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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님의 서재입니다.

모르스 무토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종이향
작품등록일 :
2016.05.17 23:32
최근연재일 :
2016.09.30 23:49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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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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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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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7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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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프롤로그

DUMMY

볼티모어(Baltimore)시 외곽 한 오래된 폐공장단지의 한 공장 건물입구를 바라보는 건너편에 건물 입구를 모퉁이에 숨어서 주시하고 있던 FBI 마약단속반의 5년차 베테랑 수사관 빌은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급히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FBI 동료인 마크가 조심스럽게 걸어오고 있는 것을 보면서 빌은 초초한 목소리로 물었다.


“마크, 지원은?”


마크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 소식도 없어. 벌써 도착했어야 했는데.... 너무 늦어지는 걸?”


빌이 초조함으로 마른 입술을 적시며 말했다.


“우리라도 먼저 들어가는 게 어때? 어렵게 잡은 단서인데.... 더 늦어진다면 모두 놓쳐버릴지도 몰라.”

“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마크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더 이상 빌을 막는 것은 어려웠다. 미리 약속 되어 있던 FBI 마약단속국의 지원이 오기로 한 시간이 벌써 1시간이나 지나고 있었다.

초조해하는 빌을 보면서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마크는 빌에게 전화가 왔다는 듯 핸드폰을 들어보이고는 골목 안쪽으로 급하게 걸음을 옮겼다.


“네. 마크-ㅂ니다.”


멀어지는 마크의 뒤로 통화를 하는 마크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빌은 마크의 뒷모습을 보면서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다리가 저절로 떨렸다.


‘이러다 놓치면 안 되는데...’


6개월 전부터 쫓아왔던 신생 마약조직의 결정적인 증거를 잡았다는 사실에 기뻐한 것도 잠시, 늦어지는 FBI의 지원에 빌은 가슴이 타들어갔다. 긴장감으로 손에 난 땀을 바지에 문질러서 닦아냈다.


‘긴장하지 말자. 후우~~후~’


빌은 심호흡을 하며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려 노력했다. 이윽고 마크가 얼굴을 찌푸린 채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조급한 마음에 빌이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물어보았다.


“어떻게 됐어?”

“젠장! 중간에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때문에 지금 지원팀에 도로에 갇혀있데. 아무래도 늦어질 것 같아.”


마크의 말에 놀란 빌의 마음이 조금 더 다급해졌다.


“사고라고? 그럼, 헬기는?”


마크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것도 어려운 가봐. 이번에 볼티모어(Baltimore)시 외곽에서 일어난 산불로 인해서 모든 헬기들이 그쪽으로 출동해서 남아 있는 헬기가 없데. 일단 급하게 수배를 하긴 했는데, 다시 이쪽으로 오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빌은 풀려가지 않는 일에 짜증 섞인 욕설이 저절로 나왔다.


“젠장! 일이 안되려니까.... 휴~ 그럼 이제 어쩌지? 반장님은 뭐라셔?”

“반장님이야, 한결 같지. 늦더라도 지원팀이 오면 같이 움직이는 게 좋겠다고 하셔. 빌. 있잖아.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러다 놓치면?”


빌이 짜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마크를 노려보았다. 마크는 빌의 표정을 보고는 항복이라는 듯 손을 들었다. 빌은 곧바로 한숨을 내쉬고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이것은 마크에게 화를 낼 사항이 아니었다. 마크는 이해한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빌의 입에 물린 손톱이 수난을 당하는 사이에도 빌은 머리를 열심히 굴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기회를 날려버릴 수 는 없었다. 정말 어렵게 잡은 꼬리였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언제 다시 잡을 수 있을지 빌은 확신 할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었다. 마음을 굳힌 빌은 폐공장 건물입구를 쳐다보면서 총을 빼들었다.


“우리가 먼저 들어가자.”


놀란 마크가 서둘러 빌의 어깨를 잡았다.


