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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님의 서재입니다.

모르스 무토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종이향
작품등록일 :
2016.05.17 23:32
최근연재일 :
2016.09.30 23:49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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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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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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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변이의 시작 (1)

DUMMY

플랜B는 바로 세루와 접촉자를 하려는 사람에게 변이를 진행시키고 직접적으로 반응물질과도 반응하도록 변화를 이끌어서 직접적인 세루의 자의식과 연결 시에 좀 더 강하면서도 밀접하게 연결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었다.

좀 더 강화되고 동조화가 쉽게 이루어지는 상태가 된 접촉자는 세루의 의식 속에서 의식을 잃지 않고 오히려 세루의 의식과 동조화를 이루어서 세루의 안정화를 이루는 방법이었다.


물론 이 방법에는 치명적인 두 가지 단점이 존재했다.


하나는 변이의 위험성이다. 기본적으로 변이를 한계치까지 진행시킨 사람이어야만 반응물질과의 반응을 버텨낼 수 있었다. 그리고 문제는 그 정도까지 변이를 일으킨 시람 중에 변이를 이겨내고 제정신을 가진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아니 찾기 쉽지 않다는 보다는 그 한계치까지의 변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변이는 일단 시작되면 그 속도나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엘렌이 단계별 백신을 개발한 이후에는 다소나마 조절이 가능해졌지만, 그렇다고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다른 하나의 문제점은 안정적으로 변이된 사람이 있고 그가 반응물질에 제대로 적응을 했다고 하더라도, 세루의 자의식과 연결되는 일 자체가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라는 점이었다.


세루의 의식세계는 거대한 폭풍이 치는 바다와 같다고 했다. 이것은 세루와의 접촉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점이었다. 마치 폭풍 치는 바다에 작은 돛단배를 타고 나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전해왔다.


그나마 세루의 의식이라는 폭풍의 바다에서 자신을 잃지 않은 사람들을 통하는 방법만이 지금까지 세루에게서 정보를 얻는 유일한 방법이었기에 이나마 정보도 가질 수 있었다. 그만큼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접촉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다. 이 점이 가장 난감한 점이었는데 직접적으로 뛰어들기 전까지는 무슨 정보를 얻을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부분은 전혀 통제가 되질 않았다. 그 말은 세루의 폭풍 치는 의식 속에서는 아무런 대비를 할 수가 없다는 말과 같았다.


물론 백신이 개발되면서 낮은 단계의 변이를 통한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정보도 많이 모아졌고 성공확률도 높아졌지만, 낮은 단계의 경우에는 쉬운 접촉에도 불구하고 폭풍의 바다에서 버티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그 폭풍의 바다에서 버텨내지 못하고 바다에 삼켜진다면, 접촉한 사람의 의식은 사라진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자면 접촉자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일종의 식물인간 상태가 되어버렸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바탕으로 알게 된 사실이었다.


물론 올리버는 계속해서 더욱 안전하고 좋은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계속되는 교단의 공격과 그로 인한 이동으로 인해서 제대로 된 연구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엘렌이 단계별 백신을 개발하면서 첫 번째 문제점은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렇지만 두 번째 문제점은 아직 난관이었다. 상황이 그렇기에 올리버가 자신이 직접 플랜B를 수행하려고 했었던 것이고, 물론 엘렌이 미리 알고서 자신을 대신하여 나섰지만 말이다.


“엘렌....”


올리버는 다시 눈물을 흘리며 하염없이 캡슐의 유리를 쓸어내렸다. 자신의 손길에 캡슐 안의 엘렌에게 닿기를 바라는 듯 말이다.


그때 올리버의 귀에 급한 알람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것은 세루의 활성화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었다.


올리버는 엘렌의 희생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놓칠 수 없었다. 안정기 판넬의 상황을 살펴보니 아직 활성화가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동조화 중에 전력이 끊겨서 절차가 다 진행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조화가 진행 중이었다.


오히려 동조화가 깨지려는 것을 누군가가 막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 자꾸 잠에서 깨어나려고 하는데 옆에서 자장가를 불러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야 할까? 불완전한 안정상태가 간신히 지속되고 있었다.


올리버는 생각했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는데 바로 동조화를 더욱 높이는 것이었다.


올리버는 급하게 몸을 움직여서 안정기에 설치된 두 번째 해치를 작동시켰다. 해치가 열리고 또 다른 캡슐이 나왔다. 캡슐과 연결된 해치 부분의 빨간 버튼을 작동시켜서 은색가방을 찾아냈다.

