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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출 님의 서재입니다.

해결사, 검황이 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초출
작품등록일 :
2019.08.15 21:31
최근연재일 :
2019.09.30 23:22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7,801
추천수 :
116
글자수 :
110,215

작성
19.08.15 22:00
조회
1,076
추천
7
글자
7쪽

序章. 해결사 검황과 그의 은밀한 조력자 조희

초출, 인사드립니다.




DUMMY

헉! 헉!

서두르는 발만큼이나 숨소리가 거칠다. 빽빽하게 쏟아 오른 나무는 그 잎마저 무성해 대낮임에도 한 치의 하늘조차 보이지 않아 음침하기 그지없었다. 검붉은 핏빛 개두건과 그와 같은 색의 장옷을 입은 여인이 위태롭게 경공을 펼쳤다. 자세히 보니 본래의 색보다 더 검붉은 얼룩이 번져 있는 것이, 실제로 핏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숨 가쁘게 숲길을 스쳐지나갔다. 하늘거리는 몸체가 바닥으로 곤두박치길 수 번. 경공을 펼쳤으되 땅에 떨어져 나무뿌리에 고꾸라지는 횟수가 점차 늘어났다. 위태로운 제 몸 하나도 힘에 겨워 헐떡이면서도 왼팔로 감싸 않은 누런색의 보따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헉, 헉!

막다른 절벽 끝에 도착해서야 겨우 숨을 가다듬었다. 누구에게 쫒기는 것인가? 잔득 날을 세워 뒤를 살핀다. 여인이 붉은 너울을 얼굴 위로 거둬냈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 파르라니 떨리는 입술을 앙다문 채 그 큰 눈에는 눈물을 가득 매달았다. 갓 스물은 넘겼을까?

어느 결에 다가 왔는지 한 사내가 그녀의 곁에 바람이 스미듯 다가왔다. 놀랐으나 놀란 몸짓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그녀는 지쳐있었다.


“아이는?”


사내의 말에 하얗고 가는 오른 팔이 벌벌 떨면서 왼쪽의 보따리를 꺼내들었다. 누런 보따리 안에는 놀랍게도 죽은 아이의 시체.


“부탁합니다. 꼭, 꼭 아이를······.”

“그녀가 옵니다. 5년 후 복건성의 서문가로 오십시오.”


또 다시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히려 하자 입술 한쪽을 잘근잘근 씹어댔다. 파랗게 질렸던 입술은 깨물린 탓에 핏물이 배어나왔다. 순간적으로 붉은 기가 돌아 창백한 얼굴에 입술만 붉어 심히 괴기스러웠다. 무리들의 발걸음 소리가 점차 다가오자 마음이 급해진 조희는 어서 가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그들의 대화가 이어지는 곳은 막다른 절벽. 까마득한 어둠이 드리어져 그 깊이를 감히 가늠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손짓하는 조희. 서문청은 고개 짓 한번으로 인사를 한 후 삶에 미련이 없다는 듯이 죽은 아이의 시체와 함께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


‘다시 뵈올 때는 서문공자님의 무엇이 되 든 꼭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겠습니다. 부디 옥체 보건하시고 그 아이를 지켜주세요.’


그녀의 전음(全音)이 서문청에게 들려왔다.


“그놈은?”


그가 절벽으로 떨어지자마자 붉은 개두건을 둘러 쓴 한 무리의 여인들이 도착했다. 고개를 숙이며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흘리는 조희였다.


“문주님. 죄송합니다. 막 잡기 전이었는데 이미······.”


조희의 시선이 절벽으로 향하자 신비문주 주설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죄송합니다. 내독혈단을 결국. 흐윽.”


휙!

눈물을 흘리며 사죄를 하던 조희가 결국 절벽을 향해 몸을 던지자 그보다 더 빠른 주설화가 그녀의 몸을 가로챘다.


“됐다. 그를 놓친 것이 어디 네 죄겠느냐. 많이 다친 모양이구나.”

“아닙니다. 하나도, 하나도 안 다쳤습니다.”


비릿한 피가 목울대를 넘어 오는 것을 꿀꺽 삼키면서도 한줄기를 입가로 흘리는 것도 잊지 않는 조희였다.


“내독혈단을 찾지 못했습니다. 죽어 마땅하니 잡지 마세요. 문주.”


다시 한 번 몸을 던지려 하자 주설화가 미소를 지었다.


“내독혈단이야. 요독충을 좀 더 기르면 될 것을. 네가 더 귀하단다. 아이야. 이제 그만 가자꾸나.”


주설화가 조희를 일으켜 세우자 마지못해 일어서며 그녀를 뒤따랐다. 두 세 걸음 걷다 절벽을 다시 보자 눈물이 다시 흘렀다.


“잊어라. 내독혈단이 뭐라고. 내겐 네가 더욱 중요하구나.”

“고맙습니다. 문주.”


‘서문공자님. 부디 아이를 잘 부탁합니다.’


조희는 절벽으로 떨어진 서문청과 그녀의 아이를 생각하며 눈물을 지었다.


