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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님의 서재입니다.

모르스 무토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종이향
작품등록일 :
2016.05.17 23:32
최근연재일 :
2016.09.30 23:49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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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58
추천수 :
681
글자수 :
84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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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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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7쪽

변이의 시작 (4)

DUMMY

정현이 3기사의 손가락을 따라 뒤를 돌아보니 1기사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1기사님!!!”


반가운 마음에 정현이 소리쳤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정현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1기사를 보면서 정현 나름대로의 비상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혹시라도 잘못되지는 않았을까 무척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정현이 얼굴 가득 미소를 띠우며 1기사에게 다가가려는데, 갑자기 3기사가 정현의 어깨를 잡아챘다. 갑작스런 3기사의 행동에 놀란 정현이 어깨를 잡은 3기사를 돌아보았다.


“어? 3기사 왜 그래?”


3기사는 온통 얼굴을 굳힌 채 고개를 가로저으며 앞을 보고 있었다. 정현은 3기사가 어깨를 잡은 손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3기사는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풀지 않았다.

아픔을 느낀 정현이 인상을 찌푸렸음에도 다시 힘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3기사는 오히려 정현의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주면서 오히려 뒤로 당기고 있었다.


이유 없이 어깨를 잡아당기는 3기사에게 짜증이 난 정현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


“야! 3기사! 왜 자꾸 잡아당겨?”


정현의 고함에 놀란 3기사가 화들짝 놀라서 어깨를 잡은 손을 풀더니 오른손의 검지를 들어 입에 가져다대었다. 그 놀란 표정에 정현은 저절로 목소리가 작아졌다.


“야! 도대체 왜 그래?”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정현에게 3기사는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켰다.


“저기 왜? 1기사님이 일어나셨잖아. 왜 그러는 거..... 야?”


고개를 돌린 정현의 눈에 보이는 것은 1기사가 몸을 일으킨 채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1기사의 모습에서 조금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1기사는 상체를 세운 채 앉아있었는데, 앉아있는 상태로 몸이 앞뒤로 끄덕이며 거친 숨을 쉬고 있었다. 그 모습에서 왠지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몸이 흔들릴 때마다 보이는 목에는 온통 핏줄이 도드라져 있었다.


“1기사....님?”


반가움과 긴장감이 섞인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정현이 1기사를 불렀다. 정현의 목소리에 반응을 했는지 1기사의 흔들리던 몸이 멈췄다. 그리고는 작은 소리를 내며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마치 가글하는 것과 비슷하면서 다른 낮게 “그르르...”거리는 소리였다.


“1기사님? 괜찮으신 거예요?”


3기사가 계속해서 정현의 어깨를 뒤로 당겼지만, 정현은 그런 3기사의 손을 저지하고는 다시 조용하게 말을 했다. 하지만 1기사는 여전히 “그르르...”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무런 반응을 보이질 않았다.


정현은 3기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 1기사에게로 다가갔다. 1기사에게 다가갈수록 “그르르...”거리는 소리가 조금 더 커졌다. 가글 소리라고 하기 보다는 짐승들이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더 가깝게 들렸다.

정현은 불안함으로 입술이 말라왔다. 입술을 침으로 적시고는 1기사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고개를 숙이며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는 1기사의 옆으로 기관장과 미군은 미동도 없이 누워있었다. 그때 1기사의 목에 도두라진 핏줄이 천천히 얼굴 전체로 뻗어나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흡~!!!”


정현이 작게 신음소리를 냈다. 놀란 마음에 급하게 손으로 입을 막았지만 소리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소리에 반응했는지 1기사의 고개가 천천히 들렸다. 정현은 그런 1기사의 모습을 보면서 알 수 없는 불안함에 뒤로 한걸음씩 물러났다.


고개를 든 1기사의 얼굴은 온통 핏줄이 도드라져 있었다. 핏줄은 마치 지렁이가 기어가듯이 천천히 얼굴 전체로 퍼지고 있었는데, 특히 하얀 피부 때문에 핏줄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얼굴에는 전혀 생기가 보이지 않았다.


정현은 놀란 눈을 1기사에게 떼지 못하고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다가 의자에 부딪쳤다. 그때 잠시 의자 위에 놓아두었던 금속 텀블러가 의자 밑으로 떨어졌다. 텀블러는 바닥에 부딪치고는 요란한 소리를 내더니 굴러서 1기사의 발밑으로 굴러갔다.


생각보다 큰 소리에 놀란 정현은 입을 막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면서 온몸을 굳인 채 굴러가는 텀블러를 보았다. 텀블러가 1기사의 발에 부딪치는 순간 1기사의 입에서 나오던 “그르르....” 하는 소리가 멈추었다.