그곳에서 은색 원형통으로 꺼낸 뒤에 하얀색 엠플을 원형통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다시 원형통을 들고서 엘렌이 누워있는 캡슐로 움직였다. 엘렌의 캡슐을 조작해서 기존의 원형통을 빼낸 뒤에 새로운 원형통을 대신 집어넣었다.


올리버는 캡슐의 세팅을 마치고는 다시 캡슐안의 엘렌을 쳐다보았다. 이것이 진행이 된다면 그녀를 완전히 폭풍우 치는 바다 너머로 떠나보내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올리버는 캡슐 너머의 엘렌을 캡슐 유리창위로 쓰다듬다가 입술을 깨물고는 다시 일어나서 안정기 판넬에서 다시 동조화, 플랜B을 다시 가동시켰다.


“크르르르~~~~”


낮은 울림과 함께 다시 한 번 붉은 색의 활성인자가 안정기로부터 뿜어져 나왔다. 올리버는 엘렌이 누워있는 캡슐에 얼굴을 붙이고는 그 붉은 입자를 맞으며 서 있었다. 붉은 입자가 눈물에 달라붙어서 피눈물처럼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판넬의 수치들이 점차 안정이 되면서 안정기에서 울려오던 울림도 천천히 잦아들었다.


올리버는 안정기 판넬로 가서 세루와 엘렌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세루와 엘렌의 뇌파는 완전히 동조되어 같은 파장을 보이고 있었다.

올리버는 안도하는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 그리고 슬픔이 동시에 밀려들었다. 그리고 다시 캡슐로 달려가서 그녀를 쳐다보았다.


붉은 액체 속에서 천천히 흔들거리는 모습이 마치 붉은 하늘을 배경으로 하는 천사같이 보였다. 올리버는 그런 환상적인 모습에 오히려 위안을 받았다. 그녀가 괴롭지 않다는 신호처럼 보였다. 그리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직 그녀를 깨울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것은 기약 없는 연구를 밑바탕에 두고 있는 것일지라도, 그래도 희망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래서 올리버는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아니 다잡아야만 했다. 이대로 엘렌을 보낼 수는 없기에 말이다.


그때 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맥이었다.


“올리버, 상태는 어떻습니까?”

“간신히 안정화는 이룬 것 같습니다. 밖은 어떤가요?”


슬퍼 보이는 올리버의 말에 맥은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다시 엘렌에 대해 생각이 미쳤다.


“그럼 엘렌은?”


올리버가 잠시 움찔 하더니 슬픈 눈으로 캡슐을 바라보았다. 맥은 올리버의 얼굴을 보고는 침을 삼키며 천천히 캡슐로 다가갔다. 캡슐에 차있는 붉은 색 액체 사이로 잠든 것 같은 엘렌의 모습이 보였다.


맥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한참을 캡슐을 바라보다 깊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올리버를 돌아보았다.


“다시 깨울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겁니까?”


맥의 말에 올리버는 고개를 번쩍 들어서 맥을 쳐다보았다. 올리버의 얼굴을 본 맥이 잠시 움찔 했다. 붉은 입자가 눈물에 반응을 했는지 눈 밑으로 길게 붉은 줄이 그려져 있었다. 강렬하게 눈을 빛내는 창백한 얼굴에 붉은 두 줄은 마치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맥은 저절로 긴장감이 들었다.


“깨울 겁니다. 반드시.”


굳은 의지가 담긴 올리버의 말에 맥은 급하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때 맥이 들고 있던 무전기에서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칙~칙~ 맥 소령님.”

“말해.”

“지금 이곳으로 당장 와주셔야겠습니다. 비상사태입니다.”


맥이 놀란 목소리로 다급히 물었다.


“비상사태라니?”

“칙~칙~ 분리를 해두었던 사람들 중에서 변이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한두 명이 아닙니다.”

“뭐라고? 다시 한 번 말해봐.”


맥이 갑작스러운 말에 놀라서 다그쳤다. 무전기에서는 다시 상황을 알려왔다.


“지금 배스티언이 있는 데크에서 옮겼던 사람들 중에서 변이가 일어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빨리 와주셔야겠습니다.”

“어... 어?”


맥이 잠시 당황한 사이에 올리버가 맥에게 다가오더니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천천히 말했다.


“주사제를 빨리 주사하라고 하세요. 그렇게 해도 변이가 계속해서 진행이 되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바로 다음 단계의 주사제를 주사하라고 하세요. 그리고 혹시라도 한계치인 빨간색 스티커를 붙이게 된 사람들은 일단 다시 분리해서 격리조치를 취해야 해요. 이번에 세루가 뿜어낸 활성인자가 너무 강력한데다가 두 차례라서 아마도 급하게 움직여야 할 거예요.”