***


절벽으로 한참을 떨어지다 그녀가 말한 나뭇가지에 도착하자 그 가지를 한번 밟고 튕겨져 일 장을 올라섰다. 덩굴이 유난히 집중된 곳으로 몸을 던지자 동굴이 드러났다. 약하게나마 조희와 그녀의 일행의 기척이 계속되자 청은 모든 것을 멈춘 채 그들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잠 시 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몸을 바로하고 앉았다. 그리곤 누런 보따리 속 아이의 목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아이는 겉으론 죽은듯하나 미세하게 맥이 뛰고 있었다. 청이 아이를 거꾸로 들어 몸을 숙이고 목뒤의 아혈을 짚었다. 순식간에 몸에 핏기가 돌며 아이의 울음소리가 동굴을 가득 매었다.


“가자. 이제부터 네 이름은 하명이니라.”


청은 아기와 함께 동굴을 빠져 나와 그의 부모가 있는 서문가로 향했다.


“네 어미가 나오면 할 일이 많을 게다.”


조희 만큼은 아니지만 역시나 젊은 공자 서문청의 웃음은 그 나이 또래에서 나오지 않을 법한 허탈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뭐, 괜찮은 조력자가 한 명 있으면 편하겠지. 풍뢰검을 찾기에는 한명 보단 둘이 낫겠죠?”

-그렇겠지. 바보 녀석 한명 보다야 똑똑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정보를 캐내기에는 훨씬 유리하지.

“또 뭘 훨씬 유리해요. 그냥 하나 보다 둘이 낫다 하면 될 걸.”

-네 녀석은 뭘 꼬박꼬박 따지는 게냐. 에잇, 너란 녀석은 영.


서문청은 마음이 답답했다. 동굴을 빠져 나오는 사람은 얼핏 보기엔 한명으로 보이나 세 명이라 할 수 있었다. 젊은 공자 서문청, 그의 왼편에 안겨 있는 아기 하명 그리고······.


“아, 그나저나 아 이이를 오해하시면 안 되는데, 오해하시겠죠?”

-응. 확실히.


서문청의 몸에 빙의 되어 있는 서문가의 개조사문 검황, 서문용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5년이 흘러 그녀, 조희가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처음의 모습보다 더욱 청초하고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


“제 첫 번째 임무는 무엇입니까?”


단아한 그녀가 물었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그리고 마지막도 풍뢰검과 흑요단을 찾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 앞에 있는 순간 당신은 자유의 몸이 될 것입니다.”

“존명(尊名)!”


갑작스레 중원에 나타난 검황 서문청 그리고 그의 아름다운 조력자 조희. 그들이 나타나면 해결 못할 문제가 없다. 아니, 없던 문제도 생겨나는 건가? 아무튼 뭐가 됐든 이전에 없던 검황이 나타났다. 지금부터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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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7. 단애 얼후금의 주인(2) +1 19.09.30 154 2 9쪽
27 26. 단애얼후공의 주인(1) +1 19.09.28 96 3 8쪽
26 25.사무혼(似無魂) 조희(2) +1 19.09.27 118 4 7쪽
25 24.사무혼(似無魂) 조희(1) +1 19.09.26 117 3 7쪽
24 23. 수상한 자매(2) +1 19.09.25 124 3 7쪽
23 22. 수상한 자매 +1 19.09.24 139 3 7쪽
22 21. 신비문주의 초대(2) +1 19.09.23 143 3 7쪽
21 20. 신비문주의 초대 +1 19.09.21 184 4 7쪽
20 19. 신비문(2) +1 19.09.20 199 3 7쪽
19 18.신비문(1) +1 19.09.19 157 3 7쪽
18 17. 귀신 잡으러 가다.(2) +1 19.09.18 169 3 8쪽
17 16. 題 二 章 신비문 (神緋門), 붉은 귀신 굴로 들어가다. 1.귀신잡으러 가다. +1 19.09.17 204 4 7쪽
16 15. 드디어 열린 금호 표국 +1 19.09.16 191 4 15쪽
15 14.단애금의 진가(眞價)(2) +1 19.09.12 201 5 8쪽
14 13. 단애금의 진가(眞價) +1 19.09.11 198 5 7쪽
13 12.재회하다(2) +1 19.09.10 213 5 9쪽
12 11. 재회하다. +1 19.09.09 231 5 8쪽
11 10.금호표국과 황하의 끝 짜락 소하(小蝦)(3) +1 19.09.07 246 3 9쪽
10 9.금호표국과 황하의 끝 짜락 소하(小蝦)(2) +1 19.09.06 237 4 7쪽
9 8.금호표국과 황하의 끝 짜락 소하(小蝦)(1) +1 19.09.05 258 4 7쪽
8 7. 금호표국으로 모여드는 인파(人波)(3) +1 19.09.04 272 5 8쪽
7 6. 금호표국으로 모여드는 인파(人波)(2) +1 19.09.03 300 5 7쪽
6 5. 금호표국으로 모여드는 인파(人波)(1) +1 19.09.02 328 5 8쪽
5 4.송월객잔(2) +2 19.08.30 457 6 14쪽
4 3. 송월객잔(1) +1 19.08.27 498 5 15쪽
3 2. 내가 미쳤어! 아닌가? +1 19.08.22 513 4 14쪽
2 1. 검황의 탄생 +1 19.08.20 778 6 16쪽
» 序章. 해결사 검황과 그의 은밀한 조력자 조희 +2 19.08.15 1,077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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