정현은 순간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떨리는 눈으로 조심스럽게 시선을 올려서 1기사를 바라보니, 1기사도 붉은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놀란 정현은 순간 딸꾹질이 나왔다.


“히끅~”


딸꾹질 소리에 잠시 1기사의 붉은 눈이 빛나더니, 1기사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서 정현을 향해 달려왔다. 딸꾹질을 하던 정현은 그 모습에 놀라서 딸꾹질이 멈춰버렸다. 그리고 자신을 뒤로 당치는 힘에 의해서 뒤로 굴렀다.

한 바퀴 구른 정현이 고개를 들어보니 3기사가 정현을 뒤로 당기고는 달려오는 1기사를 향해서 의자를 밀어 보냈다.


1기사는 의자를 보지 못했는지 의자에 부딪치더니, 엉켜서 의자와 같이 구르면서 넘어졌다. 3기사는 놀라서 가빠진 숨을 몰아쉬면서도 계속해서 넘어진 1기사를 경계하였다.

순간 1기사가 갑자기 자신과 엉킨 의자를 밀치더니 일어나서는 울부짖으며 3기사에게 달려들었다.


“크아앙~~~”


1기사가 울부짖는 소리가 기관실에 울렸다.


3기사를 덮친 1기사는 3기사의 어깨를 두 손을 잡고는 입을 벌려서 3기사의 목을 물려고 했다. 3기사는 간신히 한 손으로 1기사의 몸을 밀어내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자신을 물려는 1기사의 목을 잡고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2기사님!!!!!”


잠시 놀라서 멍해져서 그런 둘의 모습을 보고 있던 정현은, 다급한 3기사의 외침에 정신을 차렸다. 대치하는 둘에게 정현은 급하게 달려들었다.

1기사의 몸을 팔로 감아서 뒤에서 조르며 3기사한테 떼어내기 위해 힘을 썼다. 하지만 생각보다 1기사의 힘이 대단했다. 정현이 온힘을 다했지만 간신히 3기사를 물지 못하도록 버티는 것이 전부였다.


한참동안을 대치하는데 3기사도 그렇고, 정현 자신도 숨이 점점 가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현은 3기사에게 소리쳤다.


“3기사! 내가 잡고 있을 테니까.... 몸을 빼내. 그리고 어디서 묶을 것이라도 가져와.”


3기사가 잔뜩 찌푸린 인상으로 대답했다.


“1기사님이 잡은 힘이 너무 세서, 전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아요.”

“잠시만, 그럼 내가 다시 힘을 줘볼 테니까 그때 빠져나가봐.”

“네.”


정현은 숨을 고르며 타이밍을 쟀다. 3기사와 눈을 맞추며 신호를 나누고는 마지막 힘을 짜냈다.


“지금 가!!!”


정현이 온힘을 다해서 1기사의 목을 뒤로 꺾었다. 갑자기 1기사의 목이 꺾이는 와중에 3기사가 자신을 잡은 1기사의 손을 힘껏 쳐냈다. 1기사의 손이 풀리면서 3기사는 뒤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 1기사의 뒤에 매달린 정현은 발로 1기사의 허리를 감싸고는 최대한 힘을 주면서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노력했다.


“3기사~ 빨리!!! 오래 버틸 수 없어.”

“잠시만! 잠시만 버티세요.”


3기사는 몸을 일으키더니 급하게 외치면서 콘트롤룸을 나갔다. 정현은 문을 나서는 3기사의 뒷모습을 간절하게 쳐다보았다.


‘제발, 빨리!’


1기사가 자유롭게 된 손으로 정현을 잡으려고 손을 뒤로 뻗었다.

정현은 자신을 잡으려는 1기사의 손을 간신히 피하면서 오히려 목을 감은 팔에 힘을 더했다. 이대로 질식으로 기절을 시킬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런 바람과는 다르게 꽤 오랜 시간을 목을 졸랐음에도 1기사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움직였다.


“1기사님.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정현은 간절하게 1기사를 불렀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정현의 등에 가해진 강한 충격이었다. 1기사가 자신을 등에 매단 채, 콘트롤룸의 판넬에 몸을 부딪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순간적으로 등에 가해진 강한 충격에 정현은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정현은 아픔을 참으며 간신히 다시 1기사의 목을 조르는 팔에 힘을 가했다.


다시 1기사가 정현을 뒤로 밀어붙이려고 하자 정현은 이대로 몇 번 더 부딪치면 팔이 풀릴 것 같았다. 정현은 허리를 잡은 다리를 풀고는 다리를 뻗어서 뒤로 부딪치는 것을 저지했다.