“무슨 소리야? 우리끼리 들어가서 어쩌려고! 저들의 정확한 숫자도 모르잖아. 너무 위험해!”

“아니야. 괜찮을 거야. 제보에 의하면 비밀 아지트 같은 곳이라고 했으니, 많은 사람들이 있을 가능성은 적어.”

“하지만...”


빌은 간절한 표정으로 마크를 쳐다보았다.


“물론, 약간 억지가 있다는 것은 알아. 하지만, 마크! 내가 얼마나 간절하게 이 녀석들을 쫓아왔는지 알잖아. 이대로 마냥 기다리다가 기회를 날릴 수는 없어.”

“그래! 빌. 네 마음은 잘 알겠어. 하지만, 너무 위험하단 말이야. 지금은 냉정을 찾아야 해. 당장 상황이 어려우면 돌아갈 줄도 알아야지.”


마크는 빌을 설득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렇지만...”


마크의 반대에 빌의 얼굴에 복잡한 심내가 그대로 드러났다. 빌도 마크의 반대를 마냥 무시할 수 없었다. 둘은 여태까지 생사고락을 같이 한 파트너였으니까. 마크는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빌을 보면서 안타까운 한 숨을 내쉬었다.


사건의 시작은 8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개월 전 빌의 동생이 시카고 슬럼가의 한 건물에서 죽은 채 발견이 되었다. 당시 FBI 마약수사관으로 일하고 있던 빌에게는 그 소식은 청천벽력(靑天霹靂)같은 이야기였다. 마약수사관을 형으로 둔 것을 자랑스러워하던 동생이 마약과 관련된 일로, 그것도 조직원으로써 죽었다는 사실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빌은 어렵게 인맥을 통해서 수사 자료를 얻어낸 뒤에 혼자서 사건의 조사에 들어갔다. 끈질기게 뒤쫓은 지 5개월여 만에 그 마약조직의 흔적을 볼티모어 시 근방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제네시스(genesis)>란 이름을 사용하는 이 조직은 근래에 새롭게 등장한 조직이었다. 이 조직은 ‘새로운 세상으로, 인간의 변혁을 꿈꾼다’라는 마약조직치고는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슬로건을 내걸고 있었다.


마약으로 무슨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건지. 아니 마약으로 물들여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건가? 처음에 슬로건을 들었을 때, 빌은 피식 웃었다. 하지만, 그 슬로건이 새로운 조직원을 만들 때, 가장 널리 쓰이고 먹히는 슬로건인 것은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아무튼 <제네시스>의 주변을 조사하던 중, 조직으로부터 도망치던 한 사람을 구할 수 있었는데, 그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회유, 납치되었다가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중에는 빌의 동생도 있었다.


빌은 FBI 마약수사팀에 그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FBI는 빌의 말을 그다지 믿지 않았다. 오히려 피해망상(被害妄想)이라며 동생관련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말을 들었다.


빌은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자신의 동료인 마크를 설득하였다. 빌의 동생에 대한 사연을 알고 있던 마크는 기꺼이 동참했다. 그렇게 둘이서 계속해서 몰래 수사를 이어오다가, 결국 볼티모어에서 그들의 비밀 아지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볼티모어에서 마약을 거래하다가 잡힌 한 마약상과의 형량거래를 통해서 이 폐공장이 그들의 숨겨진 비밀 아지트라는 사실과 오늘 책임자 중의 한 명이 비밀 아지트에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다시 빌은 FBI에 자신의 FBI 직을 걸면서까지 지원을 요청했다. 빌의 계속되는 애원에 반장은 마지막이라는 단서를 달면서 지원을 약속하였지만, 결국 지금 제대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빌은 지금의 상황이 너무 답답해 한숨만 나왔다. 마크는 점점 조급해하는 빌을 진정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빌, 진정해. 다시 말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마크! 아무래도 안되겠어. 이대로 기다리다가 놓치면 어떡해? 곧 지원이 도착할 테니 우리라도 먼저 움직이자.”

“안 돼, 빌! 너무 위험해. 기다려야 해.”


