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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출 님의 서재입니다.

해결사, 검황이 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초출
작품등록일 :
2019.08.15 21:31
최근연재일 :
2019.09.30 23:22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7,796
추천수 :
116
글자수 :
110,215

작성
19.09.28 22:46
조회
95
추천
3
글자
8쪽

26. 단애얼후공의 주인(1)

초출, 인사드립니다.




DUMMY

기한은 3일

3일 이내에 내독혈단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


“꽤나 고달프겠네요.”


산새를 살피던 청이 중얼거렸다.


‘요새 중에 요새지.’

“딱 숨어들기 좋은 곳이긴 한데 그 만큼 빠져 나가기도 만만찮지 않겠어요,”

-그 와중에도 생혈(生血)은 있을 터인 즉. 차기문주가 알아서 하겠지.

“흐음.”

-넌 사흘을 어떻게 버틸 생각이냐?

“뭘요?”

-알면서 모른 척 하는 것이냐? 아니면 정말 모르는 것이냐? 혼인은 할 것 같지는 않고.’

“여기서 발목 잡힐 수야 없지요. 게다 곧···”


청은 말을 끊고 기척 없이 다가오는 한 인영(人影)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내가 뭔가를 하지 않아도 그 차기 문주가 알아서 하겠지요. 날 내 보내려면.’


영영의 전언이 들기 전에 문을 여는 청이었다.


“문주님께서 사람을 보내셨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문주와 함께 있던 시비 중에 한 명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잔득 긴장한 모습을 숨기지 못하고 위축되어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다름이 아니고 문주님께서 금일 괜찮으시면 다시 한 번 협주 하시기를 원하십니다. 혹여 부담이 되신다면 거절하셔도 된다 하십니다.”


‘거절하면 죽인다는 것 보다 더 무서운 협박인데요? 내가 안가면 저 여인은 죽는다에 손목을 걸지요.’

-정해진 답인데 뭘. 가 봐야지?

‘가야지요. 여기서 딱히 할 것도 없고. 오늘은 또 뭘 꾸미고 있는지 눈앞에서 확인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잠시 생각하는 듯 했던 청이 단애금을 챙기자 전언을 전한 시녀는 긴장으로 굳어 있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가시죠.”


청이 뒤 따르며 단애를 불러들였다. 소충혈을 통해 단애의 혼이 흘러 들어오자 가느다란 음기가 정순한 기 사이를 비집고 파고들었다.


=뭐야? 웬일로 나를 직접 불러들였을까?

-그러게?

=뭐야, 당신하고 얘기도 없이 날 불렀어, 아가가?

‘내가 아가입니까?’

=니가 날 할머니라 부르니 아가가 맞지!

‘됐고요.’

=뭐가 됐는데?


청은 남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좀, 말꼬리 잡지 마시고요.’

=뭔데?

‘오늘은 작정하고 연주할까 해서요.’

-작정하고 연주?

‘네.’

-뭘, 어떻게 하려고?

‘오늘은 신비문주의 마음을 꽉 붙들어 보려 합니다.’

=마음을 붙든다?

‘나한테 다른 사람 붙이지 말고 직접 나서게 만들 겁니다. 어쭙잖게 다른 사람 말고 문주가 직접 가지고 싶게 만들어야겠어요. 그러면 작전을 세울 것이고 이틀은 시간을 벌 수 있을 겁니다.

= 그냥 여기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텐데 뭐. 굳이 나가려고?

‘말을 않겠습니다.’


소문의 신비문에 들어와서도 천하태평, 유유자적해 보이는 청이었으나 머릿속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음을 모르는 신비문의 이목(耳目)이었다.


청은 신비문주에게 가는 동안에도 돌멩이 하나, 건물하나라도 무심히 넘기지 않았다. 시냇물의 흐름의 방향, 걸음을 걸을 때조차 무게를 싣지 않고 걸으며 신비문을 통째로 머릿속에 넣고 있는 청이다.