생각보다 강한 1기사의 힘에 순간적으로 다리가 꺾였지만 정현도 이를 악물면서 간신히 버텨낼 수 가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었다.


“3기사~~~!!”


정현은 있는 힘을 다해서 소리를 질렀다. 다시 1기사가 등으로 돌진하려고 했고 정현은 다리로 버텼다. 하지만, 또 다시 뒤로 돌진을 했을 때는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판넬에 등을 부딪쳤다.

그동안 온힘을 다한 것에 비례해서 충격도 가해져서 순간적으로 힘이 빠지면서 1기사의 목을 감은 팔에 힘이 풀리며 놓쳐버리고 말았다. 목이 풀린 1기사가 다시 뒤로 돌진하자 정현은 팔을 놓고는 그대로 몸을 피했다.


“젠장~”


정현이 바닥에 부딪쳐서 생긴 통증을 참으며 빨리 몸을 일으키려는데, 바로 앞에서 “크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려와서 움직임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보니 1기사 더욱 많아진 핏줄로 얼굴을 덮은 채 붉은 눈동자를 빛내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크르르르~~~”


정현은 긴장으로 몸이 완전히 굳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특히나 붉은 눈빛은 공포로 다가왔는데, 그것은 볼티모어에서도, 꿈속에서도 자주 보았던 눈이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몸이 덜덜~ 떨려왔다. 그 붉은 눈앞에서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젠장. 젠장. 제엔장~!!!!’


정현은 정신을 차리려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최대한 1기사를 자극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천천히 뒷걸음을 쳤다. 그런 정현의 모습을 1기사는 거친 울음을 흘리며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정현은 이제야 확신했다. 이미 1기사는 자신이 알던 1기사가 아니었다. 마치 짐승처럼, 괴물이라고 봐야할 것 같았다.


‘방금 전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고.’


천천히 뒤로 움직이다가 뭔가 부딪쳐서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보니 의자였다.

콘트롤룸에는 판넬 앞에 모두 두 개의 의자가 있었는데, 하나는 아까 1기사와 부딪치면서 1기사 뒤쪽에 뒤집혀있었고, 이것은 남은 다른 의자였다.

정현은 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하면서 의자를 천천히 자신의 앞으로 이동시켰다. 그때 의자가 바닥에 떨어져있던 텀블러와 부딪치며 작은 소리를 냈다.


놀란 정현은 1기사를 쳐다보자,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1기사가 보였다. 정현은 의자를 돌리던 그 힘 그대로 1기사에게 던져버렸다.

의자는 기세 좋게 날아갔지만 1기사가 휘두른 팔에 맞고는 튕겨져 나가며 콘트롤룸 유리를 부딪쳐서 박살났다. 덩달아 콘트롤룸의 유리도 잔뜩 금이 갔다.


정현은 급하게 뒷걸음질을 쳤다. 의자를 쳐낸 1기사가 그대로 정현에게 달려왔기 때문이었다. 정현이 입술을 깨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1기사에게 발길질을 날렸다. 나중에 군사훈련에 들어가면 쓸데가 있을 거라며 친구가 야매(?)로 가르쳐준 태권도가 소용이 있기를 바랬다.


“퍽.”


정현의 발길질이 1기사의 옆구리에 정통으로 때렸다.

정현이 생각하기에 이렇게 깨끗하게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정도로 처음으로 잘 들어간 발차기였다. 내심 좋은 결과를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도 잠시, 1기사는 발길질에 잠시 주춤거리기는 했지만 다시 달려들었다.


정현의 입에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제~~~엔~~~~~장.”


정현은 1기사의 휘두르는 두 손을 어렵게 자신의 두 손으로 잡아챘다. 하지만 생각보다 1기사의 엄청난 힘에 순간적으로 다리가 꺾이면서 뒤로 넘어져 버렸다.

정현은 1기사에게 깔린 상태에서 최대한 버티려고 노력했지만, 1기사가 입을 벌리고는 자신을 물기위해서 얼굴을 내밀며 움직이자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간신히 피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얼마나 피했을까? 잠차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껴졌다. 정현은 1기사의 딱딱~ 거리는 입이 자신의 얼굴 주위까지 다가오자 있는 대로 소리를 질렀다.


“3기사~~~~~ 제발~~~~~~ 빨리~~~~~”


정현은 더욱 가깝게 다가오는 1기사의 얼굴을 보며 암담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최대한 방법을 생각하려고 머리를 짜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밖에 없었다.


잠시 속으로 1기사에게 미안함을 전하고는 1기사의 얼굴이 움직이는 것에 집중했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1기사의 얼굴을 머리로 받아버렸다.

