3기사는 입을 다문 채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그렇지는 않을 거야.”

“그렇다면 1기사님은 왜....”

“거기까지야 알 수 없지만, 미군들이 데려갔으니 곧 밝혀내지 않겠어? 그다지 믿음이 가지는 않지만....”


정현은 마지막 말은 3기사가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다지 수긍을 하지 않는 3기사의 모습을 보면서 정현은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하기는 3기사가 유치원생도 아니고 이런 말에 ‘그렇다.’하고 넘어갈 리가 없지. 하지만 정현도 아는 것이 없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이제 어쩌지....’


뭔가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전혀 뭘 해야 할지를 몰랐다. 정현은 머리를 마구 긁적였다. 비듬이 어깨로 떨어졌다. 한숨을 내쉬면 어깨의 비듬을 떨었다. 그러고 보니 목욕을 한지도 제법 되었다.

배가 황천항해에 들어간 이후로는 목욕을 하지 못했으니.... 또 언제 폭풍을 벗어날지 알 수 없으니 언제 목욕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이 상황에서 한다는 생각이 목욕이라니.... 어휴~~’


정현은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그때 자신의 옆에서 우물쭈물 거리고 있는 3기사의 모습이 보였다. 뭔가 말하고 싶은지 옆에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정현이 말했다.


“왜? 3기사 뭔가 할 말이 있어?”


정현의 물음에 잠시 흠칫 하더니, 뭔가를 결심했는지 정현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게 이번에 내려오면서 데크를 통해서 내려왔거든요.”

“뭐? 데크를 통해서? 미군들은 어떡하고?”


데크를 통해서 내려오는 길은 평소에 미군들이 지키고 있었기에 이용할 수 없는 길이었다. 데크가 미군들에게 통제되기 시작한 이후로는 외부로 이동할 수 없을 때는 12번 데크로 내려와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연돌이 있는 곳을 통해서 계단을 통해서 내려와야 했다. 데크는 미군들에 의해서 철저히 통제되고 있었다.


정현의 놀란 표정을 보면서 3기사가 약간 의기양양(意氣揚揚)한 표정을 짓더니 대답했다.


“아무도 지키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그래도 데크로 내려왔어요.”

“에휴~ 얘가 큰일 날려고.... 미군에게 걸렸으면 어쩔 뻔 했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정현이 나무랐다. 3기사는 정현의 나무람에 살짝 주눅이 든 표정을 짓더니 변명을 했다.


“1기사님이 자신이 내려간 뒤에 연락이 없으면 따라 내려오라고 하셔서 빨리 내려간다는 생각만 했거든요.”

“뭐? 생각 없었다는 게 자랑이다. 으구~”


정현이 3기사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3기사는 아프다는 듯 머리를 비볐다.


“아파요~”

“아프라고 때린 거다. 아무튼 1기사님이 따라 내려오라고 하셨다고?”

“네. 원래는 같이 내려가려고 그랬는데, 1기사님이 뭔가 알아보실 것이 있다고 먼저 내려가신다고 하셨거든요. 내려가시면서 혹시라도 자신에게서 연락이 없으면 바로 기관실로 내려오라고 하셨어요.”


정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1기사님이면 자신이 데크에 대해서 한 말을 이번 기회에 확인을 하려고 했을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혹시라도 미군에게 발견되어서 제때에 연락이 되지 않으면 3기사가 내려와서 상황을 알리려고 했을 수 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1기사님이 상처를 입으신 것을 보면 미군들을 도망치다가 그렇게 되신 건가?’


정현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무슨 범죄자도 아니고 아무리 미군이 금지했다고는 해도 데크를 돌아다니다가 붙잡혔다면 그냥 잡히지 상처를 입거나, 필사적으로 도망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정현은 1기사가 누워있던 자리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상하게 변한 1기사의 모습은 너무나 충격적이었지만, 그래서 더욱 걱정을 떨칠 수 없었다. 잠시 딴생각을 하는 정현을 보던 3기사가 작게 기침을 했다.


“큼큼~”

“아~ 미안, 3기사. 그래 데크를 통해서 내려왔다고 했지?”