“당도하셨습니다.”


신비문은 발을 디딜수록 새로운 곳이 나타났다. 전과는 다른, 이번에는 대나무로 둘러싼 정자에 안내 되었다.


애앵~ 애앵~ 씨익! 흐으윽.


바람이 대나무를 스치며 파고 들 때 마다 다양한 소리가 섞여 나온다, 아기가 우는 소리가 나는 가 싶더니 곧이어 여인의 웃음인지 울음인지 기이한 울림까지.


“생죽문(生竹紊로)군요,”

“어찌 아셨습니까? 아는 이가 별로 없는데.”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풍문을 좀 듣는 편이지요.”


청이 피식 웃으며 들어서자 주설화이 자리를 비켜섰다.


“풍문이라.”


주설화의 고운 이마가 살짝 찌푸렸다 제 자리를 찾았다.


“생죽문에 대한 풍문은 어떤 내용인가요?”


청이 탁자에 자리하자 의자에 앉기를 권하는 주설화였다.


“궁금하십니까?”


청이 자리에 앉자 바람이 또 한 차례 불더니 스산한 웃음과 울음소리가 퍼져나갔다.


“궁금합니다. 생죽문은 결코 풍문으로 가볍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청은 대나무의 울음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신비문! 세간에 알려진 신비문은 세 가지로 압축되어 있다.


하나, 귀신들의 집단.

둘, 단애금, 혹은 단애얼후공


그리고 셋째. 내독혈단.


하지만 신비문을 더욱 신비문스럽게 만든 것은 지독한 독공과 그 치료약인 내독혈단이 아닌 생죽문이라는 것은 9대 문파의 문주와 장로들도 극히 일부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이의 울음을 담고, 여인의 한이 서렸다 하더군요. 스스로 울리는 대금. 대금의 연주에 사내들이 빠져들고 그 연주에 아이와 여인들이 이곳을 나가지 못하지요, 신비문주님이 이곳을 통제하는 모든 것의 시작이자 마지막.”

‘대금의 음공으로 그들의 혈을 온전히 제어하는 장치.’


단애금에게 들은 마지막 말은 차마 잇지 못하는 청이었다. 음공을 위해 만들어진 여인의 집단. 식물과 돌까지도 생죽문에 의해 존재하는 신비문이었다.


“신비문주, 그대조차 생죽문의 제물이겠군.”


청의 말에 주설화의 얼굴이 활짝 피면서 정자 내 웃음이 퍼져나갔다.


큭! 푸하핫!


주설화의 웃음이 잦아들더니 붉은 입술의 한쪽을 지그시 깨물었다. 웃음을 참기 위한 작은 통증! 주설화의 뒤에 서있던 사무혼 조희나, 은영련등은 문주의 반응에 당황스러웠으나 조금의 미동도 없이 자리를 지키고 섰다.


“단애금이 그리 말해주던가요?”


청이 그에 피식 웃었다.


“진정한 단애금의 주인이었군요. 그저 들고만 다니는 껍데기가 아니라.”


웃음기는 사라졌으나 그녀의 목소리는 한층 사근사근해졌다.


“껍데기면 어떻고 주인이면 어떻겠습니까?”

“어떻긴요. 많은 것이 달라지지요.”


청과 주설화의 대화에 점점 속이 타들어가는 조희였다. 청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생각이었는데 지금 청의 행동은 그녀가 아닌 주설화를 선택하려는 것 같았다. 혼이 없다는 사무혼. 진정으로 혼이 없지는 않은 듯 그녀의 눈빛은 까맣게 묵 빛으로 변해갔다.


“한잔 드시겠습니까? 아니, 물으나 마나 거절하시겠지요?”


주설화는 청이 신비문의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인정했다. 자신들이 여태 해 왔던 것으로는 절대 그를 잡지 못할 것임도 알았다. 그를 잡기 위해, 단애금과 단애얼후공을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그가 떠나지 못하게 할, 방법. 그것을 찾아야만 했다. 화설란은 식탁에 차려진 음식들을 살펴 본 후 그 중 한명에게 명령했다.