정현의 이마가 코에 맞았는지 1기사의 얼굴에서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하지만 1기사는 전혀 개의치 않는지, 다시 입을 벌린 채 얼굴을 뻗어왔고, 정현은 계속해서 박치기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1기사한테서 흘러나온 피가 정현의 온 얼굴에 떨어져 내렸다. 정현은 피가 눈에 들어와서 따가웠지만 닦을 수도 없었다.

1기사는 상처를 입은 채 야수처럼 울부짖었다. 정현이 점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더 이상 힘이 빠진다면 버틸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3기사 너라도 도망가라.’


정현은 잠시 3기사가 빨리 도우러 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 화가 나기도 했지만, 지금 상황이 되고 보니 3기사가 도망갔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다. 도저히 둘이 있다고 해도 당해낼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1기사는 다시 머리를 숙이며 정현에게 입을 벌렸다. 정현의 눈에는 그런 1기사의 입이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보였다. 순간 이것이 혹시 죽기 전에 느낀다는 모든 것이 느려지는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기사의 입이 자신을 물려는 찰나 정현은 눈을 감았다. 곧바로 닥칠 고통을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정현이 살며시 눈을 떠보니 바로 눈앞에서 여전히 1기사가 입을 딱딱~ 거리고 있었다. 놀라서 눈을 크게 뜬 정현이 살펴보자 뒤에서 1기사의 몸을 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 쇠사슬이었다.

3기사가 쇠사슬을 1기사의 목에 걸고는 더 이상 아래로 내려오지 않게, 정현이 물리지 않게 버티고 있었다.


“오~ 3기사~!”


정현은 저절로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아직도 위험이 가시지 않았지만, 그것보다 지금 느끼는 안도감이 들어서 눈물을 걷잡을 수 없이 흘렀다.

아마도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와서 일지도 몰랐다.


1기사의 머리가 점점 들리면서 뒤로 젖혀졌다.


“2기사님. 빨리~~”


얼굴을 붉힌 채 온힘을 쓰고 있는 3기사가 소리쳤다. 정현은 감상에서 빠져나왔다. 아직도 현실은 위험에 연속이었다.

정현은 1기사의 두 손을 잡고는 천천히 몸을 뒤로 움직였다. 위를 쳐다보자 3기사가 1기사의 허리를 밝고서 목에 건 쇠사슬을 뒤로 당기며 힘을 쓰고 있었다. 정현은 잠시 3기사와 눈을 마주치고는 3기사 힘을 쓰는 순간 1기사의 잡은 두 손을 뿌리치고는 급하게 뒤로 기어서 1기사의 밑을 빠져나왔다.


1기사가 다시 손을 뻗어서 자신을 잡으려고 했지만, 발로 1기사의 얼굴과 손에 발길질을 하며 빠져나올 수 있었다. 간신히 몸을 빼내고 나서 간신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다시 이어진 급한 3기사의 도움요청에 정현은 소매로 얼굴의 피를 훔치고는 일어나 3기사에게 다가갔다.


1기사는 정현을 보면서 팔을 뻗으며 버둥거리고 있었는데, 더욱 세게 졸려진 목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기사님. 제 뒤쪽에 다른 쇠사슬하고 끈이 있어요.”


정현은 잠시 숨을 가다듬고는 자신을 향해 손을 뻗는 1기사 옆을 순간적으로 지나쳐서 바닥에 놓여있는 쇠사슬과 끈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날려서는 1기사를 덮쳤다. 3기사도 목을 젖히던 쇠사슬을 놓고는 반대편 팔을 잡았다. 발버둥 치는 1기사를 제압하면서 쇠사슬로 팔을 감고는 두 팔을 묶으려고 마지막 남은 힘을 짜냈다.


간신히 각각의 팔을 쇠사슬로 결박하고는 두 팔을 묶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1기사의 잡은 팔에 강한 힘이 느껴지더니 순식간에 몸이 뒤로 날려졌다. 정현은 바로 판넬에 부딪치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강한 고통에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고통을 참으며 눈을 떠보니 반대편의 3기사도 날려가 있었다. 갑작스런 1기사의 힘에 정현은 의아함을 느꼈다. 도저히 사람의 힘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그때 정현은 보았다. 1기사의 눈이 온통 붉은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정현과 눈이 마주친 1기사는 일어나서는 울부짖으며 정현을 향해 달려왔다. 달려오는 1기사의 너머로 고통으로 인상을 찌푸린 채 안타깝게 소리를 지르는 3기사의 모습이 보였다.

이윽고 1기사가 정현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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