올리버의 단호하면서 낮은 말에 정신이 든 맥이 다시 무전기를 들고 급하게 지시를 내렸다. 올리버는 다시 안정기 쪽으로 움직여서 주사기가 든 상자를 가져왔다. 급하게 주사기에 주사제를 장착한 후에 직접 맥에게 다가와 주사를 했다.


맥은 무전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통증에 놀라서 움찔했다. 그런 맥을 보고 가벼운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올리버 자신도 어깨에 주사를 했다. 그리고는 빨간색 스티커를 붙였다.


“이건 조금 강력한 거예요. 그리고 급하게 움직여야겠어요. 빨리 사태를 진정시켜야 연구를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단호함으로 눈을 빛내고 있는 올리버를 보면서 맥은 안도와 걱정스러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의외로 급하게 마음을 다잡은 것은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좋은데, 모든 것이 엘렌과 연결되어 버리게 된 것에는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으로썬 그런 동기라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중심인 그가 낙담해 있다면 그것이 더욱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무슨 동기이든 다시 힘을 준 것이기에 그대로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문제가 되기 전에 미리 관찰해서 적절하게 조치를 취하면 되겠지.’


맥은 불타오르는 올리버의 눈길을 보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캡슐을 바라보며 속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엘렌. 올리버를 지켜봐줘요.’


-----------------------------


라우렐은 자신이 위대한 세루를 진정시키기 위한 장치를 설치해야한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못마땅했다. 위대한 세루를 이런 배에 두고 있다는 사실도 못마땅한데다가 위대한 세루의 깨어남이 이런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더욱 짜증이 났다.

그래서 막아야한다는 점도.


‘하루 빨리 위대한 세루를 교단으로 모셔가야겠어.’


짜증은 났지만, 그래도 위대한 세루의 곁에 있다는 사실에 라우렐은 가슴이 뛰었다. 실제로 위대한 세루의 여덟 번째 사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세루를 영접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일에 직접 뛰어든 것이 위대한 세루를 영접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라우렐은 저절로 무릎을 꿇게 만드는 거대한 존재감에 깊은 희열을 느꼈다. 위대한 세루의 깨어남이 가까울수록 라우렐도 세루와 연결되는 느낌이 강해졌고 그 연결됨은 그에게 충실한 충만감을 가져다주었다.


다시 위대한 세루를 잠재워야한다는 사실에 라우렐은 저절로 불만이 터져 나왔지만, 지금 상황이 배가 태평양의 폭풍 속에 있는 상황인데다가 교단과의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서 안타깝지만 하는 수 없이 위대한 세루의 영접은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위대한 세루시여. 잠시만 기다려주시옵소서.’


라우렐은 눈을 감으며 기도를 올렸다. 사실 여기서 깨어난다는 것 자체에 위대한 세루를 제대로 영접하지 못한다는 말과 같으니까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맞는 일이라 생각했다.


“사도님, 여기쯤에 설치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한참 패드로 도면을 살펴보던 사자가 말을 건넸다. 라우렐은 자신의 마음을 가득히 채우는 위대한 세루와의 연결됨이 사자의 말로 인해서 깨어지는 것을 느끼며 눈을 부릅뜨고 사자를 노려보았다.

살기가 가득한 라우렐의 눈빛을 받은 사자는 몸을 떨면서 바로 바닥에 엎드렸다.


“용서해 주시옵소서. 위대한 세루의 여덟 번째 사도시여.”


사자의 목소리가 떨려나왔다. 실제로 라우렐은 사도들 중에서도 가장 잔인한 자에 속했기 때문이었다.

라우렐은 세루의 연결로 인해서 가득하던 충만함이 끊기며 깊은 분노가 치솟았지만, 속으로 참으며 천천히 말했다.


“다음부터는 함부로 말을 걸지 마라. 알았느냐?”

“네. 위대한 세루의 여덟 번째 사도시여.”

“그럼 설치해라.”


라우렐의 손짓에 사자는 데크의 바닥에 머리를 세 번 부딪히고는 조심스럽게 일어나서 끌고 왔던 가방을 열었다. 가방 안에는 사람 상체만한 검은 상자가 나왔는데, 각종 장치가 어지럽게 부착 되어있었다.

사자는 상자를 바닥에 조심스럽게 고정시킨 후에 검은 상자 위쪽을 조작했다. 상자는 각 모서리를 중심으로 네 방향으로 갈라지더니 상자가 열렸다. 열린 상자 속에는 검붉은 액체가 담긴 캡슐 모양의 타원형의 투명한 물체를 가운데 두고 성게처럼 긴 가시모양이 꼬챙이들이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사자가 다시 몇 가지를 조작하자 가시 같이 위치하던 꼬챙이가 가운데 몇 개의 꼬챙이가 투명한 캡슐에 박혀들었다. 검붉은 액체가 가벼운 떨림을 보이더니, 이윽고 검은 상자를 중심으로 낮은 진동이 울려 퍼졌다.