마크의 계속된 강력한 만류에 빌이 다시 망설이고 있었는데, 그때 폐공장 건물로 BMW 한 대가 천천히 접근했다. 빌과 마크는 그 BMW를 주시했다.


BMW에서는 얼굴이 창백해 보이는 남자 두 사람이 내렸는데, 둘 다 얼굴에 분을 칠한 것처럼 창백했다. 그 중에 유독 한 명은 창백하다 못해 하얘서 마치 흰 가면을 쓴 것 같았다.


건물 안에서 급히 두 사람이 뛰어 나왔다. 그리고는 하얀 얼굴들을 극진한 태도로 모시고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빌은 하얀 얼굴의 남자들이 바로 오늘 이곳을 방문한다는 책임자들일거라 생각을 했다. 빌은 더 이상 참지 못했다. 그대로 총을 빼들고는 폐공장 건물 쪽으로 천천히 뛰어갔다.


BMW가 나타날때 부터 빌을 살펴보던 마크는 그렇게 빌을 뛰어나가는 것을 잡지 못하고 그대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긴 한숨을 내쉰 마크는 빌과 마찬가지로 총을 빼들고는 빌의 뒤를 따랐다.


뒤따라온 마크는 보고 빌은 고맙다는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움직여서 건물 출입문으로 들어갔다.


복도는 아무 것도 없었고, 인기척도 느껴지지가 않았다. 빌은 오히려 경비를 서는 사람도 없다는 사실에 당황했다. 빌과 마크는 점사 서로 눈빛과 손짓을 주고받으며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에, 조심스럽게 복도를 따라 움직였다.


빌이 사전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 건물은 오래된 제약회사 건물이었는데, 폐쇄된 지 10년이 넘은 건물이었다. 오래된 건물이라는 것을 나타내듯이 복도 벽에는 갖가지 괴상한 그림과 낙서들로 가득 차 있었다.

창문은 대부분이 깨져 있었는데, 바닥에는 깨진 창문에서 떨어진 유리파편들이 널려 있었고, 빌과 마크가 걸을 때마다 유리 밟히는 소리가 복도에 울렸다.


최대한 조심하면서 1층을 뒤졌지만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잠시 고심하던 빌은, 우연히 복도 끝의 비상계단으로 난 흔적을 찾아내고는 그 흔적을 따라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갔다.


전구가 오래됐는지, 제대로 밝히는 불이 없어서 계단 안은 어두웠다. 빌은 조심스럽게 플래시를 켜고는, 플래시를 든 손으로 총을 받치며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갔다. 마크도 긴장한 채 그 뒤를 따랐다.


빌이 사방을 살펴본 후에 지하1층 문을 열고 나서는데, 문이 전혀 기름칠이 되어 있지 않은지 삐걱거리는 문소리가 복도에 크게 울렸다.


“끼이이이~~~익”


그 소리에 놀란 빌과 마크은 서로 얼굴을 보며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여태까지 조심스럽게 움직였던 것이 모두 헛수고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잠시 주변을 살피며, 혹시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숨을 멈추고 살펴보았지만, 다행이 아무 인기척도 나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빌과 마크는 천천히 지하 1층 복도를 살펴보았다. 지하 1층 복도는 누군가 관리를 했는지 제법 깨끗했다. 누군가 살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빌은 확실히 비밀아지트가 맞는다는 생각이 들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FBI에 마지막이라고 지원을 요청했는데, 아무것도 아니라면 정말 큰일이었기 때문이다.


복도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빌과 마크는 조심스럽게 복도의 문들을 하나씩 확인하면서 살펴보았다. 복도의 중간쯤 왔을까? 멀리서 희미한 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빌과 마크는 그 노래소리를 따라서 조심스럽게 움직였고 그 노래소리의 끝에는 불이 들어와 있는 방이 하나 있었다.