정신을 차린 정현이 미안한 얼굴로 3기사를 쳐다보았다. 3기사는 아무도 없는 콘트롤룸을 한번 살펴보더니 조용한 목소리를 말했다.


“네. 그런데 제가 그곳에서 이상한 것을 봤어요.”

“이상한 것?”


정현이 긴장으로 침을 삼키면 물었다. 3기사는 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데크를 통해서 내려오는데 혹시라도 미군들에게 발견될까봐 걱정했는데, 데크를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대로 데크를 통해서 내려왔는데.... 9번 데크쯤 가니까 데크의 여기저기를 철창과 가림 막으로 막아놨더라고요. 차마 들킬까봐 그곳까지는 가지 못했어요.”


3기사는 자신의 말에 집중하는 정현을 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7번 데크까지 내려오면서도 미군들을 거의 보지 못했어요. 대부분 컨테이너들이 데크마다 여러 개 설치 되어있었는데, 작동은 하는 것처럼 보여도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리고 5번 데크까지 내려갔는데.... 그곳에서 제가 말하려던 것을 보았어요.”

“말하려던 거?”

“네. 그 전염병 말이에요.”

“전염병?”


정현이 놀라서 큰 소리로 되물었다. 스스로 낸 큰소리에 놀라서 정현은 급하게 입을 두 손으로 막으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는 고개를 저으며 입을 막은 손을 내렸다.

3기사는 그런 정현의 모습에 놀란 표정을 짓더니, 정현과 마찬가지로 주변을 다시 살펴보더니 이윽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5번 데크에서 제가 본 것은 컨테이너 건물들 사이의 공간에 사람들이 나란히 눕혀져 있는 모습이었어요. 마치 전쟁터의 임시병동 같은 모습이었어요.”

“사람들이 누워있었다고?”

“네. 혹시 전염병이 막 돌아서 사람들이 죽고 시체들을 팩에 담아서 나란히 놓아두는 장면이 있는 영화들이 있잖아요? 그 모습과 비슷했어요.”

“시체라고?”


놀란 얼굴의 정현을 보면서 3기사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시체처럼 보이긴 했지만, 시체 같지는 않았어요. 사람들이,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누워있는 사람들을 살피고 있었거든요.”

“방호복?”

“네, 그 전신을 밀폐시키는 옷 있잖아요. 아무튼 저도 그 옷을 보고는 왠지 숨을 쉬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바닥에 떨어져 있던 방독면을 우연찮게 발견해서 썼어요.”

“그래. 잘했다. 만약에 정말로 전염병과 관계가 있는 것이라면 그래야지.”


정현이 3기사를 칭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3기사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때 갑자기 붉은 색 연기가 데크에 차올랐어요.”

“붉은 색 연기?”


정현은 뜬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3기사는 정말이라는 듯 다시 급하게 대답했다.


“네. 정말 붉은 연기였어요. 아무튼 그 연기가 데크에 차오른 이후에 갑자기 데크가 소란스러워졌어요. 그래서 겁이 나서 급하게 아래 데크로 도망쳤어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고?”

“네. 갑자기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려와서 도망쳐 내려왔어요.”

“붉은 연기에 비명이라....”


정현은 자신이 데크에 올라갔을 때 봤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 그 컨테이너 건물 안에서도 붉은 연기가 새어나왔지? 사람들도 마스크, 아니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돌아다녔고.


‘같은 일이 일어난건가?’


정현은 정보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3기사를 재촉했다.


“붉은 연기는 금세 가셨는데.... 그래도 들리는 소리를 피해서 데크통로를 통해서 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어딘가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뭔가가 부딪히는 굉음이 들려오더라고요. 그래서 보니 데크통로 앞쪽에서 두 사람이 대치하는 것을 봤어요.”

“두 사람?”

“네. 두 사람. 그런데 보통 사람 같이 보이지 않았어요. 마치 슈퍼맨들처럼 서로 던지며 싸웠어요. 전 무서워서 얼굴도 들지 못했다가 간신히 봤는데, 한 사람이 몸이 갑자기 크게 부풀어 오르더니 공격해 오는 다른 사람을 두 손으로 잡더니 그대로 찢어버리더라고요.”