사자는 몸이 나른해지는 느낌에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라우렐의 앞으로 가서 다시 엎드렸다.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위대한 세루의 여덟 번째 사도시여.”

“그래. 너도 뒤로 빠져있도록.”


사자는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서 라우렐의 뒤로 멀어져 20미터이상 거리를 두고 섰다. 라우렐은 그런 사자를 보고 비웃음을 짓더니 검은 상자를 향해서 천천히 걸어갔다.


“그래. 잘 있었나?”


라우렐의 중얼거림에 캡슐속의 검붉은 액체 속에서 작은 일렁임이 나타났다. 라우렐은 킥킥거리며 웃었다.


“너 같은 버러지가 나에게 한 행동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세루를 위한 위대한 제물로써의 희생에는 감사하도록 하지. 그대의 행동에 대한 대가지만 말이야. 그리고 이런 위대한 세루의 여덟 번째 사도로써의 자비에 감사하도록.”


라우렐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듯 캡슐속의 일렁임이 조금 더 커졌다.


라우렐이 입 꼬리가 크게 올리며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라우렐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그의 눈동자가 붉게 변했다. 그리고는 라우렐의 이마가 갈라지면서 세 번째 눈동자가 나타났다. 타는 듯이 붉은 눈동자였다.


라우렐은 투명한 캡슐을 둘러싸고 있는 꼬챙이 중에서 가장 가운데 있는 커다란 꼬챙이 손을 뻗은 후에 정신을 집중하며 뭔가를 중얼거렸다. 라우렐의 가운데 눈에 붉은 빛이 강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라우렐 주변의 공간이 찌어지는 것 같은 기이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라우렐의 뻗은 손에 작은 회오리가 생기더니 붉은 빛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이내 손으로 맨 위의 꼬챙이를 잡더니 그대로 내리 눌렀다. “철컹” 하는 소리와 함께 꼬챙이가 내려꽂이면서 손에 모였던 붉은 빛도 꼬챙이를 타고 흘러내려갔다.


캡슐 속에서 강한 일렁임이 나타나더니, 이내 캡슐 안에 차있던 검붉은 액체가 붉은 빛이 떠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은은한 울림이 캡슐로부터 흘러나오더니, 이내 데크 전체로 울림이 퍼져나갔다.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소리였다.


라우렐은 피식 웃더니 세 번째 눈을 한 차례 번뜩이고는 눈을 감으며 뒤돌아섰다.


뒤돌아서는 라우렐의 뒤로 캡슐 속의 붉게 빛나는 액체 속에 하나의 물체가 떠올랐다. 사람의 머리였다. 얼굴 전체가 고통으로 잔뜩 찡그린 얼굴이었고, 눈은 파였는지 눈이 있던 자리엔 구멍이 뚫려있었다. 뭉크의 절규처럼 고통이 가득한 얼굴로 소리를 치는 듯 입을 벌리고 있었다.


다시 작은 꼬챙이 몇 개가 투명한 물체로 들어가더니 머리에 파고들었다.

얼굴은 고통으로 더욱 일그러졌다. 그때 일그러진 얼굴의 이마가 갈라지면서 살며시 다른 눈이 나타났다. 마치 라우렐과 같은 붉은 눈이었다.


그 붉은 눈이 뜬 후로 일그러진 얼굴이 조금씩 펴지기 시작하면서 얼굴에 윤곽이 자세히 들어났다.

온갖 고통으로 범벅된 얼굴은 바로 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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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제8사도 라우렐 (5) 16.08.18 317 4 26쪽
75 제8사도 라우렐 (4) 16.08.17 331 5 16쪽
74 제8사도 라우렐 (3) 16.08.16 361 4 22쪽
73 제8사도 라우렐 (2) 16.08.15 370 3 20쪽
72 제8사도 라우렐 (1) +2 16.08.12 293 6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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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각성 (2) +2 16.08.02 341 4 21쪽
63 각성 (1) 16.08.01 398 6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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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변이자들 (3) 16.07.27 311 4 18쪽
59 변이자들 (2) 16.07.27 374 4 18쪽
58 변이자들 (1) 16.07.26 327 3 20쪽
57 혼란 (4) 16.07.23 406 4 17쪽
56 혼란 (3) 16.07.21 318 3 18쪽
55 혼란 (2) 16.07.20 320 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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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변이의 시작 (5) 16.07.18 386 3 17쪽
52 변이의 시작 (4) 16.07.15 324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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