빌은 숨을 멈추고는 조심스럽게 열린 문틈으로 방 안을 살폈다. 방의 오른쪽 벽에 옛날 바(Bar) 형태의 고정된 테이블이 있었다. 테이블 너머의 선반에는 각종 술병들이 놓여있었는데, 한쪽 벽면을 모두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인 턴테이블에서 LP판 특유의 지직거리는 소음을 동반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고정 테이블 앞, 방 중앙에도 커다란 테이블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앞에는 상의를 벗고 비닐 앞치마 같은 것을 입은 남자가 뒤돌아서서 무언가 작업을 하고 있었다. 벗은 몸에 보이는 불끈 거리는 팔과 등의 근육이 마치 보디빌더 같이 보였다.


빌은 방안에서 시선을 거두고는, 다시 일어서서 문 옆에 붙어섰다. 천천히 호흡을 고르고는 문 건너편에서 기다리던 마크에게 신호를 주었다. 빌의 신호를 본 마크는 있는 힘을 다해 발로 문을 걷어찼고, 곧바로 빌이 총을 겨누면서 방 안으로 뛰쳐 들어가며 소리쳤다.


“꼼짝 마!”

“손들어!”


두 사람이 외치는 소리에 문을 등지고 있던 사람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는 빌과 마크를 무표정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남자는 혈색이라고 하나도 없는 아주 하얘 보이는 얼굴이었다. 매끈하고 어려보이는 외모에 피부까지 하얘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움직일 때마다 불끈 솟아오른 근육들은 그가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특히 광대뼈가 유난히 도드라져 보였는데, 그것은 그의 어려보이는 외모가 무척 차갑게 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손들어! 뒤로 물러나.”


계속해서 소리치는 빌과 마크을 신경쓰지도 않는 듯, 하얀 얼굴의 남자는 그런 둘을 계속 보면서도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로 그대로 서 있을 뿐이었다.


“손들어. 손을 들란 말이야!”

“손을 들면서 뒤로 물러서!”


마크가 계속해서 강하게 소리를 치자, 창백한 얼굴의 남자의 미간이 서서히 찌푸려 지면서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들어올린 손에는 커다란, 중국 식당용 네모난 칼이 들려있었다.


"칼 버려. 칼 버리라고!!!"


칼을 보고 놀란 마크가 다시 크게 소리를 질렀다. 남자는 계속해서 크게 소리를 지르는 마크를 보며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천천히 팔을 내리면서 한걸음 앞으로 내딪었다. 마크는 갑작스런 그의 움직임에 놀라서 그대로 총을 쏘았다.


“탕, 탕.”


가슴에 총을 맞은 창백한 얼굴의 남자는 그 충격으로 뒤로 두어 걸음 물러났다. 마크가 자신의 총에 맞고도 멀쩡한 그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남자는 잔뜩 구겨진 인상으로 자신의 상처를 손가락으로 만지고는 눈 앞에 손가락을 가까이 대었는데, 그 손가락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그리고 총 맞은 곳으로부터도 하얀 피부와는 다르게 검붉은 피가 흘러 나왔다.


총을 맞고도 멀쩡한 남자의 모습에 마크는 순간 긴장했다. 다시 움직이려는 그 남자를 보고 다시 총을 쏘려고 하는데, 갑자기 남자가 오른 팔을 휘둘렀다. 그러자 그 손에 들렸던 칼이 순식간에 마크에게 날라왔다.


"마크~~!!!!"


빌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바로 그 남자에게 총을 쏘았다. 탄창에 있는 모든 총알을 남자에게 쏟아 부은 후, 급하게 탄창을 교환했다. 다시 남자에게 총을 겨냥한 빌은 쓰러져 있는 마크를 향해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하얀 얼굴의 남자는 빌의 사격에 연신 뒤로 밀리다가 중앙에 놓여있떤 테이블에 걸려 함께 뒤로 넘어졌다.


빌이 총을 겨눈 채 마크에게 걸어가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마크! 괜찮아? 마크?”