“찢었다고? 사람을?”


3기사가 맹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덧붙였다.


“그리고 부상을 입었는지 옆구리를 잡고 비틀거리면서 사라졌어요. 전 너무 무서워서 반대편으로 도망쳐서 기관실로 온 거고요.”

“슈퍼맨이라....”


정현은 쉽사리 믿을 수 가 없었다. 3기사기 말하는 것들은 모두 무슨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 같았기 때문이다. 잠시 입을 다문 채 3기사를 보니, 3기사가 억울하다는 듯, 자신이 말한 모든 것이 진짜라는 표정을 지었다.


정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도 데크에서 이상한 기계와 현상을 봤었기에 3기사의 이야기를 마냥 무시하기는 어려웠다. 속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다. 만약 3기사가 본 것들이 사실이라면 배안에 전염병이 퍼졌다는 말이었다. 그것도 미군들이 선원들에게 숨긴 채 말이다. 그것은 그것대로 문제였다.

정현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누군가와 상의하고 싶었지만, 기관장도 1기사도 있지 않았다. 아무래도 선장님한테 이야기해서 배에서 이 이야기를 공론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기사! 일단 이 이야기는 우리 둘만 알고 있는 것으로 하자. 아무래도 우리끼리 이야기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닐 것 같아.”

“그럼 어떻게 하시게요?”

“선장님하고 상의를 해봐야겠다.”

“선장님한테요?”


정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3기사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부재중인 기관장과 1기사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다.


“일단은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

“알았습니다.”


정현은 3기사를 바라보았다. 하앴던 얼굴은 더욱 하얘져있었다. 혹시라도 1기사님처럼 전염병이든, 뭔가에 노출된 것은 아닐까 걱정이 들었지만, 그것을 알아볼 수는 없었다.


‘하긴 데크를 걸어서 감염이 된다거나 한다면, 내가 벌써 감염이 됐겠지.’


정현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3기사에게 말을 건넸다.


“넌 괜찮아?”

“네. 괜찮아요.”

“3기사 너. 얼굴이 너무 하얘진 거 아니니?”


정현의 말에 3기사가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2기사님이 보시기에도 그렇죠? 저도 너무 하얘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에요.”


정현은 차분히 3기사를 살펴보았다. 얼굴은 마치 밀랍인형처럼 하얬다. 마치 알비노 병에 걸린 사람처럼 보일정도였다.


“ 이번 항차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혹시....”


잠시 머뭇거리던 3기사가 하려는 말을 정현도 짐작할 수 있었다. 정현은 3기사의 눈을 보면서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무슨 소리야. 요즘 네가 너무 힘들어서 그럴 거야. 막상 나만해도 이번 항차전보다 더 하얘졌는걸! 쓸데없는 걱정하지 마!”

“그래도...”


힘없는 3기사의 말에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정현이 물었다.


“혹시 무슨 다른 일이라도 있어?”


망설이던 3기사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이번 항차 들어서.... 아니, 노퍽을 떠나면서부터 이상하게 악몽에 시달렸어요.”

“악몽이라고?”


정현이 놀란 얼굴로 3기사를 쳐다보았다.


“네. 붉은 눈의 괴물이 나오는 꿈인데.... 저를 잡아먹으려는 듯이 쫓아와서 매일 도망 다녀요. 그것 때문에 한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요즘 괜찮아졌는데.... 오늘은 다시 꿈을 꿨네요.”


3기사는 한숨과 함께 걱정을 내뱉었다. 정현은 그저 위로만 할 수는 없었다. 자신도 3기사와 비슷한 꿈을 꿨었기 때문이었다.


“그 꿈...”


다시 3기사에게 물으려고 할 때 기관실에 전화벨이 울렸다. 브리지에서 온 것이었다.


“네. 2기사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선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2기사 기관실은 어때?”

“미군들이 기관장님하고 1기사님, 그리고 미군을 데리고 간 뒤에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선장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걱정 많았지. 기관장하고 1기사는 미군들의 치료시설에 들어갔단다.”