“음식을 다시 내와야겠구나. 이번에는 중원에서 먹는 평범한 것으로만 준비 해 다오. 어떤 것도 우리의 것을 섞지 말아야 할 것이야. 그전에 대협이 드실 천산사나 좀 내 오거라.”

“네.”


시녀 넷이 상을 통째로 가지고 물러났다. 곧이어 찻잔과 찻물을 가지고 오는 그녀들이다.


“드시지요.”


열매를 찻잔에 넣고 물을 붓자 향긋한 사과 향이 노란 빛을 내며 퍼져나갔다.


“안심하고 드세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운 좋게도 비문에 천년된 산사가 있어 준비하였습니다. 그 동안 이곳에서 제대로 드시지도 않았을 테지만 혹여 잔여물이라도 있을 시 이 산사가 말끔히 내보낼 것입니다.”


청이 찻잔의 찻물을 컵 안에서 이리저리 굴리니 이에 주설화가 안심하라는 듯이 설명하는 터였다.


“못 믿어서가 아니라, 산사는 이리 찻물을 우려야 향이 그 안에 가득 차지요.”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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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7. 단애 얼후금의 주인(2) +1 19.09.30 154 2 9쪽
» 26. 단애얼후공의 주인(1) +1 19.09.28 96 3 8쪽
26 25.사무혼(似無魂) 조희(2) +1 19.09.27 118 4 7쪽
25 24.사무혼(似無魂) 조희(1) +1 19.09.26 117 3 7쪽
24 23. 수상한 자매(2) +1 19.09.25 124 3 7쪽
23 22. 수상한 자매 +1 19.09.24 139 3 7쪽
22 21. 신비문주의 초대(2) +1 19.09.23 143 3 7쪽
21 20. 신비문주의 초대 +1 19.09.21 184 4 7쪽
20 19. 신비문(2) +1 19.09.20 199 3 7쪽
19 18.신비문(1) +1 19.09.19 157 3 7쪽
18 17. 귀신 잡으러 가다.(2) +1 19.09.18 169 3 8쪽
17 16. 題 二 章 신비문 (神緋門), 붉은 귀신 굴로 들어가다. 1.귀신잡으러 가다. +1 19.09.17 204 4 7쪽
16 15. 드디어 열린 금호 표국 +1 19.09.16 191 4 15쪽
15 14.단애금의 진가(眞價)(2) +1 19.09.12 201 5 8쪽
14 13. 단애금의 진가(眞價) +1 19.09.11 198 5 7쪽
13 12.재회하다(2) +1 19.09.10 213 5 9쪽
12 11. 재회하다. +1 19.09.09 230 5 8쪽
11 10.금호표국과 황하의 끝 짜락 소하(小蝦)(3) +1 19.09.07 246 3 9쪽
10 9.금호표국과 황하의 끝 짜락 소하(小蝦)(2) +1 19.09.06 237 4 7쪽
9 8.금호표국과 황하의 끝 짜락 소하(小蝦)(1) +1 19.09.05 258 4 7쪽
8 7. 금호표국으로 모여드는 인파(人波)(3) +1 19.09.04 272 5 8쪽
7 6. 금호표국으로 모여드는 인파(人波)(2) +1 19.09.03 299 5 7쪽
6 5. 금호표국으로 모여드는 인파(人波)(1) +1 19.09.02 328 5 8쪽
5 4.송월객잔(2) +2 19.08.30 457 6 14쪽
4 3. 송월객잔(1) +1 19.08.27 497 5 15쪽
3 2. 내가 미쳤어! 아닌가? +1 19.08.22 513 4 14쪽
2 1. 검황의 탄생 +1 19.08.20 778 6 16쪽
1 序章. 해결사 검황과 그의 은밀한 조력자 조희 +2 19.08.15 1,075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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