빌의 거듭된 부름에도 마크의 대답이 없자, 빌은 크게 걱정이 되었다. 입안이 말라와서 계속 침을 삼켰다. 남자를 경계하면서 다가간 마크를 살펴보니, 마크의 가슴에 넓은 네모난 모양의 큰 칼이 가슴에 반쯤이나 박혀있었다. 그 남자가 들고 있넌 칼이었다.


빌은 크게 놀라며, 다급하게 마크를 흔들었다.


“마크~! 괜찮아?”


마크의 입과 가슴에서 계속해서 피가 흘러나왔다.


“마크! 마크! 정신 차려!”


빌은 간신히 정신을 수습하고는 급히 지원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걸리고 있는 전화의 통화음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 가 없었다. 빌의 바람과는 다르게 계속 통화음만 들리고 전화가 연결 되지는 않았다.


빌은 욕설을 내뱉으며, 이번에는 911에 연락하기 위해 전화기 버튼을 누르려는데, 갑자기 테이블 너머에서 어떤 움직임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살펴보니 총을 맞은 남자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총을 맞은 곳마다 검붉은 피가 연신 흘러내렸지만, 겉보기에만 상처가 많을 뿐,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빌이 다시 하얀 얼굴의 남자를 향해 총을 겨누려는 순간, 하얀 얼굴의 남자가 순식간에 빌의 앞에 나타더니, 남자의 강한 보디체크(bodycheck)를 날렸다. 빌은 그 충격을 그대로 받으며 몸이 뒤로 날려지며 구석에 처박혔다. 트럭과 부딪친 것 같은 통증과 온몸의 뼈가 잘게 부서지는 듯한 고통에 빌은 저절로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간신히 고통 속에서 몸을 추스리고 있는 빌의 눈에 마크의 가슴에서 칼을 뽑고 있는 하얀 얼굴의 남자가 보였다. 하얀 얼굴의 남자는 칼을 뽑아든 채 인상을 잔뜩 구기고 있다가 빌을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빌은 그 남자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했다. 고통으로 부터 정신을 차리기 위해 혀를 깨물었다. 짜릿한 고통과 함께 정신이 돌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몸을 일으키려 노력했지만, 통증으로 덜컥거리는 몸은 잘 따라주지 않았다. 그때 빌의 눈에 발치에 떨어져 있는 자신의 총이 들어왔다.


‘총을 잡아야 해!’


빌은 힘겹게 총을 잡기위해서 몸을 구브리는데, 누군가 총을 발로 차버렸다. 빌은 순간 화가 치밀어올라서 잔뜩 찌푸린 얼굴로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다. 총을 맞은 상처에서 빌을 흘리는 하얀 얼굴의 남자가 어느새 빌의 바로 앞에 서 있었고, 그 남자 옆에는 다른 하얀 얼굴의 남자가 서 있었다. 마치 쌍둥이처럼 하얀 얼굴이었다.


정장을 입은 하얀 얼굴의 남자는 빌을 보며 천천히 입 꼬리를 올렸다.


“이런... 드디어 제물이 도착한 건가?”

“너는 누구....컥~”


빌은 갑자기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강한 통증에 숨을 제대로 쉴수가 없었다.


“큭~ 컥~”


다시 자신을 향해 날려오는 발길질을 막기 위해 빌은 몸을 둥글게 말았다. 본능적이었다. 몸을 웅크린 채 고통으로 꺽꺽~ 대고 있는 빌에게 정장을 입은 하얀 얼굴의 남자가 다가와서는 빌의 머리채를 잡고 끌어 올렸다. 그러더니 빌의 목에 무언가를 주사했다.


“반가워. 무척 기다렸다고.... 키키키....”


빌은 온몸에 느껴지던 엄청난 고통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흐려지는 정신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정장을 입은 하얀 얼굴과 그리고 입과 가슴에 피를 흘리고 있는 바닥에 누워있는 마크가 동시에 보였다.


‘마크....’


속으로 안타깝게 마크를 부르던 빌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작가의말

이제 시작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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