“무슨 문제가 있는 거래요?”

“구체적으로 이야기는 하지 않았는데, 일단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 자신들이 최선을 다해서 돌본다고.”

“그래도... 대체 무슨 일인지....”


다시 낮은 한숨 소리와 함께 선장이 대답했다.


“미군들이 더 이상 이야기를 해주지 않아서 나도 답답하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할 것 같긴 한데.... 참! 이제 곧 폭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 같으니까 기관실에서도 대비를 해두도록 해. 아마도 상황을 봐서 바로 r. p. m.을 올릴 거야. 너무 스케줄이 늦어졌거든.”

“네. 대비하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기관장님하고 1기사님에 대해서 좀더 알아봐 주세요.”

“그래. 알았다. 참! 그리고 미군들이 다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하네.”

“예방접종이요?”


수화기를 들고 큰소리를 내는 정현을 3기사가 놀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꼭~ 필요한 일이라고 하는데.... 벌써 두 번이나 맞은 데다가 파나마도 지나왔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한 거야. 어차피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으니까.... 3기사랑 같이 올라와라.”

“네.”


잠시 수화기를 들고 망설이던 정현이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제가 말씀드릴 것도 있습니다. 미군에 대해서요.”

“그래? 알았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조심하도록 하고.”


놀란 목소리였던 선장은 이내 평소처럼 목소리를 내고는 전화를 끊었다. 정현도 수화기를 내렸는데, 수화기를 잡은 손에 땀이 차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3기사가 불안한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정현이 한숨을 내쉬고는 대답했다.


“미군들이 예방접종을 또 해야 한다고 했다고 하네.”

“예방접종이요? 또요?”


정현이 3기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물어오는 것을 보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1기사님이 이상하게 변하신 것과 관계가 있겠죠? 전염병 말이에요.”


정현은 입을 다물었다. 불안한 마음이 뭉클 피어올랐다.

아무래도 1기사님이 변한 것은 전염병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현의 잔뜩 굳은 얼굴을 보는 3기사의 눈에도 불안함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모르스 무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1 반전 (3) 16.08.25 472 6 18쪽
80 반전 (2) 16.08.24 349 5 19쪽
79 반전 (1) 16.08.23 500 5 18쪽
78 제8사도 라우렐 (7) 16.08.22 522 5 22쪽
77 제8사도 라우렐 (6) 16.08.19 398 4 24쪽
76 제8사도 라우렐 (5) 16.08.18 316 4 26쪽
75 제8사도 라우렐 (4) 16.08.17 331 5 16쪽
74 제8사도 라우렐 (3) 16.08.16 361 4 22쪽
73 제8사도 라우렐 (2) 16.08.15 370 3 20쪽
72 제8사도 라우렐 (1) +2 16.08.12 293 6 20쪽
71 각성 (9) +2 16.08.11 399 6 28쪽
70 각성 (8) 16.08.10 351 4 18쪽
69 각성 (7) 16.08.09 392 4 23쪽
68 각성 (6) 16.08.09 401 6 25쪽
67 각성 (5) 16.08.05 327 5 22쪽
66 각성 (4) 16.08.05 311 5 22쪽
65 각성 (3) 16.08.04 312 5 21쪽
64 각성 (2) +2 16.08.02 341 4 21쪽
63 각성 (1) 16.08.01 398 6 18쪽
62 변이자들 (5) 16.07.29 284 3 19쪽
61 변이자들 (4) 16.07.28 280 5 19쪽
60 변이자들 (3) 16.07.27 311 4 18쪽
59 변이자들 (2) 16.07.27 374 4 18쪽
58 변이자들 (1) 16.07.26 327 3 20쪽
» 혼란 (4) 16.07.23 405 4 17쪽
56 혼란 (3) 16.07.21 318 3 18쪽
55 혼란 (2) 16.07.20 320 5 16쪽
54 혼란 (1) 16.07.19 310 3 20쪽
53 변이의 시작 (5) 16.07.18 386 3 17쪽
52 변이의 시작 (4) 16.07.15 322 4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